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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9 23:12
다음 글은 기독교 우파와 뉴라이트입니다. 이 네 집단은 서로 비슷한 면이 별로 없어서 각자의 특징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슈에 대한 민감도와 찬반도 갈리구요. 이외에 보수주의의 입장에서 복지와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써 보고 싶긴 한데 여긴 제 역량이 될 지 모르겠네요.
19/06/09 23:23
태극기 부대는 반공 우파와 기독교 우파의 일부 극단주의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그들과 만나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19/06/09 23:03
글 잘 읽었습니다
시작하시는 글이니 내용에 대한 코멘트는 모든 시리즈를 다 읽고 하는게 예의겠지요 :) 혹시 해외의 보수?라고 할까요 그런 사례들과 언급하시는 한국의 보수를 비교하는 내용도 시리즈 중에 계획되어 계신지요?
19/06/09 23:16
기독교 우파에서만 영향력의 차이를 언급하는 정도로 지나갈 것 같습니다. 제가 살아보지 않은 나라의 다양한 집단들과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건 흥미롭지만 동시에 원하는 결론을 위해 무리한 근거를 짜맞추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미국 공화당의 주요 세력인 복음주의, 레드넥, 독일 기민당, 일본 자민당 등의 집단들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왜 발생하는지 관심이 생기긴 합니다.
19/06/09 23:08
잘 읽었습니다
이런 모든 괴리는 결국 서구국가의 발전과 한국의 발전에서 오는 괴리죠. 사실 신자유주의적 개혁 자체가 애초에 한국에는 맞지 않는 시스템이기도 하고요. IMF 관리체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냉정하게 한국에서의 시장은 아직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 경제성장에 있어서의 정부의 역량은 발전국가 당시의 위상을 절대로 되찾을수없다는게 딜레마죠. 다시 한번 잘 읽었습니다. 정치에서의 한국보수는 애초에 '자유' 자체가 반공으로밖에 이해될수밖에 없는 맥락이 있어서 딱히 답은 안보이네요.
19/06/09 23:21
제가 어제 서울역에 갔는데 태극기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박근혜 구속 800일 기념으로 태극기 부대가 집결했더군요. 누군가가 연단에서 박근혜에 대해 충성 구호를 붙여 경례하고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데 낯이 뜨거워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19/06/09 23:48
반공 자체가 이념이고, "자유"나 "민주주의"랑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죠. 아마 반공이면 왕정이나 히틀러도 찬성일 겁니다. 물론, 지금의 북한을 보면 반공 자체를 이념으로 삼는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반도의 현대사를 고려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죠. 다만, 왜 "자유"니 "민주주의"하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지 그건 좀 싫더군요.
19/06/09 23:53
제가 보기에는 반공도 아닌것 같고 그냥 왕조시대 군주에 대한 충성심 이런 것 같습니다.
그냥 단순한 반공이라면 박근혜와 김정일의 만남, 전승절 참석, 황장엽 현충원 안장 문제 등 이런 문제에 가장 가열차게 들고 일어나야 하는데 그건 또 아니거든요. 그냥 박정희에 대한 단순한 충성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아요.
19/06/10 00:00
하아.. 자신들은 진정 애국을 하고 있고 진짜 보수우파를 살리려 나왔다 여기시겠지만, 자신들이 열심히 활동할수록 좌파의 좋은 공격과 비아냥의 대상이 될 뿐인데요..
물론 좌파들이 그 어르신들을 공격하는 이유들은 타당하기까지 합니다.
19/06/09 23:15
한국에서 그나마 시장주의 우파 정권에 가까웠던 거는 아이러니하게 참여정부라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이유는
1. 역대급으로 청와대의 권위가 약했던 정부라서 정부가 크게 간섭한 곳이 없... 2. 국회의원도 빌빌거리면서 여러번 떨어졌던(물론 민주계열의 험지인 부산에서 도전해서 그랬지만) 사람이 급작스럽게 대통령이 되면서 외부인사들을 많이 영입했는데 한겨레 등에서 삼성공화국, 삼성장학생이라고 비아냥 거릴 정도로 삼성쪽 사람들을 많이 영입해서 꽤나 시장친화적인 모습을 보였죠 (좌깜빡이 우회전..)
19/06/09 23:19
저도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순서대로 시장주의의 오른쪽에 가까웠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이명박과 박근혜를 보수정권으로 묶지만 경제정책에 있어서만큼은 박근혜는 이명박보다 문재인과 더 유사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당으로는 (노무현, 문재인), (이명박, 박근혜)가 묶이겠지만 FTA나 이런 걸 보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쪽이 아닌가 싶습니다.
19/06/10 00:33
사실 진보 쪽은 굉장히 스펙트럼이 현재 넓어진 상태입니다. 과거 민주당이 이념화되었을 때는 한나라당이 대중정당으로서 중도-보수를 포함했다면, 현재는 자유한국당이 이념화되면서 민주당 내의 그룹들이 많아졌지요. 사민주의, 구NL, 노동계 등 굵직한 집단들 외에도 여성주의, 환경주의 등의 소규모 분파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마 제 능력으론 무리가 아닐까 싶네요.
19/06/10 00:06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학문적 접근 좋아요 흐흐 이명박근혜가 진정한 시장자유주의를 잘 구현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그들이 집권했던 당시에도 많았고요 오히려 좌파에서 추진할 법한 포퓰리즘에 매몰되기도 했었지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사실 좌파 우파 막 나누기보단, 대체로 정부들은 양쪽 정책을 필요에 따라 많이 써 왔습니다. 김대중 노무현도 오른쪽 경제정책을 편다고 민노총과 좌파 시민단체에게 욕 먹기도 했고, 한미FTA같은건 조중동 사설로 칭찬 받기도 했지요. 나라를 위해선, 자기끼리만 소통하고 자기 정파의 주장만 따른게 아니라, 반대쪽 의견도 잘 듣고 뭐가 나라 전체에 이득이었는지를 고민해 결정한 좋은 리더의 자세였다고 봅니다.
19/06/10 00:15
DJ-참여정부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정통 우파적인 경제정책을 펼쳤다는건 자명한 일인데도 모르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보수를 자칭하는 분들이 노무현 욕하면서 이명박이나 박근혜를 찬양하는거 보면 개인적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그나마 mb는 확장적 재정정책이나 환율에서 적극적인 시장개입 정책을 펼쳤어도 규제나 세금같은 부분에서는 시장자유주의에 가까워 순해진 요즘 케인지언느낌(멘큐같은)이 나니 우파에서도 좋아할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박근혜는 왜...? 포퓰리즘이든 뭐든 복지정책도 많이하고 문재인 이전 가장 좌파적 경제기조를 이어갔을탠데요. 뭐 반대로 진보를 자칭하면서 복지로 박근혜 욕하는 사람도 많이 봤으니 좌우막론하고 한국에서(어쩌면 어디서나) 정치는 결국 이미지 싸움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여튼 고퀄리티 글이라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후속작도 빨리 써주세요 크크크.
19/06/10 00:48
박근혜정부가 그런 정책많이 했죠. 최저임금 상승이나 소액체당금제도같은, 이 정부에서도 이어나가고 확대시키고 있는 정책들이 그런 예입니다. 근데 차별점을 두고싶어서 너무 과한거죠.
19/06/10 01:08
박근혜 정부때는 반대로 축소된 복지도 좀 있어서;;;
저희 이모님이 그거 갖고 쌍욕을;;; 영세민 의료혜택이 즉시에서 두달 치료 후로 바뀌어서 허리가 내려앉았는데 진통제로 버티면서 두달 후 수술이란 웃기지도 않는 일이 일어나서;;;
19/06/10 01:26
전반적인 추세 측면에서는 친복지적이었지만 부분적으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축소된 부분도 있을수 있을 것 같네요. 뭐 이명박도 반 규제라고 명명은 했지만 중소기업보호품목(막걸리가 그렇죠. 대기업은 막걸리 생산도 판매도 못합니다)같은 전무후무한 규제를 만든 걸 보면 일관되게 한쪽이긴 힘들고 또 디테일에 따라 체감하기도 다를수 있을것 같습니다.
19/06/10 01:09
DJ-참여정부는 보수주의의 다양한 세력 중 시장주의 우파를 만족시켰을 수는 있지만 햇볕정책과 동북아 균형자론, 전시작전권 전환 등의 문제로 인해 한국 보수의 가장 큰 세력인 반공주의 우파에게 불만족스러웠을 겁니다. 그래서 보수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그 이유로' DJ-盧 정권을 싫어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CapitalismHO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19/06/10 02:37
mb 이야기에서 작은 오류를 지적하자면 요즘 케인지언?은 mb와 같은 감세를 별로 안 좋게 생각합니다. 밀턴 프리드먼이 얘기한 political constraint, 즉 경기 부양을 위해 감세를 하면 이익집단들의 영향력에 의해 다시 돌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죠. 확장재정, 감세는 전통적인 케인지언들의 핵심 주장 중 하나입니다.
19/06/10 10:21
엉... 그러게요. 저스스로도 적으면서 햇갈린거 같습니다. 차라리 빼고 FTA같은걸 집어넣었으면 좀 더 적절했을거 같네요. 근데 또 그렇게 적으려니 주류경제학에서 케인지언이고 시카고학파고 자유무역 싫어하는 부류는 거의 없으니..... 괜히 얕은 지식으로 케인지언운운한거 같아 부끄럽습니다.
19/06/10 13:21
부연을 하자면 케인즈 경제학, 공급주의 경제학 모두 감세가 유효한 정책수단이라고 보는 입장이지만 이 둘은 크게 다르죠? 케인즈 경제학은 총수요 진작이라는 면에서 유효하다고 보고, 반대로 공급주의 경제학은 총공급 진작이라는 면에서 보죠. 이런 차이를 잘 구분하면 더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맨큐는 경기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지출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19/06/10 14:46
네 맨큐는 금융쪽을 빼면 시장에 따라 돌아가게 하자는 쪽으로 알고 있습니다. 케인지언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이는 엄밀한 케인지언 경제학자들의 스텐스라기보다는 70년대 이전 흔히 케인즈주의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서구선진국들의 정책(확장적 재정정책과 노동정책,적자기업의 국유화등 사회전반에 걸친 정부의 개입, 거기다 완전 말도안되지만 증세까지-_-)을 사회적으로 케인즈주의라 하는걸 저도 똑같이 사용해버렸는데... 사실 잘못된 사용이죠.
케인스주의를 사회적인 맥락에서 통용되는 단어로 이해하면서 오일쇼크 이후 시카고학파랑 투닥투닥하면서 다소간에 정부역할을 줄인 요즘 케인즈주의를 또 두루뭉술하게 사용하여 mb를 요즘 케인지언스럽다라고 했는데 마찮가지로 엄밀한 표현은 아닌것 같습니다. 차라리 산조론에서 말하는 시장구조에 대한 하버드학파vs시카고학파의 내용이 더 적절했을탠데 여러모로 빈틈이 많은 댓글을 적었네요. 제 불찰입니다. 제가 공부가 부족해서 마지막에 언급하신 공급주의 경제학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거시는 맨큐로 공부했는데 신고전주의하고 케인즈주의 정도만 아는데 신고전주의를 말하는건가요?
19/06/10 16:04
"예컨대 레이거노믹스의 기초를 만들었던 공급주의 경제학의 경우, 높은 법인세가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마틴 펠드스타인의 조심스러운 주장을 감세를 통해 세수를 늘리고 더 나아가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는 아서 래퍼의 급진적인 아이디어로 변화시켰다."
위와 같이 본문에도 나오는데 조금 부연을 하자면 '1. 감세가 총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 2. 예컨대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의 생산, 투자활동을 자극하고, 소득세 인하로 근로의욕을 고취해 노동공급이 늘어나면 3. 결국 세수도 증가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아서 래퍼의 그 유명한 래퍼 곡선이 나오는 것이고 레이건 정부의 경제 기조로 자리잡죠. 물론 실증연구를 통해 그 논리가 유효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해외에선 보통 구천을 떠도는 망령처럼 취급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선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아마도 정치적 이유가 크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해외에 비해 좀 더 공급주의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가진 언론, 정당, 학자들이 많은 편입니다. 우리나라 보수의 경제관은 제가 볼 땐 좋게 해석해주면 공급주의 경제학에 가장 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신고전주의와는 다릅니다.
19/06/10 00:33
오랜만에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뒷부분은 해석상의 차이가 있기에 대부분 존중합니다만 앞쪽에 몇가지 궁금한게 있어서 질문드려 봅니다. 1. "대립하는 주된 대상은 진보주의자(liberal)이다" 리버럴을 영어로 찾아보면 해방과 자유 그리고 평등 사상이고 보통 좌파와 함께 어우러져서 liberal left side 라고 많이 불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진보라고 번역이 될까요? 제가 알기로는 liberal 은 freedom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liberal(해방과 평등)은 서로 상충하지 않지만 freedom은 서로 상충하죠 그래서 자유와 법치가 실과바늘처럼 따라오는거구요. (주먹을 휘두를 자유는 있지만 다른사람 얼굴 앞에서는 멈춰야죠) 2. "보수주의가 갖는 인간 이성에 대한 회의주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이성을 통해 스스로를 개선할 수 없다는" 이 개념은 좌파가 더 큰거 아닌가요? 보통 우파가 적극적 자유를 지향하고 좌파가 소극적 자유를 지향하고 우파는 최소한의 정부 혹은 야경국가를 지향하고 좌파가 세금을 많이 거둬서 큰 정부를 지향하고 우파가 개인의 자유를 더 줘서 경쟁을 선호하는데 국가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진다는건 보통 좌파이념 아닌가요? 이런걸 봐도 인간에 대한 회의는 진보가 더 큰거 같은데 왜 그걸 보수우파라고 보시는지 헷갈리네요? 제가 어떤부분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건가요? 3. "즉 인간은 선하지 않다는 가정으로도 이어진다" 인간이 선하지 않다는 가정보다는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가정이 아닐까요? 그래서 자유시장이 통제 하는것 보다는 낫다고 알고 있구요. (물론 제가 아나키스트가 아닌이상 최소한의 통제까지 부정하는건 아닙니다)
19/06/10 00:44
보수는 인간이 악하다 생각하고 진보는 인간이 멍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수는 '그거 걔네가 몰라서 그런거 아님. 획기적으로 나아질 수 없음. 쓸데없는데 돈힘 쓰지말고 현상완화나.'인거고 진보는 '이걸 몰라서, 이 환경때문에 그러는거임 우리가 이거 가르치면 잘할거임. 돈힘들여 가르치고 환경개선해주면 획기적으로 좋아질거임 '인거죠.
19/06/10 00:52
재밌는 분류네요. 개인적으로는 '후불제 민주주의의'에 나온 보수는 존재를 추종하고 진보를 당위를 추구한다에 동의하는 입장이었는데
직관적이라는 점에서 그 비유가 더 와닿는 부분이 있군요.
19/06/10 01:18
두루뭉술하게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게 사악군님의 댓글을보니까 명확히 정리가 되네요. 사실 진보라는 단어 자체에도 좀 계도적인 뉘앙스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19/06/10 01:06
1. 프리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자유로 번역됨에도 뉘앙스의 차이가 있는 단어는 liberty입니다. 리버럴을 제가 진보주의자로 쓴 이유는, 보수주의자와 대립되는 개념어로서 사용한 것입니다. 수정하자면 progressive로도 할 수 있겠지요. (수정했습니다)
자유주의의 대립적 개념어는 보수주의가 아닙니다. 자유주의는 정치적으로는 전체주의와, 경제적으로는 사회주의와 반대 개념이었지요. 그리고 18세기 보통선거권을 둘러싼 갈등에서 자유주의 vs. 민주주의+사회주의 등이 대립하였고, 결과적으로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대의제와 보통선거권을 골자로 하는 현재 체제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형태로 통합된 개념을 통째로 수입했기 때문에 한국의 입장에서 자유주의가 민주주의, 사회주의와 무엇이 다른가를 알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자유와 평등은 때때로 충돌할 때가 있어 한 가치가 다른 가치보다 우월하다고 계속 밀고 가면 현 사회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공평하게 수능으로 대학에 진학하지만, 동시에 공부할 기회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기회균등 전형을 제공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자유를 지향하되 평등을 보장하는 형태가 많이 보이지요. 2.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결정적인 차이는 이성을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한 확신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진보주의는 서구의 과학 혁명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신의 '질서'로 여겨졌던 것들이 해석되고 개선됨으로서 기존의 패러다임을 부수게 되었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진보를 '의도적으로' 일으키고 변화를 주도함으로써 사회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믿는 확신이 진보주의의 기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과 다르게 진보는 그 자체로 가치중립적입니다. 진보는 현 상태에서의 변화를 의미할 뿐 그 자체로 긍정적인지, 아닌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수주의는 우리가 스스로를 개선시킬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의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라다트의 분류에 따르면 정치 이데올로기는 변화에 찬성하는가, 변화의 속도와 깊이는 어떠한가, 변화의 수단은 초법적인가 등의 물음을 통해 분류될 수 있습니다. [진보주의는 계몽 운동의 지적 부산물 중의 하나이고, 과학적 방법의 지적 부산물 중의 하나이며, 궁극적으로는 산업혁명의 지적 부산물들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중세의 사람들은 그들의 비참한 세속의 존재로부터 신의 구원을 위해 하늘을 바라보았다. 일반적으로 인류에 대한 존중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신념은 대단히 낮았다. 그러나 점차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베이컨과 같은 탐구적인 사람들이 우리 자신과 삶에 있어서의 우리의 역할에 대한 태도를 혁명화시킬 만한 발견을 했다. 과학적 방법을 통하여 사람들은 그들의 물질적 실존에 있어서의 개선을 이룩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전에는 거의 불평 없이 견디어 오던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오래지 않아 사람들은 만일 기술적 문제들이 인간의 이성으로 해결될 수 있다면,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도 똑같이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결론짓게 되었다. 이런 사유는 진보주의 철학으로 발전되었다.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대한 낙관주의가 진보주의자의 기조이다. 그것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근본적인 신념으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진보주의는 모든 문제에 이성을 적용하려 하며 이것이 구체적인 해결로 인도해주리라 확신하기 쉽다. 보수주의자가 진보주의에 대해 그토록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이제까지 그들이 ‘노력해 왔던 그 진실한’ 사회 제도를 저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진보주의자에게 신성불가침한 것은 없다. 어떠한 것도 보다 좋게 변모될 수 있다. 변하는 진보주의의 긴 역사를 통해 진보주의의 주요한 도구로 남아 있다.] 복지에 대해서는 사실 우파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당시의 좌파이념인 공산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스마르크가 실시한 것이죠.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라면, 복지는 인민의 진통제라는 생각인 셈입니다. 반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사민주의의 대표적인 구호입니다. 둘의 정책적 내용은 비슷할 수 있으나 정책의 동기는 차이가 있습니다. 비스마르크는 급진적이던 공산주의의 김을 빼놓기 위해, 즉 현재를 수호하기 위해 복지를 시작했고 사민주의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하면서 시작했지요. 정치 이념→정책으로 가는 현상에서 복지가 꼭 보수나 진보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계속해서 현상 변화를 추구하거나 아니냐이죠.
19/06/10 01:29
1. 저도 의문이 있던 부분인데, 그런 의미로 쓰셨다면 넘어가겠습니다.
2. '이성을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한 확신'에 단어가 조금 추가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 혹은 '[내가 지지하는 그룹]의 이성을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한 확신'으로 말이죠. 우파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것은 '모르면 손빼라'는 바둑 격언을 실천하자는 주장이며,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능력이 없다면 개별주 하지 말고 차라리 인덱스를 사라'는 조언과 맥을 같이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어떤 사람, 어떤 그룹의 믿음을 바탕으로 지금껏 이루어진 사회 구조에 손을 대는 것을 반대하는 일이니, 중시하는 '이성'이 다른 것일 뿐입니다. 아담 스미스가 한 유명한 문구가 있지요.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과 빵집 주인의 선의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그들의 이기심 덕분이다." 이게 시장주의자들이 중시하는 '이성'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그 상황에서 가장 똑똑해진다. 그 '최선의 이성'들이 모여 이루어진 균형점이 현재의 시장이며, 그걸 자기가 똑똑하다고 믿는 몇몇 인물들의 급진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헝클어뜨리는 것은 위험할 뿐 아니라 해로울 수 있다. 다시 말해 우파는 사람의 선의를 믿는 대신 사람의 이기심을 믿는 것이고, '누군가의' 이성을 믿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 다수의 이성을 믿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사악군님의 표현이 절묘하지요. 나의 이성을 통해 지금껏 손쓸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남들은 멍청하다고 말하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게 없으니까요.
19/06/10 03:24
바라다트의 분류로 정치 이데올로기를 급진주의/진보주의/온건주의/보수주의/반동주의로 나눕니다. 저도 예전 사회선생님께 이렇게 먼저 배워서 아무래도 이 쪽이 더 익숙하네요.
자유주의, 사회주의, 전체주의, 민주주의, 자유의지주의, 사회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등은 너무 많은 개념적 변천을 겪어 와서 단어 하나가 뜻하는 바를 서로가 동일하게 인식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고전적 자유주의(밀) 이런 식으로 개념어마다 사상가까지 쓰지 않는 이상에는요. ;(
19/06/10 07:03
밑에도 간단히 끼적이긴 했는데 이건 '이성'이라는 의미가 가지는 함의가 역사적으로도 꽤나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건 현대에도 어느 정도 흔적이 남아 있죠. 예컨대 우리는 가족이 누군가의 가해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을 때조차 침착함을 고수한 채 손익을 계산하고 상대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냉정한 인사를 두고서 '저 사람은 너무 이성적이야'라고 말을 합니다. 이때의 이성의 의미는 감정과 사감을 배제하고 냉엄하게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하죠. 반면 오빠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를 해야 한다는 딸의 항변에도 '그 역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랬던 거다. 세상 사는 게 그렇게 흑백이 뚜렷이 나뉘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가해자를 감싸면서 양자로 입양하는 어느 목사에 대해서도 우리는 '와 그 양반 참 이성적이네'라고 말하죠. 이때의 이성은 감정을 배제하지 않으며, 계산적이지도 이해타산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보다는 개인적인 시련 속에서도 도덕적 이상을 추구하는 흔들림 없는 정신을 의미하죠. 이렇듯 이성이란 낱말 자체가 문맥과 입장과 정견에 따라 상이하게 다뤄질 수 있는 것이고 그 때문에 '무엇이 이성인가'에 대한 입장차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성은 '인간을 자연이나 동물이나 무기물로부터 구별해주는 본질적 특성'이라는 게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전제였고, 따라서 이성을 정의하는 방식이 곧 인간을 정의하는 방식이었기에 갈등은 한층 첨예했죠.
전통적으로 영미권, 특히 경험주의적인 시각에서 말하는 이성은 말씀하신 것과 비슷하게 타산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파악하고 검토하고 실현하면서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인 것이죠. 이때 말하는 이성은 '뇌절'을 피하고 1절만 하는 능력입니다. 오바하지 말고 자제하고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상식적으로 검증된 것만 하자는 거죠. 이걸 '다른 이성'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최소주의적 이성'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입장은 스스로 이성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몇 안 된다고 선을 그어놓거든요. 끽해야 각 개인이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자기 앞가림을 하는 데에나 이성이 쓰이는 것뿐, 나머지는 '자연'이 선택해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인위적인 이성을 압도하는 자연적인 무언가들, 우주/전통/관습/권위/시장/본성 같은 것들이 옥석을 가려주는 것이지 인간의 계산력이나 사고력이 가려주는 게 아니란 거죠. 애덤 스미스도 그의 친구였던 흄도 이런 흐름을 정초한 이들이고요. 그에 반하는 대륙적인 사상들은 적극적 이성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예를 들어 현대 리버럴의 교주라고 할 수 있는 칸트 같은 경우 저런 영미식 경험론식 이성은 불충분하다고 봤습니다. 그건 계산기나 로보트나 동물도 다 할 수 있는 거지 인간적인 능력은 아니며, 보고 듣고 느끼며 눈앞가림만 하는 선에서 1절만 부르고 끝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머리로 기성 현실을 재구성하고 개선하고 창조하며 도덕을 실현하고 새로운 체제를 만들 수 있는 4절까지는 가야 인간적인 이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본 것이죠. 그래서 현대 미국 민주당 식 혹은 유러피언 식 리버럴 키보드 워리어들의 논리 전개를 보면 대부분 다 칸트스럽습니다. 자연선택이나 시장이나 전통이나 현실이나 인간 본능을 그대로 수긍하지 않으며 인권/시민/자유/원칙으로 현실을 '가공'해야 한다는 관점이죠. https://redtea.kr/?b=31&n=145827 이걸 넘어서서 뇌절까지 가는 건 파시즘과 사회주의라는 양대 사조의 아버지인 헤겔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칸트식 이성은 아직 애국가를 덜 부른 거고 이성은 무한의 영역, 종교/신/유토피아이즘 정도까지는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인간이란 거고요. 그래서 이런 관점에서는 우리가 이성의 힘으로 신이 되자, 지상에 신국 건설하자, 바벨탑을 하늘까지 만들자는 것이 자연스러운 목적이 됩니다. 이쯤 되면 최대주의적 이성이죠. 다시 되풀이 하자면 이것들을 '다른 이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찬찬히 보면 애시당초 이들은 인간의 이지와 지적 역량으로 어느 범위까지 현실을 가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요. '이성으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오바 자제 이성이 딱히 인간의 코어도 아님 자연적으로 살던대로 사는 게 더 중요 적당히 상황 따라 온고이지신 하면 그만' '그거보다는 많다 이성 쓸만함 민주국가 UN 다 이성으로 맹근 거' '그 정도가 아님 이성으로 못하는 게 없음 세상 천지 모든 게 이성으로만 가능함'으로 나뉘는 것이죠. 이런 '기대치'의 측면에 초점을 두면, 그리고 이성 이외에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것들에 대한 관점을 끼워넣으면, 이성을 불신하는 쪽 vs 이성을 과신하는 쪽 또는 인간 이성 이외의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을 긍정하는 쪽 vs 인간 이성만 믿고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을 배격하는 쪽으로 단순화를 할 수 있고요. 위에서 언급하신 이기심을 예로 들면, '이기심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니 긍정해야 함 이걸 이성과 계획과 인위로 극복하자는 건 말 같잖은 소리 vs 자연적으로 주어진 거라고 긍정해야 한다는 법이 어딨음 이기심을 제어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협의하고 조율하면서 공동체적 규범을 만드는 게 이성임'이라고 대비시킬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이런 문맥에서 쓰이는 '이성'은 이성적인 나 vs 비이성적인 너라는 자기본위적인 용법으로 쓰일 때의 '이성'과는 동음어지만 의미가 다르고요. 차라리 '이성주의'라고 보는 게 맞겠죠. '이성주의 vs 안티 이성주의', '이성 뇌절빠 vs 이성 뇌절까' '인위 빠 vs 인위 까'
19/06/10 12:23
답글 잘 읽었습니다 저녁에 퇴근하고 한번 더 정독하겠습니다^^
한가지 의문점이 있는데 "진보는 그 자체로 가치중립적입니다."라는 근거가 뭔가요? 진보는 긍정적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부정적인 뜻은 거의 없이 사용되는걸로 알고 있거든요 굳이 찾자면 부정적인 뜻의 퇴보도 있구요 오히려 좌파와 우파라는 단어가 가치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제 생각이 틀렸나요?
19/06/10 12:39
일상생활에선 진보가 좋은 뜻으로만 쓰이지만,
실제 정치에서의 진보는 “현상을 바꾼다”는 거에 방점이 있지, 좋은 쪽 나쁜 쪽의 개념까진 아니거든여 물론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현상을 더 좋게 만들려는 선의로 진보를 하는 거지만요 좋은 뜻, 선의로 기존 체제를 바꾸려다 시망한 케이스 우린 수도 없이 알고 있자나요. 그런 의미에서 가치중립적입니다
19/06/10 13:17
그러면 결과론적인 가치중립적 단어라고 이해하는게 맞는건가요??
진보라는 단어를 이해할때 실패했던 진보가 많으니까 혹은 실패할지 성공할지 모르니까 가치중립적으로 봐야 한다?? 라고 이해하는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19/06/10 13:34
말하자면 보수들도 진보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란 겁니다. 진보든 보수든 진보 자체에 대해서는 둘 다 공감해요. 그런 의미에서 중립적인 거고요. 보수들이 반대하는 건 '의도적/계획적/인위적으로 전통과 자연과 순리에 반하는 진보를 억지로 꾀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의도성과 계획성과 인위성을 이성주의 ≒ 리버티 ≒ 리버럴 ≒ 진보주의자의 본질로 보는 거고요.
19/06/10 13:40
진보라는 의미에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뜻이 있으니까 반대를 하지 않는거 아닐까요?
보수든 진보든 공감한다 = 가치중립적이다?? 이게 무슨뜻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보수들이 인위적인 진보를 반대하는게 진보라는 단어에 가치중립적이라는 설명을 할 수가 있을까요? 영영사전이나 한국어사전 다 찾아봐도 부정적인 뜻보다는 긍정적인 뜻이 훨씬 많고 용례도 많은데 이게 가치중립적이라고 자꾸 주장하시니 제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19/06/10 14:00
진보에 긍정적인 의미가 달려있는 건 말 그대로 진보가 '필연'이라서 그런 것이죠. 예컨대 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건 '필연'입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건 옳지 않다고 부정하고 반대해 봐야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죠. 그런다고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르진 않거든요. 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보=변화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상인 이상 진보에 반대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짓거리라고 보는 것이죠. 자연스럽게 진보에 반대하는 건 똥멍청이가 되는 거고요. 진보를 인정하는 건 '당연한' 거고요. 똥멍청이들에 비하면 당연한 걸 인정하는 이들이 똘똘해 보이니까 긍정적인 의미로 서술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냥 중립적인 겁니다.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시인하는 건 똘똘한 것도 잘난 것도 아닌 그냥 '머리 달린 사람이면 당연한 기본'이니까요. 다시 말해 진보가 가치중립적이라는 건, 진보가 입장과 세계관과 정파와 계층을 막론하고 당연히 수긍해야 할 '기본'이란 겁니다. 보수주의자들이 진보 드립에 불쾌해 하는 것도 이런 이유고요. 자신들이라고 지금 상태 이대로 쭉 변화 없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나아가는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연히 인정하는데 진보주의자들은 '자기들만' 진보를 인정하고 쟤네는 똥멍청이라 필연적인 진보를 부정한다는 식으로 선동과 날조를 한다는 것이죠.
19/06/10 06:27
2번부터 말씀드리자면..
채연님께서는 아마도 보수들이 개인의 자유, 특히 시장에서의 선택권과 자기결정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고서 보수가 '이성'을 중시한다고 생각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역시 일리가 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인간의 이성적 능력을 중시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이런 의미의 이성은 말 그대로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고 판별하고 검토하는 그런 한정적인 이성입니다. 쉽게 말해 '제 앞가림을 알아서 잘 하는 것'이 이성의 전부인 거죠. 나와 동등하게 이성적인 타인들을 믿고 신뢰하기에 그들과 교류하고 협의하고 소통하고 토론하는, 그리하여 보다 높은 도덕이나 목적이나 이상을 추구하고 실현하는 사회 연대적인 측면은 배제가 되어 있는 거죠. 왜냐하면 인간의 이성은 제 앞가림 하기 급급한 미약한 능력이고 그러다가 우연히 아다리 맞아서 공공복리도 이바지하고 그런 게 한계이므로,사회 전체적으로 장구한 계획을 함께 구상하면서 공동선을 이룩하기에는 한참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이죠.즉 이성이란 것은 본디 개인 단위로 산발적/우연적/분산적인 형태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며, 이걸 집적시키고 압축시켜 더 거대하고 포괄적인 이성의 초 수퍼 울트라 엑기스을 만들어 봐야 분열과 억압과 괴리만 발생한다는 거지요. 말하자면 이건 정치적 해결에 대한 불신이며, 인간의 의사소통적 합리성에 대한 경멸인 것입니다. 다 같이 모여서 머리 맞대는 헛짓거리 하지 말고 그냥 각자 땅 파먹으면서 살자는 거고요. '각자 알아서 땅 잘 파먹을 수 있다'는 건 이성에 대한 부분적 긍정이지만 '머리 맞대봐야 헛짓거리다'는 이성에 대한 근본적 불신이지요. 자연스럽게 1번으로도 논지를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머리 맞대는 건 헛짓거리가 아니다 모두 모여 규범을 만들자 각자 따로국밥으루다가 밥벌이만 해먹고 사는 건 사람 사는 방식이 아니다'라는 게 리버티거든요. 이 리버티에 대한 신뢰는 위에서 다니엘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과학과 계몽주의와 이성의 승리를 목도해 왔기 때문입니다. '모여서 머리 맞대고 토론 하니까 세상이 달라지던데? 머리 우동사리 맞은 애들 퇴출 하고 깨시민들끼리 모이니까 합리적으로 잘 살게 되었잖아~ 리버티가 짱이야~' 라는 거죠. 바로 이런 이들이 리버럴이고 그래서 이들을 진보라고 하는 겁니다. 이쯤 되면 3번도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죠. 리버티가 짱이라는 관점에서는 인간이 자력으로 정치적으로 의사소통적으로 이성적으로 선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거든요. 반대로 리버티 그딴 거 헛짓거리라는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인간은 민주적인 해결책으로는 선을 실현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귀결되고요. 그래서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된, 자연선택의 깔대기를 거쳐 오랜 세월 동안 살아남은 '상식' '관습' '권위' '전통' 같은 것을 신봉하는 겁니다. 인간이 선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헛된 기대 품고 짱구 굴리다 대가리 깨지느니 수천 년 전부터 살던대로 사는 게 짱이란 거죠.
19/06/10 01:50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민주화 이후 노태우 정부를 제외하곤 모든 정부들이 다 큰 틀에서 시장주의적 우파를 지향해 왔다고 봅니다. 가장 오른쪽의 경제정책을 추진했던 정부는 이명박 정부(서브프라임 이후)라고 보고, 그 다음이 노무현-김대중-김영삼 순이라고 보고요. 노태우 정부는 경제정책만 보면 지금 문재인 정부에 뒤지지 않는 좌파 정부였죠. 최저임금제와 토지 공개념을 도입했고, 강력한 재벌 규제와 임금상승을 유도해 80년대 급속도로 불어난 재벌들의 이익을 노동자들에게 하방 분배한 정부였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노태우 정부 이후 거진 30년만에 등장한 진정한 좌파 정부라 보는데, 문제는 노태우 정부에게는 80년대 3저호황의 과실+강력한 노동운동의 동력이 살아있던 시절이라 저렇게 대대적인 규제를 때려도 별다른 충격이 없었던 반면, 지금 정부는 80년대와는 다르게 한국경제의 핵심축인 제조업에서 중국에게 점차 밀리고 있는 추세고, 그로 인해 대기업은 돈을 푸는 것을 두려워하여 그 때와 같은 하방 효과가 나오고 있지 않는게 어려운 점 같습니다. 곁가지로 30년간 쌓인 노동계에 대한 불신과 견제까지 겹쳐서.....뭔가 정책을 뚝심있게 밀고나갈 힘이 점점 사라지는게 아닌가 싶은.
19/06/10 02:16
저와 많은 의견이 일치하시는군요. 저도 노태우는 과소평가된 대통령이며,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파트에서도 꽤 진보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기본합의서나 북방정책 등은 군부 출신 대통령이 폈던 정책이라고 보기엔 대단히 진보적이었죠. 그리고 그 결과 역시 현재 대한민국이 겪었을 많은 문제들을 미리 해결한 점도 있다고 봅니다. (범죄와의 전쟁 등)
반면 전두환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따먹었으나,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던 것이 결정적인 실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현재 한국이 겪는 많은 문제들 중 저출산이 정말 컸기 때문이죠. 문재인 정부는 제 입장에서 너무 미래를 대비해야 할 돈을 지금 당장 끌어다 쓰고 있는 점이 우려됩니다. 단순히 돈을 푼다고 해결될 것이 아닌 이상, 변화할 상황에 대비하여 미래 정부에게 여력을 남겨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소위 대못박기가 의료, 공공부문, 복지 등 많은 부분에서 전방위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과연 미래 세대에 이것이 지속될까가 걱정입니다.
19/06/10 02:25
지속불가능하다고 각 정책분야의 전문가들이 경고해도,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문재인케어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가장 교조적인 타입의 진보정권입니다 노무현처럼 필요하면 우파 정책도 쓰고 하는 융통성이 전혀 안 보입니다 돈은 거짓말을 안하고, 우린 기축통화국이 아니라 찍어낼수도 없고, 고령화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더 조심해서 재정을 봐야 할 텐데, 정말 막 나가는 것 같습니다
19/06/10 02:28
그리고 이렇게 문재인 정권이 막 나가며 “하고픈거 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걸 견제할 한국당이 지리멸렬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수구로 퇴행한 모습을 보이고, 뭐 좀 살만해질 때마다 망언논란에 휩싸이며, 자체 징계도 부실하여 이미지만 계속 망해 갑니다
이런 야당을 집권세력이 무서워할 이유가 없죠 결국 견제받지 않고 정말로 “하고픈거 다 하는” 중입니다 그 결과는 우리 후손...까지도 안 가고 그냥 우리부터 짊어질 것 같네요
19/06/10 08:47
자유한국당 피셜로 국회가 파행상태라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도 생기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도 많고요. 매번 느끼지만 21세기 한국의 대통령에 대해서 필요이상으로 과대평가하시는 거 같네요.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자유한국당이 지금 지리멸렬하면 문재인이 최선의 선택지이니 그냥 받아들이시는 게....
19/06/10 09:08
소득주도성장 철회는 당장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거든요
탈원전 철회도 대통령 마음대로 가능하고요 한국당의원들이 지리멸렬한 거지, 한국당이 원래 추구해야 할 '올바른 우파의 가치'는 여전히 한국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무현처럼, 자기 지지세력의 목소리만 무조건 쫓지 말고, 상황에 맞는 우파적 정책도 시행하는 그런 면을 문재인이 수용하면 참 좋겠습니다 물론 그랬다가 과거 노무현처럼, 좌파들에게도 버려지면서 국정수행동력이 떨어진 것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으니.. 어렵겠지요
19/06/10 10:09
차베스의 등장에도, 그 전 베네주엘라 기성정치인들의 부패와 무능이 한몫했었죠
한국당이 단시일내 제정신 차리는게 더 쉽고 빠를지, 문재인이 그만 고집 부리고 정책방향을 바꾸는게 쉽고 빠를지.. 둘다 어려워 보입니다 뭐 이건 제 입장이고, 현재 문재인 정책들이 진심으로 다 마음에 드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계속 유지하시면 좋을 거고요
19/06/10 10:31
저도 최저임금이랑 탈원전 둘다 싫어하는 사람인데, 참돔회님의 비판 수위를 보면 다른 대안 정치 집단이 있다고 생각하신다고 느껴져서요.
1.현재 문재인 체제의 민주당이 선택할 수 있는 혹은 있었던 최선이다. 2. 아니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 집권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1번쪽에 가까우시고 더 잘하라고 까는 것이었나요?
19/06/10 11:19
kien 님//
우선 kien님과 저는 대댓글로 많이 싸웠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몇가지 진심으로 확인드리고 싶은게 있어요. 1. 전 kien님이나, 다른 문재인지지자나, 다른 민주당 지지자나, 심지어 리석기 지지자라 해도, 그리고 대다수의 정치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다 '자기가 생각하기에 나라가 잘 되려면 이렇게 되어야 해'라는 애국심이나, 여러 선의에 의해서 정치적 주장을 하신다 생각합니다. 2. kien님에게, 그 외 다른 분들에게 조롱조나, 비난조로 댓글을 쓴 적이 꽤 있으나, 쓰자마자 후회하고, 또 다른 댓글에서 또 조롱이나 비난을 할 때가 많습니다. 앞으로도 또 그럴 경우가 생기겠지만, 저도 후회하고 있으며, 또 죄송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말씀 주신 거에 답변하자면, 저는 정치인 개개인의 망언이나 추태보다, 그 정치인들이 모여서 이루고자 하는 정책의 방향성과 그 결과물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량하기 짝이 없는 문재인이 경제를 망치고 빈부차를 심화시켜서(이에 대한 팩트 해석은 저와 다르실 수 있습니다. 전 그렇게 가정한다는 것은 아실 거로 생각하고요) 수많은 저소득층 가정들이 힘들어지는 것이 선인가, 막말쟁이가 경제를 살려서(일단 살린다고 가정합시다) 수많은 서민들이 더 행복해지는게 더 선인가 고민하라면, 전 닥후입니다. 제가 문재인을 보며 좌절하는 것은, 소통을 한다 해도 지지층과의 소통만 할뿐, 노무현처럼 반대파의 의견도 듣고 수용하고 채택하는 일은 절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건 문재인 극렬 지지층에게는 더더욱 열광하는 크고 좋은 이유가 되겠지만, 전 그 길로 갈 경우 나라가 더 어려워질거라 가정하기에, 제게는 끔찍한 일입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중에, 굳이 정책이 더 선호되는 곳을 고르자면 자유한국당입니다. 바른미래당은 좀 더 큰 정부에 가깝죠. 유승민이 집권했다고 친다면요. 문제는, 자유한국당 멤버들의 추태가 나날이 쌓이고 쌓여서, 집권의 가능성이 자꾸 떨어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제게는 그 추태로 인해서 자유한국당의 정책 대신 민주당의 좌파 정책을 수용한다는건, 차베스 이전 무능하고 부패한 우파 정치인들이 싫어서 차베스를 고르는 것, 장제스가 싫어서 마오쩌둥을 고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물론 차베스보단 문재인이 더 훌륭합니다. 비유가 그렇단 겁니다.) 장제스와 그 휘화의 무능함과 추태가 참 끔찍했기에, 당시 중국 인민들이 마오를 고르는건 매우 합리적이었을 수 있습니다만, 우린 그 뒤 결과를 알고 있습니다. 제가 비록 그 결과를 모두 예견하진 못하겠지만, 전 문재인 치하의 대한민국은, 이미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으로 인하여 비가역적인 손상을 입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그 손상은 심해질 거고요 다행이 우리 대한민국은 베네주엘라나 중국보단 훌륭한 나라이며, 문재인 이후 다른 좌파 지도자들은, 문재인보다 유연하리라 기대해 봅니다. 노무현처럼 우파 경제정책을 도입할수도 있을 겁니다. 우파 경제정책을 유연하게 도입할 좌파 정치인이라면, 전 지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더 확실한건, 그냥 우파 정치인이 집권하는 겁니다. 게다가 친문이 주류인 현 민주당 분위기로는 그냥 더더 좌쪽으로 치우칠 것 같고요. 그래서 답은, 2. 한국당 집권을 더 선호하나, 1. 문재인이 노무현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정책적 유연성을 발휘한다면 문재인도 지지할 용의가 있다 부족한 댓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시금, 그간의 결례에 대해선 너그러이 용서를 바랍니다... 흐흐
19/06/10 11:34
kien 님//
1.이죠. 그게 마음에 안드는 것이고.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제 의견으로는 바른미래당이 집권했으면 정책방향은 더 좋았겠지만, 바른미래당 수준의 세력으로는 정책동력이 없고 결국 자한당 세력이든 민주당 세력이든 연합정부처럼 진행되었을 것이라 결과가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한당 연합정부처럼 되어 자한당에 잠식당하는 결과가 되었을 것이고, 뭣보다 애초에 당선가능성이 전혀 없었으므로 선택될 수 있었던 선택지조차 아니었죠. 대안정치집단의 존재와 비판수위는 별 연관이 없습니다. 여기서 뭐라고 떠든들 문재인 탄핵해서 끌어내리자는 이야기가 아닌 담에야 어차피 남은 임기 현 정권에서 진행할거고 그래야 하는 거고요. 사실 다음번도 민주당 정권일 가능성이 여전히 90%이상인데 최대한 끌어내려서 위기감과 분권이라도 이루어져야 반대많은 정책으로 달려가는 속도라도 늦추는거죠. 근데 제1야당 하는꼴보면 여당의 정치적 위기감은 생기다가도 없어질 꼴이라 답답하죠..
19/06/10 12:08
참돔회 님// 정치지형을 철저한 이중잣대로 바라보는 님이 그토록 노무현을 높이 평가하는 줄 몰랐네요.
대학생때 노사모 활동을 한 사람으로서 환영하는 바이지만, 솔직히 좀 웃기긴 하네요. 황장엽같은 빨갱이는 남북 통일을 위해 남한으로 내려온 거라고 최대한 선의로 높이 평가하시던데 그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문재인을 바라 봐 주시면 안되나요? 권양숙 돈 받은 걸 문재인의 책임으로 돌리기도 하고, 드루킹 댓글 사건의 몸통으로 문재인을 지목하고 세월호 사건으로 문재인이 무슨 엄청난 이익을 본 것처럼 악의적으로 바라보고 중국몽이니 모니 하면서 문재인을 무슨 중국의 하수인처럼 바라보시던데 이제 제발 좀 그만 좀 하시죠
19/06/10 12:26
에너토크 님//
사드 배치 관련하여 다행이도 문재인은 직접적인 친중사대 발언을 삼갔고 그 밑 민주당과 좌파 언론, 논객들만 사드 문제 많다고 선동했었죠 문재인 본인이 직접 미국 가서 사드는 우리와 주한미군을 방어하기 위한 거라고 참으로 옳은 말을 했다고 저도 지적했고요 이렇듯 저도 사안에 따라 문재인 칭찬도 합니다 위에서 썼듯 노무현 칭찬도 합니다 저도 노사모였기도 했고요 철저히 진영논리로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는게 문제죠 전 그게 극렬문재인지지자와 태극기부대라 생각합니다 위에도 썼지만 전 문재인이 좌파 정책 버리고 우파 정책 시행하면 당장에라도 문재인 지지합니다 인간 문재인의 말뒤집기, 내로남불, 옹고집, 쇼통은 불만이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게 정책과 그 결과니까요
19/06/10 12:28
참돔회 님// 경제 결과= 현정부가 컨트롤 가능한 정책+ 제어 불가능한 국외 변수+ 제어 불가능한 국내변수인데, 참돔회님은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좋아진 경제 결과는 제어불가능한 국외, 국내의 호재 덕분으로 안 좋아진 결과는 현정부의 정책탓으로 보시더군요.
그 점이 저에게는 ???인 겁니다.
19/06/10 12:35
kien 님// 맞는 지적이십니다
당연히 현정부만의 탓은 절대 아니죠 그런데, 왜 나쁜 외부 상황에 더 문제를 심화시킬 정책을 쓰냔 겁니다
19/06/10 12:37
참돔회 님//그렇게 진영 논리 싫어하시는 분이 황장엽은 그렇게 높이 평가하세요?
김일성대에 온갖 호사를 다 누리고 주체사상의 이론적 뒷 받침한 빨갱이가 김정일대에 숙청의 위기가 오자 지 목숨 살자고 남한으로 내려온 황장엽이 그렇게 대단해 보이냐고요? 김일성대에 느낀 바가 있어서 그 부귀영화를 다 버리고 내려왔으면 저도 그 진정성을 인정하죠. 하지만 그런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목숨이 경각에 달려 허겁지겁 도망쳐 내려온걸 남북통일의 전사로 생각하시면서 이중잣대 운운 하세요? 남한에 내려와서 그 어떤 반성도 없이 김일성에 대해서는 입 닫고 오직 김정일만 까던 이런 사람이 님 눈에는 그렇게 대단해 보이던가요? 그렇게 목숨 건졌으면 조용히 반성하며 여생을 보낼것이지 도대체 그 사람이 남한에 기여한게 뭐가 있습니까? 솔직히 황장엽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딱 하나 아닌가요? 열심히 김대중을 까주니까 좋아하신 거잖아요
19/06/10 12:40
참돔회 님// 누가 봐도 님은 문재인에 대해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악의적인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 측근/친인척 중에 돈 문제 없었던 대통령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민정수석/비서실장의 책임을 물은 적은 적어도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전경환/김홍일/김현철/이상득 등 그 누가 당시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에 책임을 묻던가요?
19/06/10 12:41
에너토크 님// 지금 이 글과 댓글 어디에도 황장엽 이야긴 하나도 안 썼고, 전 거기 대한 답은 예전에 길게 썼거든요
전 문재인이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재정대책없는) 문케어 등 여러 망국적 정책을 관두고, 올바르게 나라를 이끈다면 그자의 내로남불 쇼통 등에도 불구하고 지지할 용의가 있습니다
19/06/10 12:42
참돔회 님// 그리고 드루킹 댓글 건에 대해서도 만약 문재인이 몸통으로 드러나면 제가 앞장서서 지지 철회하고 같이 까드릴테니 결과나 기다리세요..
문재인이 연관되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는데 몸통이니 뭐니 하지 마시고요
19/06/10 12:44
에너토크 님// 제겐 사실 문재인의 개인적 문제들은 사소해요.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정책의 방향이 틀렸다는 겁니다
김의겸 갓물주, 조국의 무능한 인선 등도 물론 짜증 나는 일들이지만, 정책 방향만 제대로라면 다 용서 가능합니다. 님 말대로 역대 정부들도 여러 비리가 있었거든요 문재인 정부는 방향도 틀렸는데 심지어 다른 것도 짜증나네! 인 거라 김의겸 조국 등도 같이 싫은 겁니다 소득주도성장 계속 밀어붙이면 정말 나라가 잘 살게 될거 같아요??? 진심??? 그럼 일단 최저임금 공약대로 만원 갑시다 제발요
19/06/10 12:46
에너토크 님// 최순실은 뭐 모든게 명명백백해진 뒤에 까기 시작했습니까?
드루킹은 일단 문재인 지지자였다가 변절한 거고요. 그 원인이 선의인지(드루킹 주장), 자리청탁인지(경수 주장)는 아직 모르죠 일단 드루킹의 1억번에 가까운 클릭이 특정 세력에 유리하게 2017년 내내 여론을 조작한 것까진 팩트입니다 그걸 문이 지시했냐는 물론 아직 증거가 부족합니다. 둘이 양산에서 만난 사진은 있지만 아직 부족해요
19/06/10 12:56
에너토크 님// 황장엽 관련, 제 자신이 중점으로 여기는 관점이 에너토크 님과 달라서, 불편하셨을 수 있습니다. 에너토크 님이 말씀하시는 점도 충분히 이해되고, 저 자신도 넘 편협했나 반성도 해 봅니다
즐건 식사 되세요!
19/06/10 09:12
그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 나라는 최순실 게이트를 거치면서 엘리트들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상당히 붕괴됐어요. 여당-야당 문제 이전에. 소득주도성장의 가능성에 대해 많은 경제엘리트들이 우려의 뜻을 표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은 이유가 저번 정권에서 한국의 엘리트들이 한낱 강남아줌마의 권력전횡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거기에 부역했다는 게 드러나 버려서죠. 그래서 그동안 눌려있었던 대중주의자들이나 엘리트 집단 내 비주류 계파가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고 이젠 그 부작용이 슬슬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고 봅니다.
19/06/10 03:49
근데 이것도 사실 생각해보면 과거의 업보 비슷한겁니다.
노무현 정권당시 사립학교법등 그들의 입맛에 안맞는것들을 막기위해서 노력 했고 이후 계속된 노무현에대한 공격 이후 집요한 공격은 두가지 효과를 가져 왔습니다. 첫번째는 대중들의 전문가에 대한 불신 두번째는 문재인을 비롯한 민주당역시 보수세력을 사람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게 만든것이죠 결국 이게 현재 문재인 정권이 맘대로 하게 만든 두가지 원인이죠 전문가들이 말해도 그들은 과거에 신뢰를 잃었으며(물론 사람이 다르지만 대중은 그거 구별 못하지요 결국 전문가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니까요) 심지어 집권 세력마저 전문가들은 기득권으로 자신의 이득만 지키려고 한다는 주류집단에 대한 불신이 가득찬 상황이라 당연히 대화가 안되는겁니다. 견제세략마저 지지부진하니 더더욱 안되는 거고요
19/06/10 02:33
개인적으로는 "도덕적, 전통적 가치에 관하여는 큰 정부, 시장에 관하여는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것이 한국의 보편적 보수주의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치적으로는 왕정처럼 하나의 가치와 목표 아래 통합된 강한 중앙집권형 국가와 정부를 꿈꾸지만, 경제적으로는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와 시장주의의 끝을 꿈꾸는 것이죠. 이 두 가지 특성이 이론적, 현실적으로 양립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얼핏 보면 현 중국의 순한 맛 정도가 떠오르긴 합니다. 한편, 한국의 보편적 진보주의는 상대적으로 다양성을 존중 및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보수주의와 차이가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큰 정부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보수주의와 별 다를 것이 없고, 다만 진보주의는 시장에 관하여도 큰 정부를 추구한다는 것이 보수주의와는 뚜렷이 드러나는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가치적으로도 딱히 다양성을 존중하고 추구한다기보다는 단지 보수주의가 추구하는 가치와 다른 가치를 추구할 뿐이라고 볼 수도 있겠고요.
19/06/10 02:36
일제강점기와 6.25로부터 파생된 낡은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의 굴레를 못벗어나는게 우리나라 좌-우의 한계죠. 정책적 분류, 특히 경제에 대한 관점면에서는 명확하게 좌파/우파적 방향대로 간적이 없죠. 항상 짬뽕이었지. 근데 이건 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아서 딱히 나쁘다거나 그렇진 않네요. 그보다는 그놈의 이데올로기 굴레에서 벗어날 날이 언제일지 그게 참 답답합니다.
19/06/10 08:27
개인적으로 기독교 우파가 북한에서 내려온 목사들 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해서 반공주의 우파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분류하실지 기대되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19/06/10 16:18
<보수주의가 진보주의에 대해 갖는 주된 사상적 차이는 인간 이성에 대한 회의주의이다. 그들은 사회가 강력한 정책 발의(initiative)를 통해서 사회를 개선할 능력을 갖고 있음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현상을 지지한다. 그것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현재의 현상이 바람직하기 때문이 아니라 현상이 이 순간 성취 가능한 가장 최선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보주의 특유의 이성주의는 합리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성 자체가 합리에 대한 능력이며 합리성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고 계산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또한 이런 질서는 그 중 가장 합리적 설명의 채택을 통해 중앙집권화로 나아가며 그 설명은 그렇게 된 사회를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습니다. 세계를 설명/계산 할 수 있다면 예측할 수도 있고 고칠 수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말로 X나 잘 설명했는데 실제로 해보면 개소리인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인데 설명의 합리성과 운동/존재의 불일치는 합리주의자도 딱히 합리화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설명력이 세계에 질서를 부여한다는 것에 기본적인 장점이 있고, 설명과 실재가 동치가 아니란 것에 합리주의의 기본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적용에 있어서 보다 치명적인 약점은 합리주의적 이성이 합리화를 위해서 사태를 기만 할 수 있는 막강한 능력입니다. 개인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때 이점을 뼈저리게 느끼며, 체제의 합리성을 위해서 사회에 거대한 기만을 강요했던 20세기 전체주의 국가들에 대한 역사경험은 사회적으로도 깊게 새겨져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세계에 대한 진보주의의 막강한 설명력에도 불구하고, 실세계에서 보수주의가 대립하며 균형을 이루는 이유일 겁니다. 보수주의자에게 인간 이성에 대한 회의주의에도 불구하고 인간 개인에 대해서 인간 개인이 그 자신의 처지를 개선할 능력을 가지고 있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그렇다고 답할 것입니다. 합리적 설명이 되든 안되든 인간은 자신이 마주하는 좁은 세계에 대한 경험적 지식을 전문적으로 축적하고 그에 기반해서 살아가며, 각자의 필요를 각자보다 더 잘 알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무언가에 대해서 더 많이 아는 것이 더 큰 선을 가져온다는 관점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그 지식과 선의 증가는 개별단위에서 한계적(marginal)으로 이뤄집니다. 개개인으로서의 인간은 ‘합리’에서 어긋날 수 있기에 진보주의가 보수주의와 달리 인간 개개인이 개개인의 삶을 스스로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지 않고 ‘사회’를 통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성에 대한 짙은 회의와 중앙집권적 통제성향을 보여주는 흥미로우면서 강력한 증거입니다. 따라서 진보주의가 인권 등등에 대한 목소리를 강경하게 높일 수록 인간에 대한 회의와 시스템에 대한 긍정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19/06/10 23:37
우리나라에는 고전적인 보수 스펙트럼과 좀 다른 존재들이 있는 거 같아요. 뭐라고 이름붙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뚜렷한 사회적, 경제적 이념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다른 이데올로기들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존재하는 사람들. '감성팔이', '팩트' 이런 단어 좋아하고, '니들도 다 똑같다'고 이야기하고, 약간의 정치 혐오도 섞여 있는, 인터넷에서 주로 활동하는, 어쩌면 염세주의적인 그런 사람들. 이 사람들이 어떤 이념적 방향성을 가지고 있진 않아서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이 염세주의자들의 부류가 장기적으로 현실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궁금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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