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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27 17:32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14/10/27 17:58
이 시를 읽고 나서부터 그렇게 좋아하던 간장게장을 먹을 수 없었다는 독자들을 가끔 만난다.
미안하지만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내 시에 걸려든 것! 나는 여전히 잘 먹는다. -안도현 인터뷰 中-
14/10/27 22:09
이상하게 삶은건 괜찮은데 생 게나, 생 새우같은거 먹으면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서..
먹고 난 후 항상 괴로워 하면서 먹습니다. 괴롭지만 맛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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