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2/01 09:28:29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넷플릭스] 전쟁과 사랑 - 러시아 혁명 드라마 (수정됨)
Image result for road to calvary russian
Image result for road to calvary russian
Image result for road to calvary russian
Image result for Road to Calvary russian

넷플릭스에서 제공하고 있는 러시아 드라마입니다. [전쟁과 사랑] 영어 원제는 "Road to Calvary"라고 하는데, 톨스토이(우리가 아는 그 톨스토이가 아니라 다른 동명이인이라고 합니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이 드라마는 정말 놀랍습니다. 화려하고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CG와 소품을 정말 훌륭히 활용하여 꼭 20세기 초 러시아에 정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제국의 수도 상크트 페쪠르부르크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나폴레옹 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알렉산드르 기둥이 있는 궁전광장, 구세주 피의 성당과 그 맞은 편에 있는 미하일로프스키 정원, 그리고 네프스키 대로. 이 장소들은 오늘날 모두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CG를 활용하여 더욱 생동감 있게 그려냈더군요. 예전에 3일간 방문한 적이 있어 더욱 감회가 새로왔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두 명의 자매입니다. 카탸와 다샤. 이들은 상류층 집안의 자녀로, 부족한 것 없이 자라 순수하고 선합니다. 그리고 그런 만큼 세상물정에도 어둡습니다. 그런데 굳센 의지를 가진 여인들이며 또 아주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는 여인들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 때문에 전쟁과 혁명 소용돌이에 얽히게 되며 두 자매의 운명은 서로 갈라지게 됩니다. 평등한 사회를 만든다고 하는 이상주의자들, 무신론자들에게 맞서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보수파들 사이에서 말이죠.

이 드라마는 전쟁과 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파도 속에서 헤엄치는 일반인들의 삶을 보여줍니다. 전쟁(1차세계대전)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여인들, 애국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군인, 내 다리가 잘렸는데 그깟 애국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되받아치는 군인.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혁명. 장교, 의사, 시인, 교수, 언론인, 노동자... 모두 각자의 진영을 선택하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어떤 거창한 이념적 확신도 아닙니다. 당장의 필요. 또는 우정. 또는 사랑. 삶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선택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선택 또한 꼭 어떤 신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한편 인상적인 것은 이 드라마에는 영웅이 없습니다. 어떤 선악도 없습니다. 그저 역사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가는 개개인만 있을 뿐입니다. 상류층이라고 해서 심성이 악한 것도 아니고 하층민이라고 해서 선한 것도 아닙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 자라온 환경과 윤리 그리고 가치관에 따라 충실히 행동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은 주연들의 훌륭한 연기입니다. 물론 러시아어는 외국어라서, 잘 알수는 없겠다만,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를 볼 때에도 얘는 연기 못하고 얘는 정말 잘한다 정도는 평가할 수 있는 것처럼, 그 정도는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연들은 정말 모두 연기가 훌륭합니다. 말로만 연기하는 게 아니라 눈빛, 입술, 목소리의 떨림 등. 그 때문에 각 주인공의 입장에서 더욱 더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전편 (총 12화)을 제공하고 있으니 한 번 봐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2/01 09:31
수정 아이콘
우왕 볼만하겠네요.
녹차김밥
19/02/01 10:11
수정 아이콘
오 소개 감사합니다
에프킬라33
19/02/01 10:1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정말 보고 싶네요
19/02/01 10:42
수정 아이콘
강하게 끌립니다 넷플 결재 고민을 주시는군요
aurelius
19/02/01 14:04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정치글만 파이어나고 이런 글은 반응이 별로네요 크크크.... 그래도 넷플릭스 가입하신 분들은 꼭 한 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크크
19/02/01 14:59
수정 아이콘
트로츠키 소개해주셔서 잘 봤습니다.
aurelius
19/02/01 17:17
수정 아이콘
오 잘 보셨다니 제 기분이 다 좋네요. 좋은 작품은 같이 나누어 봐야죠 :)
19/02/01 16:09
수정 아이콘
아... 이런 역사작품 정말 좋아합니다. 넷플릭스에서 보고 오겠습니다 :D. 역사를 '민중'을 소재로 해서 풀어나간다는 것이, 참 만들기 힘든 방식인데 드라마를 뚝심있게 만들었다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다는 의미겠지요. 정말 기대됩니다!
aurelius
19/02/01 17:08
수정 아이콘
아주 재미있더군요. 정말 추천합니다 :)
풍각쟁이
19/03/18 09:58
수정 아이콘
추천받아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5편까지 보았는데 미장센이 너무 이쁩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동생역인 안나 치포프스카야의 미모가
와... 처음에 등장하는데 숨막혔습니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오래간만에 보았네요.
진짜 진짜진짜 이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967 [일반] 안희정 무죄 뒤집어졌다···2심서 징역 3년6월 구속 [316] 고통은없나25316 19/02/01 25316 4
79966 [일반] 정말 재밌는 중동의 '삼인지' : 소설 "사마르칸트" [32] Farce9113 19/02/01 9113 20
79965 [일반] 20살의 내가 느꼈던, 그리고 30대가 되고 달라진 내 정치관과 생각들. [74] 삭제됨9817 19/02/01 9817 22
79964 [일반] 김경수 도지사의 옥중서신 [53] 어강됴리12433 19/02/01 12433 10
79963 [일반] 미국 주요 대도시 인종비율 [26] attark19464 19/02/01 19464 3
79962 [일반]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데이타주의] [29] 전직백수7217 19/02/01 7217 12
79960 [일반] 북한 관련 뉴스 몇개 [4] LunaseA10888 19/02/01 10888 1
79959 [일반] 20살의 내가 느꼈던, 그리고 33살의 지금의 내 달라진 가치관과 생각들의 혼란스러움/부록 87년생 김철수 [115] 뮤지컬사랑해12437 19/02/01 12437 64
79958 [일반] (속보)비건 "트럼프, 종전 준비…北 침공의사 없고 정권전복 안한다" [178] aurelius17383 19/02/01 17383 15
79957 [일반] [넷플릭스] 전쟁과 사랑 - 러시아 혁명 드라마 [10] aurelius10653 19/02/01 10653 5
79956 [일반] 버닝썬 사태.. 빅뱅 승리가 자유로울수 없는 이유 [66] 준벙이13471 19/02/01 13471 15
79955 [일반] [손석희사건] 김웅기자가 채널A에 출연했습니다. [48] 율리우스카이사르14722 19/02/01 14722 5
79953 [일반] 내가 댓글조작을 한다면. [52] 쿠루쿠루7968 19/01/31 7968 3
79952 [일반] 온라인 쇼핑몰, 개인택시도 카드수수료 인하 [18] 읍읍8599 19/01/31 8599 0
79950 [일반] 드래곤 길들이기3 / 뺑반 [10] Rorschach6948 19/01/31 6948 1
79949 [일반] 경찰청 사회복무요원 성인지(性認知) 교육 논란 [124] Complacency13921 19/01/31 13921 13
79948 [일반]  결국 한 사람만 좋으면 되는 이야기 [36] 아타락시아110944 19/01/31 10944 10
79947 [일반] 민주 37.8% 한국 28.5%…지지율 격차 첫 한자릿수 진입 [333] 고통은없나23032 19/01/31 23032 8
79946 [일반] [펌] 박주민 "법원, 이런 식이면 '김경수 2심'도 걱정" [209] 바밥밥바21914 19/01/31 21914 13
79945 [일반] 아주 흥미로운 인물, 이성계라는 사람 [29] 신불해15206 19/01/31 15206 70
79944 [일반] (육아/교육) 미국 입시 관한 잡담. [94] OrBef11540 19/01/31 11540 8
79943 [일반] 기성용 국가대표팀 은퇴 [43] 저항공성기10047 19/01/30 10047 6
79942 [일반] 예비타당성 조사가 SOC 최후의 보루인 이유 [120] 아유12999 19/01/30 12999 1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