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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3/11 01:18:53
Name 신불해
Subject [일반] 초보 장사꾼 노릇 9개월 정도 하면서 (수정됨)




대학 1학년 동안 정신없이 놀기만 하다가 "이럴바에 일단 군대라도 빨리 해결해야..." 하는 생각으로 바로 입대했고, 병역 생활 동안 "나중에 뭐 하지... 애초에 뭐 하고 싶은거 있기는 한가?" 하다가 "어차피 아무 생각도 없는데 그러면 돈이라도 벌자. 그럼 나중에 돈이라도 남겠지." 라는 생각으로 군대가 끝나고 바로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사회의 햇병아리가 할 수 있는 일 치고는 벌이가 상당히 괜찮은 편이긴 했지만 매사가 장단이 있는 만큼 상대하는 손님들도 손님들이고 - 그 일을 하면서 '이 좁은 나라에 정신병자가 참 많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사람 험하게 쓰면서 쪼아대는 관계자들도 워낙 극성이었고, 쉬는 날도 거의 없어서 친구들도 1년에 몇번 못 보고 집-직장 생활만 하다가




그래도 진짜 처음 일할때 같은 마음가짐으로 "어차피 난 아무 생각도 없다." 이런 느낌으로 뇌를 비우는 느낌으로 돈 버는 기계 생활 하다가 그게 5년 쯤 되어가자 아무리 무디게 버티려고 해도 한계다 라는 느낌이 들어 욕을 하든 뭐하던 병가 한번 얻어내서 친구들이랑 해외 여행 한번 다녀와서 보름 정도 쉬니 도저히 더 할 마음이 안 생기군요. 그래서 일 그만 두었고....






그렇게 끝나고 보니 5년은 진짜 아무런 의식도 없이 자나갔는데 처음 일할때 생각했던것처럼 돈은 좀 남긴 하더군요. 그 돈을 가지고 제 가게 장사를 하는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부모님도 관련 장사를 했기 때문에 돈이야 내가 내더라도 여러가지 정보 같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좋기도 했구요.






그래서 내 장사를 하게 되었는데.... 보통 장사 하게 되면 다른거 떠나서 건물 임대료 같은 부분이 힘든데 운이 좋게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큰 시설 안의 가게에 빈 자리 나왔고, 싸게 입찰하고 들어와서 몇년 동안 장사 할 수 있게 허가받은 입찰료 뺴면, 물건 들여오는 가격 말고는 사실상 나가는게 없는 곳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사람도 꽤 빈번하게 드나드는 곳이라 제기 보기엔 나가는거 없는거 생각하면 꽤 할만한데 경쟁이 거의 없더군요. 



들어보니 저번에 입찰하고 들어왔던 주인은 관련 해당 큰 시설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 거의 조예가 없이 온거라 그냥 자리 나와서 온거라 파리만 날렸고 그래서 딱히 좋은 말로 소문이 없던 같던데 저는 딱 그쪽으로 집안이 장사를 해왔던지라...





그렇게 해서 하는 업종은 개인 소매상입니다. 계절 마다 필요한 물건들 먼저 떼어놓고 얼마 남겨서 파는 일이고, 요식업 같이 메뉴판이 있는게 아니니 그 과정에서 얼마를 남기는지는 순전히 제 요량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하다보니 "아, 내가 초보 장사꾼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일이 꽤 자주 있는데.....








가령 제가 5만원 짜리 원가에 때어가지고 온 물건이 있다고 칩시다. 제 입장에선 이걸 2,3만원 정도 남길 수 있으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일을 하는 부모님이나 관련 업종으로 관계 맺고 있는 가까운 지인들은 그걸 기본 9만 5천원, 혹은 12만원 정도까지 부를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너무 비싸지 않나? 물론 그야 많이 남겨먹으면 당연히 좋지만 애초에 너무 비싸면 사는 사람이 엄두도 안낼것 같은데... 좀이라도 남기만 하면 좋은 인상도 줄 수 있을것 같고 굳이 그렇게까지 많이 부를 필요는 없겠다."



그래서 다른곳에서 9만 5천원을 부르는 물건을 전 7만원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대형가게가 아니라 작은 규모의 개인 소매상이다보니, 일정 가격 이상의 물건을 사는 사람들 중에 체감상 90%는 가격이 어찌되었건 일단 무조건 깎아주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 깎아주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 첫 레파토리는 바로 "왜 이렇게 비싸요?" 구요. 그런데 이 왜 이리 비싸냐, 좀 깎아주면 안되겠느냐는 말은 제가 가격을 얼마를 불렀던 간에 대부분이 일단 하고 봅니다.





5만원에 들어온 물건을, 다른데서는 9만 5천원이나 10만원을 부르는걸 8만원이나 7만원에 부르는데 그래도 깎아주라고 합니다. 좀 다짜고짜 윽박지르듯이 하는 사람도 있고, 은근하게 "에이, 에이" 하면서도 내가 무슨 말도 안했는데 알아서 자기가 돈 꺼내면서 계산 끝내려는 사람도 있구요. 대체로 젊은 사람은 반반이고 나이 40대 이상에서 아저씨들은 한 60%, 아줌마들은 90% 비율로 그러는듯...






파는 물건 특성상 손님으로 오는 사람 중에 자주 보는 사람들이 좀 많거든요. 한번 보고 만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그걸 막 떼어놓기가 어렵습니다. 애초에 이제 막 창업했고, 이제 막 장사한지라 작년 이 계절에 팔고 남은 재고 있다는 것도 아니니 계절 바꾸기 전에 최대한 다시 현금으로 융통해서 다음 계절에 맞춘 물건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만든지도 얼마 안되서 손님들이 그다지 몰리지 않고 한가한 시간이 많기도 하고) 종종 오는 손님들을 배짱 장사 하면서 내몰기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쪽에서 깎아주라고 요구하면 저는 거의 대부분 깎아주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5만원 짜리를 7만원 불러도 깎아주라고 하니, 사실상 만원 남겨서 벌려고 그 난리를 치는 겁니다. 좀 상대 쪽에서 과하게 하면 심하면 5천원 남겨버리는 장사가 될 수도 있고...




그런데 더 웃겨버리게 되는 건, 제 입장에서는 애초에 많이 남겨먹으려고 하지 않았고, 심지어 거기서 또 깍아주게 되었는데도, 어떤 경우에 상대방 쪽에서는 "왜 이리 시원스럽게 안 깎아주냐" 며 (원가를 아는 내 입장에서는) 적반하장격인 사태가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상대하는 분들이 좀 나이 드시고 아줌마들 분들도 있다 보니 그런 경우도 적잖고...




그러다보니 나중에 보면 얼마 남겨먹지도 않았는데, 돈도 별로 못 벌면서 기분도 더러운 상황이 왕왕 나오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조언을 듣고 다시 제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좀 더 비싸게 불러 봤습니다. 최소 4만원에서 크게는 6,7만원 까지 원가보다 더 불러서요. 



물론 처음에는 "왜 이리 비싸냐" 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건 제가 2만원 남겨먹으려고 했을떄도 나오던 말이고... 일단 그 가격을 부르면서 대략 '좀 깎아줄수도 있다' 는 늬앙스를 풍깁니다.



그러면 저쪽에서도 바로 관심 끊지 않고 대략 살펴보면서 협상을 요구하고, 저도 막 끊지 않고 같이 어울려 줍니다. 처음에 한 만원 정도 깎는 선에서 언질 주다가, 저쪽에서 "에이" 이러면 이야기 하다가 오천원 더, 만원 더 정도 가고, 상대가 마음에 오락가락 하는듯 할때는 진짜 못 이기는 척 "제가 원래 진짜 이렇게 드리면 안되는데, 알았어요. 제가 이 가격에 드릴게요." 이렇게 합니다.




그래서 최소 2번에서 3번 정도 디시가 이루어지고 나면, 상대는 꽤나 흡족해서 물건을 사고 갑니다. 그런데 그 상대가 만족하는 가격이라는게 제가 처음에 팔려던 적정가와 똑같거나, 최소 만원에서 이만원 정도는 더 높여진 상태인데 말입니다.





처음에 별로 안 부르고 팔때는 진짜 본전도 못 찾고 거기에 짜증까지 내면서 사가더니, 그걸 훨씬 높이 부르고 거기서 깎는다 깎는다 하면서 처음에 파는것보다 되려 비싸게 나갈때는, "내가 엄청 깎았다." 는 만족감에 가득차서 나가고.... 






또 이렇게 명확한 가격 메뉴판이 없는 장사를 하다보니, 느끼게 된 게 적정가라는건 애초에 없고 중요한건 손님과의 심리전이라는 걸 느낍니다.




가게에 오는 사람들 중에 확고부동하게 "내가 이거 무조건 산다" 고 오는 사람들은, 한 3만원 이하 짜리 자주 쓰는 소모품 물건 사는 사람들 말고는 없고 대부분은 "살까 말까" 하는 마음인데, 여기서 일단 적게 부르고 손님이 깎아주라를 시전하면, 상대방이 꺼내는 "깎아주라" 카드를 최소 1회 정도는 받아줘야 하는 제 입장에선 심리전에서 져버리는게 됩니다. 





그러니까 일단 많이 불러놓고 상대방의 디시 요구 패를 2회 정도까지 받아줄 수 있는 상황이 저에게는 좋은 상황인데(3회까지 패를 내는 경우는 왠만큼 징글징글한 아줌마 부류 외에는 많지는 않음)



그렇다고 택도 없이 불러 버리면 초장에 포기하고 이야기가 바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으니 이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포기한다고 바로 그 자리에서 허겁지겁 가격 내려서 다시 불러 버리면 그것도 웃긴 모양새구요.




그리고 변칙 공격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구경 하는 손님이면 물건 하나보다도 여러가지에 관심을 보이기 마련인데, 같이 끼어 파는 겁니다. 끼어서 두개를 팔면 저는 좀 더 깎아주더라도 상대가 원래 하나 사는것보다도 일단 더 팔아서 내보내는거고, 상대 입장에서도 두개 싸게 샀다고 여기고 좋아하니 쓸만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상황에 따라 오히려 자충수가 될 떄도 있습니다. 상대가 9만원 짜리(원가 5만원) 물건에 아주 크게 관심을 보입니다. 그러다가 세트로 같이 사갈만한 다른 물건도 엄청 크게 관심을 보입니다. 상대 하는 모습이 저 두 물건 가격만 만족되면 무조건 사가겠다는 촉이 확실하게 옵니다.



그래서 여기서 저는 굳이기로 제 쪽에서 먼저 디시를 해주는 패를 쓰면서 "원래 9만원인데, 마침 계절도 끝나가고 정리도 해야 되서 제가 6만원에 해드릴게요." 라고 먼저 크게 깎는 쓰는 수를 씁니다. 상대 모습만 보면 7만원만 되어도 살만할것 같은데, 물건 하나 더 팔 수 있으니까 좀 더 깎아주는 겁니다.




그 말 듣고 상대는 "오, 좋다 좋아 진짜 싸네요" 하면서 분위기 탄 것 같이 하고, 그거는 거의 산거나 다름없고 같이 봤던 물건도 꺼내서 살펴보며 난리를 칩니다. 저는 옆에서 계속 그렇죠, 좋네요 하면서 추임새 넣고 "두 개 합치면 12만원 정도 되겠네요." 합니다.




보통 여기서 끝나는데, 상대가 하나 더 산 경우에는 보통 상대에게는 깎아주라 패를 1회 더 쓸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집니다. "이거 원래 9만원인데 제가 7만원에 드릴게요. 엄청 깎아드린 거예요." "제가 이거 두개 사니까 6만 5천원씩 해서 13만원 합시다." "아니 사장님, 원래 9만원 짜리인데 제가 7만원에 드리는건데요." "에이, 두개 사니까요." 혹은 "아 내가 여기 물건 다 사주는데, 거 저번에도 친구 데리고 와서 잔뜩 사고, 거 다음에도 와서 사줄텐데 거 참, 그냥 13만원, 에이, 13만원." 이런 식으로...





때문에 물건을 여러개 사서, 제쪽에서 먼저 디시를 해줘야만 하는 분위기가 될떄도 조심해야 합니다. 상대가 여러개 사주는데 이쪽에서 1차 디시를 먼저 알아서 해주는게 당연한 분위기인 경우가 많고("원래 이거 이거 가격 이 정도인데, 같이 사시면 제가 이 정도에 드릴게요") 상대가 그거 두개 카운터에 딱 들이민 이후에도 다시 저쪽에서 깎으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차로 깎을거 고려해서 가격을 잘 불러야 합니다.





앞서 말한것처럼 '상대가 저 두개를 사는건 확정이나 마찬가지.' 라는 분위기라 제가 먼저 서둘러서 6만원까지 내려 불렀는데, 상대가 다른 물건과 같이 사면서 또다시 디시를 요구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5만원에 들여온 물건 5만원에 나가는 경우가 될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같이 사는 다른 물건에서 많이 남는 남는 편이라면 그거 고려하면 현금 유동성 생각하면 엄청 이득은 아니어도 그럭저럭 괜찮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고려합니다. 이거는 본전 치기라도 저쪽에서 3,4만원 남으면 뭐 괜찮다 싶지만...




정말 최악의 상황은 갑자기 분명히 사는것 같았던 물건 집어넣고 "아 생각해보니 사정이 안되서, 일단은 이것만 살게요." 라고 뒤통수를 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괜히 지혼자 앞서나간 탓에 최대한 깎아도 7만원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팔 수 있을 물건을 6만원에 주는 상황이 됩니다. 제 딴에서는 "이거는 만원만 남아도, 같이 사는 저쪽에서 몇만원 이상 남기니까 이득이다." 싶었는데 새 되죠. 여기서 다시 말 물리는 선택은, 얼굴 붉어지고 "뭐 이딴 가게가 다 있어." 소리 들을게 아니라면야 불가능한 선택지고...








그래도 이렇게 가격 폭이 커서 조절이 가능한 물건을 가지고 서로 니즈를 맞추는 과정은 그래도 낫습니다. 





가장 꼴보기 싫은 상황은 만원에서 삼만원 사이 정도 하는 물건들, 가게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팔리면서 물건 들어오는 가격도 항상 일정하고 가격 바뀔 일이 없는 물건들 가지고 말을 하는 경우 입니다. 이런 물건들은 애초에 싸게 사서 쓰는 물건들이니 비싸게 팔 수 있는 물건들이 아니고, 제가 판매하는 가격도 들어오는 가격에서 최소 5000원 ~ 최대 만원 정도 더 받는 사이에서 정해져 있습니다.







원래가 6,7만원을 들여와서 12만원, 10만원 부르는 물건 가지고 '여기 왜 이렇게 비싸요?' 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이런 물건 사면서도 비싸다는 말이 입에 붙는 사람들은 어이가 없더군요. 잘 아는 사람들은 좀 덜한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 더 심합니다. 1만 6천원에 들여와서 2만 5천원에 파는 물건을 가지고 "이거 다른데서는 2만원에 3개로 팔던데." 라고 말 같지도 않는 소리를 하기도 하고... 



그럼 욕은 못하고 웃는 표정 하면서 "사장님 그건 말이 안되구요. 거기가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거기서 파는게 뭐가 잘못되었거나 착각하셨을거예요." 이러고, 마음 같아서는 "그럼 거기가서 사시던지요." 이러고 싶은데 그래도 어떻게든 하나 팔아서 보내야지 싶은 입장에서 그러기는 좀 그렇고... 





애초에 진짜 그렇게 파는 곳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입에 박혀서 그렇게 하는거라 사긴 사지만서도, 그렇게 사고 나가면서도 계속 궁시렁거리기도 하는데, 한번은 그런 사람 나가고 난 다음에 하도 어이가 없고 성질 나서 진짜 그런데 있나 하고 물건 들여오는데도 여러곳 전화 돌려보면서 물어보고, 인터넷 같은데도 확인하면서 씩씩 거리기도 했네요. 물론 알아봐도 말도 안되는 소리고...





그렇게 이런꼴도 보고 저런꼴도 보고 새로 배우는 점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직장 생활에 비하면야 훨씬 정신적으로 편하긴 합니다. 장소도 그렇고 빚도 없이 하는지라 뭐 메꿔야 한다 부담은 별로 없기도 하고, 가까운 곳에서 종사자들에게 정보 얻기도 편하니 여러모로 그런 점에서는 운이 좋았던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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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말이
19/03/11 01:35
수정 아이콘
사람 심리가 정말 묘합니다. 저도 인터넷에서 살 때 네이버 최저가보다 조금 싼데도 쿠폰에 중복할인에 카드청구할인까지 받으면 뭔가 뿌듯한 생각이 들거든요. 장사하시는 분들은 정말 엄청난 고수일 것 같습니다. 어릴 때 몇 만원씩 툭툭 깎으려고 하시던 어머니와 사장님의 실랑이가 떠오르는 것 같아 뭔가 그립네요. 아 작성자를 뒤늦게 확인했는데 어쩐지 글이 술술 잘 읽힌다 싶었습니다. 대가는 장르를 따지지 않으시군요.
에스터
19/03/11 01:45
수정 아이콘
요즘 시장 안가고 대형마트 가는게 저런 흥정하기 귀찮아서 겠지요.
마트 가면 비싸건 어쨌건 똑같은 가격이니...
웃긴게 공연계도 그렇습니다. 특히 '애 있는 부모님들'이 티켓사는 어린이 뮤지컬같은경우엔 대부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인터넷으로 예매만 하면 30~40%정도 할인은 예사로 깔고 들어갑니다.
(참 이해가 안가죠.... 할인 안주고 티켓값을 낮추면 될텐데???)
cluefake
19/03/11 02:04
수정 아이콘
크흐흐흐흐
부모님이 영업하시는 모텔 카운터 한동안 본 적이 있어서 공감이 갑니다. 보통 아줌마들이나 할머니들이 제일 많이 그리고 징하게 깎아달라 시전하시고 젊은 분들은 쿨하게 제 값 냅니다.

대부분 모텔 시세가 급? 에 따라 거기서 거기고 여기보다 싸면 오래되고 허름한 모텔이고 같은 급?은 가격이 완전히 똑같은데(설령 다르더라도 야놀자 보고 저희가 맞춰가죠) 그것 때문에 반쯤 정찰제-동일 가격제라 훨씬 편하긴 한데

이거 아시는 분들이 아 공실 있을거 아냐 깎아줘 시전하시는데
이제 방 상황을 보고 비수기라 이것도 아쉬우면 받긴 받아야죠..근데 대충 눈치로 이 사람이 어디까지는 내겠다 짐작은 가긴 가더군요.

제일 흔한 딜 요청?이 바다뷰가 만원 더 나가는데 같은 값으로 바다뷰 요청하는거고
나 단골이니까 6만원 방 3만원에 주라는 요청까지 받아봤는데 그건 그냥 무언으로 씹고 4만원에 5만원 방 주니 투덜투덜대면서 갑니다. 뭐 그정도 딜도 다른데선 안해주니까요.
또 하나는 현금으로 줄테니 싸게 해달라는 건데 이건 그냥 싸게 해주는 구실로 받습니다. 의외로 손님 측에서 현금으로 줄 테니 좀 더 싸게 해주세요 오천원-만원 더 까주세요 요청 들어오는 경우 많습니다.

손님들 경향은 지역손님들은 어차피 맨날 바다 본다고 바다 안 찾으시고 관광객분들이 거의 바다 가시는데 젊은 분들은 대부분 그냥 제값 내시고 나이드신 분들과 주로 흥정이 벌어지죠 상술한 같은값 바다요. 그리고 이제 단체로 오시거나 하는 분들은 온돌방 찾습니다. 온돌방은 좀 특이한게 평소엔 잘 안나가다 단체손님이나 가족여행 손님들은 거의 이 방 찾아요(5인 8만원으로 제일 싸기 때문) 근데 온돌방이 의외로 손이 더 가고 그래서 인당 이익은 별로인데 이거 깎아달라 그럴때가 좀 골치입니다.
안초비
19/03/11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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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점점 재래시장을 포함한 오프라인 자영업이 쇠퇴하는 거 아닐까 합니다. 심지어는 대형마트들도 영엽이익이 매 해 감소하는 중인데..
Musicfairy
19/03/11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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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만으로는 글쓴이님이 확실히 너무 순둥이로 보인달까요..?
'다른곳에서 9만 5천원을 부르는 물건을 전 7만원이라고 불렀습니다.'라는 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죠.
저라면 그냥 9만원~9만 4천원 정도로, 딱 다른 곳보다 조금 싸기만 한 정도로만 가격을 정했을 것 같은데요.
원가 5만원에서 기존 9만원 이상에 비해 개당 이득이 절반 미만이면, 판매량이 2배 이상 되어야 총이득액이 본전인데, 그 정도로 판매량 차이가 나나요?
괜히 더 볼 수 있는 이득을 포기해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입는 것 같은데요.
'제가 먼저 서둘러서 6만원까지 내려 불렀는데,'라고 할 때, 그냥 6만원이라고 하지 말고 2개 12만원이라고, 낱개 가격은 더 비싼데 2개 사시면 개당 6만원으로 깎아드리겠다는 식으로 말했다면 난감할 필요가 없겠죠.
혹시나 손님이 낱개를 6만원에 팔라고 요구한다면 강력하게 거부하셨으면 되었을 것 같고요.

님의 글만으로는 '아니 왜 저 손님의 요구를 받아주지?'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저는 무작정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건 상점 주인에게 민폐라 생각해서 표시된 정가대로 사거나, 아님 깎아달라는 요구도 안 하고 그냥 안 사고 나간다거나 하는데, 님의 글을 보니 '아, 흥정 안하고 그냥 사는 내가 호구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거절을 잘 못하시는 성격같은데, '이 가격 이하면 무조건 거부한다'라고 스스로 커트라인을 정해서 무리한 흥정은 칼같이 거부하기로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19/03/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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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세요?
저격수
19/03/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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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
신불해
19/03/1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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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기보다는 장사경험이 적어서 어버버하다보니 끌려가는 버릇이 있었는데 조금씩 고치려 합니다.
19/03/11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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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잘보고갑니다. 이러한 흥정을 귀찮아하는 저같은 젊은 사람은 대형마트 이용하는 것을 아무래도 선호하는 편입니다. 장사하시는 분들의 매일매일의 심리전이 참 존경스럽네요.
싸구려신사
19/03/11 07:18
수정 아이콘
우리의 문화가 그렇게 형성되었으니 어쩔수 없을 겁니다.
이런문화형성에는 무작정 높게 부는쪽과 무작정 깍으려는 쪽 둘중 어디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요.
klemens2
19/03/1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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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나 온라인 쇼핑이 왜 잘나가는 가 알것 같네요. 저도 왠지 소매점 가서 물건 살려면 비싸보이는데 깍아 달라고 말하는 사람은 못 되어서
조선소일용직노동자
19/03/11 07:42
수정 아이콘
그래서 잘 안가요
아줌마들은 입씨름을 즐기는데
보통의 젊은 남성은 입씨름 대부분 싫어하죠
겜숭댕댕이
19/03/11 08:10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아주 작은 가게였지만 가게 굴려본 입장에서 공감이 많이 갑니다.
19/03/11 09:10
수정 아이콘
반대로 저는 그래서 흥정하는데는 잘 안갑니당
흥정 수백 수천번 한 사람에게 이길수가 없죵
19/03/11 09:53
수정 아이콘
하지만 벙커를 3번 쓰면 이길 수 있습니다(?)
IZONE김채원
19/03/11 10:47
수정 아이콘
수 억번을 했는데도 질 사람은 지더군요 ㅜㅠ
켈로그김
19/03/11 09:23
수정 아이콘
물건을 제 값 잘 받는것도 일종의 기술이지요.
DP가 물건을 잘 파는데 도움이 꽤 됩니다.
물건을 값어치 있게 보여주는거죠.

흥정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내가 소비자로 방문했던 가게들을 쭉 돌아보면 어느정도 답이 나옵니다.
세츠나
19/03/11 09:37
수정 아이콘
갈수록 흥정 스킬은 B2B에 주로 쓰이는 스킬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개인 소비자는 그냥 적당히 속아서 사는거고...
다람쥐룰루
19/03/11 09:4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경매장 없던 시절에 온라인게임을 좀 해본 사람들은 많이 공감갈만한 내용이네요
다른점은 배짱장사가 가능하냐 아니냐 차이정도군요
글이 재밌어서 긑까지 다 읽게되네요
19/03/11 09:47
수정 아이콘
장사는 2,3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게 제일 속편하죠. 잘 깍으려고도 하지않고, 클레임도 적음.
다만, 맘에안들면 다시는 안옴 덜덜덜;;;
길잡이
19/03/11 09:56
수정 아이콘
일단 가격흥정이 되는 것이 있으면 깎아달라고 찔러보고 시작하는게 대부분인듯.
이쥴레이
19/03/11 10:12
수정 아이콘
옷가게를 해서 아는데 정말 손님 10명중 안깍는 손님 한명보기가 힘들어요. 주 손님대가 40~60대 여성 손님이다보니...
그래서 옷을 하나 만원에 떼어오면 3만원을 부릅니다.
어차피 만원이상 깍는분들이 많거든요.

이전에 하도 질려서 정찰제라고 하고 옷마다 택 다 붙이고
물건 가격 낮게해서 판매했는데 손님들이 무조건 깍아서
그냥 본문처럼 가격 높이고 많이 깍아주는척해야 손님 만족도가 높더군요. 이전 정찰제 가격이 휠씬저렴한데도 말이죠.

장사는 정말 힘들고 수많은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반년전 여름에 사간옷을 겨울때들고와서 안맞는다고 환불이나 겨울옷으로 교환해달라는 사람들 엄청 많습니다.
또한 옷사고 입고다니면서 일주일마다 와서 계속 교환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동네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교환이링 환불은 3일이내 2회이상 교환하시면 교환이 안된다고 써붙여 놓아도 막무내기라...안해주면 여기저기 나쁜소문 내고 다니거나 가게 매일 찾아와서 방해를 하는지 정말 힘들죠.

자기가 신고온 낡은 신발이랑 바꿔신고 그냥 가는분들도 많고
온갖일들이 많다보니 정말 힘들죠.

장사가 쉬운게 아니죠
신불해
19/03/11 10:20
수정 아이콘
아 교환 진짜 공감가네요. 사놓고 거의 보름 뒤에 와서 같은 가격대의 다른 제품으로 바꾸려는 사람도 있고...
19/03/11 10:12
수정 아이콘
종목이 궁금하네요..
chilling
19/03/11 11:16
수정 아이콘
5년차 이제 초보 딱지 떼려고 하는 개인사업자입니다. 물건을 파느냐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와 같은 기본적인 조건부터 각 업종의 전반적인 문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기에 정답은 없습니다만, 저는 고가 제품(서비스)에 한해 소폭의 할인(약 5~10%)을 리밋으로 잡고 나머지 경우에는 할인 자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당장 고객 한 명 놓치면 눈 앞에 신사임당 여러 장이 사라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아직까진 잘 살아남았습니다.

인심 좋게, 단골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마진 크게 줄여서 제공한다고 해도 보통의 고객들은 그 할인된 가격을 정상가로 생각합니다. 첫 가격은 일부러 크게 부르는 거라고 판단해요. 특히 가격 비교를 쉽게 할 수 없는 영역에선 더더욱 그러합니다. 고민이 많으실텐데 곧 나만의 균형점을 찾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이팅 하세요.
WhenyouinRome...
19/03/11 13:07
수정 아이콘
저도 기술직 자영업인데 일해주고 원래 받기로한돈 달라하면 약속한 돈인데도 무조건 깍습니다. 진짜 오만원 십만원 깍아거리면 열받아요...
아이고...
19/03/11 13:11
수정 아이콘
글이 잘 읽힌다 했더니 신불해님..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19/03/11 13:34
수정 아이콘
저나 근처 장사하시는분들 보면..
진상고객 대처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하아..
19/03/11 16:01
수정 아이콘
"제품을 절대적인 싼 가격에 산것에" 만족하시는 손님이 있고
"내가 제품의 가격을 많이 깎았다"에 만족하시는 손님이 있는 것 같아요.

신불해님께서 운영하시는 가계는 후자쪽이 많은 것 같네요

좋은 경험 하셨고, 그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19/03/11 17:21
수정 아이콘
https://www.youtube.com/watch?v=okZlx4w9-aU 생각나네요. 10분 50초부터..
19/03/11 21:03
수정 아이콘
제 친구가 장사 시작한지 몇년 됐는데 그 친구가 햇던 말이 많이 떠오르네요.
가격대 나오는게 제 친구랑 업종이 비슷한거 같기도 하고 .....
다만 제 친구가 일하는데는 그런데가 많이 들어가있는 단지라 가격은 그렇게 뻥튀기를 못시키더군요.
배짱좋게 싸게 팔면 주위 가게에서 테클이 들어오고....
제친구는 미끼 상품 얘기를 하더군요. 유명하고 관심 많이 가지는 제품을 이윤 없이 팔면서 다른거에서 남기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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