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은 평소에 신분을 가린채 궁궐 바깥에 나가 민심을 살피는 것을 즐겨했는데 그 일화중 하나입니다.
어느 날 숙종은 밤에 미행으로 남산골을 순시하였다. 밤이 깊은데 어디서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나서 소리를 쫓아가 보니 어느 오막살이 집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들창사이로 안을 엿보니 젊은 남편은 글을 읽고 새댁은 등잔 밑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젊은 선비 내외의 모습은 비록 가난하지만 귀엽고 흐뭇해 보였다.
얼마쯤 지나 젊은 남편은 책을 덮으며 속이 출출하다고 하였다. 그러자 새댁이 조용히 일어나 벽장 속에서 주발 뚜껑에 담은 송편 두개를 꺼내 놓으며 드시라고 한다. 남편은 반가워하며 얼른 한개를 집어 먹더니 두개째 집어들었다.
그리자 임금은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시장하기는 마찬가지 일텐데 어찌 혼자서 두개를 다 먹나?' '인정머리 없는 놈'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남편이 송편 하나를 입에 물고 새댁의 입에 넣어주는데 서로 사양하며 즐기는 것이었다.] (업계포상?)
숙종은 부부의 애정에 감동하며 부러운 마음으로 궁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나인을 불러 송편이 먹고 싶다고 하자 수라간이 온통 난리를 치루며 큰 수라상이 들어 오고 큰 푼주에 송편을 높다랗게 괴어 전후좌우 옹위를 받으며 요란스럽게 들고오지 않는가
눈 앞에 아른거리던 어제밤의 아름다운 광경은 깨어져 버리고 울컥 화가 치민 왕은 "송편 한 푼주를 먹으라니 내가 돼지야?!" 하면서 송편 그릇을 뒤집어 엎으며 내동댕이 쳤다. 모두 왕의 심정을 알리 없어 의아해 할 뿐이었지만 그 후 내막을 알게 되고
"푼주의 송편이 주발 뚜껑 송편의 맛보다 못하다"는 속담이 생겨났다고 한다.
평소 숙종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해못할 이야기도 아닙니다..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