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게임으로는 절대 지고 싶지 않은 녀석이 한 명 있습니다. 이렇다할 결과물도 없으면서 제가 어떤 게임이든 자신에게 상대가 안된다고 여기는 친구죠. 이 친구에게 게임을 진다는 것은 몇 개월간 놀림을 받는 것을 뜻했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이 친구와 게임을 할 때에는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했습니다.

최근 이 친구와 히오스를 함께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공의 폭풍으로 저를 초대한 친구는 의외로 잘한다 잘한다 하며 저를 치켜세워주었죠. 하지만 점점 이 녀석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알고보니 저를 히오스로 끌어들이려는 수작이었어요.) 같이 영리를 돌리면서 너 때문에 졌다느니, 본인은 1인분을 충분히 했다느니, 이길 때는 자신이 캐리를 했다느니 등등... 이번 시즌 배치결과 저는 골드1, 친구는 브론즈2였습니다. 저는 등급으로도 결과가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고, 친구는 자신은 mmr 시스템의 피해자라며 그 사실을 부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이 친구와 스타 - 위닝을 함께 하면서 누가 더 잘하는 지는 항상 저희의 대화 주제 중 하나였는데요. 이 주제의 끝은 항상 '피씨방 고' 또는 '플스방 고' 였습니다. 하지만 히오스는 팀게임의 특성상 그게 불가능하니 참 답답하고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친구도 답답했는지 어제 통화 도중 히오스 1:1 얘기를 꺼내더라구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맵은 용의 둥지로 한다.
먼저 두 명의 영웅을 서로 금지 시킨다.
나는 소냐(제 주캐), 캘타스를 밴하겠다.

저는 하겠다고 단박에 외쳤습니다. 그리고 스랄을 금지시켰죠. (스랄이 1:1에서는 셀 것 같았어요. 친구의 주캐는 누더기와 아즈모단입니다.)  친구는 아즈모단을 선택했고, 저는 도살자를 택했습니다. 여기서 여쭙고 싶습니다. 맵의 특성, 캐릭터의 특성, 캐릭터간의 상성 등을 고려할 때 누가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이나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살자가 유리할 것 같아서 도살자를 택했네요. 라인 클리어, 용병, 건물 철거, 1:1 등등 부족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여러 분의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p.s 1 상대 아즈모단 레벨은 11이고, 제 도살자 레벨은 7입니다.(그래도 특성은 어느정도 찍을 줄 압니다.)
p.s 2 스타, 위닝은 제가 훨씬 많이 이겼습니다.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