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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3/25 13:14:11
Name jerr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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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책가도와 지식에 대한 동서양의 관점 (수정됨)




어린 시절(?)에 친구의 자취방에 자주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독서를 좋아하는 국문과 대학원생이었는데, 방에 책꽂이가 없어서인지 수백 권의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더라고요. 저 역시 독서광이었기에 관심 가는 책이 있으면 꺼내 읽곤 했는데, 책을 아래서부터 위로 쌓아 놓으니, 밑에 있는 책을 꺼내기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끔 사극을 보다 보면 장서각 같은 곳이 나오는데 여지 없이 책을 아래부터 쌓아서 보관합니다. 당시에는 무심코 스쳐 지나갔지만 저에게 예전부터 쌓여 있던 편견 - 왜 불편함을 개선하려 하지 않는 걸까, 머리가 나쁜 걸까- 이 머리를 스쳐 갔습니다. 유독 우리나라만 그런 걸까 하고 검색해 보면 중국의 장서각도 비슷하게 책을 쌓아서 보관하는 형태가 보입니다.

조선에는 책가도(冊架圖)라는 그림의 장르가 있습니다.
책거리를 그린 그림이지요. 서양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바로 이 책가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가도를 보면 여지 없이 책을 쌓아서 보관합니다. 책가도의 예술성은 차치하고, 서양인에겐 책을 이렇게 쌓아서 보관하는 것이 신기하지 않을까요?

물론 책을 세로로 보관하려면 어느 정도 책꽂이에 견고함이 있어야 합니다. 사극의 책꽂이를 보면 허름한 선반 형태에 좌우가 뚫려 있어 세로 보관이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만, 견고한 책꽂이임에도 책을 쌓아서 보관합니다.

"총, 균, 쇠"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동서양의 발전에 대한 서적이나 좋은 이론이 많기에 제가 감히 여기에 숟가락을 얹으려 하는 것은 아니고요. 제 개똥이론으로는 지식에 대한 동서양의 태도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바로 이 책의 보관법이 아닐까 합니다. 책을 세로로 보관하는 방식의 이점은 당연히 다시 꺼내 보기 좋다는 점이죠. 반대로 책을 쌓아서 보관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네,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동양의 책 보관법은 그것을 단지 재산으로 "보관" 한다는 의미 이상이 보이질 않습니다.

토머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얘기하듯이 당대에서 인정받고 공인하는 "정상과학"이라는 것은 기존의 지식과 이론들을 극복하고 검증하고, 기존  패러다임을 부수고 나타납니다. 즉, 지식이나 과학은 완전히 독립된 사상가나 과학자의 "개인적인 읊조림"이 아니라 다른 이론들과의 치열한 투쟁과 극복과정을 통해 탄생합니다. 한 사상가나 과학자의 이론은 그 자체로 '자기 완결적인' 것이 아 니라 연구되고 극복, 강화돼야 할 대상일 뿐입니다.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과학, 철학도 역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만일 고전의 사상과 이론이 자기 완결적인 것이라 믿는다면, 후학들에겐 그것이 극복해야 할 하나의 '가설'이 아니라 '경전'에 불과한 것이겠지요. '경전'은 완벽히 암송하고 인용할 수 있다면 그 다음에는 참조가 아니라 보관의 대상입니다. 그것을 다시 '참조'해야 한다면 헛공부를 한 것이겠지요. 즉 완벽히 '암송'과 이해가 끝난 서적을 다시 끊임없이 꺼내서 참조할 일이 없기에 책을 쌓아서 보관하는 법이 일반화되었겠죠.

물론 끊임없는 투쟁과 극복을 통해서 중심이 이동한 유럽과는 달리 중국 중심의 교조적인 문화, 세계관이 형성된 중세 이후의 동아시아를 보면 지식을 대하는 이러한 태도는 단순히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거대한 역사적, 지리적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소중화" 조선의 왕이 즐기던 아름다운 그림에 이러한 경향성이 가장 집약된 "책가도"가 있다는 건 뭔가 아이러니 합니다.

현대의 책뿐만이 아니라, 당장 PGR의 정성글만 봐도 참조 서적 무수히 적혀 있어서 무한한 신뢰감이 갑니다.

A.L.바라바시의 책에서 네트워크에 대한 이론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지만 그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양에겐 지식도 네트워크지만 동아시아에게 지식은 완결, 고립 배타적인 섬이 아닐까. 월드와이드웹을 만든 서양답게 여전히 링크를 무한 확장하고 연결하려고 하지만, 아시아의 대부였던 중국은 여전히 링크를 단절하고 고립시키려고 하네요.

그러나 제 글은 뻘글이라 참조 서적 따위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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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꾹새
23/03/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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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참신한 관점 같습니다! 동서양 차이가 생각보다 많군요.
무한도전의삶
23/03/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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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장정 기술의 차이도 반영돼 있을 수 있습니다. 권자장, 절첩장, 호접장, 선장, 코덱스 등등 미술관에서 설명을 듣고 왜 동양은 가로로 쌓았는가 단박에 이해했는데 자세한 설명은 기억에 없습니다.
23/03/25 14:36
수정 아이콘
책을 세워서 보관하고 찾으려면 당연히 제본을 제대로 하여 책의 뒷변에 책제목을 노출 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제본 기술이 안되면 세워 보관하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23/03/25 13:42
수정 아이콘
저는 양장본 책은 눕혀서 보관합니다. 책을 세웠을 때 표지만 바닥에 닿는 책은 세워서 장시간 보관하면 상할 수 있어요. 무거운 책일 수록 더 그렇죠. 책이 상하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제 취미중 하나가 영화 포스터 모으는 건데 a4파일에 비해 무게가 더 나가는 a3 클리어 파일에 포스터를 넣어서 장시간 세워서 보관할 경우, 그냥 멀쩡히 보관만 했는데도 나중에 보면 종이 포스터 하단이 중력에 의해 구겨진 경우가 생깁니다.

본문에 나온 옛날 책의 경우에는 표지와 속지 높이가 동일할 터이니 세워 둔다고 쉽게 상하진 않겠지만 말씀하신대로 '보관'하는 방법으로는 쌓아두는 게 책의 변형을 조금이라도 더 방지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옛날 사람들이 이런 생각으로 눕혀서 보관하진 않았을 거 같지만요 흐흐
23/03/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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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성의 기술적인 한계의 측면이 있다는 걸 잘 알겠습니다.
23/03/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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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분도 말씀하셨지만, 장정기술의 차이가 큽니다.

1. 아시겠지만 목판본의 경우, 목판은 당연하지만 세워서 쌓아 보관합니다. 보관면에서 훨씬 유리한 형태니까요.
지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고는 관계없이, 순수하게 책의 형태에 따른 문제라고 봐야죠.
조선시대의 책은 목판본으로 인쇄한 종이를 절반으로 접어서 책의 한페이지를 만들고, 그 페이지를 겹쳐서 쌓은다음 끈으로 묶는걸 책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책은 화선지 뭉치에 가까웠고, 종이에 힘이 없으니 세워둘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책이란걸 그렇게 쌓아두고 볼만큼 흔하지도 않았었고요.
당연히 세워두고 꽂는 문화를 발전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2. 현재의 책이라는 형태는, 서양에서도 아주 오래된 기술이 아닙니다. 서양은 파피루스나 양피지가 대세이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그때 양피지라고 쌓아서 보관하고 이런건 아니잖아요?
다만 서양권에서는 책을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문화가 있었고, 책표지/책등을 비롯한 장정기술의 발달에는 그런 예술작품화 시키는 문화가 있었을거라고고 추측해봅니다.
23/03/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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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팔만대장경이나 기타 세워서 보관성이 좋은 책은 그렇게 보관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 아버지가 박물관장을 하셨고 그래서 과거 책들을 보관하거나 유지하는 걸 많이 봤는데 과거의 책들이라고 양장본이 아니라고 세워서 보관하는 게 어렵지는 않습니다(물론 조선 후기의 책들이고요. 책가도가 유행한 것도 정조 이후니) 기술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말로 책들을 많이 참조하는 환경에 있엇다면 이러한 시스템이나 습관을 유지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밀고 나간 뻘글이라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23/03/25 18:02
수정 아이콘
책은 세워놓는게 책 수명에 더 안좋습니다.
책장에 꽉꽉 채울때나 책에 부담이 덜가는거지, 대충 세워놓으면 책 종이가 휘어요. 하드커버 양장본이나세로로 세워도 잘 버티는거죠.
일단 그 시대에는 책장이란것도 큰 의미가 없던 시대고, 책장이 있어도 그걸 채울정도로 책이 많지 않았다는걸 감안하셔야죠..
조선조까지는 책을 많이 참조하는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한 시대입니다.
23/03/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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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책을 세워서 보관하더라도 근, 현대의 방식으로 책을 제본하지 않으면 찾는 것이 불가능하니 기술적인 문제가 많겠네요.
보틀넥
23/03/2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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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워서 보관하는것과 그걸 자주 꺼내 읽어보는 것 사이에 말씀하신것과 같은 연관성이 크게 있을까요? 책장에 꽂지못한 책들은 옥탑방 계단 거실 창문 등등에 쌓아두는데 의외로 꺼내서 읽어보는 경우가 많거든요. 익숙해지면 별로 불편하지 않아요!
보틀넥
23/03/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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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글에서 뭔가, 뭔가 책 쌓는 법에서 동서양 철학 및 사상의 우열을 설명하려는 느낌이 있어 좀 꺼림칙해 덧붙입니다.
23/03/25 14:27
수정 아이콘
우열이라는 게 절대적이라기보단 시대적인 상황에 따른 것도 있겠지요. 사상의 우월이라기보단 사상을 대하는 태도나 지식 발전의 관점에서 보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숨고르기
23/03/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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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불석권했던 공자님은 주역을 20번이나 손수 제본했다고 하죠. 위에도 써주셨지만 장정방식 탓에 동양책들의 내구성이 좀 떨어지는데 서양책처럼 세로로 쌓아두면 훨씬 더 금방 망가져 버릴겁니다.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도 세워서 보관한탓에 적지않게 훼손되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적이 있네요
자발개보초
23/03/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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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도 가로로 쌓으면 책 찾기 힘들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오랜 보관을 위해선 저렇게 해야했고 다른 보조적인 방법을 이용해 원하는 책을 찾았습니다.

1. 위치에 따라 목록을 작성
https://jsg.aks.ac.kr/dir/view?catePath=%EC%88%98%EC%A7%91%EB%B6%84%EB%A5%98%2F%EC%99%95%EC%8B%A4%2F%EA%B3%A0%EC%84%9C&dataId=JSG_K2-4634

2. 책 밑이나 옆에 제목 적기
http://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32657
라멜로
23/03/25 14: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다른 분들도 글 많이 써주셨지만
본문 보면서 딱 드는 생각이 그냥 종이 차이 아닐까 싶은데요

지나치게 자기 생각에 갇힌 과대해석 아닐지..... 싶기도 하네요
23/03/25 14:41
수정 아이콘
종이나 제본 기술의 차이라고 지적하시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만 필요가 결과물을 만든다는 생각이 드네요. 동양의 제본 기술이 떨어져서 그랬는지, 그럴 필요가 없었는지도 궁금하고요. 2000년 전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과연 책을 어떻게 보관했을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ioi(아이오아이)
23/03/25 14:47
수정 아이콘
그 시절은 양피지, 파피루스 시절인데 그걸 세워서 보관할 정도의 기술력이면,,,,
동굴곰
23/03/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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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기면 파피루스죠. 두루말이 형태입니다. 가로고 세로고 의미가 없... 가로에 가깝겠죠?
중국의 제지술이 넘어오기 전까지 서양쪽의 종이는 파피루스/양피지가 대세고 둘 다 두루말이 형태가 기본일겁니다.
23/03/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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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고전의 사상과 이론이 자기 완결적인 것이라 믿는다면, 후학들에겐 그것이 극복해야 할 하나의 '가설'이 아니라 '경전'에 불과한 것이겠지요. '경전'은 완벽히 암송하고 인용할 수 있다면 그 다음에는 참조가 아니라 보관의 대상입니다. 그것을 다시 '참조'해야 한다면 헛공부를 한 것이겠지요. 즉 완벽히 '암송'과 이해가 끝난 서적을 다시 끊임없이 꺼내서 참조할 일이 없기에 책을 쌓아서 보관하는 법이 일반화되었겠죠.]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조선시대야 말로 과거 기록을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고하고 인용하였습니다. 하물며 후학 양성을 위해서라도 경전에 대한 학습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책을 꺼내보고 인용하는 것은 조선시대 가장 보편적인 일이었고, 조선시대 전국적으로 세책가라 하여 책을 대여하고 반납하는 형식이 일상화 되어 있었습니다. 절대 한 번 외우면 보관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어요. 하물며 가장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왕조실록조차 과거 기록을 참고하기 위해선 사관들이 수시로 보곤 했습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게 인간이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한정되어 있는데, 그걸 한 개인이 다 외우고 그리고는 책을 참고하지 않는다? 그게 가능할리가 없습니다. 그냥 책의 보관이 가로인 것은 책의 제작 기술과 상황에 기인한 것이지 지식을 어떻게 취급했느냐와는 거의 관련이 없어요.
23/03/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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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경전을 암송하는 것은 중세 이후 조선의 고전적인 학문 학습 방법이지요. 이건 제 뇌내망상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선현들의 지식과 경험을 결정론적인 것으로 받아들인 것도 사실이고요. 결론이 틀렸다고 지적하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만, 르네상스 이후를 기준으로 볼때 유럽과 동아시아가 지식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많이 다르다고 봅니다. 그리고 왕조실록, 승정원 일기 같은 기록은 선현들의 주장을 담은 서적, 학습서가 아니라 일종의 "로그" "히스토리"의 역할을 하는 자료지 제가 말씀드린 진리나 지식을 담은 책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같네요. 기록을 외우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23/03/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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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을 왜 가로로 놓았는가에 대한 글 아닌가요? 학습 방식에 대한 차이를 설명하는 글이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만 그게 책을 들려다보지 않았다는 결론과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억지로 연결고리를 만들려다보니 이상한 결론이 나오는 거죠
23/03/2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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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실은 책을 왜 계속 참조해야 하는데 저렇게 보관하는가?는 의문에서 시작해서 근대 이후 동서양의 지식에 대한 인식론적인 차이를 얘기해 보려 했습니다만, 전제에 대한 사실적 근거가 무너지다보니..
파프리카
23/03/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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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경전은 중국 고대의 언어로 쓰여진 데다가 한자의 다의성 때문에 해석이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유학의 발전은 경전의 문구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하는지와 맥을 함께 합니다. 그래서 경전에 많은 주석들이 추가되고 이에 대해 이견과 논쟁이 있어왔던 겁니다. 심지어 4서 5경 중 <상서>처럼 분서갱유를 겪으면서 소실되었다가 복구된 책은 무엇이 진짜 경전인가를 놓고 오랫동안 논쟁과 연구가 있어왔습니다.

성리학이 절대시되었던 조선시대 때만 해도 이기논쟁, 예송논쟁, 호락논쟁 등 경전 및 예법의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논의는 계속 있어왔습니다. 왜냐하면 유교는 공자 이후 완결되어 정체된게 아니라 다른 여러 사상과 종교들처럼 끊임없이 변화해왔기 때문입니다.

P.s 그리고 유학자들은 경전을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다시 읽고 되새김질 했습니다. 왕들도 세자시절 지겹게 공부한 중용이나 대학을 경연에서 다시 읽었습니다.경전을 다 이해한다면서 책을 덮어두고 더이상 안읽는건 선현과 경전에 대한 모독과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일각여삼추
23/03/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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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적 발전론에 가까운 주장 같습니다.
23/03/2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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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이 무슨 논문이나 신문사설도 아니고 개인의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자유게시판에 표현한것 뿐인데 몇몇 댓글들이 과대해석이니, 말도 안되느니 등등 표현이 지나친거 같네요.
23/03/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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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23/03/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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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네 뇌내 망상에 기초한 뻘글이긴 하고, 윗분들 지적처럼 사실 대한 이해도 부족도 맞는 말이지만, 그것 외에도 동서양의 문제로 이야기가 흐른 것에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하는 약간의 창의성의 발현이 욕먹을 만한 일인지는 의문입니다만.
23/03/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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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해석이라거나 말도 안된다고 하는 댓글은 욕먹는게 아니죠.
창의성적이라고 하셨지만, 동시에 뻘글인것도 사실입니다. 사실관계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신걸요.

당장 서양에서도 책이 대중화되고 양장본으로 세워서 보관한 역사가 오래되지 않습니다. 그것도 아무리 빨라도 구텐베르그 이후로 봐야할테고요. 대량생산된 서적을 어떻게 보관하느냐라는 관점에서 세로꽂이가 나왔다고 봐야하고, 그 이전의 책은 하나같이 고급품이었던걸 감안해야죠.

지금 적으신 내용은, 동일한 시기에 동양과 서양의 발전의 차이가 있던걸 보니 동양인은 게으르고 서양인은 부지런했다는식으로 결론내는 방식과 전혀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23/03/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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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 이야기의 주제는 책가도로부터 시작했는데 정조 이후의 얘기입니다. 실제로 서양의 중세 시대만하더라도 중국에 기술도 생산력도 앞서지 않았지요. 동서양의 차이는 르네상스 이후로부터 벌어지기 시작했고, 자본주의의 도입과 더불어 더 심화되었지요. 이 게시판에도 조선 후대에 우리는 이러고 있을 때 서양은 이랬다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달리는데 왜 16세기 이전 이야기를 기준으로 얘기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지식을 대하는 태도는 동서양의 심성의 부분이 아니라. 인식론적인 부분입니다. 게으르다 부지런하다의 영역이 아니라요. 제 글이 옹호받을 만한 훌륭한 글은 아닐지라도 배경에도 없는 전제로 공격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23/03/2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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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한 주장에는 과격한 반응이 나오는 거죠. 무슨 글쓴이에게 욕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용이 말이 안 된다는 게 본문의 글보다 뭐가 그렇게 더 지나친지도 모르겠거요.
23/03/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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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한 주장이라고 보실 수도 있겠군요. 저는 동서양의 근대 이후의 인식론의 차이를 책가도의 비유에 살짝 얹은 건데 비유가 잘못됐다는 점이라면 수긍할 수 있겠습니다만 왠지 동양을 왜 비하하냐,라는 식의 감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것같습니다.
보틀넥
23/03/2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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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신 글 다시 읽어보시면서 동양쪽에 사용된 형용사를 확인해보세요. 정말 건조하게 '비교'를 했는지 아니면 은연중에 부정적으로 평가했는지요. 교조적이다, 극복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고립/배타적이다 등등
동양쪽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동의하지는 않지만. 근데 이런 방식은 좀 아닌 것 같아요.
23/03/2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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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부정적으로 사용한 게 맞습니다. 근대 이후 동양의 지식을 대하는 태도가 뒤쳐짐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요. 그건 정확히 보신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단순한 단견이나 감정은 아니고요. 단지 책거리에 대해 비유한 게 억지라는 지적은 제가 충분히 감수해야할 부분이고요.
보틀넥
23/03/2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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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견을 만약 글에서부터 단정적으로, 그러니까 확실히 표현하셨다면 지금같은 찜찜함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처음 몇몇 댓글에선 사상의 우월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론(?)의 차이를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등과 같이 '그런거 아닌 척' 하셨던 것 같거든요. 그런 '척'이 주장 그 자체보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네요.
23/03/2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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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리 과격한(?) 주장인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시는군요. 사람이 모든걸 다알순 없기 때문에 틀리거나 빠뜨린게 있으면 그걸 지적하면 되지 말도 안된다고 하는건 좀 감정적 대응 같아보입니다.
23/03/25 19:13
수정 아이콘
말도 안 된다는 소리라뇨. 제게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시는군요.
임전즉퇴
23/03/25 20:31
수정 아이콘
망치를 너무 꼭 쥐고 다니면 못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 잘못 때리면 곤란해집니다.
ComeAgain
23/03/25 21:45
수정 아이콘
이 글에 있는 것처럼, 가설과 검증을 더 철저하게 했으면 문제없지 않았을까 싶네요.
글에는 이러이러하다는 가설이 있는데, 검증할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서 이런 반응이지 않나 싶습니다.
단비아빠
23/03/25 22: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책을 세워서 보관하느냐 쌓아서 보관하느냐는
위에서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다시피 결국 장정 방법의 차이일 것입니다.
세워서 보관을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거죠.
그러나 그럼 왜 동양의 책들은 서양의 책처럼 두껍고 하드커버인 형태로
빠르게 발전하지 못했을까?
이건 결국 인쇄기술과 시장규모의 문제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인쇄기술 자체가 일방적으로 서양쪽에 밀린 것은 아닙니다만..
역시 한자라는 덫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동양과 서양의 인쇄혁명 이후의 발전속도 차이도 상당 부분은 이러한
인쇄 시장 규모의 차이에서 기인하지 않나 싶습니다.
자료 찾기가 힘든데... 근대 이후의 유럽은 아마 문맹율이 그 이전의 유럽
또는 동시기의 동양에 비해 유의미한 수준으로 낮지 않았을까 합니다.
검색해보니 17세기 네델란드가 문맹율이 매우 낮았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여성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던가 유대인들은 탈무드로 어릴때부터
기본적으로 교육받아서 문맹율이 매우 낮았다던가 하는 글이 있네요...
책 보급이 문맹율을 낮게 만들고 유럽 발전을 주도한 것은 맞는데
그 원인을 신교 보급에서 찾는군요... 신교 보급으로 성경을 직접 읽으려는
수요가 문맹율을 낮추었다고... 근데 그런 수요에 맞춰서 성경을 인쇄해서
보급할 수 있었던 것도 원인의 하나일테니 결국 인쇄기술의 승리 아닐까요?
동양권이야 뭐... 한자는 사대부들의 글자니까 말이죠...
문맹율 99%라고 해도 끄덕끄덕 할 듯...
숨고르기
23/03/26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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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런데 서양은 문맹률이나 인쇄술이나 동양보다 나을게 없었던 중세때부터 하드커버가 일반적이었거든요. 반면 동양의 책들은 얇은 종이 재질과 한자의 정보 압축률 덕분에 서양책보다 얇고 가벼워서 굳이 하드커버로 제본할 이유가 없고, 한번 쓴 종이를 씻어서 몇번이고 다시 재사용하는 세초 문화 때문에 적용하기도 어려웠을것 같습니다
단비아빠
23/03/26 01: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제 생각엔 그건 필기방법의 차이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쇄가 아니라 필사하던 시절로 가면...
붓글씨의 경우에는 솔직히 두껍게 제본된 하드커버 공책을 주고서 거기다가 붓으로 글씨 쓰라고 하면 많이 무리겠죠...
펼쳐놓고 붓으로 글씨를 쓰려면...
낱장으로 된 한지에 쓰고서 나중에 제본하던가
아니면 제본된 공책에다 직접 쓰더라도 책의 두께나 제본 방법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 않을지..??
하지만 펜으로 쓰는 서양 알파벳의 경우에는 하드커버로 두껍게 제본된 공책에 바로 쓸 수가 있으니
그런 점에서 차이가 발생한건 아닐까요?
아 여기서 쓸 수 있다라는건 책으로서 가치가 있을 수 있도록 공들여서 예쁘게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뭐 그냥 알아볼 수만 있도록 메모하는 느낌으로 쓰는거라면야... 두껍게 제본된 책에 붓글씨로 쓰더라도
불가능하진 않겠지요.
숨고르기
23/03/26 09:56
수정 아이콘
네 필기방법 차이는 바로 종이 재질, 그리고 문자와 연관이 있죠. 뭐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긴 한데 일단 알파벳과 한자의 차이 덕분에 문자 하나하나의 가독성이 중요한 동양의 종이는 점점 섬세하고 얇아지는 쪽으로 발전했고, 한장에 최대한 꽉꽉 담아 많이 쓰는게 필요한 서양은 점점 질기고 튼튼하게 발전해나간것 같습니다.
손꾸랔
23/03/26 05:12
수정 아이콘
책을 왜 쌓아놨을까 하는 의문은 함께 생각할 포인트가 되어서 좋은데,
찾아볼 필요가 없어서 책을 쌓아놨다는 추리에는 공감이 안 되네요.
유가의 담론은 경전을 비롯한 고전 및 고사를 정당화 근거로 삼는만큼, 당쟁이나 상소 등을 통해 벌이는 정치투쟁에서
조선의 관료와 사대부들에게 고전 찾기는 중요한 작업이었을 겁니다.
물론 과거 공부할 때 웬만큼 외워뒀겠지만 학식과 체면, 어쩌면 목숨이 걸린 실전 상황에서 확인작업을 생략했을까요.
다만 책을 꺼내보더라도 지금의 풍경과는 다른 느긋한 시대인만큼 굳이 하드커버라는 사납고 엽기적인? 제본까지 고안해서 적용할 필요는 없었지 않나 추측해봅니다.
암튼 덕분에 제가 서구의 책 생김새의 역사에 대해 아주 깜깜하구나 하는걸 느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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