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8/04 17:03:59
Name aDayInTheLife
Subject [일반]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보고 개인적 감상? 리뷰?(스포)
초중반부 영화를 보면서 뭔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조금 들었습니다. 계속 이게 무슨 영화였더라, 되짚어보다가 갑자기 문득 떠오른 제목이 있었습니다. <스펙터>.

미션 임파서블은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첩보영화 시리즈 중에서 특색이 옅었습니다. 007이 능글맞은 영국 신사, 본 시리즈가 007의 안티테제라면 미션 임파서블은 톰 크루즈의 스턴트를 제외하고 이 시리즈를 정의할만한 요소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게 개별 영화에 있어서는 장점이 된 부분도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4편에서의 협동과 팀플레이가 강조되는 구성이나, 5편에서 고전적인 분위기의 첩보물 분위기를 가미한 부분 같은 점에서 말이죠.

이번 6편에선 앞서 언급했듯, <스펙터>의 느낌이 조금은 진하게 납니다. (제가 스펙터를 좋게 평가하는 건 아니지만) 트라우마를 지닌 스파이, 주인공의 파멸을 바라는 악역의 대립 구조나 앞서 나온 작품들을 하나로 통틀어 하나의 결말을 내는 것도 그렇구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스펙터보다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 잘 나가는 듯 했다가 갑자기 김이 새버렸던 스펙터보다 긴장감을 잘 유지한 건 더 나아진 부분인 것 같네요.

전작이었던 로그네이션이 고전적인 향취의 스파이물을 이식한 작품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유지됩니다. 한쪽에서 악역 두 캐릭터가 파멸의 예언자가 된 사이에 두 기관의 자존심 싸움, 일사의 난입, 도덕적 딜레마 등등 약간 어두운 분위기와 복잡한 관계는 에스피오나지 장르가 떠오르게 합니다. 이런 복잡하게 엉킨 관계들을 시리즈 특유의 트릭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인상적이면서도 재밌습니다.

이 영화에서 액션장면 얘기를 안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영화는 화면에서 은근히 화면 전환을 느릿하게 잡거나 혹은 어떤 상황에 대한 배우의 리액션 –얼굴을 잘 드러내는 편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배우들이 스턴트 없이 직접 했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HALO 장면도 그렇고 맞고 때리는 장면에서 화려하고 멋지다보단 진짜 때리고 맞는다가 강조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요새 헐리웃 트렌드가 이렇게 움직임을 최소화하되 리얼한 격투로 옮겨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영화 상에서 궁금증이 풀리고 나서 악역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이란 측면은 의문부호가 붙습니다. 사실 누가 나쁜놈이다! 라는 반전이 양날의 검일 수밖에 없는게 그만큼 관객에게 악역의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니까요. 이번 영화에서 솔로몬 레인이 파멸의 예언자+아티팩트 수준으로 이야기에 기여한 바가 적기 때문에 솔로몬 레인이 (특히 전작을 안봤다면) 인상을 남기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두 캐릭터를 합해도 악역의 임팩트가 아주 크진 않습니다. 마치 파멸의 예언자에 침묵 먹인거 마냥 딱히 뭔가를 했다. 라고 말하기에 좀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막판에 격투라도 없었으면 그건 좀…

이런 약한 임팩트 때문에 주인공에게 주어진 꼭 해내야만 하는 임무의 의미가 조금은 퇴색됩니다. 아치 에너미가 되기엔 조금 모자란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에단 헌트에게 중요한 인물들을 모아놓고 이들을 위험에게 구해내는 의미의 ‘해내야만 하는 미션’으로의 의미는 찾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또 에단 헌트라는 캐릭터의 내적불안과 고뇌를 처음으로 드러낸 동시에 가장 잘 드러낸 작품으로 초중반부까지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로만 따진다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중 최고라는 평가가 무색하진 않은데 중반부 넘어서 갑자기 공기 중으로 사라진 무게감은 조금 아쉽네요.

P. S. ‘액션배우’ 톰 크루즈의 최대 강점은 몸을 안 사리는 액션, 뛰어난 리액션 등등이 있겠지만, 진짜 열심히 뛰고 잘 뛰는(적어도 잘 뛰는 것 처럼 보이는) 점이 최고가 아닐까…-_-;
P. S. 2 수염 기른 헨리 카빌은 뭔가 코엔 형제 <브레이브>에 나온 조쉬 브롤린과 주드 로를 반반 섞어놓은 느낌이…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8/08/04 17:22
수정 아이콘
스펙터의 가장 큰 결점은 여러 차례 지적되었고 글쓴 분께서도 지적하셨듯,
프란츠 오버하우저와 힝스가 이탈리아에서의 회의 장면에서 엄청난 포스로 등장해놓고서는 정말 어처구니없이 퇴장하는 점입니다.
회의 장면 볼 때는 엄청 큰 긴장감이 느껴졌는데,
사실 그 뒤로는 "우와 포스 쩐다"라는 쫄깃함보다는 "에이 크레이그횽이 어떻게든 하겠지 뭐"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반면 제 생각에, 폴아웃 감독 맥쿼리는 전작보다 더 쎄고 더 무서운 악역을 등장시키는 것을 포기한 것 같습니다.
3편에 등장했던 오웬 데이비언보다 더 쎈 악역을 등장시키느니,
(개인적으론 3의 오웬 데이비언>>>>>>로그네이션의 솔로몬 레인이라고 봅니다.)
톰형이 엄청 어렵고 빡센 난관 - 난관 - 난관을 계속해서 만나게 하는 방식의, 엄청나게 속도감 있는 빠른 전개를 택했습니다.

베를린 거래 - 파리 접선(화장실 격투) - 솔로몬 레인 탈취 - 런던(가면 등장과 추격중 톰형의 골절ㅠ) - 카슈미르(폭탄 해체&마지막 격투)
이 장면들 중 하나씩만 가져와도 솔직히 스펙터 영화 전체보다 어려운 난이도의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관객은 영화를 볼 때는 악역이 영 포쓰가 없는데...?라기보다는
그냥 쫄깃해지는 심장을 가지고 와 저걸 어떻게 해결하지 어떻게 해결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적어도 저는 영화를 볼 때는 푹 빠져서 악역 생각을 못 하다가, 리뷰를 쓰면서 아 생각해보니 악역이 좀 약했군... 했었습니다.

그런데 보통의 주연배우였다면, 악당보다 상황/환경이 더 어려운 첩보액션물을 찍을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찍었다고 해도 혹평을 받지 않았을까요.
주연배우가 탐 크루즈다 보니까, 대역 없이 직접 액션을 촬영하고 이런 스토리를 소화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결론은 탐형 차냥해!
aDayInTheLife
18/08/04 17:44
수정 아이콘
시리즈의 방향성의 차이라고 봐야겠죠. 나는 톰형 믿을거야가 작렬하고 또 스턴트가 원체 쫄깃한 배우니까 그걸 믿고 간거고 반대로 007은 원래 스타일이 그런 쪽하곤 먼편이라 그렇게 갈린게 아닐까 싶습니다.

막 뛰고 부딪히고 하면서 그런 액션의 강도를 최대화한 영화라는 점에 동감합니다. 크크
18/08/04 23:00
수정 아이콘
3편 오웬 데이비언은 쎈 악역이라고 보기 좀 힘들지 않나요? 저 또한 오프닝 시퀀스에서 오웬 데이비언역의 필립 시모어 호프먼의 열연을 보며 어마어마하게 기대감을 가지고 보다가 데이비언은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구금됐다가 풀려났다가 흑막이 드러나면서 결국엔 토끼발만큼이나 허무하게 후반에 힘을 잃는 캐릭터라고 생각했거든요.
오히려 솔로몬 레인이 6편을 염두에 둔 연출 덕에 5편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 않게 하는 무게감을 가진 악역으로 남았던 것 같습니다.
프링글스할라피뇨
18/08/04 17:32
수정 아이콘
전 아주 대단할건 없지만.
미션임파서블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부분은 충분히 넣어줬다라고 느꼈습니다.
aDayInTheLife
18/08/04 17:45
수정 아이콘
그래서 개인적으로 반전을 드러내는 방식이 되게 좋았어요. 미션 임파서블스러우면서 짜릿한 느낌이 들어서.. 크크
18/08/04 18:02
수정 아이콘
저도 보면서 악역이 너무 포스 없다고 느꼈어요. 괜히 반전아닌 반전 넣지말고 차라리 처음부터 악역에 힘을 줬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제일 포스 있던 악당이 화장실에서 싸우던 동양인이라는게.
더 잔인한 개장수
18/08/04 18:52
수정 아이콘
밴쥐!
18/08/04 19:15
수정 아이콘
결론은 중계인 여자분이 이쁘다는거죠
-안군-
18/08/04 19:23
수정 아이콘
1. 바네사 커비 이쁘다.
2. 화장실 쿵후맨이 젤 쎄보이더라.(역시 투자사가 알리바바라...)
18/08/04 20:06
수정 아이콘
왘 제가 폴아웃 보고나서 가진 생각과 동일하네요 크크크크크
18/08/04 20:54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aDayInTheLife
18/08/04 23:01
수정 아이콘
쿵후맨 젤 쎄더라. 공감합니다. 크크
공격적 수요
18/08/04 19:25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18/08/04 19:5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MI최근 3부작중에서는 제일 좋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조건 아이맥스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아이맥스 액션씬들이 죽여줬습니다!!
18/08/04 20:41
수정 아이콘
저는 폴아웃이 다 좋은데 잠입신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네요.
이쥴레이
18/08/05 11:58
수정 아이콘
잠입신으로 갈려다가 화장실에서 디 박살이 나버렸죠.
크크크
18/08/05 01:29
수정 아이콘
엄청재밌네요
전 악역의 포스가 낮은건 신경이 안쓰이고 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수가있지 와 그에 대한 액션에 풀집중했어요. 제목에 완벽히 걸맞은 진행이라고 생각이듭니다.
프랑스 도로씬이 정말 대단했는데, 익숙한 역주행액션임에도 놀라운 카메라웤 연출이 어마어마해서 대단한 박진감이더라구요.
음향의 퀄리티역시 대단해서 음악과 효과음의 몰입도가 정말좋았구요. 영화관에서 보기 정말 잘했다싶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817 [일반] 불편과 선의 [24] 삭제됨7272 18/08/06 7272 22
77816 [일반] [단편] 어느 게시물 [28] 마스터충달6669 18/08/05 6669 17
77815 [일반] 차이고 2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정말 이별했습니다. [57] 아마그피16378 18/08/05 16378 8
77814 [일반] 내 분노의 방향 때문에 누군가 웃는다면 [32] 빛돌v9370 18/08/05 9370 27
77813 [일반] 재고가 되어버린 아이돌 엘범나눔 [82] 유아린9914 18/08/05 9914 9
77812 [일반]  [뉴스 모음] No.191. 양승태 대법원과 조선일보의 수상한 거래 외 [8] The xian8924 18/08/05 8924 33
77811 [일반] 왜 한국에서는 국산차를 그렇게들 폄하할까요? [326] 삭제됨22913 18/08/05 22913 14
77810 [일반] 학종과 정시출신의 학업능력......... 은 훼이끄고....... [74] 펠릭스-30세 무직11625 18/08/05 11625 8
77809 [일반] 요즘 보는 드라마-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라이프 [26] 장바구니8961 18/08/04 8961 0
77808 [일반]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보고 개인적 감상? 리뷰?(스포) [17] aDayInTheLife7574 18/08/04 7574 6
77807 [일반] 왜 하필 수능 절대평가였나 [152] 주홍불빛12350 18/08/04 12350 17
77806 [일반] (사진유의)LCHF를 하고 뺀 몸무게를 유지하지 못하였습니다. LCHF 3번째 후기 [23] 여기14747 18/08/04 14747 2
77805 [일반] 니차는 불 안나냐?? [137] 콜드브루14745 18/08/04 14745 1
77804 [일반] [잡설] 1일 알바 때려치는 이야기 [4] bemanner8381 18/08/03 8381 1
77802 [일반] 결국 2022년 대입제도개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21] 아유7493 18/08/03 7493 0
77800 [일반] 중국의 과거제도 도입 변천사 [14] 트럼피즘6538 18/08/03 6538 1
77799 [일반] 계속해서 반복되는 어린이집 사건 사고들을 보며 느낀점 입니다. [62] 뮤지컬사랑해9875 18/08/03 9875 31
77798 [일반] 드루킹, '노회찬 불법자금' 진술 번복.."강의료 4000만원 준게 전부" [109] 도라지16255 18/08/03 16255 7
77797 [일반] 올 한해를 같이한 일본음악 [9] salyu6203 18/08/03 6203 2
77795 [일반] 기무사령부가 해체 후 새로이 창설된다 합니다. [66] kicaesar12934 18/08/03 12934 11
77794 [일반] 2019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8350원으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114] 修人事待天命11689 18/08/03 11689 0
77793 [일반] 애플, 세계 최초 시총 1조달러 돌파. [51] Leeka8041 18/08/03 8041 2
77792 [일반] [뉴스]김경수, 드루킹 산채 3회 방문.. 특검, 공범 근거로 본 듯 [202] 베라히17667 18/08/03 1766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