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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규정을 준수해 주십시오. (2015.12.25.)
Date 2016/07/11 20:03:25
Name KOZE
Subject [질문] 이 친구 안 보고 사는게 낫겠죠? (긴글)

안녕하세요.
저는 외국의 한 작은 도시에서 유학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현지에서는 약 4년정도 있었구요,  

이 곳에 제 고민을 쓰게 된 이유는 같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알게 된 친한 형이자 친구와의 관계때문인데요,
(참고로 그분은 석사생이고 저는 학부생입니다. 둘다 같은 전공이구요.)

전공 안에서 그리고 울학교에서 아는
유일한 한국인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서로 코드도 맞고
무엇보다 말이 잘 통해서 빨리 친해지게 된 것 같습니다.

더더군다나 둘다 언어의 장벽이 심한 전공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고민을 토로하고 위로하면서 지냈지요.

작년 11월 처음 알게 되었을때
형은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언어의 장벽때문에 수업따라가기도 힘들었고, 현지 학생들과 교재하는 것도 힘들어했는데,
저를 알게되면서 지금까지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그 분의 흑역사지만 한 예로
어쩌다가 같이 수업듣는 여자애와 술자리를 하게되었는데
이후에 여자애와 얘기하면서 친해지려고 일부러 같이 택시타고 1시간이 걸리는,
그 친구가 사는 도시까지 따라갔다며 털어놓더군요.

여담으로 저나 형같은 외국학생들은 현지 학생들과 친구만들기가 꽤 힘듭니다.

첫번째 이유는 이곳 학생들의 외국인 학생들을 향한 낮가림이 심하고
두번재 이유는 아무래도 같은 인종들끼리 노는 분위기도 있고
세번째 이유는 여간해서 말을 어느 정도 하지 않는 이상, 무시하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곳에 와서 한인교회도 나가지 않고, 오직 현지인들과 어울려지내려고 애를 써서인지,
(한동안에는 한국말을 전혀 쓴 적이 없기도 하네요)

형을 만나기 시점에는 그래도 서로 안부를 묻는 친구 몇 명, 만나서 같이 담배피는 친구 몇 명,
그래도 제가 현지의 생활언어를 못해서 무시당하는 일은 없을 실력은 갖추었습니다.
물론 일상어휘와 학술어휘는 전혀 차원이 다르고,
제가 그나마 이정도 실력을 갖추기까지의 과정도 꽤 힘들었지만요,  
별로 친하지도 않은 현지인한태 일부러 먼저 다가가서 얘기하고,
웃기지도 않은 썰에 리액션쳐주고.... 쩝

암튼 그런 그 분의 처지를 들으면서 딱하기도 하고, 챙겨주고 도와주면서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1. 첫번째 이유는 제가 외아들이여서 형제가 없이 자라서인지,
형의라는 존재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두번째 이유는 본인이 전공하고 있는 학문에 대한 그분의 열정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석사를 마추었고, 여기서 다시 석사를 하다보니)
본인이 알고있는 지식과, 지금까지 본인이 한국에서 해왔던 성과에 대해 꽤 자부심이 있었고,
또한 그걸 PR하기를 즐겨했습니다.  전공에 관한 대화를 하면서 저도 많이 배웠던 것도 사실이구요.
아무래도 전공 리포트를 저보다도 더 많이 써본 가닥이 있어서인지,  
제 리포트를 찬찬히 읽어보면서 내용적으로 이런 저런부분을 수정하라며 조언을 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급했기도 했었지만, 이런 저런 부탁도 몇 번 한 것도 사실이구요.
형에게는 제가 술을 사주면서 보답을 했구요.

3. 세번째이유는 아무래도 저의 성정체성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형은 저보다 키가 작지만, 호감상을 가졌습니다
.

그래서인지 저는 이런 저런 조언도 해주었고,
예를 들어 이렇게 저렇게 하면 말이 빨리 는다던지,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다니라던지,
아니면 여가시간에 운동을 해서 좀 스트레스를 해소하라던지, (몇 번 같이 운동도 다녔습니다.)
(떡을 싫어하기도 했지만 부모님이 보내주신 떡도 일부러 형한태 가져다주고,
맛있게 먹으라면서 이 곳에서는 매우 "귀중한" 마른 오징어도 주고,

학교 도서관에서 인력을 추가로 보충해서 일 할 기회가 생겼을때,
담당직원한태 형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제덕택에 일할기회를 얻은셈이죠.

저는 그븐과 더 친해지고 같이 여행도 다니고 같이
(제 생일을 빌미로 같이 가자고 졸랐지만 둘이서 벚꽃구경도 다녀왔습니다.)
현지의 맛집도 찾아다니며 돌아다니며, 오랜 시간동안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며,
많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이 곳에 유학와서 가장 행복했네요.


근데 여름들어서 저와 형과의 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분의 행동과 태도 때문에 제가 서운함도 느끼고 짜증이 나는데요,

1. 최근 들어와서 저한태 연락하는 법이 없습니다.
대부분이 제가 먼저 연락해서 보는 형태인데요,
제 느낌이기도 하지만 귀찮은데 저때문에 어쩔수 없이 해야하는 듯한 반응을 줍니다.
"뭐 그래, 안 될 것도 없지" "뭐 굳이 불러서"

그 점을 지적을 하니까 웃으면서 본인 성격이 원래 이렇다며,
그 것때문에 한국에 있을때 주위에서 지적을 많이 당했다며 썰을 풀더군요.
하지만 저한태 사과는 안 합니다.

통화를 하면서도 저는 형과 더 대화를 하고 싶은데,
"이제 됬지" "할 말은 다한 것 같은데"  하면서 일방적으로 대화를 끊으려고 하네요.

언젠가는 형과 같이 석사과정에 있는 현지인 두명 형과 저 이렇게 점심을 하게된 적이 있었는데,
저한태는 꽤 곤욕스러웠습니다. 지네는 지네들끼리 신나게 떠들고,
형과 저는 병풍처럼 앉아서 끼어들 틈새가 없이 지네들 하는 대화를 듣고만 있는 현실이였죠.
솔직히 별 내용도 없는 대화였습니다.

그러기를 한시간 반.... 저야 그냥 있기에 답답해서 중간에 좀 끼어들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지만,
정작 그분은 그마저도 못해서 걍 고개만 끄덕이고 앉았있고, 중간 중간 알아듣는 듯한 리엑션만 취하더군요.
마음같아서는 걍 중간에 내 볼일보러 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형얼굴 생각해서 중간에 가는건 예의는 아닌 듯 싶고,
끝까지 남아있었지만, 앞으로 다시는 그러고 싶지는 않다군요.
근데 정작 본인은 그게 아무렇지도 않았었나 봅니다. 아니면 내색을 안 하는 걸까요.


2. 형은 저한태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여행을 가면서 현지맛집 정보를 찾은 것도 저고, 여행지에서의 가이드도 제가 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잘 갔다왔네"  라는 말은 하면서
왜 저한태  "고마워, 수고많았다 "는 말은 안 하는 걸까요?
참고로 이 곳 현지인들은 차갑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에 "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잘도 하는데 말이죠?

여담으로 이런 저런 일로 형네 집에 갈 기회게 있었는데, 이전에 줬던
마른 오징어는 안 먹고 방안에서 굴러다니고 있더군요.

3. 본인의  "이중성" ? 도 한 몫합니다.
평소에 같이 밥먹을 때는 항상 더치페이를 했지만,
언젠가 제 잔돈이 얼마 모자라서 형이 두 메뉴를 계산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주겠다고 했더니, 얼굴을 찌푸리면서 "괜찮다"라고 말했지만
자기가 엄청손해보는 듯한 리엑션을 취하더군요.

그래봤자 본인이 저한태 한국돈으로 단돈 천원을 못받은 건데 말입니다.
기분 더러워서 일부러 학교 ATM 기계에서 돈을 꺼내서 주니까,
저한태 웃으며 "  한국사람끼리 아무래도 돈문제는 깔끔하게 하는게 좋다" 며 기분좋아 하더군요.
앞에서 썼듯이 현지인하고 얘기하고 싶어서 비싼 택시비내가면서 찌질하게 굴던 사람이,
왜 정작 저한태는 돈 몇푼때문에 엄살을 떠는 걸까요?

참고로 저는 형 집에서 밥한끼 얻어먹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현지인들은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한국음식을 차려주긴 하는 모양이더군요.
반농담으로 제가 " 나도 밥한끼 얻어먹었으면 좋을텐데... 쩝"  하니까
거기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안 하더군요.

요즘에는 같이 수업듣는 현지인 친구와 같이 영화를 보러가기도 하는가 봅니다.
(그래봤자 어버버거리는 말로 둘이 대화가 될지는 의문이기는 하지만)
최근부터 만나면 저한태 그 친구와 영화보러 갔다며 자랑삼아 얘기하더군요,
그러면서 저한태 나중에 같이 영화보러가자고 한 적은 한번도 없네요.  

형한태 정내미가 뚝 떨어진 건 그저깨의 일인데,
커리큘럼상 같은 세미나 수업을 들게 되었습니다.
수업끝나고 형과 이런 저런 수업얘기를 하고 싶어서 먼저 강의동 밖에서 기다렸는데요,
똑같이 석사과정인 친구와 나오면서 기다렸던 저한태 하는 소리가
"집에 안가고 거기서 뭐하냐. 왜 기다리냐 ?"  
"할 얘기가 있으면 페북 메신저로 하면 되지 않냐?"  이런 소리를 하네요.
맞는 소리이긴 합니다. 하지만 서운해지더군요.

본인도 자신이 이중적인 건 알긴 아나봅니다.
"현지인한태 하는 친절과 한국인한태 하는 친절의 성격이 다른건 나도 어느 정도 이해하겠는데" ,
이런 식으로 속을 떠본적이 있는데, 본인도 아무런 대꾸를 안 하더군요.

이후에 관계는 나빠졌습니다. 점점 저를 보는 것을 피하하더군요.
그런데 또 정작 도서관에서 만나면 같이 어쩔수없이 같이 점심먹고, 최근에 영화 동주를 다운받아서 봤는데,
너도 꼭 봤으면 좋겠다며 외장하드가지고 오라며 말하고, 영화 봤냐고 물어보고,
저번주에는 곡성을 웹하드에서 받았는지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도 라이벌 의식가지고 있거나 질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됬습니다.
같이 듣는 수업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저는 준비를 철저히 해가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쉬는 시간에 눈이 마주쳤는데, 띠껍다는 듯이 보더군요.

수업끝나고 둘이서 술먹으면서 넌지시 물어보니  본인도 저한태 자격지심이 있다고 말하더군요. 

내가 현지친구가 많은 것도 부럽고, 말을 더 잘하는 것도 부럽고.
하기사 그건 사람이니까 어절수 없겠죠. 본인도 저랑 비교될 것이고. 

안타깝게도  발표는 제 기준으로 봤을때 허접했었고, 
좋게 봐주면 "외국인이 그래도 할만큼 했네"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본인도 아쉬었는지 쉬는 시간에 같이 학교 한바뀌 돌면서, 저한태 지가 정작 발표때 하고싶었던 내용을 털어놓더군요.
저도 그게 안타까워서 위로하였구요.

하지만 그걸 기점으로 형과의 관계는 더 안 좋게바뀌었습니다.
왜 나한태 못되게 구냐고, 서운한 행동을 하냐고 신경질 적으로 따지니까, 내 원래 성격이 이렇다면서,
나는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니가 왜 이렇게 나한태 피곤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둘러되더군요.
정작 저는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조언을 해주는 타입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 분은 "본인 일에 오지랍 좀 그만 부렸으면 좋겠다"며 신경질 적으로 차갑게 대합니다. 
오히려 너와 나는 안 맞는 것 같다며, 너가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귀를 닫고 더 멀어지고,
너하고 더 멀어진다며 하더군요.

그런 일이 반복되는 것 같아서 저번주에 형을 만나서 절교하자는 얘기를 했습니다.
사람 고마운 줄을 모르고 그러는 것에 질려서 이제 그만 보자는 소리를 했죠,
아니면 아쉬우면 나한태 예전처럼 잘 하던지. 이런 식으로요.

그러니까 본인도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서, 오히려 제가 지금까지 배푼 친절이 오버스러웠고, 부담스러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처음에는 "미소를 지으며" 마음대로 하세요 하면서 제 속을 끓게 만들다가,
지금까지 서운하게 한 행동에 대해 나열하자, 나중에는 자기한태 시간을 달라며 연락하겠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관계를 끊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이미 안 볼 관계였지만,
관심사나 여러가지면에서 말이 통했던 유일한 사람도 그분이였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저한태 잘 해준건 본인이 저한태 얻을게 있어서 잘 해주었던 것이지만,
현재 형은 아쉬울 게 없고, 오히려 떼고 싶은 존재이기 때문에 저한태 이렇게 막대하는 거겠죠.
게다가 본인을 잘 챙겨주는 현지친구들도 생겼구요.
그 분자체도 저보다 그 친구들과의 관계를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구요.

어쪄면 저도 계산적이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국사람들과의 관계를 피했고,
현지 친구들도 자주 봐야할 친구, 봐도 되고 안 봐도 되는 친구하면서 우선순위를 두었지만요.

그리고 연락이 왔습니다. 본인도 저랑 그만 보자고 하더군요.
물론 제가 먼저 끄냈던 얘기여서 제가 ok 하면 될 일이었지만,
바보같게도 저한태 지금까지 싸가지 없게 한 행동에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얘기에 마음이 약해져서,
그만 화해를 하고 말았습니다. 쓰면서 생각해보면 저도 자존심이 없었네요.

여기까지 제 얘기입니다. 왜 저도 미련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처음에 마음을 열은 것도 후회가 되구요.
근데 웃긴건 정작 내가 후회가 된다고 얘기하니 정작 본인이 저한태 실망한 듯한 소리를 하더군요.

여하튼 저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근데 저는 형이 달라질 것 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
어쩌면 지금보다 더 멀어질 것 같구요.

이제는  "살만하니까"  어려웠을때 도와준 사람을 잊어버리는 걸까요?
처음 만났을때 빌빌거리면서 살길래 (과잉적으로) 도와주니까 절 만만하게 봤을까요?

회원님들께 이런 저런 조언을 들어보고 싶네요.
그래도 아직 사람을 잃는 것보다 지키고 싶어요.

참고로 저는 형한태 제 성정체성을 밝혔습니다. 같이 술먹으면서 바보같이 저도 모르게 말하게 되었네요.
근데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반응을 하더군요, 물론 그 속은 정반대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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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jyess
16/07/11 20:42
수정 아이콘
안보고 사는게 낫겠네요. 지키고 싶으면 님께서 더 양보하십시오. 근데 글 쓰신거 보니까 그거 안될거 같네요. 절교하세요.
Rorschach
16/07/11 20:50
수정 아이콘
장문의 글을 써 주셨지만 그럼에도 제3자가 보기에 단편적인 일들이다보니 뭔가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긴 한데
써주신 내용만으로 보면 앞으로 안보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일단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말씀하신 친구분이 KOZE님 말씀처럼 살만해지니까 잊어버렸다거나 만만하게 본다거나 하는 것은 (아주 없진 않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아닌 것 같고요, 그냥 두 분이 인간관계에 대해서 가진 기준이 너무 다른 것 같네요.
이런 경우에 친밀하고 돈독한 인간관계가 유지되려면 어느 한 쪽이 양보하고 맞춰줘야하는데 친구분은 맞추기 힘들다고 판단하신 것 같고 글 내용으로 봐서는 KOZE님도 못 맞추실거예요. 맞춰주다가 스트레스 계속 쌓이면 어차피 끊어질 인간관계 더 안좋은 모습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16/07/11 22:42
수정 아이콘
어떤 점에서 "살만해지니까 잊어버렸다거나 만만하게 본다거나 하는 것" 기본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하시는지요?
Rorschach
16/07/11 23:48
수정 아이콘
명확한 근거가 있어서 드렸던 말씀은 일단 아니었고요,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긴 한데 실제로 그런거라면 고민없이 연락 끊는게 좋은 상황이니까 '좋게 생각하면 이럴 것이다' 라는 관점에서 드린 말씀입니다. "기본적으로" 라는 표현이 좀 잘못일수도 있겠네요.

그냥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원래 먼저 연락 잘 안하고, 친구와 뭔가 같이 한다는 것에 크게 의미도 두지않고 오히려 때에 따라 귀찮게 여기기도 하고요. 사실 제가 조금 그런 성격이긴 하거든요. 한참 전의 이야기지만 서울에서 우연히 고향 초등학교 동기랑 연락이 돼서 두어번 봤다가 그 쪽에서 너무 연락하고 자주 보자는 이야기를 해와서 (제 입장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었던 적이 있기도 합니다. 당시에도 그 친구는 저한테 매우 섭섭했을수도 있겠죠. 처음 오랜만에 만났을 땐 매우 반갑게 만났다가 얼마 지나지않아서 귀찮아하는 것 처럼 보였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경우에는 원래 지속적으로 친하게 지내기가 어려워요.
이성적인 감정(죄송합니다 동성애에 대해서 이런 관점을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할지 잘 몰라서 그냥 이렇게 썼습니다)이 이유일 가능성도 배제할 상황은 아닐수도 있지만 굳이 그러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두 분이 잘 안맞아요.

처음 친해지는 단계와 친해졌다고 생각한 이후의 단계가 항상 같을 수는 없는 법인데 KOZE님 처럼 친밀도를 수치로 나타냈을 때 처음에 5정도로 친해져서 친해지고나면 9-10까지 친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초기에 인간관계를 맺을 때 3-4 정도로 시작해서 친해지고난 다음엔 1-2 정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도 있는겁니다. "만나면" 친하게 지내는 것과 친하니까 "만나는"것은 생각보다 차이가 커요. 이게 그 친구분이 친해도 딱히 자주만나거나 하는걸 선호하지 않는 타입일수도 있고 그냥 KOZE님을 적당히 친한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한국에서도 그런 문제로 지적받은적이 있다는 것으로 봐서 전자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뭐 요약해서 말하자면 제가 좀 저런 성격이라서 그런데 만약 저와 비슷한 유형의 성격이라면 딱히 살만해져서 잊었다거나 만만하게 보는건 아닐 가능성이 높아서 드린 말씀입니다. 실제로 그런거라면 아마 지금 딱 그 분이 위치한 포지션대로 따로 자주 연락해서 만나는 일 없고, 수업을 같이 듣거나 해서 같이 보게 되는 경우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그 정도로 지내면 큰 문제없이 지내실 수 있을텐데 아마 그건 KOZE님께서 스트레스 받으셔서 힘드실 것 같네요.
Nasty breaking B
16/07/11 20:57
수정 아이콘
그냥 버리세요.
건이강이별이
16/07/11 21:00
수정 아이콘
꼭 절교 선언을 해야 하는건가요?
그냥 그쪽에서 시큰둥하면 같이 안하다가 자연스레 멀어지는게 좋지 않을까요?
16/07/11 22:44
수정 아이콘
옳은 말씀인데 그런 기회를 통해서 제 입장에서 서운했던 얘기를 하려고 했었어요.
사악군
16/07/11 21:23
수정 아이콘
형 입장에서는, 글쓴이에게 잘해주면 오해할까봐 좀 피하려는 건 아닐까요? 예컨대 제가 이성후배를 대한다면, 친하더라도 집에 초대해 음식을 대접한다거나 1대1로 만날 일은 굳이 만들지 않을겁니다. 동성애자 후배는 없지만(제게 커밍아웃한) 같은 이유로 그렇게 될 것 같은데요.
어떤날
16/07/11 21:47
수정 아이콘
커밍아웃 때문일 이유가 80% 이상은 되어 보입니다. 친절이 부담스러웠다면서요? 저 말 보면 매우 높은 확률로 그렇게 봐도 될 거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아직 동성애에 관대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외국 생활한다고 해도 석사유학이면 이미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된 상태니까요. 정말 잘 알고 잘 통하는 절친이라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고 인간관계 끊기는 게 다반사입니다. 그런데 저 정도 관계에서 커밍아웃은 그냥 그 자체가 절교선언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런지. 님이 잘못했다는 건 아닙니다만 그냥 사회가 그런 걸 어쩌겠어요.
16/07/11 22:13
수정 아이콘
글만 보고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만, 글쓴 분은 형이란 분한테 좋아하는 감정을 갖고 있(었)나 보군요.
좀 더 대화를 나누고 싶다던지, 먹을 걸 선물로 준다던지, 고맙단 말을 듣고 싶었다던지... 이런 건 보통 좋아하는 이성 간에 할 법한 행동인 것 같은데...
뭐, 그렇지 않더라도 글쓴 분의 행동은 평범한 이성애자가 동성으로부터 받기엔 부담스런 행동인 건 맞는 거 같습니다. 아마 그래서 피하려고 했던 것 아닐까요?
네가있던풍경
16/07/11 22:25
수정 아이콘
저도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기대하는 보답을 받지 못하자 짜증내는 걸로 보이네요. 솔직히 저 형이 크게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됩니다.
16/07/11 22:37
수정 아이콘
근데 막상 대화를 나누면 코드가 맞아서요. 형이 기분 좋으면 오늘 있었던 일, 전에 있었던 일,
사소한 일까지 저한태 말하는 스타일이예요. 저한태 그러더군요. 우리는 만나서 얘기하면 하루종일 얘기할 사람들이라고.
그러더가도 반대로 피하기도 하고, 솔직히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모를때가 있어요.
16/07/11 23:03
수정 아이콘
흠... 제가 보기에 형은 다른 이성애자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대화 코드는 이성 간에도 충분히 맞을 수 있어요. 저도 친구랑 하루종일 이 얘기 저 얘기 하며 놀 수 있는데요 뭐.
근데 할 말 다 했으니 그만 대화하자거나, 할 얘기 있었으면 페북 메신저로 하면 되지 않냐느니 하는 소리는... 제 기준으로는 별로 서운할 것도 없는 얘깁니다.
그냥 형은 글쓴분과 명확한 선을 긋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16/07/11 23:37
수정 아이콘
명확한 선이라. 저도 그게 그 분의 의도라는 것을 알겠고, 존중해서 선을 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선을 넘어서 불쾌하게 지내고 싶지는 않구요.
근데 제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명확하지 않네요. 지금은 화해한 상태이지만 예전처럼 잘 지낼수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이혜리
16/07/11 22:52
수정 아이콘
제 기준에서는 오히려 KOZE 님이 더 피곤합니다.

본인이 필요하고, 좋다고 생각해서 먼저 연락하면서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건 피곤하고 숨막혀요.
원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의 사람이면 사람들을 막 먼저 연락해서 주도적으로 만나려고 안할 수도 있구요.

돈 문제 같은 경우에 친한 형 동생 사이에서 천원 가지고 막 돈 뽑아서 건네주고 이런거,
저 같은 경우에는 불편합니다.
밥 한끼 하나하나 기억하는 성격의 사람 개인적으로 너무 정 없어 보여서 싫거든요.

본인도 스스로가 계산적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처럼,
저 처럼 친한 사람들에게는 손해를 감수하고 살아도 괜찮다라는 마인드의 사람과는 그냥 맞지 않는 겁니다.
16/07/11 23:33
수정 아이콘
돈 문제가지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다음에 줘도 된다는 얘기를 굳이 얼굴찌푸리면서 했었을까요?
그러면 굳이 제가 ATM기 까지 가서 돈 찾지않아도 됬었는데 말이죠.
솔직히 다음에 같이 밥먹을 기회가 있었을때 제가 밥을 사도 되는 문제인데 말이죠.
소와소나무
16/07/12 00:22
수정 아이콘
대화부분만 이야기 하자면 애초에 남자끼리 어지간히 주제가 맞는 상황이 아니면 길게 이야기 안하지 않나요? 저도 친구랑 게임 이야기 할때 하소연 들어줄 때 이외에는 절대 길게 이야기 안합니다. 본인이 더 이야기 하고 싶다 라는 요구에 동성의 남자가 특별한 이유없이 따라갈 턱이 없다고 봅니다. 게다가 환경상 자주 마주치고 성격적으로도 안 맞는것 같은데 길게 이야기가 될 턱이 없죠. 그리고 고마움을 잊어서 문제가 아니라 더 서로 알아가니깐 멀어진 케이스라고 봅니다.
마스쿼레이드
16/07/12 01:06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Aneurysm
16/07/12 01:12
수정 아이콘
근데 이게 사람마다 좀 달라요.
순수한? 여성을 0, 순수한? 남성을 100
이라고 했을때,
사람마다 그 값이 이 사이에서
꽤 다양하게 가지는것 같더라구요.

저랑 제 친구중의 한명도, 여자를 세상에서 제일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그와 별개로 여성성을 가지고 있는면이
많더라구요.
만나서 하루종일 놀면 그 중에 절반이
수다떠는 시간이고, 전화같은 경우에도
기본이 1~2시간씩하고 그러거든요.
KOZE님께서 느낀것처럼 그런 감정적인것들에
삐지거나? 마음상할때도 굉장히많구요.
기타 그외에도 말이죠.
Aneurysm
16/07/12 00:59
수정 아이콘
음...이런 고민에 대해서
털어놓기엔 피지알도 나쁘지 않긴한데,
뜬금없지만 여초 아닌 여초? 사이트에
글을 남겨보는것도 글쓴분께
많은 도움과 또 공감,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16/07/12 01:06
수정 아이콘
이미 비슷한 곳에 글을 적었어요. 크크크
사과씨
16/07/12 07:31
수정 아이콘
글만 읽어보면 그 형님분은 그냥 대한민국 평범에 수렴하는 남자 같고 글쓴이 분은 약간 애정 결핍에 본인이 느끼는 감정의 무게만큼 뭔가 피드백이 없으면 크게 상처 받는 타입인 것 같네요. 받은만큼 돌려 받기를 원하기 시작하는 순간 관계는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연애 관계도 아니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친구관계에서는 파국의 원인이죠.
16/07/12 08:23
수정 아이콘
그분이 여자친구도 아니고 뭐 이렇게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판단하려하는지 모르겠네요.
기대하는게 많으니까 아쉬운거 아닌가요? 내가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고
그랬는데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럴수가 있어! 우리 헤어져!도 아니고 좀 필요이상인 느낌도 있어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글읽으면서 제 일도 아닌데 숨이 턱턱막히더군요.
그리고 왜 이렇게 숨이 턱턱 막히나 생각해봤는데 사소한거 하나하나 의미부여하던 전 여자친구기억이 나서더군요.
안보고 사는게 좋을 건 오히려 상대방분이 아닐까 싶을정도에요.
재활용
16/07/12 12:30
수정 아이콘
친구와 썸타는 연애대상을 대하는 방식이 혼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친구와는 어? 시간안되? 그럼 다른애랑 놀지 이런 애티튜드가 기본 장착일텐데요. 아, 사회에서 성인일때 만나는 친구 얘기입니다. 게다가 등사자라면 성정체성까지 밝혔으니 아무리 쿨하더라도 상대방이 자신과의 관계에서 감정선을 타는지를 의식 안할 수가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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