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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6 23:20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왕이 자신들과 다른 존재가 아니라 그냥 사대부 중에서 대표 라고만 생각하기도 했고 - 그 유명한 예송논쟁 - 중종은 본인이 아닌 신하들에 의한 반정으로 왕이된 첫번째 사례기도 했죠.
19/02/16 23:22
중종의 위치가 좀 그렇죠. 연산군 다음 왕인데 이 말은 쿠데타 세력의 대리인으로 왕위에 올랐고 그만큼 권력이 낮을 수 밖에 없죠.
19/02/17 00:08
사실 막상 반정공신들이 좀 일찍 죽은 편이고
중종이 어느정도 정치력을 갖고 난 뒤로는 중종한테 찍혀서 살아남은 인물이 없습니다.. 반정공신들 제외하면 중종때 권력자들이 대부분 중종이 뒷배를 밀어주고 이용해먹다가 후려치고는 해서..
19/02/17 00:38
하지만 왕권이 약하다는 선입견과는 다르게 조선의 왕권은 굉장히 강력한 편이었습니다. 애초에 성리학의 절대적인 한 축이 [충효]인데 그 충효의 꼭대기가 [왕]인걸요. 조선의 왕이 성리학에 따른 정론으로 신하들을 조지기 시작하면 이게 가불기였습니다.
19/02/17 06:29
뭔가 사람의 선의에 기댄 정치라고해야하나 그렇죠.
왕에게 막대한 권력을 몰아넣어주고선 끊임없이 그 권력을 맘대로 쓰지 말라고 신하들을 통해 압박하고, 그렇게 왕과 신하들에게 권력을 몰아 넣어주고서 끊임없이 백성을 위해 그 권력을 써야한다고 압박했죠. 왕에게 권력을 많이 줬지만 장남세습이 잘 이뤄진 적이 별로 없을 정도였고, 신하들에게 권력을 많이 줬지만 그만큼 신하들의 권력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졌죠. 왕에게 뭐라하면 목숨을 날릴 수 있을 정도로 왕의 권력이 강하지만, 목숨걸고 왕에게 충언하는 것이 선비의 도로 여겨지던 나라.
19/02/17 10:11
솔로 14년차님 말씀처럼 선의에 기댄 정치라고 할 수 있으나, 그 선의가 개인이 아닌 국가가 만들어낸 이념이라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꽤나 조선의 정치 시스템이 잘 짜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에서 조선만큼 오래 버틴 나라도 몇 없죠. 문치라는 측면에서는 지금 국회의원들보다 조선 때 명신들이 더 수준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명분에 지나치게 끌려서 교조화된 케이스도 적지 않았으나(대표적으로 조광조와 송시열), 그 명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니 정치가 결정적인 부패에 이르지까진 않았죠. (물론 뒤로 갈수록 이것이 무너지긴 했으나 원래 인지상정이 그런거니까요.)
19/02/17 00:02
이 글 읽고 재미있어서 좀 알아봤는데 기묘사화 6개월 전이라는 걸 알고나니 소름이 돋더군요.
저 글에 나오는 김안국은 파직, 이청은 유배, 기준은 사형....
19/02/16 23:58
왕이 아직 인내심 게이지가 남아있으면 신하들이 하는말 어지간하면 들어는 주죠.
근데 한계가 넘으면 그냥 다 박살낼수 있는게 조선 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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