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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1 22:21
EU에 러시아를 (푸틴 이전에) 가입시켰어야 했다고 봅니다. 잠재적 적으로 돌릴 필요가 없었다고 봐요.
지금와서도 유효한게, EU까지 러시아를 완전히 적으로 돌리면 결국 러시아 중국이 동맹을 맺을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게 더 격한 미국+EU vs 중국+러시아 경쟁(세계대전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이는)을 유발하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물론 그것을 더 원하는 세력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영국이라든가... 일본이라든가... 네오콘이라든가...
21/02/21 22:34
러시아 문제는, EU가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말하는 건 별 의미가 없지요.
EU의 경제규모가 얼마고 군사적 지출이 얼마고 하는 건 다 EU가 통일되어 있거나 최소한 통일된 외교안보적 조치 (대표적으로 EU의 독자적 전쟁 수행력) 가 가능해진 정도로 통합된 이후에나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요. 지금 현재 EU의 입장이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건 매우 단순한 문제입니다. 본문에서 말하는 바 프랑스, 독일, 동유럽의 이해관계가 엄청나게 다르고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지 그 중 누구도 순진하거나 바보라서가 아니에요. 동유럽의 최대 관심사는 러시아의 안보적 위협이고, 전통적으로 동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러시아와 경쟁해온 독일은 현재 지정학적 야심에 거의 전적으로 무관심한 상태죠. 우리가 장사할 수 있는 한 다 괜찮아 이거저거 귀찮게좀 하지 말아줄래? 라는 태도인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현실적인 태도. EU에서 유일하게 지정학적 전략이란 걸 갖고 있는 프랑스의 주 관심은 사헬과 중동 지역이고, 프랑스의 입장은 EU멤버가 실제적 위험에 처한다면 얼마든지 지원을 제공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별로 없는 러시아와의 전면전보다는 남쪽으로부터의 위협으로 EU가 안보적 초점을 확장해야 한다는 거죠. 게다가 몇백년간 러시아는 프랑스에게 유용한 동맹이었고요. 이 문제들의 한 가지 원인은, 사실 러시아가 너무 무섭다기보다 너무 약하다는 겁니다. 프랑스도 독일도 러시아를 진짜 위협으로 생각을 안하기 때문에 통일이 안되는 거죠. 프랑스가 볼 때 러시아의 유이한 진로는 자신들이 영프독과 같은 체급의 중규모 열강에 불과하다는 걸 인정하고 1) 중국의 하위파트너로 정착하거나 2) 유럽화되면서 유럽-중국 사이를 잇는 실용적인 중개국가로 경제적 도약을 꾀하거나 둘 밖에 없고, 현재와 같은 허장성세를 몇십년이면 모를까 언제까지고 지속할 수는 없다는 건데요. 두고 봐야겠죠.
21/02/22 07:22
하지만 마크롱의 말은 러시아가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국제 사회의 룰을 준수하고 군사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의미가 생기는 건데, 지금 러시아의 행동은 정확히 그 반대로 가고 있어서 골치 아픈 부분이군요.
21/02/22 09:22
그런 비판은 본문과 같은 의견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거죠. 경제재제를 강화하고 노르드스트림을 중단한다고 해서 러시아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변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증명됐거든요. 본문 논리에서 가장 빈약한 부분도 거기에요. EU는 의지가 없을 뿐 확고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강변하면서, 그럼 당연히 제기될 "그 수단은 결과를 가져올 건가?" 라는 질문은 회피하고 있거든요. 그럼 누가 이익이냐는 거죠. 영국은 원래도 폴란드 등 동유럽을 EU에서 불-독 동맹에 대응하는 자신의 주된 동맹대상으로 삼고 있었고, 유럽의 안보를 미-영 해양세력의 시각에서 보니까, 독-불이 러시아를 주적으로 삼는 나토의 노선에서 이탈하여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노선으로 가려는 낌새가 보이면 순진한 몽상가들이라고 쏘아붙이면서 동유럽의 안보불안감을 자극하는 겁니다. 나는 나갔지만 늬들이 늬들 맘대로 하려는 꼴은 못보겠어 그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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