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게임의 일러레가 또 '그집단' 소속이라고 하여 내쳐졌고, 내쳐진 쪽은 사상검증이다! 이건 잘못된거다! 라는 말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의문이 몇가지 생겼는데요. 제 생각이 정리가 안되어 여러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이렇게 질문을 올립니다.
바쁘신 분은 요약만 보시고 짧게 답글 달아주셔도 감사히 참고하겠습니다. 예 아니오로만 답글 달아주셔도 괜찮습니다!

요약
1. 사상검증은 나쁜 것인가?
2. 내가 보기에 불건전한 사상을 주변에 강요하는 모습을 ‘자유’라고 방임할 수 있는가?
3. 회사가 불건전한 사상을 가진 이를 내치는 행위는 시장논리에 따른 것 아닌가?
4. 당신이라면 불건전한 사상을 가진 이를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내치겠는가?

1. 사상검증 자체는 나쁜 것인가? 혹은 불법인가?

-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따라서 [자유로운 사상]이 허용된 국가다. 그러니 사상검증 따윈 있어서는 안된다. 라는 주장을 봤습니다. 제 생각에는 사상의 자유가 있다면 [남의 사상을 싫어할 자유]도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상을 검증하지 말라는 것 또한 사상강요가 되니까요.

2. 개인이 불건전한 사상을 갖는 건 자체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걸 대놓고 드러내 활동하는 걸 '자유'라고 보고 용인해야하는가는 조금 의문입니다.

- 이제 [불륜은 불법이 아닙니다.] 그러나 불륜을 곱게 보는 시선은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불륜을 하고 다닌다]고 자랑스럽게 떠드는 사람도 거의 없죠. 사회에는 법규 이외에도 도덕적인 사상, 보편적 가치사상이 있고, 불륜은 이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 누가 불륜 만세 혹은 결혼해도 애인 2~3명 정도는 있어야지, 자유연애야 말로 진짜 사랑 등을 떠들고 다니는 사람을 좋게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사람, 내 직장 동료 이자 후배 입니다. 자꾸만 주변 동료들에게 주말마다 젊은 애인 한둘 만들러 가자. 다같이 자유연애를 시작하자. 그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내며 한 둘 꼬시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제가 너 그렇게 살지 말아라. 생각을 고쳐먹어라. 라고 이야기 하는게 그렇게까지 잘못된 일일까요. 그냥 방관하며 받아들이는 사람들 몫으로 그냥 상관하지 않는게 맞는 걸까요.

3. 불건전한 사상과 시장논리

- 오프라인에서는 메갈의 메자도 들어본 적이 없으나, 메갈일러레 해고 사건은 온라인 서브컬처계에선 아주 큰 이슈입니다. 사실 네이버 댓글들만 하더라도 심심치않게 메갈이니 일베니 하는 이야기가 툭툭, 튀어나옵니다. 어쨌든, 어떤 게임이 소위 [메갈이 묻었다.] 라는 소문이 납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주요 소비층이 그 사상을 싫어] 하여 회사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쳐올 것이 예상되는 바 결국 메갈 일러레를 내치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이건 시장논리로 봐야할 텐데 자꾸만 사상검증이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좀 의아합니다. 반대로 회사의 [주 소비층이 그 사상을 좋아]해서 회사입장에서는 그 일러레를 쓰면 쓸 수록 이득이 될 것 같다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그 사상을 가진 사람을 일부러 섭외할거라 생각되는데 말이지요.

4. 여러분이 사장이라면 손해를 무릎쓰고 불순한 사상을 거르시겠습니까? 아니면 방임하시겠습니까?

A 프로그래머는 핵심프로그래머 입니다. 초반 시스템 구축에 지대한 공을 세웠고, 핵심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죠. 그런데 이사람 일베사이트의 VIP 극성회원입니다. 소아성애에 관한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의 글을 올려 많은 호응을 받기도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장인 당신은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를 해고한다면, 핵심 시스템의 유지보수에 지장이 생기고 회사는 막대한 손해를 입을 것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나요 저라면, 이 경우 사상검증이고 뭐고 제 인생이 걸린 문제니 그를 일단은 방임할 것 같습니다. 제발 불법만은 저지르지 않기를 하루하루 기도하면서 매우 찝찝하게 출근할게 틀림없지만 말이죠. 이렇게 쓰고보니 저라는 인간은 사상을 이익/손해에 따라 구분할 뿐인 소인배에 지나지 않는 다는 걸 재차 확인하게 되어 슬프군요.

내일 또 아침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쓸데없는 의문이 생겨서 밤늦게 몇 자 끄적여봤네요. 날이 갈수록 온라인 커뮤니티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나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던 가치판단의 기준, 사상들이 통째로 흔들리는 경우가 몇 번 있거든요. 오늘 가지게 된 의문도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쓰잘데기 없는 질문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