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주제이긴한데, 한국에서 가져온게 다 떨어져서 사야할 것 같습니다. 현재 위치는 스위스인데, 소심하게 궁금증 던져봅니다.
1. 우리나라처럼 일반마트에서 판매하나요?
2. 들어보니 유럽 사이즈 규격이 우리나라에 비해 꽤 크다고하던데, 사고보니 안맞을 불상사가 있을까요?
...써놓고보니 묘하네요. 답변 부탁드려요ㅠ.
1. [텅빈 거리에서(1990) - 01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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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사이로 비치는 초라한 모습은
오늘도 변함없지만 오늘은 꼭 듣고만 싶어
그대의 목소리 나에게 다짐을 하며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손에 외로운 동전 두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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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윤종신'을 대중에게 알린 신호탄과 같은 노래입니다. (지금의 목소리를 들으면 '이게 윤종신이라고?' 라는 말부터 먼저 나오는 그런 노래이기도 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더욱 유명하기도 했던 노래입니다. 장호일이 카투사 시절, 수화기 너머로 울고있는 미군을 모티브로 만든 노래라고 강심장에서 밝힌 바가 있습니다. 미군이 수화기 너머로 '미안하다. 떠나지 마라.' 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고 '여자친구랑 헤어지나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생각해보니 해당 전화는 관내로만 통하는 전화였고 그 미군은 답답함에 빈 수화기에 소리를 쳤다는, 그런 소름끼치자면 소름끼치는 에피소드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애타게 불러보지만 이미 여자친구는 떠나간 뒤라는 내용입니다. '동전 두 개 뿐' 은 지금 시대상으로는 참 이해하기 힘들지만, 당시 공중전화의 수화기 요금이 대략 20원이었기 때문에 붙은 가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정말 잘 모르겠지만 아조씨들은 다들 알아들었을겁니다. 공중전화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나중에 요금서에 다 붙어나오는 거 아닌가요?
2. [21세기 모노리스(1996) - 01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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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고 불렀죠 파괴를 믿고
화폐를 믿고 과학이란 종교를 믿었는데
누구를 탓할까요 버려진 낙원
신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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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반전의 (저에게) 시초격 되는 노래입니다.
가족이 재회하는 순간 떨어지는 핵 한방은... 참 지금 생각해봐도 컬쳐쇼크네요. 객원보컬은 신경필인데, 이는 윤종신이 군 복무 때문에 공식적인 참여가 힘들자 일부러 가명을 만들어서 익명으로 참여한 노래입니다.
내용은 2032년, 지구는 자원고갈, 인구증가, 그리고 각종 사이보그(B2)들의 범죄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A-4 행성에 Dream City를 건설하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징집되었고, 행성간 노동조절위원회는 7년 동안의 건설 노동에 지친 1차 파견 노동자들을 귀환시키기로 햐였다. 그러나 이미 지구는 핵전쟁의 위기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남자주인공은 노동자로, 여자주인공은 부인으로써 기다리던 중 드디어 재회의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핵전쟁의 분위기는 점점 과열되고 있었고, 불안함이 누적되다가 결국 만남이 성사되는 순간... Nuclear Launch Detected.
컬트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자주 듣는 노래입니다.
3. [동네 한바퀴(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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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게 친절했던 가게 아줌마
가파른 계단 숨고르며 오른 전철역
그냥 지나치던 모두가
오늘 밤 다시 너를 부른다
계절은 또 이렇게 너를 데려와
어느새 난 그 때 그 길을 걷다가
내 발걸음에 리듬이 실리고 너의 목소리 들려
추억 속에 멜로디 저 하늘위로
우리 동네 하늘에 오늘 영화는
몇 해전 너와 나의 이별이야기
또 바껴버린 계절이 내게 준 이 밤
동네 한 바퀴만 걷다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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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의 마지막 공식앨범이기도 합니다. 이후, 월간 윤종신으로 대체됩니다.
정석원 특유의 생활밀착형 가사의 시초격 중 하나인 노래입니다. 동네 한바퀴를 돌면서 전 연인에 대한 회상을 떠올립니다. 이 노래를 알고난 이후부터 뭔가 사람이 되게 찌질해지더라고요 크크크. 조금만 익숙한 풍경이 나오면 이전 사람이 떠오르던... 여튼 참 기분이 묘한 노래입니다.
굳이 연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모든 풋풋한 사랑에 대입될 수 있어서 더 아름다운 노래같기도 합니다.
4. [야경(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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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디쯤인가 우리 자주만난곳
많은 약속이 오고갔던곳
마치 너의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왜 잊지 못하냐고 묻네
우리 언제쯤인가 마주칠수 있겠지
저 불빛속을 거닐다보면
먼저 알아본사람 나였으면해
난 언제나 바라봤기에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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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윤종신의 찌질가사 중 가장 높게 치는 곡인, 야경입니다.
원 멜로디는 박신양의 연인입니다. 해당 노래가 러블리한 프로포즈라면, 이 노래는 윤종신 특유의 감성을 마음껏 느낄 수 있습니다. 새벽에 감성 충만한 상태로 이 곡을 들으시면, 오랜만에 전 사람도 생각나고 기분이 묘해질 수 있을겁니다.
개인적으로 해당 게시글에 링크된 야경보다는, 월간 윤종신(행보 2015)에서 리메이크한 야경이 조금 더 모던한 느낌이라 더욱 깔끔하게 들을 수 있으실겁니다.
5. [오르막길(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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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여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크게 소리쳐
사랑해요 저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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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원제 때문인지 프로포즈 노래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던데, 이 노래 프로포즈에 쓰기 정말 좋은 노래입니다 :).
사랑 뿜뿜한 다른 프로포즈곡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서로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며 사랑하자는 내용이라 저는 더욱 마음에 들더라고요. 서로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면서 사랑하는 것도 행복하고 중요하지만, 서로 힘든 부분을 이해하고 돕는 것도 진정한 부부의 아름다움이자 가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증거영상]
물론 정인이 부른 오르막길도 좋습니다만, 저는 윤종신의 보컬이 좀 더 마음에 들더라고요. (기술적으로는 정인이 나은 것 같습니다만 흐흐)
엄마와 지낸 이번 삶
나 정말 행복했어요
이제 편안히 쉬세요
엄마야 이제 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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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가급적이면, 울고 싶을 때 들으세요.
보통 다른 노래들은 적당히 슬픔이란 감정이 억제되어 있는데, 이 노래는 슬픔의 감정을 그대로 분출하는 목적 그 자체인 노래라서... 참 듣고있으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노래입니다.
특히 무덤덤하다가 마지막에 절규 수준으로 뱉어지는 가사라인과 보컬이 사람 마음을 더욱 찢어지게 만들더라고요.
실제로 작사를 도왔던 장호일의 어머님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셨던 것을 바탕으로 만들었던 노래입니다. 당시 윤종신의 어머님께서도 많이 편찮던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애절하게 들리는 노래입니다.
7. [배웅(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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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날 말리지 않을 거예요 잊지 못 할 걸 알기에
그냥 기다리며 살아가도록 내내 꿈꾸듯 살도록
그대 혹시 다른 사람 만나면 내가 알 수 없게 해 주길
그대 행복 빌어주는 나의 처량한 모습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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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에게 첫 상업적 패배를 안겨준 작품이지만, 노래는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하림을 영입하여 공동작업한 최초의 음악입니다. 헤어지게 된 상대를 그저 '배웅' 헤야만하는 사람의 심정을 절절하게 잘 대변해준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하림이 공동작업해서 그런지, 하림 특유의 멜로디가 반영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 조금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8. [거기까지만(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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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대 내 시야를
벗어난 그 순간부터
난 흐느낄 수 밖에
거기 까지만
내가 견딜 수 있는 건
그대 없다는 게
날 어떻게 만들어 갈 지
내일이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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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데, 히트가 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워하는 노래입니다. 윤종신 특유의 찌질감성이 잘 느껴지던 노래입니다.
9. [너를 찾아서(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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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멋 따위가 어딨어
좋은 사람으로 남는다고
뭐가 달라는데 나 미쳐가는데
니 가슴에 남는 나 그게 뭔데
...
어디있니 너의 흔적 찾아
따라가려 해
분명히 남겼을 걸 넌 예쁘니까
내가 없어도
그 미소는 잃지 않을 너이기에
먼발치에서 라도 보고만 갈게
큰 숨 한 번에 좀 더 견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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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으로 퀄리티 있던 곡을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좋니 만큼이나 이 곡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별의 멋 따위가 어디 있어' 라는 가사가 가장 공감갑니다. 좋은 이별 따위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요. 누군가는 이별의 슬픔을 잔뜩 머금고 가는 것이 이별인데, 혹시 나만 멋진 이별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반대로 정말 안좋은 만남이었지만 이기적인 나의 애정으로 인해 누군가는 큰 상처를 받았을 수 있습니다. 양면으로 갈라 서있는 사랑이란 감정을 은근히 잘 표현했죠.
이별한 뒤에도 매달릴 수 밖에 없는, 포기하지 않는 특유의 느낌을 잘 살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0. [이별의 온도(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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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랑한다고
아직까지 이별하고 있다고
그 하루에 끝나는 게 아니란 걸
이별이란 게 넌 어때 모진 사람아
이제 더 그립다고
너무 더디게 이별하고 있다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온도는
추억이 되어 바람은 너를 데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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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도 노래지만, 개그스러운 뮤직비디오가 더욱 기억에 남는 노래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그 온도는 추억이 되어 바람은 너를 데려와' 라는 가사와 1절과 2절 사이로 넘어가는 기타 세션이 정말 마음에 드는 노래입니다. 유투브 댓글 중에 '웃음에서 처량함으로 소름끼치게 만드는 굉장한 재주' 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뮤직비디오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온도'란 단어가 '혼돈'으로 들려서, 오히려 이도 저도 못하는 상태를 더 어울리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더라고요.
외의 추천하는 노래
[오래전 그날(1993)]
- 지금의 윤종신을 만든 노래입니다. '교복을 벗고' 라는 밈이 오히려 더 인기를 끌었던 이상한... 마치 [건축학개론] 처럼 대한민국 남성의 흐름 속에 숨어있는 첫 사랑이 잘 스며들어 있죠.
[좋니(2016)]
- 노래방에서 수많은 남자들의 목청을 찢어놓은 노래 중 하나인 좋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좋니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이 노래 때문에 대충 예약해도 제일 앞자리 먹을 수 있던 윤종신 콘서트가 인산인해가 되어버렸거든요(...).
[고요(2015)]
- 윤종신 노예 중 하나인 정준일 씨가 부른 노래입니다. 정준일의 느낌을 더 좋아하지만, 원곡자 윤종신의 느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말꼬리(2011)]
-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 말꼬리입니다. 마찬가지로 정준일 씨가 먼저 부른 노래입니다.
[내일 할 일(2008)]
- 성시경이 보컬해서 더욱 유명해진 노래 중 하나죠. 저는 성시경의 느낌이 조금 너 나은 것 같습니다만, 팬심으로 윤종신 Version 을 밀어봅니다.
[환생]
[이별 연습]
[너의 결혼식]
[1월부터 6월까지]
[뒷모습]
[한 번 더 이별]
[부디]
[고속도로 로망스]
[지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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