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6/19 23:47:15
Name Dukefleed
File #1 95F21F28_9CF8_4AB8_80FF_1BA6031BFBAA.jpeg (1.86 MB), Download : 70
Subject [일반] 가난한 노총각의 냥줍 순례의 길


동물도 자연의 산물이자, 생명이며, 신이 허락치 않는한 인간은 그 삶에 끼어들면 안된다. 아마 신이 유일하게 그를 허락한 인간은 성서속 인물인 노아일뿐이리라. 만약 다시 노아 이후에 끼어들려면 심적, 공간적, 물질적,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자만이 그를 허락받는다.

하지만 오늘 신은 내게 - 큰 트럭 바퀴 아래 눈병에 겹겹히 쌓여 굳어버린 눈꼽에, 눈도 제대로 못뜨고, 어미잃고 굶어 죽어가는 듯한 너를 내 앞에 두고 가셨다.

어쩔 수 없었다. 살려야 하지 않던가. 하나의 망설임도 난 느껴지지 않았었다. 조금만 힘줘도 부서질꺼 같은 네 몸을 최대한 안전하게 움켜줘고 달렸다.

뭐야. 넌 뭐야. 도대체.

안약 한방울, 콧망울 소독용 약 두방울에, 이렇게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새하이얀 코를 가지고 있는 미묘로 변하는 것이냐.

- 일단 동물병원에 너를 하루 부탁했다.

자애로운 신과는 달리 그 아래의 피조물이자 지배자인 냉정한 자연의 순리에 차라리 맡기는게 옳은 거였을까. 대자연앞에 한낮 작은 인간인 내가 끼어든 건 분명 잘못된거다.

...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미안하다. 네가 와칸다에서 온 고양이이고 이름이 블랙팬서라면 나는 쫓기는 윈터솔져다. 내 어머니의 영어이름은 마사가 아니다.

어찌 이리 혼란스럽고 머리 아프고 힘든때 넌 내게 그리 작고 아담한 앞발을 가지런히 하고 나를 쳐다보느냐. 이리도 당황스러운 타이밍에 내게 찾아온 너의 간택에 난 마법소녀가 되어야 할지 여전히 고민을 하고 망설이는구나.

내일보자. 내일 너를 보호중인 동물병원에 가서 다시한번 우리 마주 보고 대화하자. 그러자꾸나.


유행지난 세줄요약

낮 냥줍
나 어쩔
님 분양?

by Lunatic Love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윌로우
18/06/19 23:52
수정 아이콘
2개월에서 3개월 사이 같아요. 마스크 무늬가 상당히 예쁘게 자리잡혔네요. 좋은 일 하셨고 복 받으신 겁니다. 인연이 이렇게 소리소문없이 찾아오지요. 전 고양이와 함께 살고부터 행복이 뭔지 알았어요.
18/06/19 23:58
수정 아이콘
집사의 길로 ?!
현금이 왕이다
18/06/20 00:10
수정 아이콘
냥이는 사랑입니다.
18/06/20 00:19
수정 아이콘
고양이 확대범이 되어 꼭 후기 남겨주세요.
아이유
18/06/20 02:37
수정 아이콘
유 집사!
와사비
18/06/20 06:06
수정 아이콘
축하합니다!!
18/06/20 06:43
수정 아이콘
키워.
네?
키우라고.

눈빛이 그러네요. 크크
길나비
18/06/20 07:51
수정 아이콘
집사야 내가 집사를 잘 찾아온거 같구나 :)
18/06/20 09:58
수정 아이콘
후기 꼭 부탁드립니다.
18/06/20 10:31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저도 냥이와 함께 이제 1년 지냈는데, 힘든 일 보다 웃는 일이 많아졌어요!
Zoya Yaschenko
18/06/20 10:34
수정 아이콘
이래도 댕댕입니까
Maiev Shadowsong
18/06/20 10:50
수정 아이콘
집사가.... 되기로 하셨군요....
레드벨벳
18/06/20 10:53
수정 아이콘
미묘의 기운이 뿜뿜
Faker Senpai
18/06/20 13:40
수정 아이콘
머리부터 뿜뿜~
아마데
18/06/20 11:32
수정 아이콘
와...부럽다...

전 진짜 고양이 한 마리 키우면 행복해질 거 같아요...
한달살이
18/06/20 11:40
수정 아이콘
이미 집사입니다만.. 냥이의 매력은 거부할수가 없을정도입니다.
vanillabean
18/06/20 11:41
수정 아이콘
엄청 예쁜 턱시도네요. 사진 종종 올려주세요.
-안군-
18/06/20 12:30
수정 아이콘
집사야... 계약하지 않을래?? OwO
18/06/21 00:55
수정 아이콘
아고 이쁘니ㅜㅜ 건강하게 자라렴♡
순규성소민아쑥
18/06/21 08:20
수정 아이콘
키워. 키우라고~!
비가오는새벽
18/06/21 10:24
수정 아이콘
가난한 노총각이라고 하셨지만, 마음만은 부자시네요. 잘 키우실것 같아요. 후기가 기다려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350 [일반] 어제 저녁에 있었던 실로 기이한 경험. [35] 피카츄백만볼트10280 18/06/21 10280 13
77349 [일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조작? [59] 루트에리노15536 18/06/21 15536 1
77348 [일반] 무지개 다리 넘어 너 나를 반기지 마라. [28] Dukefleed7785 18/06/21 7785 27
77347 [일반] (논의 종료) 정치/사회/이슈 게시판 오픈 여부에 대해 의견수렴합니다. [211] OrBef14854 18/06/17 14854 1
77346 [일반] 눈의 여왕과 악몽의 세계 [7] Farce7346 18/06/20 7346 8
77345 [일반] (음식사진주의) 살안빠지면 예수부처알라한테 쌍욕해도 되는 2018년 상반기 다이어트 일기.JPG [25] 살인자들의섬11599 18/06/20 11599 21
77344 [일반] 교통공학 이야기 - 2. 수요예측 이론편 [11] 루트에리노8740 18/06/20 8740 8
77343 [일반] 해외출장수당 [87] 글곰15741 18/06/20 15741 61
77342 [일반] 오늘 하루 미국 한인 사이트을 뒤흔든 한장의 사진 [35] 곰주19866 18/06/20 19866 25
77341 [일반] 남자 출입을 제한하는 수유실 [232] 성동구19951 18/06/20 19951 6
77340 [일반] 가난한 노총각의 냥줍 순례의 길 [21] Dukefleed10657 18/06/19 10657 25
77339 [일반] 일진일퇴의 승부, 이성계 vs 나하추의 대결 [23] 신불해13728 18/06/19 13728 94
77338 [일반] Daily song - 새벽 가로수길 of 백지영&송유빈 [3] 틈새시장3916 18/06/19 3916 0
77337 [일반] 오래된 그네 냄새 [19] 파츠6190 18/06/19 6190 10
77336 [일반] 자료 백업은 잘 하고 계십니까. [36] Finding Joe9597 18/06/19 9597 2
77335 [일반] 직소 퍼즐을 해보았습니다 [17] 광개토태왕5849 18/06/19 5849 1
77334 [일반] 트랜스젠더 "WHO 국제질병분류" 에서 삭제 [19] 쌀이없어요10707 18/06/19 10707 20
77333 [일반] 세계에서 농경지가 가장 넓은 나라는 어디일까? [50] 홍승식24365 18/06/19 24365 5
77332 [일반] 기다리다 [15] 글곰5859 18/06/19 5859 16
77331 [일반]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가 점차 공론화되는듯 합니다. [427] 피카츄백만볼트23774 18/06/19 23774 6
77330 [일반] 임진왜란에 참전한 원숭이 부대 [29] 통풍라이프9928 18/06/19 9928 0
77329 [일반] 내 친구는 연애 고수였다. <2> [41] aura8002 18/06/19 8002 14
77322 [일반] 신태용의 준비한 트릭은 4-3-3??? [73] Hsu13011 18/06/19 13011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