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4/12 13:55:03
Name 휘군
Subject [일반] 피지알 탈출 대작전 - 실패 (수정됨)
요 근래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2시간짜리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매번 중간에 핸드폰을 들어 뉴스를 보거나, 피지알을 들어와 유게-스연게-자유게-선게-질게 를 순서대로 들렀다가곤 했습니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여서, 1시간밖에 안 되는 시간인데도 어김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는 합니다.
게임은 나은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저는 작년말부터 올해까지 여러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현 시점엔 하고 있는 게임이 없습니다. 가장 빠져서 했던 하데스나 원신을 할 때도, 하루에 몇 시간 정도를 썼나 돌아보면 피지알을 들여다본 시간과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수준입니다. 그 재미있는 게임을 몇 개나 끝내는 와중에도 꾸준히 피지알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대체 이 사이트의 마성은 어느 정도란 말입니까?  

인터넷에서 주는 무언가의 정보 - 그것이 유익한지 여부는 차치하고 - 를 걸신들린 것처럼 찾아헤맨지는 한참 된 것 같습니다. 일이 바쁘면 피지알만 들어오곤 했는데, 요즘은 들여다보는 사이트가 점점 많아집니다. 가서 뭐 새로운 글 없나 하고 찾고, 리플도 좀 보고, 그것도 없으면 다시 피지알에 와서 업데이트 없나 보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가서 읽는 글이래봤자 사실 안 읽어도 제 인생에 아무 손해 없는 글들입니다. 손흥민이 골을 넣었다든지, 아니면 어떤 야구팀이 어떤 선수의 트레이드 여부를 놓고 조율중이라든지, 어떤 여초 사이트 근황이라든지, 그 코인 근황이라든지, 미얀마 시위 사태나 '오조오억'이라는 단어에 대한 논쟁이라든지, 선거를 둘러싼 각종 후일담과 반응과 이슈를 마치 뇌에 블랙홀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빨아들입니다. 그것들을 흡수해서 어떤 통찰이 생긴다거나 지식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도움이 된다면,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감각일까요?

세상에 이슈는 넘쳐나고 제 삶은 그 많은 이슈 속에서 점차 목적지를 잃어갑니다. 점차 집중력은 떨어지고, 이제는 일의 퍼포먼스도 영향을 받는 지경이라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인데, 어떻게 해야 이슈로부터, 피지알로부터 (흡!) 해방될 수 있을까요?

저의 첫번째 탈출 작전은 잘 때 핸드폰 충전을 침대 옆에서 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난 주말에 핸드폰 충전기를 뽑아버리고 귀여운 자명종을 하나 사서 두었습니다. 앞으로 핸드폰 충전은 거실에서 할 예정입니다. 그럼 적어도 자기 전에 한 시간, 아침에 일어나서 한 시간- 침대에서 폰 보며 뒹굴거리는 일은 없겠지요. 아직 제대로 해본 날은 없지만, 성과가 생기면 꼭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의 두번째 탈출 작전은 업무용 컴퓨터에서 인터넷을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지금 그 업무용 컴퓨터로, 없애버릴 브라우저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쓴 뒤 브라우저를 모두 지워버리고 퇴근 전까지 일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폰도 어딘가의 서랍에 넣어두겠습니다.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피지알 금단증상이 생겨서 다시 폰을 꺼내들고 자게에 들어올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일단은 탈출 시도를 해봅니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어쩌면 쇼생크 탈출 뺨치는 대탈주극, 집중력 극적 회복, 하루에 남는 시간 3시간! 같은 경탄할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부디 저의 성공을 기원해주시길 부탁드리며, 자 그럼, 퇴근 후에 만나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원래 대댓글로 경과보고를 드려야 함이 마땅하나... 자괴감이 들어서 본문글에 적어봅니다.
어제 업무 시간 중에 4번 들어왔습니다... '지금 보고 있죠?' 네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평소보다 조금 들어온 것에 만족합니다... 오늘은 좀 더 줄여보려고요.
언젠가는... 탈출할 겁니다 반드시...!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우스타
21/04/12 13:56
수정 아이콘
1시간 후에 뵙겠습니다.
Foxwhite
21/04/12 14:01
수정 아이콘
대신귀
여운자
명종을
드리겠
습니다
BlazePsyki
21/04/12 14:01
수정 아이콘
30분 뒤에 뵙겠습니다.
리자몽
21/04/12 14:01
수정 아이콘
60초 뒤에 뵙겠습니다 :)
내맘대로만듦
21/04/12 14:02
수정 아이콘
저도 요새 확실히 느껴요. 이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과하게 커뮤질을 하고있다는 느낌을..조금 받죠.
지금도 테이블 옆에 산더미처럼 쌓인 일거리(빨리처리해야됨)을 두고도
"아~~얘네들은 맨날 싸우네~"하면서 싸우는댓글을 읽고있는 모습이라니 크크크
맛있는새우
21/04/12 14:04
수정 아이콘
공감..
그리움 그 뒤
21/04/12 14:07
수정 아이콘
뭐에요? 왜 실시간 대댓글을 달지 않는거죠?
참룡객
21/04/12 14:10
수정 아이콘
저도 2시간짜리 영화에 집중하기가 정말 힘들더라고요
요즘은 넷플릭스로 20분짜리 시트콤 그것도 중간에 광고하나 들어가는 타이밍이 있는 것들 보고 있습니다.
내맘대로만듦
21/04/12 14:20
수정 아이콘
저도 24분짜리 우마무스메 한편보면서 시계를 몇번을 봤는지
21/04/12 14:13
수정 아이콘
저도 좀 데려가세요.
유료도로당
21/04/12 14:16
수정 아이콘
아직 보고계신거 다알고있습니다....
21/04/12 14:16
수정 아이콘
F5 뒤에 뵙겠습니다.
Grateful Days~
21/04/12 14:18
수정 아이콘
그냥 댓글 다세요. 흐흐흐..
카라카스
21/04/12 14:20
수정 아이콘
오실 때 까지 숨 참습니다 흡
어느새아재
21/04/12 14:22
수정 아이콘
격하게 공감합니다 저도 인터넷 좀 줄이려고요
라는 말을
여기다 달고 있는 아이러니
메디락스
21/04/12 14:24
수정 아이콘
물귀신들 크크
21/04/12 14:25
수정 아이콘
티비가 바보상자의 지위를 잃은 이후 신경써야 할곳이 늘었죠
노하와이
21/04/12 14: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람은 본능적으로 새로운 정보, 즉각적 피드백을 갈구합니다. 특히 현실에서 지루하고 외롭고 힘들수록 인터넷에 대한 갈구가 심해지는 것 같더군요. 네 제 얘깁니다.
이쥴레이
21/04/12 14:26
수정 아이콘
그런데 어쩔수 없어요.

제가 PGR을 안하는 경우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게임을 할때 입니다.
하하하.................

그런데 이건 PGR뿐만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 모든 이야기인지라..
앙몬드
21/04/12 14:34
수정 아이콘
아.. 너무 공감돼요
21/04/12 14:40
수정 아이콘
저도 공감이에요.. 그냥 뭐 별거 없나 돌아보는 게 하루 일과가 됐습니다
이렇게 허비하는 시간만 하루에 몇 시간 되는 것 같네요
제가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
퀀텀리프
21/04/12 14:44
수정 아이콘
혼자서 떠나는것은 용서할수 없
이과망했으면
21/04/12 14:45
수정 아이콘
입벌려
피지알
들어간
드아앗!
술라 펠릭스
21/04/12 14:49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 영상매체를 잘 못봅니다.

텍스트나 만화는 집중해서 볼 수 있는데 애니나 영화 혹은 드라마는 너무 느려요. 템포가.
-안군-
21/04/12 14:52
수정 아이콘
어 딜도 망가!!
QuickSohee
21/04/12 14:54
수정 아이콘
솔직히 지금 보고있죠?
내맘대로만듦
21/04/12 14:56
수정 아이콘
피지알 한개만 하면 양반이죠..저는 마갤몇개도 같이 하는데 거기는 계속 잡담글에 떡밥까지 돌아서 이악물고 자제 안하면 시간 다뺏겨요.
밥먹고 배꺼트릴겸 잠깐 커뮤 한바퀴돌면 바로 9시 반.. 가끔가다가 군침도는 떡밥 던져지면 옆에 인방켜놓고 바로 11시까지 크크
재미는 있었는데 거참..
바카스
21/04/12 15:08
수정 아이콘
휘군님 보시고 계시면 점 하나 남겨주세요. 부끄러운게 아니예요.
몰아치는간지폭풍
21/04/12 15:19
수정 아이콘
휘군님 겜 짱 못한다면서요.
valewalker
21/04/12 15:20
수정 아이콘
댓글알림 30개는 못참는데..
생겼어요
21/04/12 15:21
수정 아이콘
이미 왔다가심
구렌나루
21/04/12 15:32
수정 아이콘
에이 보고 계실텐데 답글 다시죠
라프텔
21/04/12 15:45
수정 아이콘
댓글알림 1도 참기 힘든데 벌써...
내맘대로만듦
21/04/12 16:23
수정 아이콘
댓글인줄알았지! 가짜알림이지롱~
다리기
21/04/12 15:46
수정 아이콘
20년동안 매번 실패했던 담배보다 더한 사이트인데요..

군시절 빼곤 다 뭐 .. 댓글수 차이지 접속은 습관입니다 크크크
시간부자
21/04/12 16:32
수정 아이콘
‘디지털 미니멀리즘’ 이라는 책 추천드립니다. 전 이 책대로 조만간 실천해볼 예정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인터넷 핸드폰으로 보는 정보들이 제 삶에 하등에 쓸데없는 정보들이라는 걸 깨닫고 시간을 좀 알차게 보내보려구요.
21/04/12 17:40
수정 아이콘
무호흡서핑!
Quantum21
21/04/12 18:16
수정 아이콘
저도 탈출 해보려고 합니다.
그 닉네임
21/04/12 18:21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부터 해봐야 겠습니다.
특히 자기전 한 시간 요.
호머심슨
21/04/12 18:21
수정 아이콘
탈주는 용납못함.
사냥개 풀었습니다.
이웃집개발자
21/04/12 20:00
수정 아이콘
나잖아

나네????
21/04/12 20:02
수정 아이콘
저도 핸드폼 충전기를 마루로 옮겼습니다. 자기 전 핸드폰 정말 좋지 않아요..
안사요
21/04/12 23:12
수정 아이콘
저랑 반대군요. 저는 숙제처럼 들어오는데
장고끝에악수
21/04/12 23:38
수정 아이콘
오 신기하네요 심리가 궁금해요 세상사람들 어떻게 사는지 요즘 이슈는 뭔지 궁금하셔서 그런건가요?
안사요
21/04/13 10:00
수정 아이콘
네 기본적으로는 시사정보를 얻으려고 옵니다만 좀 더 넓게보면 교양을 쌓기위해 들어오는 측면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피지알이 다른 뉴스나 정보지 비하면 날것의(?) 다양한 관점을 엿볼수 있고, 타 커뮤니티보다는 정제된 글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1312 [일반] 홍콩 영화 4대천왕 배우들 [34] 말할수없는비밀11601 21/04/13 11601 0
91311 [일반] [13]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19] 소시9530 21/04/13 9530 8
91309 [일반] 가입인사 드립니다 :) [23] 어즈버6414 21/04/13 6414 7
91307 [일반] [역사] 19세기 말 일본인이 본 조선의 정세 [8] aurelius12579 21/04/13 12579 18
91306 [일반] 브레이브 걸스 - 롤린 올립니다~~크크크 [9] 포졸작곡가8394 21/04/13 8394 11
91305 [일반] 미 국무부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다(?) [78] rclay13767 21/04/13 13767 1
91304 [일반] [13] EP04. 여기는 자갈치 시장인가 갠지스 강인가. 인도 배낭여행기 [11] 우리고장해남8442 21/04/13 8442 21
91303 [일반] [13]별거 없는 여행. [2] 풀잎6961 21/04/13 6961 5
91302 [일반] 가끔은 소름이 돋는 서태지의 곡들 - (2) [21] 라울리스타12073 21/04/13 12073 10
91301 [일반] 이븐 할둔은 누구인가? [16] 이븐할둔10432 21/04/13 10432 29
91298 [일반] 42년 된 압구정 현대 아파트 80억은 합리적이다. [54] 암스테르담15410 21/04/12 15410 8
91297 [일반] 미얀마 군경, '80명 사망 바고 학살' 뒤, '시신 매매'에 '장기 탈취' 의혹까지 [52] 노하와이12421 21/04/12 12421 0
91296 [일반] 피지알 탈출 대작전 - 실패 [45] 휘군11459 21/04/12 11459 23
91295 [일반] [13] 속리산 국립공원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2) +대둔산 [10] 영혼의공원8985 21/04/12 8985 4
91294 [일반] 심각한 젠더갭이 있으나 항상 무시되는것 - 양성 건강격차에 대한 이야기 [95] metaljet16206 21/04/12 16206 82
91293 [일반] 피자 타이거 스파게티 드래곤 재미있게 읽으셨던 분 계실까요? [21] Aiurr10226 21/04/12 10226 1
91291 [일반] [13] EP03. 운수 좋은 날. 인도 배낭여행기 [7] 우리고장해남8258 21/04/12 8258 9
91290 [일반] 나와 내가 아닌 자들의 투쟁 [15] 두꺼비8305 21/04/12 8305 11
91289 [일반] [13] 계룡산 국립고원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18] 영혼의공원9969 21/04/12 9969 12
91288 [일반] I5 11400F 넣고 국밥 견적 짜봤습니다(비싼 국밥 [35] SAS Tony Parker 11351 21/04/12 11351 0
91285 [일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잘못된 교육을 중단할 것을 청와대 국민청원 넣었습니다. 동의를 부탁드립니다. [112] 2021반드시합격17380 21/04/11 17380 110
91284 [일반] 허버허버와 페그오 트럭은 우연의 일치인가? [6] 마늘빵7947 21/04/11 7947 22
91281 [일반] 젠더갈등에서 스윗한남, 쉰내남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30] 토루18181 21/04/11 18181 5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