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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02 20:08:12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133646799
Subject [일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 실화에 브레이크 달기(약스포)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오프닝에는 이 이야기가 실화를 기반으로 창작되었음을 알리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90년대, 세 명의 고졸 여사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회사의 부정과 이를 알게 된 주인공들의 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재와 실화 기반이라는 점에서는 <다크 워터스>가, 이야기의 분위기와 톤의 측면에서는 <히든 피겨스>가 떠오르는 지점이 존재합니다. 음, 어쩌면 <블랙머니>가 떠오를 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지점에서 호불호가 좀 나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큰 두 줄기의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무게라는 측면에서는 이 영화가 결코 가볍지 않은 영화인데 영화가 다루는 방식은 되게 산뜻하고 가볍거든요. 연대와 분투라는 측면에서도 영화는 가벼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다른 영화들의 진중함에 질리신 분들이라면 오히려 이 영화의 가볍고 산뜻한 분위기가 맘에 드실 수도 있을 거 같네요.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의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이 브레이크 걸기에 있는 거 같습니다. 이야기에 울어!라고 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이 정도 선이면 관객과 합의할만한 선에서 멈추거든요. 이야기가 지나치게 무거워질 때마다 소소한 코미디 요소를 통해 감정을 환기시키는 것도 있고요. 이 산뜻함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다만 문제는 실화에서 벗어나는 순간들이 조금 아쉽습니다.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조금은 유치해지는 부분들이 있어요. 정확하게는 당시 배경이 아닌 다른 시대의 이야기로부터 영향을 받은 부분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촌스러워지고 유치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야기가 폭로극에서 경제극으로 옮겨가는 순간까지는 매끄럽지만 그 이후의 부분에서 아쉬움이 좀 남긴 했습니다만, 이 정도의 유치함과 즐거움은 타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폭로극에서 주고 받는 배우들의 케미가 좋았어요. 약간은 정형화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세 배우 다 매끄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잘 어울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이 드네요.

조금은 유치하고 덜컹거리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매끄럽게 기능하는 유쾌한 오락영화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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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월요일
20/11/02 20:29
수정 아이콘
적당히 장르를 잘 버무렸고 뻔한 클리셰가 작동할뻔 하다가 빗겨나가는 부분도 괜찮았습니다만, 아쉬운 부분도 많긴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냥 이 정도로도 괜찮다는 느낌이었네요.
좋은건 좋은대로, 아쉬운건 아쉬운대로 즐겁지않았나 싶습니다.
aDayInTheLife
20/11/02 20:36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이정도면 괜찮게 만든 오락영화 같아요.
서지훈'카리스
20/11/02 20:31
수정 아이콘
딱 킬링타임용이었네요
그런데 페놀유출 사건 실화배경인데 영화 내용은 개연성이 부족하더라구요. 실제로는 어떻게 밝혀진 건지 궁금했네요
레드빠돌이
20/11/02 20:43
수정 아이콘
전 국가부도의날이 떠오르는 영화였습니다.
aDayInTheLife
20/11/02 20:47
수정 아이콘
그럴 수도 있겠네요. 시대극이란 측면도 그렇고...
삼성그룹
20/11/02 20:50
수정 아이콘
동대문 모타워에 있는 그 기업얘기가 모티브라는 생각이 빡 들더라구요. 흐흐
20/11/02 21:58
수정 아이콘
저도 간만에 재밋게 봤습니다.
20/11/02 22:51
수정 아이콘
약간 유치한 연출 아닌가..? 싶다가 아닌가 촌스러운건가? -> 의도된 복고 컨셉인가? 하면서 넘어갔습니다 크크 재밌게 봤네요
coolasice
20/11/03 00:34
수정 아이콘
“소리도 없이” 는 생각보단 별로였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aDayInTheLife
20/11/03 00:50
수정 아이콘
소리도 없이 보고 싶었는데 평가가 조금 갈리긴 하더라고요. 이영화는 입소문이 괜찮았구요.
솔로몬의악몽
20/11/03 01:40
수정 아이콘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러 갔다가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냐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평을 찾아보니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 영화 취향이 어딘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고민하던 중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인조가 상무 호텔방에 (우연히 상무가 나온 틈을 타) 잠입하던 순간부터 영화가 갈피를 못잡고 중구난방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주위의 평가와 제 감상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영화는 '스윙 키즈' 이후로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aDayInTheLife
20/11/03 01:55
수정 아이콘
뭐 취향에 좋고 나쁨이 어디있겠습니까. 솔로몬님이 아쉽게 봤다면 아쉽게 보신게 맞는 거겠죠.
판타지가 가미된 오락영화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긴 해요. 영화의 응집력이 후반부 장르 갈아타기에서 조금 흔들리는 부분이 있다고 봐요.
20/11/03 01:48
수정 아이콘
90년대 복고 분위기와 평범한 이들의 판타지 히어로 과점으로 보니 '원더우먼 1994 버전' 같았습니다.
음악을 달파란이 담당했더라구요.
원더우먼 1984 보고 싶네요. 과연 내년에도 개봉할 수 있을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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