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토리를 읽을 때 주인공보다는 나머지 쩌리 조연에 좀 더 감정 이입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주인공은 인생에 거의 딱 1~2명 = 선택받은 소수일 뿐이고, 우리들 대부분은 모두 쩌리 조연의 운명이기 때문이죠. 성경이야기도 그래서 조연들의 스토리를 조금 더 소설로 꾸며가며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만화 - 슬램덩크 비운의 조연 - 허태환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선수 이름 : 허태환 소속 : 능남고 3학년 포지션 : 애매함. SF or PF 특징 : 디펜스에 정평이 나있음
허태환 - 그는 슬램덩크 최동오와 함께 독자들로부터 자주 놀림 받는 캐릭터이다. 아래 동영상에서도 보듯 그에 대한 평가는 비웃음과 조롱 뿐이다.
하지만 허태환이 과연 이렇게 놀림을 받을 선수인가? 아니다!! 그는 과장 아니고 정말로 디펜스에 정평이 나 있는 선수!! [아니 슬램덩크 세계관에서 나온 체고의 전문 수비수 임에 분명하다!] 지금부터 그 증거를 아래와 같이 제시해보겠다!!!
[먼저 그를 칭찬하기에 앞서, 그는 원래 매우 허접한 선수였던 적이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의 첫 등장은 전국대회 예선 3개월 전 북산 - 능남과의 연습시합이다. 여기서 그는 SF 포지션으로 북산의 부주장 권준호와 매치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183cm의 작지 않는 키지만, 178cm의 권준호의 수비에 막혀 슛을 실패한다. 참고로 권준호는 타 팀들이 북산을 소개할 때 북산의 선수층이 낮은 증거로 표현되는 선수다. 즉 허태환은 타 팀들로부터 실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권준호의 수비를 상대로 큰 신장을 가지고도 막히는 선수였다.
[아... 공격만 부족했다면 괜찮았을 것을.. 수비는 더 심각하다.]
감독의 지시도 없었는데 (물론 감독도 그게 좋겠다고 혼자 생각은 했지만..) 혼자 엉뚱한 판단으로 서태웅을 마크하다가 권준호에게 털린다.
아... 이건 강백호가 괴짜인걸 몰랐던 판단 실수라서 털린거라고? 설마 공식 게임에서 강백호가 사적인 감정으로 서태웅한테 패스 안할줄 어떻게 알았겠냐고? 그래?
그딴거 없이 그냥 1:1 승부에서도 허태환은 권준호 따위에게 털렸다. [권준호에게 공격도 털리고, 수비도 털린다.]
[그럼 이 선수 리바운드는 어떨까?]
채치수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서태웅에게도 리바운드 뺐기고 슛을 허용한다.
아.. 서태웅은 슬램덩크 세계관에서 더블클러치 덩크를 성공시킬 정도의 점프력 괴수 + 허태환보다 키도 더 큰 187cm의 장신이라서 어쩔수 없었다고? 그래?
이 리바운드 장면을 잘 살펴보라. 강백호가 리바운드를 딴 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허태환은 자기보다 체격이 왜소하고 골밑 싸움이 형편없는 권준호 따위에게 스크린 아웃을 당하고 있었다. [수비도 안되고 리바운드도 안된다.]
[공격도 나쁘고, 수비도 나쁘고, 리바운드도 나쁘고... 그럼 투지는 어땠을까?]
그렇다... 그는 이렇게 말로 표현하기가 부끄러운 선수였다. 인정한다... 허태환의 바스켓에 부족한건 딱 4가지였다. [공격, 수비, 리바운드, 투지]
그런 그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제대로 된 선수로 인정이나 받았을까? 전호장이 허태환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슬램덩크 자타공인 쩌리인 안영수의 포지션을 가드로 정확히 기억하고 있고, 변덕규를 보며 역시 주장의 위엄... 그리고 윤대협을 보면서는 아예 말이 안나올 정도의 포스를 느꼈다. 그럼 허태환은?
[허태환은 그냥 3학년 허태환일 뿐이다.] 포워드 허태환도 아니고, 수비에 뛰어난 허태환도 아니고 그냥 3학년 허태환... 3학년인 것 말고는 딱히 내세울게 없는 인물이었다. 참으로 슬픈... 안영수 보다도 못한 쩌리라고 할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허태환이라고 언제까지나 이런 쩌리일순 없지 않는가!! 비록 재능이 떨어진다 할지라도 노력으로 어느정도는 극복할수 있다. 북산-능남의 연습경기부터 전국대회 예선까지 남은 시간은 3개월. 이때까지 엄청난 성장을 한건 주인공 강백호 뿐만이 아니다. [능남의 3학년 허태환도 피눈물나는 노력을 하며 성장을 했다!!]
다행히 그에게는 성장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초능력 - 체력이 어느정도는 괜찮은 상태엿다.
그 괴물신인 변덕규조차도 중학교 레벨을 넘어서 고등학교에 들어오자 기초 체력이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허태환은 변덕규와 같은 동기임에도 그 체력 훈련을 버티고 변덕규를 도와줄 정도의 체력이 있었다.
하지만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그는 선택을 해야했다. 이 체력을 기초로 어떤 것을 훈련해야할까? 곧 황태산이 돌아온다. 그러면 능남의 공격은 윤대협-황태산-변덕규로 빈틈이 없다. 하지만 황태산은 확실히 수비가 약하니, 그 황태산의 약점을 메워주자. 그래서 그는 디펜스에 모든 시간을 투자하기 시작한다.
능남의 유명호 감독은 지난 3개월간의 능남을 이렇게 평가한다.
지옥훈련을 뚫고 허태환은 해남-능남전에 등장한다. 그리고 이때 그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그 유명한 [디펜스에 정평이 나있는 허태환]
그런데 잘 살펴보자. 그는 북산-능남 연습경기때만 해도 권준호조차 막지 못하는 디펜스에 최악인 선수였다. 그런데 전국대회 예선 2차전인 해난-능남전에 이미 그는 대중이 인정하는 디펜스에 정평이 나있는 선수였다.
능남은 전국대회 예선의 시드권자였다
따라서 그는 전국대회 예선 4강 풀리그에 들어가지전 딱 1경기 토너먼트 경기를 치룰 수 있고, 해남을 상대하기 전에는 4강 풀리그에서는 무림을 상대로 1경기 뛰어볼 수 있었다. 즉 그는 해남을 상대하기 전까지 딱 2경기동안 대중에게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리고 대중은 딱 2경기의 허태환을 보고 바로 [디펜스에 정평이 날 만한 충분한 선수다!!] 라고 인정한다.
달라진 허태환의 슬램덩크 만화속 분량의 첫 데뷔전 - 해남전의 활약을 살펴보자. 당시 능남은 황태산의 엄청난 활약으로 해남을 61 : 46으로 15점차까지 앞서고 있었지만.. (당시 허태환은 아쉽게도 벤치였다)
슬램덩크 사기 캐릭중에 한명인 해남 신준섭의 엄청난 활약으로 63:62 -> 1점 차이로 쫓기게 되었다. 해남이 16점을 득점할 동안 신준섭 혼자서 3점슛 x 2대 + 어시스트 하나 = 8점을 기여한 것이다. 이 신준섭이 얼마나 사기 캐릭터냐면.. 그는 슬램덩크 분량 내에서 엄청난 양의 3점슛을 쐈지만 단 한번도 노골이 된적이 없는.. 100% 성공률의 3점슛이다. 그나마 강백호가 주인공빨 어거지 운동능력으로 블록킹에 성공했을 뿐... 그렇기에 그는 전국대회 지역예선에서 이정환, 윤대협, 서태웅 모두 제치고 평균득점 30.3의 엄청난 숫자로 당당히 득점 1위가 되었다.
그런 그를 막기위해... 허태환이 투입된다. 그리고 그 이후 해당 시합에서 신준섭의 득점 및 어시스트 기록은 단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단 하나도...] 후반 변덕규가 퇴장당한 상황에서도 능남은 해남을 계속 괴롭혔다. 물론 윤대협의 분전이 컸던 것 사실이다. 하지만 잊지마라.. 거기에는 해남의 또다른 기둥 신준섭을 허태환 혼자서 꽁꽁 틀어맊았다는 사실을..
하지만 능남은 이 시합에서 결국 패배했다. 허태환이 부족했기 때문에? 아니다. 감독 유명호의 판단 실수였다.
당시 시합 후반기때 능남은 변덕규는 퇴장당해 골밑이 약해있었고, 윤대협은 혼자서 이정환을 상대하랴.. 시합을 이끌어가랴..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래서 그는 이정환에게 더블팁을 붙일 생각이었지만.. 어리석게도 황태산의 조언대로 윤대협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형태로 시합을 이어간다.
허태환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해남은 솔직히 이정환-신준섭만 틀어막으면 나머지는 오픈샷도 놓치는 쩌리들이라는게 북산전에서 이미 증명되었다. 북산은 이정환을 막기 위해 무려 4명을 투입하지 아니하였던가.. 그런데 무슨 윤대협의 자존심을 세워준다고 이정환과 계속 1:1 승부를 놔두게 하는가..
결국 마지막 20초를 남기고 점수는 77:79로 해남이 2점차 앞선 상황에서 볼은 해남의 소유였다. 그리고 이정환은 남은 20초동안 드리블하며 공을 소유만 하고 있었다. 지키기만 해도 승리니까 당연하다. 유명호 감독은 이제라도 더블팁으로 상대해야했지만... 끝가지 윤대협의 자존심만 세워주며 맨투맨을 고집한다.
그리고 보다 못한 허태환은.. 감독의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이정환에게 슬금슬금 다가간다. 그리고는..
그렇다... 그는 무려 이정환의 공을 스틸하는데 성공한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사건이냐면.. 위에 신준섭이 사기캐릭터 중 한명이라고 했지만, 사실 슬램덩크 세계관 최고 사기캐는 이정환이다.
해남의 이정환...그는 슬램덩크에서 그렇게 많이 등장하며 드리블을 했음에도, [단 한번도 턴오버를 한적이 없었다.] 있으면 찾아보라.. 이정환은 그 흔한 스틸 & 블로킹 마저 당한적이 없다. 그런데 허태환이 그 이정환의 공을 스틸한 것이다.
아... 비겁하게 윤대협과 1:1 승부하는데 더블팁으로 갔으니 이정환도 별 수가 없었다고? 이정환.. 그는 북산 4명을 상대할 때도 공을 뺐기지 않던 선수다. 나중에 북산의 수비가 3명으로 줄어들때는 [3명이라 조금 뚫기 쉬워졌어]라는 명대사를 남긴 선수다.
그런데 고작 윤대협 + 허태환의 더블팁에 이정환은 공을 뺐기고 말았다. 그것도 가장 집중력이 강해지는.. 시합 종료 10초를 남기고 말이다. [허태환이 얼마나 디펜스에 뛰어난지 증명된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아쉽게도 승부는 연장전 끝에 능남이 패배했지만, 이 시합에서의 허태환의 분전은 독자들.. 아니 BK_Zju의 가슴에 깊이 남았다.
참고로 이정환은 슬램덩크에서 이거 외에 딱 1번 산왕 이명헌에게 스틸을 당한 적이 있다. 즉 허태환은 사실상 이명헌급의 수비 실력을 가졌다고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리고 이제 전국대회 진출권이 걸린 라이벌 북산과의 시합.
이번에도 시작을 벤치에서 시작한 허태환이었지만, 능남은 역시나 황태산의 활약으로 북산을 상대로 전반 2분을 남기고 30:18로 12점차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다. 하지만 북산에게는 [불꽃남자 정대만]이 있었다.
정대만.. 그는 누구인가? 그는 신준섭과 함께 슬램덩크 3점슛의 더블 사기캐라고 할수 있다. 비록 꾸준함에서는 신준섭에 모자르고, 시합때 마다 기복이 심하다. 실제로 그는 컨디션이 안좋은 해남전, 그리고 풍전전때는 거의 득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대만 그의 컨디션이 최상이라면? 대 상양전 북산의 점수 62점중에 정대만 혼자 20점을 득점했으며 가장 유명한 대 산왕전 : 79점중에 25점을 혼자 쓸어담았다 (참고로 분량에서 삭제된 13점중에도 정대만 득점이 있을수도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때 정대만의 폭발력은 신준섭을 능가한다. 그러면 지금 대 능남전에서 정대만의 컨디션은 어땠을까? 전반 2분을 남기고 12점차로 지고 있던 그 상황에서.. 정대만은 말한다.
정대만의 컨디션은 최상이었고, 정대만의 연속 3점슛으로 북산은 26:32 -> 6점차 뒤지는 형태로 전반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정대만의 무서움을 알고 있던 유명호 감독은 어쩔수 없이 능남 수비 No.1 허태환에게 정대만을 맡긴다.
참고로 그 이정환을 애먹였던 윤대협이 능남 디펜스 No1이 아니고 허태환이 No.1이라고 공식 인정하는 장면이다. 이게 과연 3개월 전에 권준호 따위에게 털리던 그 허태환이 맞는가?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럼 허태환의 등장 후 정대만은 어떤 활약을 보였을까? [당연히 허태환의 수비에 막혀 활약 따위는 없다.] 정대만은 그 뒤로 득점 0이었다가.. 순간 빈틈을 노려 3점슛 한방을 성공하기는 한다.
그런데 그 한번 득점 허용한것도 변명거리는 있다. 사실 허태환의 잘못이 아니다. 당시 변덕규는 파울 트러블로 벤치에 가 있었고.. (여튼 변덕규 이놈이 문제다!!) 허태환은 부실한 골밑을 돕기 위해 강백호의 자유투때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 골밑에 투입되어 있었다. 여기서 리바운드를 강백호에게 빼앗기지만.. 설마 슬램덩크 최강 리바운더 강백호에게 리바운드 빼앗겼다고 뭐라할 사람은 없겠지? 그리고 그 강백호에게 패스를 받은 정대만이 [허태환이 없는 빈틈을 노려 겨우 성공한 득점이다] 즉 애초에 허태환을 이때 정대만을 마크하고 있지도 않는 특수 상태였다. 이걸 가지고 허태환을 탓할수 있을까?
물론 이 이후 허태환을 더 각성해서, 변덕규가 없는 상황에서 북산이 무려 45점 -> 61점으로 16득점을 추가할 동안 정대만에게 단 한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허태환의 공적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정대만을 끝내 탈진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정대만] 하면 독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스테레오 타입이 무엇인가? 바로 [체력이 약하다]이다. 근데 과연 정대만이 체력이 약한 선수인가?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체력이 약한 선수는 경기 후반에 헉헉 거리는 선수가 아니다. [체력이 약한 선수는 경기 초반에 비해 후반의 능력치가 눈에 띄에 떨어지는 선수다.]
이 개념이 왜 중요하냐면, 정대만은 다른 경기에서는 비록 헉헉 거릴지언정, 오히려 후반에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대 상양전의 20점 중에서, 헉헉 거리면서 후반에 15점을 쏟아 부었으며
대 산왕전의 25점 중에서, 헉헉 거리면서 후반에 16점을 쏟아 부었다.
[이게 과연 체력이 약한 선수란 말인가?]
컨디션이 안좋았던 해남전에서도 마지막에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아쉽게도 전호장은 정대만의 후반 체력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를 마크했고, 해남은 전호장의 마지막 블록킹으로 북산전을 승리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컨디션이 안좋았던 풍전전에도 1분 47초를 남기고도 전혀 지치지 않는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다.
즉 정대만은 후반에 단 한번도 퍼진적이 없고, 오히려 후반에 강한 체력이 좋은 선수였다. 아.. 상양전에서 마지막에 교체된건 뭐냐고? 잘 기억해보자.. 그때는 체력이 떨어져서 교체된게 아니고 [부상을 당해 교체된거다].
아.. 혹시 저 장면은 별것 아닌 타박상 이었고, 실제로는 체력이 떨어져서 교체된 거라고 주장하고 싶은가? 참고로 저 장면은 강백호의 부장 장면과 동일하다.
강백호가 과연 체력이 부족해서 저런 별거 아닌 타박상에 선수 생명이 끝날 정도의 등 부상을 당한 것인가? 아니다! 강백호는 슬램덩크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 체력머신이다. 그런 그도 저렇게 떨어지니 부상을 당한다. 즉 정대만은 단 한번도 체력이 저하되어서 시합에서 교체된적이 없다. [단 한번 능남 허태환과의 매치를 하기 전까지 말이다...]
슬램덩크 최고의 명대사가 아닐까 싶다.
정대만 : 야 나 체력 좋은 정대만이야. 그렇게 수비하다간 니가 먼저 지쳐!
허태환 : 난 내가 할 일을 하는거야! 이 시합에 후회는 남기지 않을 테다! (지난 3개월간의 나의 노력와 결과를 봐라!!)
과연 이 승부의 결과는?
그렇다... 그 강철체력 불꽃남자 정대만이 허태환보다 먼저 쓰러졌다.
아 정대만은 허태환의 수비를 상대한다고 지친게 아니라, 황태산의 공격을 막다가 지친거라고? 정대만은 산왕전에서도 [다른팀에서는 충분히 에이스 급으로 평가받으며, 골밑의 철벽 수비수 채치수를 상대로 더블 클러치를 성공시키는 최동오를 상대하고도 쓰러지지 않았다]. 심지어 정대만은 산왕전에서도 전국구 디펜스 스페셜 리스트 - 김낙수의 수비도 상대한 상태였다. (물론 안 선생님이 능남전에 없어서 멘탈적으로 더 힘든 것 있었겟지만.. 그것에 대한 설명까지는 생략한다)
여튼 저 장면이야 말로 허태환의 위력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아니 그뿐이겠는가.. 허태환의 활약은 끝나지 않는다.
경기 후반 안영수와 함께 존프레싱으로 송태섭을 마크한다. 이 송태섭이.. 비록 외곽슛은 없는 반쪽짜리 가드이지만 그래도 사기적인 능력이 있는데, 바로 스피드 + 드리블 능력이다. 때문에 그는 전국에서 수비가 가장 뛰어난 이명헌 + 정우성 더블팁을 상대로 돌파를 성공했었다.
참고로 저 이명헌이 누구였던가... 바로 사기캐 이정환을 상대로 1:1로 공을 스틸한 전무후무한 수비 능력의 소유자이며. 저 정우성은 그 서태웅을 패스 능력을 깨닫기 전까지 철저히 농락하던 수비 능력의 소유자다. 그런 2명을 상대로 돌파를 성공했던 송태섭이.. 안영수 + 허태환 조합은 쉽게 뚫지 못한다. 설마 이게 안영수의 수비력이 뛰어나서라고 믿는 사람은 없겠지?
아.. 이때 송태섭은 4반칙이라 반칙이 두려워서 과감히 돌파를 못한거라고? 뭐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근데 솔직히 이때 허태환의 파트너가 안영수 아니냐... 맨날 털리던 그 안영수. 솔직히 4반칙인 상태로 안영수 + 수비1명 vs 파울 트러블 없는 상태로 이명헌 + 정우성 수비 뚫기!! 뭐가 더 쉬울까? 하지만 그 수비1명이 허태환이라면 차라리 이명헌 + 정우성의 수비가 더 뚫기 쉽다는 결론이 나온다.
혹시 이명헌의 키가 커서 송태섭 막기가 힘들었다고 믿는 사람이 있는가? 허태환의 키가 183cm로 이명헌 180cm보다 3cm 더 크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활약. 유명호 감독은 경기 끝나기 직전에 허태환에게 권준호를 놔두고 서태웅을 마크하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허태환의 능력은 충분히 봤지? 과연 결과는?
서태웅 따위는 식은 죽 먹기다. 저 장면을 잘 살펴보시라. 서태웅의 공을 스틸한 것은 윤대협이 아니라 허태환이다!!
비록 그 뒤에 다시 서태웅을 마크하다가 권준호에게 통한의 3점슛을 허용하지만.. 그게 어찌 허태환의 잘못이겠는가! 그건 유명호 감독도 인정했듯이 감독의 판단 미스인 것을...
다시 정리해보자. 허태환 : 그는 분명 초반에는 쩌리였다. 하지만 그는 3개월간 노력해서 전국구 디펜스 스페셜 리스트가 되었다. 비록 능남 팀이 약해 전국대회 진출은 무산되었지만 후회는 없다. 열심히 노력한 자에게 후회는 없고 오히려 그 결과에 후련할 뿐이다.
허태환 : 그는 자신의 한계를 확실히 알았다. 그가 만약 3개월간 다른 욕심을 부려 슛, 리바운드 등등을 연습했다면 결과가 좋지 않았으리라.. 그는 결코 서태웅, 윤대협, 이정환, 정우성 같은 모든 것을 다 잘할수 있는 사기캐릭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며 노력했다.
같은 동기인 변덕규는 그것을 못했다. 그는 채치수의 폭발적인 득점력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난 3개월간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변덕규는 마지막 시합 끝나기 직전에야 자기에게 잘 할수 있는 다른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각성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결국 주인공이 될 수 없음에도 주인공이 될려고 헛되이 노력한 변덕규 때문에 능남은 전국대회 진출을 못했다.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에 변덕규는 은퇴 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한 허태환은?
열심히 노력한 그에게 후회는 없다. 비록 세상은 그를 기억하지 않을수도 있다. 초반의 쩌리였던 모습만 기억하고 조롱과 비난을 받을수도 있다.
하지만 허태환 - 그의 놀라운 발전과 노력은 나 BK_Zju의 마음에 영원이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글을 읽은 독자들에게도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올림픽보고, 다음 몇일 뒤부터 다시 성경이야기도 연재합니다.
많은 응원과 댓글 추천 부탁드립니다~~
* 손금불산입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3-11-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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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남전 정대만의 탈진에 대해 한 가지 변명을 하자면, 초반 강백호의 삽질로 인해 정대만이 골밑 파괴력은 작중 최강급인 황태산을 대인마크 해야했죠. 이 때 정대만의 수비 전략은 아예 골밑에서 황태산이 공을 못 잡게 하는 것이었는데, 안 보이는 곳에서 자신보다 체격도 큰 황태산을 상대로 어마어마한 몸싸움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반면 상양의 장권혁이나 산왕의 김낙수는 개인 공격력은 거의 없었을 것이고, 산왕의 최동오는 정대만이 사실상 수비를 포기...했기 때문에 능남전이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허태환의 끈적한 수비도 당연히 정대만의 탈진에 큰 공을 했겠지요. 크크
사실은 요칼 님 말씀이 맞을테지만 이렇게 재구성해서 보는 재미는 좋군요.
그리고 이렇게 조연에게 집중해서 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슬램덩크 서너번은 읽은거 같은데 저런 설정오류 생각도 안해봤음. 크크크. 설정오류임을 알면서도 밀어붙였다고 봐야죠. 실패냐 성공이냐를 묻는다면 성공.
진지 먹자면.. 연습시합 때는 변덕규와 윤대협을 부각하다 보니.. 북산이 따라잡기 위해서는 구멍을 만들어야 하는 작가의 희생양이었죠. 가드진은 이미 달재-오일을 털고 있으면서 탄탄하다고 암시를 줬기 때문에 주인공 보정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뻥뻥 뚫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던 비운의 캐릭터.. ㅠㅠ
그 이후에는 스타팅 멤버가 황태산으로 교체되다 보니 더더욱 존재감 없어질 수도 있었는데, 수비 스페셜리스트라는 급조된 것 같은 설정을 주고 그 이후로도 본문 같은 장면을 만들면서 써먹은 건 정말 좋은 활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문의 유튜브 같은 밈도 생겼구요.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