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글에서 장하성 실장 건을 다루느라 다루지 못했던 바른미래당 이야기입니다.
바른미래당은 다 아시는 대로 원내 제 2야당이지만 참패를 넘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같은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았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125963
6.13 지방선거에 나선 바른미래당은 광역·기초단체장 0석이라는 말 그대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습니다.
더 나쁜 건 바른미래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14명 가운데 11명이 두자릿수 득표율에 실패하며 선거비를 한푼도 보전받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바른미래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선거비를 전액보전 받은 것은 안철수 후보뿐이고, 허철회 후보와 권오을 후보는 10%대의 득표율로 선거비를 절반만 보전받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는 모두 고스란히 당과 후보자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5&aid=0002829008
한편 이번 패배로 인하여 원래부터 지방선거까지만 대표직을 맡을 예정이었던 유승민 대표는
개혁보수는 고사하고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에 실패하며 굴욕적인 퇴장을 당하게 되었고 잘 아시는 대로 안철수 후보는 대선 때의 한심한 행동을 더 저렴하게 보여주면서, 당의 공천에 개입하고 당과 상의 없는 단일화 논의를 독단적으로 하는 등 졸전 끝에 패배했지만
숙고의 시간을 가지겠다는 애매한 태도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러다 보니 바른미래당 내부에서조차 "
결과적으로 안철수·유승민 통합 시너지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걸 이제 알았다니 참 문제가 많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81&aid=0002922769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5&aid=0003961820
결국 바른미래당은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가진 뒤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나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총사퇴 이후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이미 사퇴가 예정되었던 유승민 대표 외에, 박주선 공동대표 역시 사퇴했습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 오신환·김수민·채이배 의원과 이지현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을 선임해 30~40대 인사를 전면에 내놓았으며, 새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까지 선출하여 7인 비대위 체제를 구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비대위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8월에 열기 위한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또한 바른미래당은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을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 실패'로 규정하고 향후 짙어진 보수 색채를 지우면서 중도 실용 정당의 차별화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선거 과정에서 노출된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김동철 비대위원장조차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이랑 엮어서 덤태기로 심판당했다" 같은 처참한 발언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는 것을 보면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이름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저는 김동철 위원장의 발언이 바른미래당의 역량과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겨라고 생각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5&aid=0002829372
서울시장 후보이자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안철수 위원장에게도 책임론이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안철수 위원장이 선거 이후 미국행을 택한 것 때문에 더 문제가 되었습니다.
범 친안계로 분류되었던 장진영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장진영 변호사 자신도 동작구청장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해서인지 글이 굉장히 센 편입니다.
내용을 보면, 안철수 후보가 모든 게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면 외유를 할 때가 아니라 안철수 후보를 믿고 왔다가 졸지에 날벼락을 맞고 망연자실한 상태인 후보들을 위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그 후보들은 당이 조금만 받쳐주었더라면, 당이 헛발질만 안 했더라도 당선되거나, 떨어지더라도 선거비라도 보전받았을 후보들인데 줄줄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망연자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상황에서 힘든 후보들과 함께 눈물 흘리고 아파해도 모자랄 판에 따님 축하 외유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장진영 변호사는
아무 명분도 실익도 없는 노원, 송파 공천 파동이 우리 후보들 지지율을 최소 5% 깎아 먹었고 공천 파동은 '이기지도 못할 놈들이 자리싸움이나 하는 한심한 모습으로 비쳤다'고 꼬집는 한편 '
선거 후반 뜬금없고 모양도 구린 단일화 협의는 또다시 지지율을 최소 5% 말아먹었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 목매는 모양새를 보인 것은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었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가 자유한국당에게 밀리고 민주평화당보다 못한 참담한 결과를 만들었는데 안철수 후보가 무관하다 말할 수 있는지 장진영 변호사는 묻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개인사와 공적인 일은 구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역사의 어느 전쟁에서 패장이 패배한 부하들 놔두고 가족 만나러 외국에 가버린 사례가 있나"라는 말은 안철수 위원장이 정말로 정치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장진영 변호사가 지적한 공천파동과 단일화 문제가 안철수 위원장의 트롤링으로 인해 발생한 참사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달리 덧붙일 말이 없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127073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바른미래당의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하여 "창당 직후 선거에 돌입하면서 바른미래당이 왜 합당했으며, 합당 정신이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평하며 "
공천 과정의 불협화음이나 선거 과정의 단일화 논의 등 식상한 구태정치 모습만 보여줘 (국민들이) 완전히 바른미래당에서 등을 돌리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병국 의원은 국민들이 정치 패러다임을 바꾸라고 했던 것인데 거기에서 한 발짝도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언급하는 한편,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보수재편과 관련해 다시 뭉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남원정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지금 심도 있는 대화를 해야한다. 가장 심도 있게 대화를 했던 사람들이니까 곧 만나서 대화도 할 것"이라고 하며 이른바 보수재편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2&aid=0003281526
송파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선거비용 전액보전을 겨우 넘긴 15.2%로 3위를 기록한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가 언론과의 통화에서
"석촌호수 입수가 현행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조만간 날짜를 잡아 뛰어 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박종진 후보는 지난 5월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3등 성적표를 받는다면 석촌호수에 뛰어 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한편 석촌호수를 관리하는 송파구청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석촌호수에 뛰어드는 게 법을 위반하거나 과태료를 납부하는 대상은 아니지만
석촌호수 수심이 4∼5m로 깊어서 그 자체는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평소 관리하는 분이 계신데 박종진 후보가 정말 뛰어든다면 더 관리인원을 배치해 입수만큼은 무조건 막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5&aid=0001106354
바른미래당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은 야권의 6·13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남북 대화, 북·미 정상회담 등 평화 쓰나미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하면서도 "농부는 땅을 탓하지 않고 어부는 바다를 탓하지 않는다.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손학규 위원장은 뒤이어
"사상 최대의 여당 승리로 민주주의의 균형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다"는 소리를 하더니 "야권은 근본적으로 바른미래당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엉뚱한 소리를 했습니다.
물론 그런 말을 한 나름의 이유에 대해 손학규 위원장은 "그동안 한국 정치에서 진보는 안보 분야에서는 평화를, 경제·사회 영역에서는 복지를 추구 했고, 보수는 안보 분야에서는 분단체제 지속을 경제 영역에서는 성장을 지향해왔다. 세태는 진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국민들 중에는 중도가 다수를 차지한다"라는 이유로 우리에게 필요한 야당이 중도 개혁정당이라는 이야기를 내놓았습니다. 전혀 수긍을 못 할 처참한 수준의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문제는 바른미래당이 중도 개혁정당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손학규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중도 개혁정당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지방선거의 냉정한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바른미래당이라는 당은 창당 전부터 정말로 이도 저도 아닌 지리멸렬한 태도를 보여 온 반면 행동 양식이나 생각은 낡은 보수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합당을 밀어붙인 안철수씨는 당헌당규를 무시하는 등 독재적이고 강압적이었으며, 유승민씨는 안보 관련으로 자유한국당의 전술핵 주장과 다를 바 없는 한심하고 낡은 주장을 했습니다. 손학규 위원장도 낡은 진보, 낡은 보수 운운하는 양비론과 진보, 보수 균형론 같은 케케묵은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한심한 본질을 고칠 생각 없이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하는 것은 미사여구일 뿐입니다.
2. 이번에는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의 상황 및 동향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421&aid=0003433212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거듭 낮은 자세를 강조하며 표정관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열린 의원총회와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 실현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 선포식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당선된 신임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들에게 거듭 무거운 책임감과 낮은 자세로 임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민주당은 승리에 도취돼 자만하지 않겠다.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개혁과 혁신을 통해 지방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
스스로의 개혁과 혁신을 게을리 한다면 우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성원을 거스르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박주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들도 잘못한 것 많다"면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좀 더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했으며 박범계 의원도 자신의 SNS에 광역·기초의회에 대한 주민 참여 감시의 제도화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61&oid=422&aid=0000323120
더불어민주당의 시도지사 당선인들 역시 국립 현충원을 참배하며 한 목소리로 "더욱 겸손한 자세로 평화와 민생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은 추미애 대표는 참배 후 방명록에 "평화와 민생을 완수하겠다"고 적었으며 대국민 약속 선포식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지지를 보내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개혁과 혁신을 통해 지방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도지사 당선인들은 약 보름 간 인수인계 과정을 거친 뒤 다음 달 1일 민선 7기 임기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47&aid=000219325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79&aid=0003113148
한편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의 당선 인사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보통 당선자들이 하는 현수막이나 벽보 등의 의례적인 당선사례가 아니라,
유세하던 때처럼 유세 차량을 타고 경상남도 전역을 돌면서 경상남도 도민들에게 대화하듯이 당선 인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경수 당선인은 지방선거를 치른 다음 날부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경남도민의 위대한 승리입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승리입니다. 도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는 당선 인사를 전하는 한편 14일에는 김해 지역, 15일에는 거제 지역 등을 유세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인사하고 있고 이러한 과정을 김경수 TV 등의 인터넷 중계 채널로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선 인사 역시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의례적인 당선 인사가 아니라, 마을이나 아파트 이름을 부르면서 대화하듯이 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경수 당선인은 17일까지 18개 시군을 돌며 당선 인사를 할 예정이며, 도지사가 없는 상황이지만 권한대행에게 업무를 인수인계 받는 인수위원회는 돌아오는 주에 가동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1&aid=0003324286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서는 '6·13 지방선거 결과의 5대 포인트'라는 제목의 이슈 브리핑에서
"6·13 지방선거 압승은 민주당의 능력과 성과가 낳은 결과라기보다는 보수세력의 지리멸렬에 따른 반사이익이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 할 수 있는 선거에서 국민들은 견제보다는 국정동력을 실어줬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른
자만이나 패권적 태도는 금물이며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의 실력과 성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연구원 측은 이번 선거의 성과를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와도 비교 불가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부패와 무능, 이념적 자폐증에 걸린 보수세력 대신 민주당을 선택한 국민에게 남북화해와 지방분권, 혁신성장 등 시대적 과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 성과와 비전으로 말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하며 "'잘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이 있듯이 승리가 추락의 시발점이 되지 않도록 교만을 경계하고, 민생중심정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353&aid=0000030931
중앙 SUNDAY에서는 경남 지역에서 김경수 당선인의 총괄상임선거대책본부장으로 선거를 도맡은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전문을 참조하시면 되며, 몇 가지 인상에 남는 부분만 발췌해 봅니다.
- 경남도지사 선거를 현장에서 도우면서, 경남 등의 지방경제가 위기여서 자유한국당 측에서도 홍준표 마케팅을 쓸 수 없었고, 변화를 거부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토 분위기가 매우 높은 것을 느꼈다.
- 보수(자유한국당)의 위기는
대한민국 보수의 근간인 반북, 경제성장, 지역주의가 모두 근간부터 흔들렸기 때문이다.
- 홍준표 체제는
보수가 단기 해법을 찾으려 했으나 친박을 그대로 놔두고 덮어씌우기를 해서 안 먹혀서 실패한 것이며 보수는 최근 가장 조악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본다.
- (상당 기간 진보의 우위가 이어지겠다는 질문에)
[별개다. 지금 사람들은 보수냐 진보냐보다 잘하느냐 못하느냐, 열려 있느냐 닫혀 있느냐를 보는 것 같다. 보수든, 진보든 잘하면 지지하고 못하면 매를 든다.]
- '이미 판은 우리 것이다'며 (전당대회 때에)
권력 투쟁 하듯 하면 대통령이 따 놓은 것 까먹는 건 순식간이다. 금방이다.
http://www.tbs.seoul.kr/news/bunya.do?method=daum_html2&typ_800=R&seq_800=10285796
tbs <장윤선의 이슈파이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을 초청해 지방선거 및 남북 평화 무드 등을 주제로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내용이 아주아주 길기 때문에 저는 제가 주목하는 몇 가지 소재에 대해서만 소개를 해 드리고, 자세한 내용은 전문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남북 평화 무드 관련 제가 주목했던 내용은 이렇습니다.
- 판문점 선언의 경우 회담 준비를 잘해서 갔기 때문에 잘 될 거라고 봤는데 북쪽에서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와서 의외로 회담 시간이 아주 짧았다. 바로 점심 먹고 나서 합의문 작성에 들어갔다.
-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는 우리 언론이 그 동안에 좀 왜곡되게 좀 보도한 측면이 많이 있으며, 새로운 남북관계를 열고 싶다는 생각은 훨씬 더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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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는 원래 외교 용어가 아니며 CVID를 반드시 표시하라는 건 외교적인 것도 아니다. CVID는 정세현 전 장관의 말처럼 홍보용어일 뿐이다.
- 참여정부 때 개성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하고 철도를 정비하려고 하는 사업을 추진하던 게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 때에 다 수포로 돌아갔다. 정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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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4차 산업혁명을 하겠다는 표현을 쓴 걸 보면 재래식 경제성장 모델을 구상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지방선거 관련 제가 주목했던 내용은 이렇습니다.
-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사필귀정이다. 또한 자유한국당 자체에 대한 탄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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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위장평화쇼 주장이나 나라를 통째로 넘겼다는 소리는 몰상식하고 반성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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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진보가 아니다. 개혁세력이라고는 볼 수 있으나, 중도우파 정도로 봐야 한다.] 반면 지금의 보수는 수구세력이다.
- 더불어민주당보다 왼쪽(좌파)에서 나오는 정당들이 노조도 시민사회도 약해 대중정당이 안 되므로, 더불어민주당이 스스로 더 개혁적이 되어서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 문화 가치관이나 녹색당 등의 다양화 같은 것은 더 다양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 안철수 위원장의 선거 이후 외국행은 갈 수는 있으나 공인의 자세는 아니라고 보고 당을 수습하려는 자세도 아니다.
포용력이 없는 사람은 대선에 못 간다.
- 박원순 시장은 중요한 입지를 만들었고 김경수 당선자 역시 이번 선거에서 떴다고 본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논란이 있으므로 어떻게 끌어가느냐에 따라 달렸다.
그 외 내용에서 제가 주목했던 말들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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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와 외교 관계를 잘 풀었지만, 여러 가지 정책 수단을 다 동원해서 임기 4년 안에 적어도 일자리 문제와 기본소득을 끌어 올리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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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혁신해야 한다.] 자신보다 혁신을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당 대표 출마 요구가 있지만 고민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노선은 좀 더 진보적으로 가야 하고, 당원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 기초의원부터 시작해 국회의원까지 온 사람들이 또 다시 나오도록, 중앙당에서 또 젊은 사람들을 양성해야 한다.
- (사회적 잣대는 민주당이 진보라는 말에)
[이쪽(자유한국당)이 하도 극우니까 그렇게 되는 거지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중도 우파다.]
- 지금부터는 이제 새로운 역사가 전개 될 것이고, 정부 수립 70년 만에 남북관계가 공존하고 교류하고 극우세력의 호도가 없어지는 새로운 역사의 장이 될 것이다. 이런 새로운 역사의 장으로 발전해 가는 데 저희(더불어민주당)한테 주어진 무게가 참 크다고 생각한다. 이번 국민들의 뜻을 잘 받들어서 저희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
3. 마지막으로 이번 지방선거 및 평화 무드와 맞물려 주목 받는 한 분의 이야기를 해 보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지금 안 계시는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1&aid=0003323636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선거 이틀 뒤인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남긴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께서 낡은 지역주의와 색깔론에 맞서 싸우시며 뿌렸던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씨앗, 2018년에 드디어 열매가 맺혔다"고 말하며, 아마 두 분 대통령께서 하늘나라에서 매우 흐뭇해하실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5&aid=0001106131
6월 14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는 등장했습니다.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이 모두발언 중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소나무의 최근 모습을 찍어 대표단에게 보여줬습니다. 안익산 수석대표는 회담을 준비하면서 여러 생각을 했다고 말하면서, "남측 대표단과 기자 선생들이 돌아가시면
노무현 대통령께서 심은 나무의 푸르싱싱함과 함께 10·4 정신이 살아 있고, 6·15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의 마음을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126479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5&aid=0001106559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이 있던 당선자들의 사연 역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부산·울산·경남지역 인권변호사 3인방 중 한 사람으로 불렸던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자는 1992년 이후 무려 26년 간 울산 지역의 선출직 선거에 도전했지만
8번이나 낙선했고, 이번 선거에서 첫 승리를 거뒀습니다.
송철호 당선자는 당선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먼저 생각나고, 두 번째로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났다고 소회한 뒤 당선 배경으로 지역주의의 약화를 들었으며, 지난 26년간의 도전에 대해
"중간에 그만하고 싶을 때가 잦았지만 노 전 대통령과의 약속, '운명'이란 문 대통령의 설득에 그만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냥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을 뛰어넘는 민족 지도자의 품격을 보였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한편 봉하마을 대표를 지내며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한 친환경농법을 이어 왔던 김정호씨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가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서기 위해 사퇴한 지역구인 김해 을 지역구에 출마하게 되었는데,
지난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에 '봉하쌀'을 올려놓고 엎드려 통곡했던 사진과 1988년 결혼식 주례를 노무현 대통령이 봤던 사진 등이 6·13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다시 이슈가 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정호씨는 당선된 이후 당선자 신분으로 봉하마을에 다시 참배한 뒤 페이스북에 "당신의 뜻,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도지사와 함께 실현시키겠습니다. 수많은 바보 노무현과 함께 노무현의 꽃씨를 퍼뜨리겠습니다. 당신께 배운 대로 하겠습니다"고 썼다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8&aid=0002413967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8&aid=0002413973
한겨레는 '민심은 천심이었다'라는 포토뉴스에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대통령 묘소 들머리에 노랗게 핀 금계국과 함께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는 펼침막 사진을 실었고, 이명원 교수의 '소나무 생각'이라는 칼럼을 통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재조명했습니다. 칼럼에서 이명원 교수는 위의 장성급 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소나무 이야기로 시작해 이육사의 시 <고목>,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애창곡 '상록수'로 이어지며 지역감정에 맞아 쓰러졌던 노무현 대통령이 뿌린 씨앗이 이번 선거에서 교목이 되어 기어이 푸르름을 뿜어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4&aid=0004040532
파이낸셜뉴스에서
[다시, 노무현. 바람이 분다 - I] 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I'이 붙은 것을 보니 연작 기사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런 기사를 쓰게 된 이유를 살펴보니, 이번 지방선거가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 성과를 거뒀고,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들이 지방권력의 정점으로 돌아오면서 친노 세력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으며, 그로 인해
정치권에선 이번 지방선거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시 돌아보고 연구할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기자가 기억하는 '정치인 노무현'을 기록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 직후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실패한 대통령' 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퇴임 이후는 평화로웠고 권력의 정점에서 내려온 노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따뜻했으며 그의 소탈하고 탈권위적인 모습을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기사에서는 적습니다. 기사에서는 국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울을 떠나 낙향한 것을 스스로 주장해온 지방 분권을 스스로 실천하는 동시에 모든 '정치적 지분'을 끊어 버린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그 당시 사저에는 많은 사람이 모였으며 몰려드는 사람을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씩 인사를 나왔던 때입니다.
네. 그 때만 해도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봉하마을에 가 보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을 줄은 몰랐지요.
다시 노무현 대통령을 평가하는 시대가 온 것이 명백해질 수록,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이 세상에 없는 것이 저는 너무나 슬프고 아픕니다. 아니. 슬프고 아프다는 말을 써 놓고 보니 표현하기 너무 부족합니다. 그 상처는 제가 가진 몇몇 깊은 상처들과 마찬가지로 죽어서도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소식을 듣던 때
[자신의 몸이 반이 무너진 것 같았다]고요.
저는 그 말에 절절하게 공감합니다. 제가 날이 갈수록 조금씩 쇠약해지고 마음은 피폐해지는 상황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저는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상황이 반가우면서도 그 날의 상처가 벌어지는 것 같아 아프고 화가 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저는 대한민국의 언론에 진보냐 보수냐를 나누는 것이 더 이상 의미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그 분이 가시던 시점을 전후해 언론들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아주 가볍게 비아냥대고 희화화하고 심지어 서거 이후에도 상당 기간 동안 만평과 기사를 통해 잊을 만 하면 희롱했지요.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결함이 있는 사람이고 대통령 때에 잘못한 일도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희롱과 조롱을 받을 만큼의 죄를 지었냐 하면, 그건 아니었습니다.
돌아가신 건 노무현 대통령 자신의 선택일지 모르나. 그 등을 떠미는 데에 일조한 곳 중 하나는 분명히 언론이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위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는 칼럼을 싣고 봉하마을의 꽃 피는 사진을 실은 '한겨레'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의 부당한 사법처리로 곤경에 처했을 때 '사즉생 생즉사'라는 헛소리를 주워섬기며 "'나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말고 깨끗이 목을 베라'고 일갈했던 옛 장수들의 기개를 한번 발휘해볼 일이다.'"라는 식으로 아예 죽으라고 고사를 지냈고, 서거 1년 뒤에는 그 유명한 '놈현 관장사'라는 망언을 지껄인 언론입니다. 그것은 저에게 있어 언론의 진보와 보수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는 광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언론이 얼마나 사람같지 않은 적폐인지를 분명하게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지요.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개돼지만도 못한 짓을 한 언론들이 이제 와서 노무현 대통령을 '평가'한다는 사실에 저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울러 그런 '평가'를 내리는 언론들이, 지난날의 사람같지 않은 짓에 대해 사죄와 반성은 했는지 의문입니다.
- The xian -
P.S. '원내 제 2야당'이라고 써야 할 바른미래당을 '원내 제 2당'이라고 쓰는 대실수를 범해 수정했습니다.
P.S. II. 한겨레의 과거 노무현 대통령 대상 망언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일부 있어 내용을 추가/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