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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1/30 13:54:11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알쓸신잡] 레닌이 독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 액수. (수정됨)

1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제국은 의도적으로 레닌을 러시아로 돌려보냅니다.

심지어 스위스에서 러시아로 가는 모든 경비를 독일정부가 지원해주었습니다. 


혁명에 빠진 러시아는 뚜렷한 지휘부가 없었고,

이들 중 가장 과격한 혁명가 중 하나를 귀국시켜서

러시아를 파멸시키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레닌이 지원받은 금액은 오늘날 환율로 대략 1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한 러시아 민영 은행이 페트로그라드에서 스톡홀름으로 보낸 전보에 해당 자료가 발견되었습니다. 

(출처: Intercepted telegram no. 34 from Kozlovskii in Petrograd to Fuerstenberg in Stockholm (Saltsjöbaden), June 5/18, 1917, and follow-up no. 90 (July 2/15, 1917), confirming the transfer into Russo-Asiatic Bank, in RGASPI, fond 4, opis’ 3, del’ 39, list’ 124. For the best estimates of German expenditure, see Baumgart, Deutsche Ostpolitik 1918, 213–214, n19) 


10억 달러.... 원으로 환산하면 1조원인가요?


실로 막대한 액수입니다. 


볼셰비키는 이 자금으로 자체적은 출판사를 운영하고 수만장의 팜플렛을 제작할 수 있었고

임시정부에 반대하는 시위에 사람들을 동원했습니다. 물론 돈을 찔러주면서 말이죠. 

(옛날 50~70년대 우리나라도 그랬지만 대규모 군중시위에 사람들에게 몇만원씩 찔러주면서 사람들을 동원하곤 했죠) 


소수 과격파가 이 돈을 다 어디서 가져온 것일까요?

역시 독일의 지원금이었습니다. 


레닌은 독일에게 이용당하는 걸 알면서도 그 자신이 독일을 이용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사실 좌우합작 러시아 임시정부가 전쟁에서 꼭 패배할 운명은 아니었습니다. 최전방 부대의 사기는 여전히 높았고,

터키를 상대로는 여전히 승전하고 있었습니다. 케렌스키를 위시한 좌파들도 조국 방위 관점에서 전쟁을 지지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이 본격적으로 참전하는 게 결정되었으니 이제 버티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심지어 미국은 1917년 러시아의 2월 혁명과 이로부터 탄생한 민주적(?) 임시정부에 꽤 우호적이었습니다.

윌슨 대통령이 세계대전의 명분으로 "A world safe for democracy"를 내세운 것은 러시아가 2월 혁명으로 민주진영에 가담한 이후의 일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레닌은 임시정부의 우유부단함과 분열을 이용하여 아예 쿠데타를 일으키고

브레스트-리토브스크라는 독일과 매우 굴욕적인 조약을 체결하게 되죠.

자기가 그렇게 유도해놓고 그 조약에 자기 이름을 싣지 않는 비겁함까지...


어떻게 보면 소련의 어머니는 독일제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만약 레닌이 실패하고 임시정부가 끝까지 살아남았다면


미영불러의 협공에 독일은 뒷끝없이 아주 명백하게 패배하였을 것이고, 

"배후로부터의 중상" 신화 따위도 없었을 것이며

히틀러가 나타날 일도 없었을 것이고

결정적으로 소련도 없었을 것이기에 제2차대전과 냉전도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엄청난 만약의 연속이지만 크크크




* Camomile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8-12-0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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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드로븀
18/11/30 14:03
수정 아이콘
2차 세계대전 없는 평행세계라면 우리들은 거지꼴을 벗어나지 못했을것 같습니다...
18/11/30 14:23
수정 아이콘
아베 신조:한국의 독립은 있을 수 없다!내선일체!
홍승식
18/11/30 14:07
수정 아이콘
1차대전이 촉발된 원인은 2차대전 후에나 해소가 되었다고 보기에 2차대전은 어떻게든 일어났을 거 같아요.
말코비치
18/11/30 14:09
수정 아이콘
2차 대전이 없다면 끔찍하네요... 피지알도 일본어 사이트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아케이드
18/11/30 14:14
수정 아이콘
아니...대한민국은 없어도 PGR21은 있는 건가요? 크크
풀러맨
18/11/30 14:18
수정 아이콘
경성 최고의 이게이무 사이또 삐지아루 니쥬이찌?
말코비치
18/11/30 14:18
수정 아이콘
후로 게이마타치 랑킹그 니쥬이찌
18/11/30 15:49
수정 아이콘
경성최고의 게이무 싸이토는 루리짱 웹이죠.
18/11/30 14:30
수정 아이콘
일장기를 달고 뛰는 이영호를 생각하니 어음..
김만치두
18/11/30 14:34
수정 아이콘
KT(경성 텔레콤)
음...;
퀀텀리프
18/11/30 14:29
수정 아이콘
알아봐야 쓸데없는 잡지식이 자꾸 늘어난다. 뇌용량 초과는 아니겠지 ?
퀀텀리프
18/11/30 14:31
수정 아이콘
독일이 소련을 낳음. 독일이 소련을 침공함. 독일이 소련에 망함.
스토리가 이상하네..
말코비치
18/11/30 14:42
수정 아이콘
Succeeding you, father 인건가요...
22raptor
18/11/30 15:20
수정 아이콘
아서스.. 의문의 가정폭력피해자행
醉翁之意不在酒
18/11/30 15:10
수정 아이콘
손중산이 일본의 지원을 받은것과 비슷한거죠뭐.
애초에 반정부혁명세력이 외세의 지원없이 혁명에 성공한다는게 불가능하니까요.
블루투스 너마저
18/11/30 15:32
수정 아이콘
결과적으로 레닌이 소련을 이용한 것이 맞죠. 러시아같은 거대국가에 괴뢰 정부를 앉혀놓고 조종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 오산이었죠.
덩치와 국력이 어느 정도 되는 국가가 기틀을 잡고 안정되면 외부에서 조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죠.
이후 소련이 공산화를 후원한 나라들(비록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하더라도)도 소련의 손아귀를 벗어나서 소련에 맞서는 사태가 나오니까요. 이를테면 중국이라던가, 또 중국이라던가...
절름발이이리
18/12/01 00:25
수정 아이콘
괴뢰정부를 앉혀서 조종하려는게 아니라 혼란에 빠트리고 그 상태를 오래 지속시키는게 목표였겠죠.
블루투스 너마저
18/12/01 10:44
수정 아이콘
하긴, 괴뢰 정부나 식민지화까지는 바라지도 않았겠군요. 어쨌거나 목표를 달성한 것도 맞구요.
불려온주모
18/11/30 16:10
수정 아이콘
미국 독립혁명도 프랑스가 영국 엿먹인다고 재정 무리갈 정도로 지원했죠. 어차피 저 동네는 옆 나라에 무슨 일 있으면 자기 쪽에 유리하게 개입하는걸 딱히 내정간섭이라고도 생각 안하는 동네라.
블루투스 너마저
18/11/30 18:42
수정 아이콘
그래놓고 나중엔 돈이 없어서 루이지애나 등 현재 미국 중부지방의 프랑스 땅을 미국에 팔아먹었죠.
재정난이 프랑스 혁명의 원인으로 일정 정도 작용하기도 했구요. 크크크
오호츠크해
18/11/30 17:51
수정 아이콘
미래야 어찌됐건 독일제국 술수가 성공하긴 했네요 러시아를 이탈시켰으니...
외력과내력
18/11/30 17:54
수정 아이콘
전자금융이 불가능한 시대였을텐데, 현찰로 1조 원을 들고 다니려면...? 물론 은행에서 어음이나 수표 등으로 끊어줬겠죠?
aurelius
18/11/30 18:08
수정 아이콘
여러 은행등을 거쳐서 어음 등으로 발송했고, 또 첩자인 중개무역상 등을 이용해서 자금세탁하기도 했습니다.
18/11/30 19:32
수정 아이콘
1조라고 하면 굉장히 커 보이지만, 현재 가치로 1조원으로 러시아 정도 초대국의 정국을 뒤바꿀 수 있다면 엄청 싼 금액이네요. 사실상 거저 아닐까요. 대한민국 국가 예산이 400조가 넘고, 하림 연매출이 7조에요.
18/12/01 04:00
수정 아이콘
아니 닭만 잘 팔면 마더 로씨아를 내 것으로 할 수 있다니!!
불굴의토스
18/12/01 08:56
수정 아이콘
리니지 몇달 돌려서 이익으로 러시아 터뜨릴수있으면..
닭장군
18/12/01 01:06
수정 아이콘
레드얼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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