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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5/26 22:10:06
Name 아라가키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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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스포츠] [해외축구] [디 애슬레틱] 뮌헨의 바에서 과르디올라와 투헬은 ‘마치 체스계의 두 거장이 지혜의 대결을 펼치는 것 같았다’
원문:
https://theathletic.com/2609598/2021/05/26/pep-drinks-tuchel-munich-champions-league/

번역: 펨코 오도이오도이님


“우선, 그들은 서로에게 슬며시 잽을 날리면서, 서로를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후에 이어진 토론은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빠르게 넘어갔다. 그들은 1년 전에 있었던 경기들의 움직임과 전술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후추통과 와인잔이 이리저리로 옮겨졌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경기 전체를 그들 머릿속에서 다시 재생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경기의 아주 사소한 디테일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를테면, ‘너는 2009년에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했을 때, 언제 너의 풀백을 안쪽으로 이동시켰는지 알지? 왜 그렇게 했어?’ 이런 식이었다.”

“마치 체스의 두 거장인 피셔와 스파스키가 지혜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혹은 키케로와 소크라테스가 축구 철학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처럼 보였다.”

뮌헨의 중심부에 있는 슈만의 바에서 펩 과르디올라와 토마스 투헬이 한 테이블에서 시간을 보낸지 6년이 지난 지금도, 미하엘 레슈케는 그날 저녁의 이야기를 즐겁게 이야기했다.

그가 말하길, 과르디올라는 그날 저녁에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바에서 샴페인과 와인 스피리처를 즐길 예정이었지, 얼마 전에 마인츠를 떠난 감독을 만날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연한 만남도 아니었다.

“펩과 나는 내가 바이언의 스포르팅 디렉터로 부임한 이후, 토마스 투헬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했었다.” 레슈케가 디 애슬레틱에 이야기했다. “그가 나에게 ‘가장 흥미로운 젊은 독일인 감독은 누구야?’고 물었고, 나는 ‘투헬!’이라고 답했다. 펩은 ‘맞아! 우리는 지난 시즌에 마인츠와 붙었는데, 그들은 우리를 상대로 정말로 이기고 싶어하더라! 많은 팀들이 버스를 세우고, 큰 점수차로 패배하지 않으면 행복해 했는데, 그는 우리를 정말로 강하게 압박하더라. 마인츠를 이끌고 말이야! 나는 그를 굉장히 리스펙해’라고 답했다.”

위르겐 클롭의 보르시아 도르트문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분데스리가 팀들은 과르디올라의 점유율 게임을 타도하기 위해 자신의 진영에서 깊게 내려 앉았다. 펩은 레슈케에게, “만약 내가 그런 식으로 경기를 운영한다면, 나는 감독으로서 끝이야”라고 농담조로 말했었다.

하지만, 투헬의 마인츠는 달랐다.

그래, 바이언은 2013-14 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서 4-1, 2-0의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스코어가 보여주는 것보다 경기는 더 어려웠다.

뮌헨 원정에서, 마인츠는 선취골을 넣은 상태로 하프 타임에 들어갔고, 끊임없이 바이언의 중앙 빌드업을 방해하고, 카운터 어택을 만들어냈던 굉장히 유동적인 3-4-3 시스템으로 챔피언의 공격을 막아냈다.(과르디올라는 다비드 알라바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이용해서 왼쪽 측면에 과부하를 걸고, 마리오 괴체가 오른쪽 수비수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5개월이 흐른 후 다시 돌아온 맞대결에서, 마인츠는 82분과 86분에 실점하기 전까지 자신들의 경기를 펼쳤다. “재밌는 날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린 후, 과르디올라는 말했다.

“펩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펩이었다. 하지만, 당시 투헬은 도르트문트와 함께 포칼에서 우승을 하고, PSG와 첼시를 챔피언스 리그 결승으로 올린 지금과 같은 감독이 아니었다.” 레슈케는 말했다. “그는 마인츠를 5년 동안 지휘했고, 막 직장을 그만두고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젊은 청년이었다. 하지만, 1년 전에 펼쳐졌던 그 경기들에서 펩의 관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펩은 그 경기들의 경기력보다 다소 제한적인 자원을 가진 팀을 가지고 그렇게 정밀한 경기 플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투헬은 언제나 답을 가지고 있어’  펩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레슈케는 나중에 투헬과 술 한잔 하기로 했다고 과르디올라에게 말했다.

그는 투헬과 몇 년간 꾸준히 접촉을 했었고, 이전에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스포르팅 디렉터로 일할 때, 그를 감독으로 선임하는 것을 고려했었다. 술 약속이 있었던 그날 저녁, 과르디올라는 자발적으로 그 자리에 같이 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는 투헬에 대해서 알아가기 위해, 심지어 몇 가지의 약속을 취소하기도 했다.

진심은 서로 통했다. 투헬은 마인츠에서 감독 생활을 하면서, 과르디올라의 팀을 연구하기 위해서 바르셀로나로 직접 찾아가곤 했었다. 그는 과르디올라와 관련된 서적은 모두 읽었다.

그들의 만남 초기에는 투헬이 모든 질문을 하고, 거기에 성심성의껏 답해주는 과르디올라의 모습은 마치 ‘마스터와 견습생’ 같았다. 하지만 얼마 후, 그들은 기술에 대해서 동등하게 논하기 시작하면서 묻고 답하는 역할이 바뀌었다.

“나도 축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좋아했지만, 끼어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레슈케는 말했다. “나는 그냥 구경꾼이었다. 그들은 영어와 독일어를 섞어가면서 대화를 했고, 과학 용어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를 따라가는 것은 힘들었다. 그들은 1년 전의 경기들의 수십개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떠올렸고, 어떤 변화를 주었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액션과 리액션이 전부였다.”

“그들이 이야기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바에 있던 다른 사람들 그리고 심지어 웨이터들 조차도 그들에게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그들의 거의 4시간 동안 그들만의 세상에 빠져있었다.”

몇 주 후, 삼인방은 뮌헨의 레스토랑인 브레너에서 두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날은 조금 더 여유로운 저녁이었지만, 네번째 참석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축구에 대한 토론은 치열했다.

레슈케는 유프 하인케스의 아래에서 수석코치를 지냈던 페터 헤어만을 파티에 초대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만 3번(2002년 바이엘 레버쿠젠과 함께, 2012년, 2013년 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진출했고, 지금은 69세인 그는 과르디올라와 투헬의 대화를 듣는 것에서 깨달음을 얻을 것 같다고 레슈케에게 고백했다. “그는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다음날 아침에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축구계를 떠난다는 말을 한다고 했다.” 레슈케는 웃었다. “이유를 묻자, 그는 ‘나는 언제나 내가 축구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더이상 아닌 것 같아... 그들은 다른 리그에 있더구만’ 이라고 말했다.”

레슈케는 몇 달 전 과르디올라와 함께 비슷한 순간을 경험을 했는데, 두 사람은 바이언의 챔피언스 리그 그룹 스테이지를 앞두고, 로마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 이탈리아로 갔었다. “미쳤었다. 펩은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양팀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 말했고, 경기는 정확히 그가 예상했던 것처럼 흘러갔다. 일주일 후, 그는 나를 팀 미팅에 들어오게 했다. 그가 예상했던 많은 움직임과 상황들은 실제로 로마와의 경기에서 마치 그가 쓴 대본처럼 실행되었다. 정말 대단했다.” 바이언은 그날 밤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7-1로 로마를 완파했다.

레슈케는 과르디올라와 투헬이 많은 유사성을 공유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모두 그들의 선수들에게 매우 까다롭고, 그들만큼 경기에 대해서 깊게 이해하는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그가 말했다. “단순히 그들만의 축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전술적으로 둘 다 지배적인 경기를 원한다. 시작 지점은 언제나 ‘우리가 어떻게 득점할 수 있을까?’이다. 투헬의 방법은 조금 더 기술지배적이고, 펩의 방법은 조금 더 예술 지향적이다.”

과르디올라는 투헬의 감독적인 자질을 매우 확신하며, 레슈케에게 자신의 후계자로 투헬을 추천했다. “펩은 ‘그를 바이언으로 데려와야 해!’라고 말했다.”

레슈케, 투헬 그리고 바이언의 회장 울리 회네스가 뮌헨에서 만났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토요일에 펼쳐질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양 팀 모두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굉장한 대결’이 될 것이라고 레슈케는 예측했다. “펩은 특별한 팀이나 감독을 상대로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칠 때 즐거워한다. 투헬은 그가 펩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시즌에 보여주었다. 뮌헨에서 즐거운 밤을 보냈던 둘이 포르투에서 클럽 축구에서 가장 큰 트로피를 두고 마날 모습을 생각하니 재밌다. 나는 기쁘다.”

아마도 그들은 마지막 휘슬이 불린 후에, 승자를 축하하고, 패자를 위로할 시간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그야말로 축구에 미친 두 전술천재의 대결.

이번 주 일요일 04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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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총새우
21/05/26 22:18
수정 아이콘
두 천재 감독의 지략대결이냐 풀리식의 사주냐 너무 궁금하네요.
21/05/26 22:40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21/05/26 23:09
수정 아이콘
풀리식 이 선수한테 맞겨만 놓으므는.. 다 하것는데요
에바 그린
21/05/26 23:27
수정 아이콘
첼시가 최근 시티상대로 기분좋은 결과를 가져왔지만, 펩시티 진심모드를 만난건 아니였어서 그게 무서워요..
경기 자체는 정말 기대됩니다. 둘다 축구 정말 재밌게 하는 팀들이라
손금불산입
21/05/27 00:53
수정 아이콘
오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안수 파티
21/05/27 04:44
수정 아이콘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렇게 모든 것에 완벽한 펩이 바이언에 있을 때 챔스 토너먼트에서 왜 그렇게 힘을 못썼는지 의아한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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