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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0/22 19:41:06
Name 즈브
Subject [일반] 과방위 국정감사를 보고

얼마전 국감이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조직도 국감 대상이라 관심있게 보고 있었는데

인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공채 시스템으로 사람을 뽑지만 말고 우수 인력을 스카웃해서 일을 시켜야 되지 않느냐?"

넵 맞는 이야기 입니다. 유명하거나 유망할것 같은 인재를 데려다 오면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아지겠죠.

UNIX 탄생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인 브라이언 커니핸은 UNIX의 탄생이란 회고록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좋은 연구를 하는 큰 비결은 훌륭한 사람들을 채용하고, 그들이 연구할 흥미로운 주제가 있는지 확인한 다음, 장기적인 안목을 취하고, 방해가 되지 않게 비켜주는 것이다."

좋은 인재를 골라 내고 불러오는 일도 분명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해보면 해외파 박사들과 PKS출신 박사들만 입사할 수 있는

연구원을 국가 예산으로 만들수 있을까요? 지금 구조론 인건비 유지 부터가 쉽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효율만 놓고 생각해 보면  그냥 일정 수준 이상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 모아서 "성공적인" 성과를 내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례가 있긴 할까요?? 레스터 시티? 재송 드림즈?? 사실 이정도 조직만 해도 수재들이 넘치는 조직이구요.

저희 분야에 정말 천재라고 불리만한 사람들은 있는곳은 천조국 시총 1,2,3위 기업이나 세계 100위안에 드는 대학에 있을겁니다.

그럼 곳과 동일한 처우를 제공하는건 어렵고 그러다 보니 사용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의 한계는 또렷하고...어려운 문제입니다.

한 때 논문을 쓰면서 회의감을 많이 느꼈던적이 있었습니다. 종이 낭비 전파 낭비만 하고 있는게 아닌가 했는데

박사 선배가 해준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이 남습니다. 우리가 천재는 아니더라도 그들에게 영감을 줄수 있을거라고...

누군가에게는 내 연구가 일말의 도움이 될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좀 위안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인력시장에서 저같은 범재와 둔재 사이에 있는 인력이 많을거라 생각이 듭니다만(아니면 저만 그런걸 수도...)

어째든 이런 인력들로 현상유지가 아닌 앞서 말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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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
20/10/22 20:12
수정 아이콘
저 국감 질의 내용 자체가 뭔가 묘하네요. 우수한 인력이면 대우 빵빵하게 해주는 사기업으로 가지, 뭐하러 국책연구소에 들어갈까요?
국책연구소에서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만큼 월급 준다고 하면 당연히 우수한 인재들이 거기로 몰리겠죠.

즈브님의 고민에는 크게 공감합니다.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쏟아져나오는 제품들을 보고있으면 제가 되게 한심해보여요.
하지만 세상엔 그런 수요도 있고, 저 같은 모지리들이 필요한 분야도 있는 법이죠.

얼마전에,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외주업체 대표가 왜 우리는 구글같은 그런 시스템을 못 만들어서 이렇게 애를 먹냐고 뭐라뭐라 하길래,
"그러면 구글에다가 외주 주시죠? 우리같은 싸구려 업체 쓰시면서 바라시는것도 많습니다?" 라고 들이받았던게 생각나네요.
사업가들이건 정치가들이건 생각이 모자른 사람들이 참 많아요. 돈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아웃풋은 세계최고를 바라니 참...
20/10/22 21:07
수정 아이콘
처우 개선이란게 정말 어려운 과제인것 같습니다.
시니스터
20/10/22 20:13
수정 아이콘
천재가 아닌 인물들로 노벨상 나온게 일본인데, 답은 오타쿠다?...
20/10/22 21:08
수정 아이콘
노벨상 탈 정도의 오타쿠라면 천재라고 봐야 크크..
HA클러스터
20/10/22 20:18
수정 아이콘
??? 공채보다 더 공정하고 우수한 사람을 뽑는 제도가 있나요? 부족한건 돈이겠죠.
아니면 현대판 음서제를 원하나.
20/10/22 21:04
수정 아이콘
이미 검증된 분을 스카웃 하는 방법도 있으나 말씀하신대로 음서제화 우려가 발목을 잡는것 같습니다.
20/10/22 21:11
수정 아이콘
진짜 우수인력들은 공채같은거 안기다려줍니다.
HA클러스터
20/10/23 00:27
수정 아이콘
하지만 진짜 우수인력을 구할 일반적이고 공정한 방법이 더는 없죠. 다른 제도는 죄다 더 큰 악용의 가능성이 높아서.
민주주의가 개떡같은 제도지만 현대에 더 나은 사회제도가 없다는 처칠의 격언처럼 공채도 단점이 많지만 현실적으로는 최선이 아닐까 싶네요.
20/10/22 21:29
수정 아이콘
스카웃은 좋은거
낙하산은 나쁜거
세크리
20/10/23 00:37
수정 아이콘
저는 박사를 한국에서 했고 지금 해외에 있는 포닥입니다. 저는 대우때문에 우리나라 연구자들 힘들다고 생각 안합니다. 우리나라 이미 GDP대비 RND예산 규모는 세계 1~2위 찍고 있습니다. IBS 포닥 월급이 미국 대학들 보다 훨씬 높고, 독일 대학 교수와 한국 국립대 교수와 월급 별로 차이 안납니다. 근데 연구 수준은 한참 떨어지죠.
저는 솔직히 마인드 문제도 크다고 봅니다. 쟤네들이 저렇게 대단한거 하면 우리도 열심히 해서 더 대단한거 해 보자(당연히 못할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라는 마인드는 없고, 원글에 나온 것 처럼 내 논문이 누군가에게 도움이야 되겠지 라는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게 위안은 될 수 있지만, 진정한 연구자의 마인드로 좋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언젠가 들었던 말이 기억나네요. 라면을 가지고 연구를 하면 몇도씨에 면을 넣고 몇분 끓이고 어떻게 해서 맛있는 라면을 만들까 연구해야하는데, 이걸 각도는 몇도로 속도를 얼마로 해야 멀리가는지 보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불행히도 제가 대학원에서 본 많은 교수님들이 후자를 연구하고 있었네요. 그냥 자기 박사때 하던거 울궈먹을 수 있고 논문 쓰기 편하니까요.
20/10/23 03:36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에 관련 자료를 보면서 많이 놀란건, 우리나라의 국가 R&D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 국책연구원이나 대학의 처우도 꽤 괜찮아서 "못해먹겠다"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이었어요. 막연히, 우리나라가 연구개발에 투자를 안하고, 이공계를 무시하며, 연구자에들에 대한 대우도 열악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와 좀 다르더군요. 열악한건 대학원생이었나봐요. 크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연구개발의 투입 대비 성과가 나쁘다는건 늘 지적받는 일입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주장들 - 얼마를 주고서라도 노벨상급 연구자를 데려와라,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라, 싹이 보이면 단기 성과 못내도 팍팍 밀어줘라, 매년 성과평가하지 말고 장기 성과평가로 바꿔라, PBS 같은거 버리고 안정적인 연구환경 만들어줘라 등등이 나오지만 그것도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어서 잘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런 주장들이 실현된다고, 정말 우리나라 국가연구개발수준이 확 올라갈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그렇다고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수준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뭔지는 잘 모르겠고..
20/10/23 10:36
수정 아이콘
R&D 예산이 크다곤 하지만 쓰는데 제약 + 행정비용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아마 예전에 문제가 있어서 규제가 생기고 제약이 생기고

이게 쌓이고 쌓인것 같은데 한번씩 그래서 이 비용을 집행을 하라는건지 말라는건지 해깔릴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간접비로 가져가는 비용도 많죠.
새벽바람
20/10/23 09:16
수정 아이콘
첨언하자면, 국내 RND 금액이 크긴 하나 산업계에서 굴리는 비중이 상당히 큽니다. 비유해주신 라면을 가지고 얘기하자면, 국내에서 라면가지고 몇도씨에서 끓이고 어떻게 맛있는 라면을 만드는지에 대한 연구는 매우 많이 진행되고 있고,(그리고 위에서 말한 RND금액 상당수가 이에 들어갑니다. 펀딩소스가 정부든, 기업체든..) 그게 현재 국내의 상대적으로 낮은 기초과학 수준 대비 높은 기업 경쟁력을 가지는 핵심적인 이유에 가깝습니다. 얼마전 좋은 글을 올려주신 cheme글에서도 반도체 분야에서의 그러한 분위기를 잘 말씀해주신 것 같고요.

하지만 교수나 정출연 연구원이라면 그런 연구를 넘어서서, 라면을 가지고 아예 새로운 요리를 만든다거나, 아예 새로운 라면을 만든다거나, 배송할 때에는 파우더였는데 끓였더니 라면이 된다거나, 이런 새로운 연구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국내에선 저런 연구 한다고 하면 일단 과제를 따기 어렵습니다. '이게 되겠어?' '비싸서 뭔 의미가 있어?' '시장이 크지도 않은데?' '100대 품목에 해당 안되는데?(<- 최근 주된 거절이유)' 이런 이유로 기각됩니다.

국정감사 관련 글이니 정부 관련 얘기를 하자면, 이런 정부의 기조(기초과학보다는 상업화쪽으로 강하게 푸시하는 태도)가 결국 학자들의 방향성을 결정한다고 봅니다. 어쨌든 돈이 없으면 연구를 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라면 끓이는 방법만 연구하고 그 기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것이, 어떻게 보면 기업 경쟁력을 그동안 높여왔던 원동력이고, 어떻게 보면 여태까지 그리고 앞으로 1-20년간은 없을 노벨상에 대한 원인인거죠.
말씀하신 라면 던지는 이런 연구 하시는 분들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어야 경쟁력이 살아날텐데, 구조조정, 처우, 포닥, 기초연구등등 하고 싶은 얘기를 여기 다 썼다간 글이 너무 길어질거 같아서 마무리 해야겠네요.
20/10/23 10:32
수정 아이콘
새박바람님 세크리님 글에 모두 공감합니다. 세크리님 같은 마인드의 연구원들이 초반에 입사해서 처음엔 의욕에 불타서 연구하시다가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곤 보통 2개의 테크를 탑니다. 학교로 가던가 실패가 없는 연구를 하던가...
우리아들뭐하니
20/10/23 15:40
수정 아이콘
정출연에서 특정분야 전문인력을 뽑고싶을때
정규직TO : 블라인드 공채. 특정분야의 전문가는 대부분 관계자라 면접참여못해 결국 전문성 검증이 안됨. 이상한 사람뽑히고 철밥통 공무원됨.
비정규직 : 연구책임자가 직접 뽑을수 있음. 근데 연구비에서 인건비충당해야되서 생각보다 돈많이못줌. 과제 연구비 끝나면 끝. 그래서 지방의경우는 사람구하기가 너무힘듬

정출연 정규직TO 같은 경우는 정치도 많기때문에 TO요청한 사람 망하라고 일부러 엉뚱한사람 밀어넣기도합니다. 실제 눈앞에서 봤어요. 특정시스템 운영을 위해서 정규직 고용하는데 그 시스템만든 사람이 지원. 근데 결국 엉뚱한 사람이 뽑히고.. 뽑힌 사람은 시스템을 이해못해서 그냥 행정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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