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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1/10 14:58:45
Name 호모스툴투스
Subject [일반] 동네 바보형 바보누나들을 기억하시나요? (수정됨)
저는 90년대생 서울 토박이입니다.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오래된 주공아파트 단지에서 보냈고, 최근 재건축된 신식 아파트로 이사했어요.
신식 아파트가 좋긴 좋더군요. 공간활용의 효율성부터 시작해서 쓰레기 처리, 주차 등 많은 요소들이 생각보다 훨씬 편리해져서 놀랐습니다.
그래도 옛 시절의 풍경이 그립지 않은 건 아녜요. 넓찍한 모래사장 놀이터와 동네 뒷산 개울가의 개구리 소리 같은 것들이 가끔 생각나죠.
그러다 문득 운동장이나 놀이터에 종종 출몰하던 바보형 바보누나들이 떠오르더군요. 정확한 나이도, 정확히 어떤 장애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는, 추레한 행색에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멍한 눈으로 여기저기 정처없이 다니던 분들이요.

어린 저는 그분들이 조금 무서웠습니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도 모르는 막연함 때문이었나봐요.
그런데 당시 같이 축구하고 놀던 친구 중에 하나가 바보형에게 인사를 하더라고요. "형 안녕!" 이러고요. 그리고 우리가 노는데 인원이 부족하니까 같이 껴서 하자고 제안을 하더군요. 그렇게 얼떨결에 바보형이랑 같이 축구를 했어요. 뭐 엄청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그 형이 있다고 딱히 불편하지도 않았죠. 그 이후로는 저도 경계를 풀고 바보형을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바보누나도 더이상 무섭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분들에 대한 기억이 아주 까마득해요. 어디로 간 걸까? 모르겠어요. 그리고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이 신식 아파트 단지에서는 왠지 그런 분들이 등장하는 장면 자체를 상상하기도 힘들어요. 좋은 경험이 있었던 저조차도, 여기 사는 꼬맹이들이 그런 바보형 바보누나들이랑 가까이 있는 걸 본다면 뭔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할 충동을 느낄 것만 같아요.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추억보정된 기억으로 인한 '옛날이 좋았어'식의 편향도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점점 우리 스스로를 취약한 존재로 만들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어요. 우리는 불편을 박멸하고 언어를 소독하면서, 동시에 타자와의 비위생적(일 가능성이 높은) 만남에 대한 면역을 떨구고 있는 건 아닐까요? pgr 여러분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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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한
23/01/10 15:03
수정 아이콘
최근에 LA / 라스베가스 여행을 다녀왔는데,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버렸구나..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23/01/10 16:06
수정 아이콘
저도 미국에서 가장 놀랐던게 거리에서 장애인들을 굉장히 자연스럽거 아무렇지않게 많이 마주친다는 거였습니다.
글로벌비즈니스센
23/01/10 19:00
수정 아이콘
식당에 장애인 이용하는게 불편하면 구글리뷰, 옐프에 사정없이 폭격 들어가죠.
김연아
23/01/11 12:13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랑 경제 규모가 비슷한 스페인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이, 저런 분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놀러 다니는 걸 보고 감명받았다는 글을 쓰셨는데,

제가 스페인을 가서 똑같은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코르도바라는 진짜 소도시에서, 단체로 함박웃음을 지으며 관광을 하고 있는데, 진짜 뭉클했습니다.
23/01/10 15: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수십년전 동네에 방치되어 배회하던 바보 형/누나들이 어떤 추억일 수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금치산자에 준하는 장애인들에 의한 천재지변과 같은 사고 또는 피해자가 되는 사례들이 많아 현실적으로 어느정도는 관찰 및 보호 해야한다 생각..
돼지뚱땡좌
23/01/10 15:13
수정 아이콘
문득 푸코의 "광기의 역사" 떠오르네요.
23/01/10 15:16
수정 아이콘
장애인주간보호시설에 입소해있습니다
밤에는 가족이랑 함께 자거나 시설에서 자는 경우도 있고... 주말에는 가족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시스템이에요
23/01/10 15:23
수정 아이콘
+ 집이나 가족이 없는 장애인은 장애인거주시설, 장애인공동생활 가정에서 머물기도 합니다

장애인들이 평생 시설을 떠나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없으니 - 평생 군기가 약한 군대에서 못 벗어나고 산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이런 곳에서 벗어나 사회로 다시 장애인들을 돌려보내자는 사업이 탈시설입니다. 다만 탈시설은 기관에서 모여서 관리하던 시스템보다 금전적으로 사회복지사 고용에 돈이 어마어마하게 드는 것이 현실화되기 어려운 주요한 이유이고, 둘째로는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비용을 장애인단체측에서 받아 집행하기를 원하는지라 기존에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던 측(주로 종교단체가 많습니다) 입장에서는 굉장히 싫어하는 내부갈등이 극심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23/01/10 15:18
수정 아이콘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던 시절에는 여러모로 많은 피해를 봤겠죠...
똥진국
23/01/10 15:29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어릴적에는 어딜 가나 꼭 바보 형, 바보 누나가 동네마다 있었습니다
한국사회에서만 특이한건지 아니면 그게 사람사는 동네마다 다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두가지 반응이었던게 기억납니다
동네 애들과 놀면서 어울리는 동네가 있었고 동네 애들에게 놀림감, 괴롭힘 당하는 동네가 있었습니다

그때 그 사람들 일부는 죽기도 했을거고 일부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갔거나 했을겁니다
조현병자가 자격증 학원에서 문제일으킨적이 있었는데 다른 사이트인가 커뮤니티에 딱 그 사람이구나 하는 글을 봤습니다
그 집이 그 사람을 정신병원 입원시킬 돈이 없다는 이유로 고시원을 단기간 머물다가 다른 고시원으로 옮기면서 살게 하더군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방식이었습니다만 아마도 이런식으로 처리하는 집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어릴적에 그런 사람을 접했다고 면역이 생기는거 같지는 않습니다
자폐증이 있는 사람을 대하는건 무척 어렵더군요
일주일에 1시간 정도 보는건데도 어렵습니다
우영우요? 그거 드라마잖아요
23/01/10 15:46
수정 아이콘
람보형이랑 또 한명 있었는데 되게 재밌게 놀았습니다 크크
23/01/10 15:56
수정 아이콘
저는 어렸을 때 소위 바보형에게 맞았던 기억이 있어서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다만 지금 상황이 건강한가에 대한 의문은 늘 있습니다.
Myoi Mina
23/01/10 15:56
수정 아이콘
닥터프렌즈에서 전두엽 절제술 다루면서 비슷한 얘길 했었는데..

예전에는 그냥 동네에 저런 사람들 있으면, 누구네 집 몇째 아들,딸이구나....라면서 나름 챙겨줬었지만, 점점 현대화되가고 핵가족화되면서, 저런 분들 케어가 쉽지 않아 병원으로 보내지게 됐다는......
23/01/10 16:04
수정 아이콘
전 좀 동의합니다.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편하고 친숙했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요)에서 저 사람 뭐야 이상해 무서워가 될 가능성이 많죠. 누군가에겐 살면서 아예 본적도 없고 낯설것이기 때문에.
OneCircleEast
23/01/10 16:05
수정 아이콘
음.... '미친사람'이 아니라'바보형'이라고 부를 정도이고 같이 놀자고 했을 때 놀 수 있을 정도의 지능이 있다면 요즘같은 경우에는 뭐 장애인 입소시설 이런데 보낼거는 아니고 그냥 밖에 있는 시간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잘 안보일겁니다.... 정상인 애들이랑 놀다가 뭐 잘못 건드리기라도 하면 난리가 나기 때문에 집에서 잘 안내보내고 애들 없을 시간대에 부모님이랑 같이 산책하고 그런 식으로 사는 경우가 많고..... 주변에 장애인 학교같은게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아직도 그런 바보형들 많이 보입니다. 제가 사는 곳도 그런 동네인데 바보형들끼리 같이 놀고있고 근처에 부모님들이 관리감독(?) 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23/01/10 16:54
수정 아이콘
대중교통으로 통근하다보면 심심찮게 보입니다.
자연스레 피하게 되는건 어쩔 수 없지만요.
빼사스
23/01/10 17:05
수정 아이콘
어머니가 사시는 빌라가 구로쪽인데, 가끔 어머니 뵈려고 가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얼마나 춥든지 주차 관리해 주는 젊은 분이 계신데, 아니 매일 상시 이 작은 빌라 주차를 다 관리하기가 쉽나? 이러면서 몇 년 봤는데 최근에 어머니가 말씀하시기로는 장애가 있어서 저러는 거라고 해서 놀란 기억이 나네요.
레드빠돌이
23/01/10 17:08
수정 아이콘
뒤쳐지는 사람은 버리고 가는 사회라....
가만히 손을 잡으
23/01/10 17:15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우리는 감춰버리고 부모에게만 책임을 떠 넘기죠.
김피탕맛이쪙
23/01/10 17:18
수정 아이콘
저희동네는 좀 무서웠어요.. 바지를 벗고 다니셨거든요..
23/01/10 17:23
수정 아이콘
제가 외국에서 10살 때 한국 들어왔을 때 같은반에 동네 바보 형에 해당하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근데 짝궁 바꾸는 시간인데 아무도 이 친구랑 짝궁을 안하는거에요. 여자애 붙였더니 울더군요. 그래서 선생님이 얘랑 짝궁할 사람? 했을때 제가 손을 들었습니다. 근데 그때 들었던 말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어휴 그래 잘됐다 다행이다" 묵은 체증이 내려간다는 식으로 쓰레기 치우듯이 말하더군요. 선생이라는 사람이요. 그 순간은 아직까지도 제가 한국사회에 적응할때까지 가졌던 가장 날카로운 기억입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23/01/10 19:30
수정 아이콘
제가 그 장애아와 짝 붙여줬더니 울고불고 난리쳤던 그런 애였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기억이네요. 성진(너무 흔한 이름이라 가리지 않고 씁니다)이 다시 만나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네요.
김연아
23/01/11 09:36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 선생님이 그냥 제게 붙여줬네요

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애들이 말하는 거 들으면서 상황에 대해 이해를 했습니다
23/01/11 12:02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랬는데 지금 생각하면 선생님이 나름 반 아이들 중에 고민하고 붙여줬던 거 같아요. 연아님도 그랬겠죠.
김연아
23/01/11 12:10
수정 아이콘
아마 그러셨겠죠. 그 당시에도 지금도 뭐 선생님이 나빴다거나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진 않았고, 저도 나중에서야 이게 많은 애들이 꺼려하던 일이었다는 걸 알게되었죠. 그래도 일반학교는 다니는 수준이라, 그 애 때문에 힘들거나 한 일도 없었구요.
스덕선생
23/01/11 11:4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부끄러운 자화상이죠. 저 역시 같은 일이 있었고요.

좀 모자란 여학생이 있었는데 학원에서 괴롭힘당하고 니가 HOT를 좋아할 자격이 있냐(?)면서 욕먹을 때 나한테 어그로 튀는게 무서워서 같이 껴서 한 패거리가 되었던 일 말이죠.

저 역시 이후 이지메 피해자가 되었던것 역시 그 인과응보라고 생각합니다.
파프리카
23/01/10 17:25
수정 아이콘
요즘은 취업 많이 하시죠.
탑클라우드
23/01/10 18:29
수정 아이콘
방치되지 않아서, 어딘가에서 보고받으며, 혹은 티나지 않게 살아가고 있기에 그러리라고 믿고 싶지만...
최근 더 글로리를 봐서 그런지 걱정스런 마음이 드네요.
분신사바
23/01/10 18:35
수정 아이콘
그 전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그런 가족이 생기고 나니깐 길거리서도 눈에 띠게 되더군요…
싸구려신사
23/01/10 19:27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나이대인제 본문과 거의 유사한 경험이 있습니다.
얼굴도 많이 상한 형 뻘의 이웃이었고, 먼발치서 보기만해서 불편한 정도는 잘 가늠이 되질않았어요. 그동네 벗어난 후로는 그런경험이 거의 없었네요. 지금은 어찌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23/01/10 19:29
수정 아이콘
일본만해도 길거리에 장애인들 굉장히 많더라구요. 한국은 그야말로 시설에다가 다 [치워버린] 상태죠. 저도 소시적엔 동바형누나들 종종 봤었는데, 그 시절에는 오히려 스탠다드가 '아직 사회가 덜 발달해서 저런 애들을 다 수용못해 돌아다닌다' 에 가까웠죠. 지금 기준으로 보면 꽤나 차별적인 관점입니다만, 한국이란 사회가 그만큼 급변에 급변을 거듭했으니까... 요즘 탈 시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전 이거 지지합니다.
23/01/10 19:58
수정 아이콘
미국이나 유럽, 일본 쪽 보면 이동권 측면에서 확실히 배려가 더 잘되어 있다는 게 보이더군요. 문화적으로도 더 그렇고.. 한국은 국가 발전 시기 때부터 복지든 뭐든 상당 부분을 가족에게 넘긴 게 크고, 실제로 장애인 가족들은 가족 차원에서 케어하려고 돈이든 뭐든 꽤 많이 소모하곤 하죠.
달과별
23/01/10 20:56
수정 아이콘
일반적인 대중 이동권에선 휠씬 그쪽이 뒤쳐져 있을겁니다. 영국 같은 나라는 21세기 와서도 육교 등 건설할때 휠체어 배려 의무가 없더군요.

대신 버스와 택시와 비슷한 제도를 많이 이용하죠.
23/01/10 21:5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영국이든 미국이든 지하철 같은 것도 워낙 오래돼서 휠체어 타는 사람은 엘리베이터 같은 걸로 이동 자체가 어려운 곳도 많더라고요. 그럼에도 이런 국가에서 이동권 관련해 좋다고 느낀 장애인들이 많더라고요. 예전에 이야기 듣기론 말씀하신 택시나 버스 등으로 대체하는 부분 등 다른 수단들과 문화적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달과별
23/01/10 22:01
수정 아이콘
오래된 것 이야기가 아니라 새것들 이야기입니다. 미국은 70년대 이후 연방법상 휠체어 고려 의무입니다. 영국은 그런거 없고요. 나라마다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묶기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23/01/10 22:28
수정 아이콘
"일반적인 대중 이동권" 이야기를 하려면 '오래된 것'인 지하철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고, 미국이든 유럽이든 한국 대비 역사가 워낙 오래된 지하철이 많아서 이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하더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다 묶기가 어렵다면 이동권 측면에서 '훨씬' 뒤쳐져 있다 말하기가 어렵기도 하고요. 기타 수단, 법적인 부분이나 문화적 요인까지 고려하면 한국보다 뒤쳐졌다 말하기엔 그쪽들이 더 낫다는 말이 많죠. 한국이나 북미, 유럽이나 여전히 계속 발전하고 있는 단계긴 합니다만.
Your Star
23/01/10 21:47
수정 아이콘
잠시 재밌게 지낸 적이 있는데, 생각해 볼 문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2년째도피중
23/01/10 22:46
수정 아이콘
나 불편한 건 (그래서 남과의 경쟁에 뒤쳐질 가능성이 생긴다면) 조금도 못견디는 사회라 놔둘리가 없습니다. "만에 하나 내 아이가 잘못되면"이라는 무적의 논리가 보조해 줄거고요.
23/01/10 23:26
수정 아이콘
장애인 취업 보조금? 같은게 있는가 보더라구요
음식점에서도 쓰더라구요
물론 직접 응대는 안하고
테이블 치우기 청소 같은 위주로요

직원분에게 주문하려고 불렀는데
들은채도 안하길래 계속 불렀더니
다른 직원분이 오더니 장애인 직원이라
청소만하고 응대는 안하니 양해부탁드린다고...
아빠는외계인
23/01/11 01:46
수정 아이콘
조현병 유병률은 전세계 어느나라에서나 1퍼센트 가깝게 나옵니다 원래라면 꽤나 자주 마주쳐야 하는게 정상이죠
23/01/11 03:28
수정 아이콘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여학생만 보면 가슴과 성기를 만지려고해서 도망가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레드락
23/01/11 08:26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다닐때 약간 덩치 큰 남자 장애인 학생이 있었는데 눈 마주치니 목을 조르려는 동작을 하며 다가와서 도망쳤는데... 계속 쫓아와서 문방구에 가서 한참 구경하는 척 하며 숨어있다 나간 기억이 있네요.
23/01/11 08:49
수정 아이콘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한 교실에서 생활하며 서로 이해하고 배워가는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지적 장애인들이 단원이 되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았습니다.
여전히 어두운 면도 많이 있겠지만,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아요.
23/01/11 09:49
수정 아이콘
약간 주제에는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갑자기 한병철 교수님의 피로사회 책의 첫 문장이 생각나는군요.
정확하진 않지만, '각 사회는 그 사회를 대표하는 질병이 있다.'였나...
그 후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7, 80년 대는 병영 국가였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으로 억압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억압하는 분위기에 맞는 질병은 '광인'이라구요.
생각해보면 90년대에 동네 바보형, 바보 누나도 있었지만, 정말로 광인도 많았었죠.
혼잣말로 횡설수설하고 다닌다거나, 윗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다 벗고 다닌다던가 하는 사람들이요.

그리고 한병철 교수님은 2000년대 이후 사회에 맞는(?) 질병으로 '우울증'을 꼽으셨죠.
2000년대 이후에는 사회가 훨씬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정신적 억압은 없기 때문에 광인은 줄었을지라도,
정신적 탈진으로 인한 우울증이 빈번하다구요.

책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했었습니다.
23/01/11 10:30
수정 아이콘
그게.. 몇년전부터 정신과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들이 언론에 자꾸 노출이 되면서 예전 같으면 경찰서에 잠시 붙잡혔다가 풀려나는 사람들이 죄다
시설이나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죠.
'응급입원'이라고 경찰들이 종종 사람들을 데려 옵니다. 그러면 강제로 72시간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되는데..
이게 보호자가 없거나 이 사람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시군구청장에 의한 입원(행정입원)으로 돌려 버려요.
그러면.. 밖에 못나가죠. 중간중간 심사란걸 받기는 하는데 퇴원 하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나른한날
23/01/11 10:44
수정 아이콘
예전에 같은반에 하나 둘씩 있었는데 평범하게 무시하거나 싫어했었습니다. 나이 들고 보니 내가 보상이나 칭찬을 못받아도 신경 써줄걸 잘해줄걸. 항상 후회합니다.
한국안망했으면
23/01/11 12:11
수정 아이콘
현대 한국 도시시민들이 지나치게 무균실 같은 환경을 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친 노출 제한도 나름의 위험인데 말이죠.
이렇게 살게되면 개인의 삶이나 사회 시스템에 조금이라도 균열이 있을때의 대응 능력이 취약해질 것 같습니다. 근데 삶에서의 위기나 시스템적 불안은 삶이라는 꽤 긴 시간 축에선 필연에 가깝죠.
23/01/11 12:11
수정 아이콘
몇년 전 시사프로에서 다룬 걸 봤는데 소수의 강력사건과 연관되면서 사회적으로 거부감이 더 생긴 거 같더군요. 비율로 따지면 그들이 딱히 사건을 더 많이 일으키는 건 아닌데도요. 방송 보니 따로 격리시키는 경향은 있어 보이더라구요. 복잡한 문제입니다.
Grateful Days~
23/01/11 13:25
수정 아이콘
자연스럽게 조현병 환자가 애를 던지는 사건같은게 떠올라버리니... 후우.. ㅠ.ㅠ
몽키매직
23/01/11 14:08
수정 아이콘
사회생활이 쉽지 않은 정도인 분들은 대부분 시설에서 생활합니다. 어디로 없어져서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이 없을 뿐이죠. 시설에서 일하거나 협력하는 사람들은 매일 보죠. 소셜 믹싱은 대부분 학령기 까지고, 20대 이후에는 사는 곳부터 분리가 되기 시작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과 비슷한 사람들을 매일 보고 살죠. 국내에 중국인 많은데 내가 보는 범위에서는 잘 안 보인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시스템적 결함 어쩌고 이야기하기에는 우리나라의 취약층 복지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보통은 복지 사각지대인 취약층 경계선에 있는 분들 복지가 문제에요.
서브탱크
23/01/11 19:02
수정 아이콘
저도 한번 궁금한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엔 왜 동네에 바보(?)들이 안보일까?
저 중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동네에 소위 얘기하는 바보형 바보누나들이 두어명은 있었거든요.
요즘은 시설이 잘되어있어서
아침에 와서 차에 태워서 가더군요
알아보니 거기서 간단한 작업의 일을 하고 어느정도 돈도 벌고 하는 체계가 지역마다 잘 되어있었습니다.
지방 소도시에도 그런곳이 두어곳 있더군요.
23/01/13 08:56
수정 아이콘
요즘은 바보형.누나.는 별로 없고.
adhd 가 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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