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서기 2021년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준이 되는 달력은 그레고리력으로서 1582년에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기존의 율리우스력을 고처서 만든 태양력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화성에도 기준이 되는 달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2월 7일이 화성에서 새로운 해가 시작이 되는 날입니다. 화성은 이제 36년이 되었습니다. 탄생은 우리 지구와 같은 시기에 이루어졌지만 달력으로만 치면 한참 어린 동생입니다.
화성도 기준을 세워서 달력을 적용하고 연수를 계산하자고 처음 제안했던 사람은 토드 클랜시라는 과학자입니다. 그는 2000년 화성의 온도 변화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거기에서 그는 효율적인 비교연구를 위해서 화성도 지구처럼 기준을 정해서 년도를 매기는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이에 다른 과학자들, 특히 화성의 기후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클랜시의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화성에도 연수를 계산하는 일이 시작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클랜시와 과학자들이 기준으로 잡았던 시점은 1955년 4월 11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정한 데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임의의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지구로 치면 1956년에 해당하는 시기(화성 1년)에 화성에 거대 폭풍이 불어 닥친 적이 있는데 이것이 연도의 시작을 정하는 데 참고가 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튼 1955년 4월 11일이 화성 1년이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
화성에서의 시간은 지구와는 여러모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화성에서의 하루는 "day"로 부르지 않고 "sol"이라는 시간 단위로 부릅니다. 1 sol은 대략 24시간 39분 정도입니다. 화성의 1년은 668sols 이고 지구의 시간으로 보자면 687 earth days입니다. 앞으로 화성으로 이주해서 살게 되는 사람들은 생일을 지구 기준으로 23개월마다 맞이하게 됩니다. 세월 가는 게 너무 빠르다고 여겨지시는 분들은 화성으로 이주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지구에서 나이가 80이신 분들은 만약 화성에서 태어났더라면 42세의 "청춘"이셨을 것입니다.
화성에서 새로운 1년의 시작은 화성이 춘분을 맞이할 때입니다. 그게 올해는 지구 기준으로 바로 오늘 2월 7일입니다. 따라서 화성년 36년이 오늘부터 시작입니다. 화성에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은 지구 기준으로는 매번 바뀌게 되는데 예를 들어 화성 4년은 지구기준 1960년 12월 1일에 시작이 되었고 화성 8년의 시작은 지구기준 1968년 6월 10일이었습니다. 화성의 다음 번 설날은 2022년 12월 26일입니다.
만약 인류가 일론 머스크의 꿈대로 화성으로 이주해서 살게 되는 때가 온다면 그곳에 간 사람들에게는 이런 화성 달력의 기준이 보다 더 의미 있게 다가오게 되겠지요. 아마 "왜 이렇게 세월이 안가냐?"고 한탄하지는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