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은 옳은 길을 정직하고 성실하게 걸어가 성공했기에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에게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옳지 못한 길을 가야 하고, 정직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그릇된 신념이 형성되어왔다.
이러한 의식, 이러한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한 차원 높은 사회 발전도, 역사 발전도 불가능하다.
이제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의 자존심이 자유롭게 활짝 피는 사회, 원칙이 승리하는 역사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나의 간절한 소망이자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다."

- 노무현이 만난 링컨(노무현 저), 서문 중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주도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2개월 정직 처분 의결을 했습니다.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의결 내용을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윤석열 쫓아내기'라는 사명을 안고 법무부장관에 취임한 추 장관은 소임을 다했는지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최근 몇 달동안 벌어진 윤석열을 향한 여권의 공격을 보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났습니다.
정치인 노무현을 이해하기 위한 책으로 저는 '노무현이 만난 링컨'을 꼽습니다.
2000년 4월 13일 총선이 진행된 날 밤, 노무현은 링컨의 두번째 취임 연설문을 읽게 됩니다.
그때의 경험을 노무현은 '바울이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예수를 만난 것'과 같은 극적인 재회라고 표현했습니다.
바로 그날은 부산 선거에 출마했다 네 번째 낙선을 경험한 날이었습니다.

노무현은 낙선 후 1년동안 이 책을 쓰며, 링컨의 삶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길을 다시 돌아보고, 한국 정치가 가야할 길을 정리했습니다.
책을 통해 노무현은 세 가지 가치를 강조합니다. 그건 바로 정직과 원칙, 그리고 화해였습니다.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 원칙이 승리하는 역사, 화해를 통한 국가 통합.

하지만 노무현의 친구였던 문 대통령의 통치에선 이런 가치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정직한 사람이 손해보는 사회, 진영이 승리하는 역사, 갈라치기를 통한 국가 분열이 지금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의 징계를 재가한 2020년 12월 16일 밤.
자신의 정치적 이익보다 원칙을 고집하다 '바보'라는 별명이 붙었던, 노무현이 많이 그리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