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5/23 15:23:28
Name 글곰
Subject [일반] [연재] 제주도 보름 살기 - 예고편
  모든 것은 한 권의 책에서 비롯되었다. 몇 년 전, 뭐하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부부가 일 년 동안 핀란드에서 살았다는 책을 읽은 후 아내는 우리도 그렇게 하자고 말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승낙했다. 왜냐면 남편들이란 대체로 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아내가 처음 세운 계획은 그 책처럼 핀란드에서 반 년 동안 사는 것이었다. 시간이 몇 년이나 흐르는 동안 그 계획은 점차 축소되어 갔고 동시에 줄어든 만큼 구체성을 띄어갔다. 핀란드는 태국이 되었다가 또다시 제주도로 변했고, 반년은 한 달을 거쳐 결국 보름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제주도 보름살기가 결정되었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는 아니었지만, 계획이 확정될 즈음에 이르러서는 이미 제주도 한 달 살기가 전국적인 유행을 타다가 한물이 간 후였다. 무수한 인간들이 제주도에서 살다 왔고, 그로부터 비롯된 갖가지 문제점들이 이미 언론을 통해 낱낱이 흩뿌려졌다. 그렇기에 제주도 보름 살기는 너무나도 흔해빠진 나머지 그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낡은 주제가 된 지 오래였다. 다행히도 우리 부부는 유행에 극히 둔감한 편이기에 둘 다 별달리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나는 계획되었던 육아휴직을 냈다. 휴직을 내면서 처음 마음먹었던 여러 가지 계획들은 삼십년 전에 내가 세웠던 방학시간표처럼 쓰레기통으로 직행했고, 나는 근면하고도 착실하게 매일을 게으름으로 채웠다. 그렇게 꾸준히 시간을 낭비하다 보니 어느덧 계획되었던 제주도 보름 살기 날짜가 다가왔고 나는 생각했다. 인간적으로 반 년 가까이 게으름을 피웠으면 이제는 조금 성실한 일을 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하고. 예컨대 한 보름쯤은 하루도 빼 놓지 않고 매일 글을 쓴다든지.

  그런 까닭으로 이 연재는 시작되었다.

  2019.5.23~6.6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5/23 15:27
수정 아이콘
크크크 7월에 제주도 갑니다
살아보시는곳 근처 핫플좀 소개해주세요
스테비아
19/05/23 15:34
수정 아이콘
작년에 혼자 보름 살다 왔는데 유행이었다니...ㅠㅠ 잘 다녀오세요!
정휘인
19/05/23 15:41
수정 아이콘
어서오세요!!!!!(지나가던 제주도민)
아웅이
19/05/23 15:43
수정 아이콘
[왜냐면 남편들이란 대체로 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크크크크크킄크
영혼의공원
19/05/23 15:45
수정 아이콘
저도 딸아이 방학에 맞춰 한달살기 하려고 하는데 고대로 따라하면 될거 같네요
무례한 부탁이지만 자세하게 써주세요 ^^
19/05/23 15:50
수정 아이콘
챙겨볼게 또 하나 생기는군요.
Like a stone
19/05/23 15:53
수정 아이콘
[왜냐면 남편들이란 대체로 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와..... 같은 유부남끼리 뼈 때리면 재미가 두배라도 되십니까 으헝헝
근데 울면서 웃고있네요 크크크크크크
참돔회
19/05/23 16:11
수정 아이콘
[왜냐면 남편들이란 대체로 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이거 태그로 만들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크크크
제주제주제주제주!! 기대합니다
19/05/23 17:09
수정 아이콘
부디 잉여로운 생활 이야기를 쓰실 수 있기를 바래요~ 기대됩니다.
WhenyouinRome...
19/05/23 17:14
수정 아이콘
제주도 보름살기 비용도 꼭 알려주세요!!!
저도 제주도 아님 말레이시아 한달살이를 하려고하는데 어느쪽이 싼지 좀 알아보고 있거등요
드러나다
19/05/23 17:31
수정 아이콘
심지어 이제 출발하심 크크 진짜 따끈한 라이브 글이겠네요!
Zoya Yaschenko
19/05/23 17:55
수정 아이콘
커밍-쑨!
콩탕망탕
19/05/23 18:06
수정 아이콘
기대됩니다. 대체적으로 남편들이란.. 공감합니다.
제미니
19/05/23 21:03
수정 아이콘
기대되네요. 어서오세요!!!!!(2) 지나가던 제주도민2
이민들레
19/05/24 10:25
수정 아이콘
보름은 뭐뭐살기라고 하기엔 너무 짧지 않나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244 [일반] 페미니즘과 탈 비엘(BL) [88] 나와 같다면12597 19/05/23 12597 3
81243 [일반] 아무것도 안해도... 되나? [20] 블랙초코10211 19/05/23 10211 44
81241 [일반] 2019. 1/4분기 가계동향조사가 발표되었습니다. [237] 사악군16084 19/05/23 16084 21
81240 [일반] [연재] 제주도 보름 살기 - 예고편 [15] 글곰6489 19/05/23 6489 19
81239 [일반] 조계종 "합장 거부 황교안 자연인으로 돌아가라" [214] 쿠즈마노프17529 19/05/23 17529 23
81238 [일반] 미국 법원 "퀄컴, '과도한 로열티·경쟁저해'로 반독점 위반" [24] 홍승식9286 19/05/23 9286 1
81237 [일반] 택시와 차량공유서비스 기업 간의 갈등 해결책 [76] 러브어clock8942 19/05/23 8942 0
81236 [일반] 뻔뻔 한 그 당의 간첩 행위 옹호 기사 [93] ICE-CUBE9876 19/05/23 9876 22
81235 [일반] 미국 "화웨이 대체재로 한국기업이 나서 달라" [61] 청자켓11401 19/05/23 11401 8
81234 [일반] 크롬 플러그인 추천 - 마우스 우클릭, 드래그 해제를 0.01초만에! [41] 내꿈은퇴사왕11921 19/05/23 11921 12
81233 [일반] 경찰, 물리력 행사 기준 발표 [55] Bemanner13547 19/05/22 13547 1
81232 [일반] 한 민 정상통화 야당(강효상)에 넘긴 공무원 [221] ICE-CUBE15060 19/05/22 15060 47
81231 [일반] 교통공학 이야기 - 번외. 자율주행차와 교통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 [92] 루트에리노7237 19/05/22 7237 14
81230 [일반] ??? : 난 쓰레기야! 하지만! [70] 2214000 19/05/22 14000 90
81229 [일반] 최저임금실책을 쉴드칠려고 이제는 이런 짓도 하네요.(feat 기재부) [182] 차오루20588 19/05/22 20588 37
81228 [일반] 당신의 유감이 오히려 유감스럽습니다. [58] chilling10948 19/05/22 10948 10
81227 [일반] 이제 공익근무요원·산업기능요원·전문연구요원등도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157] 카루오스15826 19/05/22 15826 5
81226 [일반] 英 메이, “2차 국민투표 여부 의회표결”…브렉시트 ‘마지막 도박’ [20] 강가딘5780 19/05/22 5780 2
81225 [일반] [기사]'철밥통' 공무원 호봉제 깬다..직무급제 도입 추진 [63] 로켓10100 19/05/22 10100 3
81224 [일반] '경찰 돕다 다쳤지만 치료금 10% 준 경찰' 주장 나와…"원통" [74] AKbizs9796 19/05/22 9796 8
81223 [일반] 대표성의 트릴레마 [5] 아루에5854 19/05/22 5854 18
81222 [일반] 세계 각국의 경찰 연봉 [30] 달과별11432 19/05/22 11432 0
81221 [일반] 경찰과 제압 그리고 주짓수 (조르고 꺾고 굳히고) [14] 삭제됨5373 19/05/22 5373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