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5/01/06 06:09:10
Name sylent
Subject OPL 관전일기 - '8배럭‘이 사는 법,
OPL 관전일기 - SKY 프로리그 2004 3Round Mercury리그 9회차 (2005년 1월 5일)


'8배럭‘이 사는 법

상대가 ‘내츄럴 본 저그 킬러’이자 한 때 최강의 테란 플레이어로 추앙받던 ‘황제’ 임요환 선수였다는 걸 감안해도, 테란 킬러로 명성이 자자한 ‘폭풍’ 홍진호 선수 조차 ‘8배럭-치즈러시’에 세 번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면 그 빌드의 효용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히나 <레퀴엠>처럼 러시 거리가 가까운 맵이라면 8배럭-치즈러시의 힘은 극대화 되기 마련이다.

신정민 선수는 앞마당 멀티의 유혹을 딛고, 스포닝 풀을 먼저 건설하는 적절한 초반 운영으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괴물’ 최연성 선수의 8배럭 플레이가 무효화 되는 순간이었고, 게임 팬들은 다시 한 번 괴물의 넉다운을 관전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품었다. 하지만 최연성 선수는 하늘을 사이언스 베슬로 뒤덮으며 이러한 기대와 우려를 한꺼번에 종식시켜버렸다. 왜? 최연성 선수 정도의 테란 플레이어를 상대하는데 중요한 것은 공격의 강도 보다 얼마나 지속하느냐 임에도 불구하고 신정민 선수는 너무 많은 여지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1경기 한빛Stars vs KTF MagicNs
Round1 <알케미스트> : 나도현(T6) vs 김윤환(T3)
Round2 <레퀴엠> : 박대만(P9) vs 강민(P3)


프로리그는 신인들의 멋진 등용문이었다. 그리고 오늘 또 한명의 멋진 테란 유저가 새싹을 틔웠다. 나름대로 가까운 러시 거리를 가진 <알케미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더블 커맨드를 시도한 발칙한 신예 김윤환 선수는 골리앗 드랍으로 ‘미스터 벙커링’ 나도현 선수의 본진을 귀찮게 하는 동시에 4기의 벌처로 앞마당 멀티의 SCV를 잡아내는 재기발랄한 전술로 상대의 진출 타이밍을 뒤틀었다. 연이은 드랍십 견제로 나도현 선수의 시선을 빼앗은 김윤환 선수는 나도현 선수의 모든 진출로를 차단하며 드랍십 운영을 강제하고 이를 더 많은 드랍십으로 상대하며 시간을 끌어 자원량의 차이를 유도, 배틀 크루저로 경기를 마무리 하였다.

KTF의 선수 육성 시스템은 확실한 병력 차이가 나기 전까지는 섣불리 공격하지 않고, 그 차이를 가시적으로 확인 했을 때 주저하지 않는 ‘지지 않는 운용’을 체화한 테란 플레이어 김윤환 선수를 낳았다. 이제 남은 것은 엘리트로 자라나는 미래뿐이다.


<레퀴엠>에서 펼쳐진 박대만 선수와 강민 선수의 대결은 훌륭한 드래군-드라이브와 셔틀-리버 컨트롤을 보여준 ‘몽상가’ 강민 선수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박대민 선수는 신예 프로토스들의 경향에 발 맞춰 꾸준한 물량을 선보였지만, 강민 선수의 투지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확인한 강민 선수의 경기력은 그가 온게임넷 개인 리그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특정 경기에 집중하는 강민 선수의 기spirits는 여전히 ‘꿈’만 같기 때문이다.


2경기 KOR vs SK텔레콤 T1
Round1 <알케미스트> : 한동욱(T3) vs 박용욱(P6)
Round2 <레퀴엠> : 신정민(Z9) vs 최연성(T6)


소수 마린으로 ‘악마’ 박용욱 선수의 프루브와 첫 질럿을 무난히 잡아낸 ‘리틀 임요환’ 한동욱 선수는 몰래 팩토리 전략이 실패하자 전략을 신속하게 선회, 더블 커맨드와 동시에 진출을 시도하여 자리를 잡았다. 상대적으로 늦은 멀티에 대한 압박감을 느낀 박용욱 선수는 궁여지책으로 빠른 캐리어를 선택했고, 이에 대한 한동욱 선수의 안일한 대처는 결과적으로 박용욱 선수의 선택에 힘을 실어 주었다.

캐리어를 확인 했을 당시 이미 팩토리는 충분 하였고, 소수의 골리앗을 동반한 병력의 집중으로 공격을 감행했다면 한동욱 선수는 의외로 싱겁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포트를 늘리는 악수를 선택하는 바람에 옵저버를 쫓아다녀야 하는 수고를 하게 되었고 결국 많은 수의 드래군과 캐리어의 조합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신정민 선수의 좋은 대처 때문에 8배럭 전략의 실효를 잃은 최연성 선수는 저그의 늦은 앞마당을 확인하고, 자신의 부족한 SCV를 보충하기 위해 본진 더블 커맨드라는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최연성 선수의 가난함은 방워 타워의 부재를 낳았고 이를 정확히 파악한 신정민 선수는 뮤탈리스크로 게릴라 전을 펼침과 동시에 가디언을 준비, 최연성 선수의 앞마당 멀티를 무력화 시켰다. 신정민 선수에게는 피니쉬 펀치만이 남아 있는 상황. 하지만 신정민 선수는 레어 유닛으로의 회귀라는 안타까운 결심을 하게 된다.

최연성 선수는 신정민 선수의 하이브 체제에 대항하기 위해 많은 베슬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고, 탱크를 포기 한 채 SK 테란의 최종판 ‘구름베슬‘을 구성하였다. 하지만 신정민 선수는 최연성 선수의 궁여지책에 호흡을 맞추려는 듯, 탱크 없는 바이오닉 부대를 상대로 울트라-저글링 혹은 디파일러-러커 체제로 전환을 뒤로 한 채 히드라 중심의 병력을 운용하고 결국 최연성 선수에게 역전의 기반을 마련해 주고 말았다.

하이브 유닛을 통한 공세 뒤에는 여전히 하이브 유닛들을 통한 2타, 3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테란이 베슬을 모으기 위해 포기한 많은 허점들은 반드시 파고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정민 선수는 이미 승자의 여유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이를 놓치지 않고 기회로 삼은 최연성 선수는 히드라를 ‘베슬 지우개’로 쓸어내는 여유를 보이며 보기 좋은 역전승을 거두었다.

어제 맨 끈은 오늘 허술해지기 쉽고, 또 내일에는 풀어지기 쉽다. 나날이 다시 동여매야 하듯이 유리한 상황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기 전까지 거듭하여 동여매야 한다. 물론, 이는 비단 신정민 선수뿐만 아니라 그동안 역전승을 허용했던 모든 플레이어들이 머리속에 담아두어야 하는 말이다.


by sylent, e-sports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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