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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9/15 16:44:59
Name 운동화12
Subject [일반] 멕시칸 스타일 vs 멕시칸 스타


1. 
복싱엔 멕시칸 스타일이란게 있습니다.


일단 멕시코 복싱은 기초부터 원투원투 착실히 밟아가는 아마츄어 스타일이 아닙니다.

프로지향적이고 변칙적이며 실전권투 라고 할수 있습니다.


멕시칸 스타일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끝없는 압박입니다.
 

두대를 맞아주고 한대를 겁나 쎄게 때리는 마인드입니다.

명치를 왼손훅으로 후벼 파다가 

가드가 흐트러지면 잔인한 각도로 안면샷을 날리는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고래 혓바닥 따먹는 범고래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멕시코복싱의 최고봉이라면 역시 훌리오 차베즈가 있을 것이고,

그후엔 에릭 모랄레즈가 최고라고 인정을 받았습니다.




2. 
에릭 모랄레즈(*1)는 매니 파퀴아오와의 3연전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파퀴아오와의 1차전때 모랄레즈는 노련하게 라운드 관리를 해서

마지막 12 라운드엔 이미 판정승을 사실상 굳힌 상황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러면 말년병장 처럼 떨어지는 나뭇잎도 피해다녀야 할텐데


모랄레즈는 되려 링중앙에서 시즈모드 박고 피터치는 난타전을 벌여

파퀴아오를 다운 직전까지 몰고갔습니다


결국 판정으로 승리한 모랄레즈에게 링아나운서가 "왜 필요없는 위험을 감수했냐고 묻었습니다


모랄레즈는 "재밌지 않으셨습니까그래서 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멕시코 스타일 복싱은 멕시코 특유의 마초 문화에서 태어난것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

다른 프로스포츠와 달리복싱은 단지 강하다고 돈을 많이 버는 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재미없는 싸움을 하는 복서는 상품가치가 낮습니다.
 

멕시칸이라고 주먹이 안 무섭겠습니까/가난하다고 매맞는 아픔을 모르겠습니까 


다만 배고픔이 주먹보다 더 무섭다는 사실을 멕시코 복서들은 잘 알고 있는것입니다


4.

복싱이 흥하는곳하면 미국 영국 일본 정도를 생각하기 쉽지만,
독일의 복싱 열기 또한 엄청납니다.

메이저 챔피언 매치는 4-5만석
규모의 분데스리가 축구장을 뻥뻥 매진 시킵니다
.

2010
년에 열린 블라디미어 킬린체코의 헤비급 타이틀 매치는

독일이 출전한 2008 유로 축구 결승보다도 시청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특히 동유럽 복서들이 독일에서 활동을 많이 합니다.

동유럽스타일은 멕시코 스타일과는 대조적입니다.

엘리트 아마츄어의 전통이 남아있어서,
앞손은 칼 뒷손은 방패라는 정석에 맞춰서, 지루한 기본기 탄탄한  복싱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멕시코 스타일이 사파라면 동유럽스타일은 정파무공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5.  
골로프킨 aka GGG는 초 엘리트 코스를 밟았습니다.


재밌는건 골로프킨의 쌍둥이 동생 역시도 엘리트 복서였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집안 형편상 형제 둘을 다 운동시키는것은 무리였습니다


성인 무대로 접어 들면서 동생은 운동을 포기하고, 


농장일을 하며 형의 복싱을 뒷바라지 하게 됩니다



어쨌든 집안의 무거운 기대를 모아모아 쥐고 돌주먹을 만들어서

골로프킨은 

올림픽 은메달, 세계선수권 우승,

그리고 345승 5패라는 눈부신 아마츄어 전적을 남깁니다




6. 


24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골로프킨은 프로로 전향합니다


저먼 머니를 쫓아 저-
저머니로 저니를 떠나게된 절므니
.
 



골로프킨은 (
지금은 망한) UBP라는 중견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독일에서 프로데뷔를 하게 됩니다.

화려한 아마츄어 경력을 바탕으로 데뷔하자마자 음원차트 줄세우기,


같은 꿈같은 일은 없었고,
소속사에서 찬밥취급을 당하고 양민학살러 신세가 됩니다. 


UBP는 같은 미들급에 펠릭스 테이텀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독일에서는 독일 선수가 더 잘팔리기 때문에, 펠릭스 테이럼을 간판으로 밀어주고 있었습니다.




5
년동안 기다렸지만 

소속사의 푸쉬를 받지 못했던 골로프킨에겐 


끝내 챔피언 도전 기회가 오질 않았습니다


GGG
는 안타깝게도 황금같은 20대의 전부를 여기서 하염없이 날려버리게 됩니다


4. 


실망한 골로프킨은 UBP를 떠나클리체코 형제가 세운 K2라는 대형 기획사로 자리를 옮깁니다

대형기획사 답게 K2는 골로프킨의 상품성을 바로 알아보고 아낌없는 지원을 합니다


그에 보답하듯 골로프킨은 단숨에 세계 미들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무명의 깡통 챔피언 일뿐이었습니다. (*2)


K2는 GGG를 독일보다 더 큰 무대인 미국에 진출시키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강하지만 아직은 아마츄어 냄새가 나는 골로프킨을 프로로 다듬어줄 트레이너를 물색하던 K2는 

프레디 로치 (매니 패키아오의 트레이너), 로버트 가르시아 (노니토도나이레의 트레이너)등의 쟁쟁한 거물들을 소개 해줍니다


하지만 골로프킨은 여러 트레이너들의 체육관을 방문한후


비교적 무명이었던 아벨 산체즈를 택합니다

골로프킨은 캘리포니아 산골에 위치한 산체스의 체육관(*5)에서 첫 합숙훈련을 하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챙겨온거라곤 운동가방 하나 뿐이었다고 합니다

"두달 머물 짐이 저거 뿐인가

"난 훈련하러 왔습니다 파티하러 온게 아님"


멕시코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산체즈는, 


올림픽 은메달리스트가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의아해 하다가, 
아 이래서 이 친구가 나를 찾았구나하고 느꼈다고 후술합니다



그후로 7년,




동서양의 화합(...)이 낳은 극강의 피지컬에, 

유럽식 정파 스타일과 멕시코식 사파스타일이 더해 만들어진 "이종괴물" 

GGG는 자타공인 현역 최강의 멕시칸 스타일 파이터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5. 



골로프킨은 비지니스도 멕시칸 스타일로 당대의 강자들에게 막 들이댔습니다. 


하지만 미겔 코토, 메이웨더, 차베즈 쥬니어, 카넬로 알베라즈 등등의 스타들은 골로프킨와의 대전을 회피했습니다. 


솔직히 코토, 메이웨더등은 미들급으로 싸우기엔 작고, 차베즈 쥬니어는 기량이 비교가 안됩니다. 


위 선수들중 골로프킨과 싸워서 그래도 목숨은 건지겠다 싶은건 카넬로 알베라즈 뿐입니다. 



"카넬로"는 멕시코인입니다.  현역 최고의 복싱 슈퍼스타입니다.  

카넬로가 인기를 끌게 된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외모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얼굴 작은 사람을 좋아하는것처럼, 

멕시코 사람들은 얼굴이 하얀사람들을 매력있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카넬로는 백인처럼 하얗고 거기에 머리카락까지 빨개요. 

그래서 멕시코에서 아주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물론 실력도 일류입니다)



하지만 비지니스는 전혀 멕시코 스타일이라고 할수가 없습니다. 


카넬로 알베라즈는 복싱계의 SM이라고 할말한 골든보이 기획사의 보호를 받으면서 커왔습니다.  


골든보이로서는 골로프킨과의 대전이 엄청난 돈이 될것을 알고 있지만 카넬로라는 상품을 다치게 할수가 없었습니다. 


골로프킨이 강하긴 하지만 이제 벌써 나이가 35세, 운동선수로서는 전성기가 끝났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 상황이죠.


지난 두 시합에서 골로프킨은 압도적인 강함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골드보이는 지금이 노쇠한 챔피언을 잡을 기회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니, 이번 경기는 지더라도, 카넬로는 아직 90년생이고 27살 입니다. 


지더라도 경기가 재미있고 박빙으로 가게 되면 재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시합엔 "재대결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카넬로가 지게 되면, 카넬로가 원할경우 GGG는 반드시 재대결에 응해야 합니다. 

하지만 GGG가 질경우, 카넬로는 재대결을 할 의무가 없습니다.(불공평 한거 같지만 소속사의 힘이라고 봐야겠죠)


만일 재대결할때는 골로프킨은 36세가 됩니다. 

재대결에서 이기면 최종 3차전까지 가자고 하겠죠.    



지금 골든보이가 GGG를 선택한것은 아마도 그런 큰그림을 감안을 했을것입니다. 





골든보이 기획사의 사장은 오스카 델라 호야 입니다. 



오스카 델라 호야는 역사상 가장 인기있었던 복서중 한명이었습니다. 



델라 호야는 멕시코 출신이지만 그를 멕시칸 파이터라고 평가한 사람은 적었습니다. 




카넬로는 호야가 될까요, 아니면 챠베즈가 될까요. 








=====================================================

*1 
모랄레즈는 1차전은 여유있게 이겼지만 2,3차전에선 매니 파퀴아오에게 비참할정도로 얻어맞고 케이오로 집니다.
파퀴아오는 모랄레즈뿐 아니라 바레라마르케즈등의  
당대의 멕시코 톱스타들을 피떡을 만들만큼 

멕시칸 선수들을 잘 잡는걸로 유명했습니다.

초창기 매니의 별명이 그래서 "멕시칸 도살자" (mexicutioner)였습니다.




*2  요즘은 복싱기구들이 챔피언 벨트 팔아먹으려고 별 말같지도 않은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슈퍼 챔피언"  "일반 챔피언"  '잠정 챔피언"  "다이아몬드 챔피언"  "실버 챔피언"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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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Again
17/09/15 16:50
수정 아이콘
저먼 머니를 쫓아 저-먼
저머니로 저니를 떠나게된 절므니.

이게 뭐요???
-안군-
17/09/15 16:52
수정 아이콘
펀치라인 쩌는데요? 크크크크크...
17/09/15 17:06
수정 아이콘
절래절래
17/09/15 16:51
수정 아이콘
모바일 모드 배경 까만색으로 해놓고 보니 글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네요...
운동화12
17/09/15 16:54
수정 아이콘
워드로 쓰다가 옮겨서 그런가요... 고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윌로우
17/09/15 17:02
수정 아이콘
이름이 생각안났는데 덧글보고 떠올렸네요. 골로프킨을 고전하게 할 선수는 근처 체급 통털어 안드레 워드말곤 생각 나지않습니다. 말씀처럼 괴물같아요.
운동화12
17/09/15 17:05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워드는 미국 버전 골로프킨인거 같아요. 소속사와 분쟁으로 전성기 날리고 실력에 비해 인기 없는..
세인트루이스
17/09/15 16:57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17/09/15 17:01
수정 아이콘
오 재미있게 봤습니다.
골로프킨의 전적을 보면 놀라게 되지요. 아니 이렇게 무시무시한 복서가 왜 전적이 이것뿐일까 하고요.
골롭의 이십대 전성기에 좋은 프로모터가 붙어 있었더라면 하고 지금도 가끔씩 생각하곤 합니다. 그럼 엄청난 전적괴물을 만났을지도 모르지요.

챔피언~ 잽을 던지는 니가!
챔피언~ 어퍼를 치는 니가!
챔피언~ 혹을 날리는 니가!
챔피언~
물푸레나무
17/09/15 17:10
수정 아이콘
이글 서두는 제가보기엔
우리나라 6-70년대 특히 70년대 복싱을 못보고
접할기회가 없으니
멕시코의 헝그리스타일을 논하는겁니다
가난한 제3세계 국가에서 일확천금에 가까운 부와 명예를
그것도 젊디 젊은 20대나이에 거머쥘수 있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없고
우리의 60년대 후반 70년대 초중반을 수놓았던 당대 권투스타들 허버트강,이안사노씨등의
권투스타일은 말그대로 저돌적
상대와 내가 치고박고 둘중하나는 링위에 쓰러져 대자로 누울때까지 말그대로
죽기살기로 벌이는 대난타전이었고 이게 가난한 경제력의 국가에서
일약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대스타가 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70년대 중후반을 수놓은 염동균-홍수환 같은 테크닉션도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대한민국은 김태식-박종팔의 그 피튀기는 난타전과 편치가
오가는 일견 잔인해보이기도 하는 링위의 사투를 보기위해 이선수들 경기가
있는날은 거리가 한산해지기까지했죠
멕시코의 저 거칠고 난전양상의 경기를 펼치는 대표저인 선수가 턱분쇄기
피피노 쿠에바스는 너무도 가난한 포주간집 아들로 태어나
끼니를 해결할수 있다는 말에 15살인간에 프로데뷔했고 데뷔전당시
운동화살돈이 없어 맨발로 링위에 올라갔다는 일화가 있고
큰키에 긴리치 실재빠른 스피드로 아웃복싱을 주로하다
이런경기로는 대중의 인기를 모을수 없고 큰돈을 벌수없다는
판단에 어느날부터 말그대로 턱분쇄기라는 별명그대로
거의 막싸움위주의 난타전을 벌이기 시작했고
이런그의 경기스타일에 멕시코와 중남미 나아가 미국시장까지 대열광
챔프가 된후 피피노 쿠에바스가 인터뷰에서
난 이제 7개의 대형 포주간을 가진 부자가 됬다고 했죠
멕시코 스타일이 아니라
그게 그렇게 해야 인기몰이와 부를 거머쥘수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운동화12
17/09/15 17:12
수정 아이콘
네 그렇죠.. 그때 한국복싱 궁금하네요. 좋은말씀 감사해요
17/09/15 17:58
수정 아이콘
저기... 푸줏간 이겠죠?
물푸레나무
17/09/15 18:10
수정 아이콘
대니얼
17/09/15 17:19
수정 아이콘
멕시칸 치킨으로 보고 들어왔는데....
17/09/15 17:40
수정 아이콘
멕시카나 vs 페리카나?
일리단
17/09/15 17:46
수정 아이콘
+1
A-Pink 남주
17/09/15 19:45
수정 아이콘
+2
임시닉네임
17/09/15 23:55
수정 아이콘
맥시칸 치킨 vs 멕시칸 치킨 ??

(둘은 다른 메이커 입니다. 맥이랑 멕이랑 둘 다 있어요)
운동화12
17/09/16 00:38
수정 아이콘
헐.................
17/09/15 17:41
수정 아이콘
왜 *1 클릭하면 주석으로 안내려가져요 ㅠㅠ 꺼라위키 ㅠ
콩탕망탕
17/09/15 17:59
수정 아이콘
1. "저먼 머니" 관련한 라임이.. 착착 감기네요.
2. "고래 혓바닥 따먹는 범고래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이런 범고래가 이런것도 가능한가요? 아님 그저 비유인지요?
운동화12
17/09/16 00:40
수정 아이콘
범고래가 고래 혓바닥을 좋아한대요. 그래서 범고래 하나가 고래배를 계속 들이 받아서, 고래가 아파서 입을 벌릴때 다른 애가 혀를 낼름 베어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여자친구
17/09/15 17:59
수정 아이콘
모랄레즈는 "재밌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입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캬... 이거죠.
17/09/16 10:58
수정 아이콘
간지 그 자체네요!!
17/09/15 18:05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골든보이 오스카델라호야가 파퀴아오에게 처참하게 얻어맞던 경기가 떠오르네요. 골든보이의 이번 선택은 어떨지. GGG가 멋진 경기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17/09/15 18:25
수정 아이콘
신경 많이 써서 글 써주신게 느껴집니다. 다가오는 경기를 덕분에 더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겠네요 흐흐 감사합니다.
윌로우
17/09/15 18:39
수정 아이콘
딴얘기지만 바레라와 모랄레스의 두멕시칸 라이벌전은 보면 볼수록 수준높은 명경기 같아요. 정말 오소독스한 맛이 있어요.
운동화12
17/09/16 00:3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전 바레라하면 파퀴아오와의 대전에서 코너가 울면서 수건 던지던 모습이 가장 강하게 기억되네요..
김오월
17/09/15 19:31
수정 아이콘
프로모터와 국적이 골로프킨의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그래도 가장 큰 불운은 체급이 아닐까 합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시대를 대표하는 복서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기나 긴(?) 복싱 역사에서도 기이할 정도로 강자와 스타가 넘쳐났던 2000년대 페더~웰터 라인을 깔끔하게 정리했기 때문임을 생각하면 미들급은 확실히 아쉽죠.
꺾고 이름을 높일 강자도 별로 없고, 파이트 머니를 불려 줄 스타는 더더욱 없는 사실상 최악의 비인기 체급이니까요.
말씀하신대로 GGG가 비벼보고 싶었던 강자와 스타들은 미들급 선수와 싸우기엔 무리가 있는 선수들었구요.

그래서 저는 왜 골로프킨이 체급을 바꾸지 않았나 하는 의문과 아쉬움이 있습니다.
미들급을 빨리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은 프로모터의 삽질 때문에 불가능하다 치더라도, 미들급 선수라는 인상이 박히기 전에 웰터라인에 뛰어들어 세 체급 정도를 넘나들었다면 커리어도 스타성도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요?
카넬로와의 대전도 조금은 당겨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뭐 그래도 결국 골로프킨만한 강자에게 어울리는 부와 명예를 한 번에 잡을 무대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골로프킨이 복서로서 전성기가 끝날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파퀴아오도 그 무렵에 마르케즈를 상대로 어마어마한 경기력을 보여줬었죠. 다만 결과는 마르케즈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지만...
골로프킨은 승리하기까지 했고, 제이콥스와의 체중차이를 생각하면 거의 완봉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거기다 이번엔 슈퍼웰터인 카넬로를 자신의 앞마당인 미들급으로 불러들였으니 어드벤테이지가 있다는 점도 있구요.
카넬로의 스펙이 미들을 소화하기에 전혀 모자라지 않지만, 그래도 슈퍼웰터에 포커싱이 되어있던 선수니까요.

무튼...
차세대 황제로 지명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온 카넬로냐
밑바닥을 다지며 기어 온 골로프킨이냐
개인적으로 카넬로는 복서 스타일의 비중을 늘리고, 골로프킨도 직선 공세보다는 공간을 자르며 압박하는 전술로 임할 것이라 예상하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흘러가면 박진감 넘치는 난투전이 나오지는 않겠죠?
그렇지만 내심 GGG의 공포스런 한 방과 카넬로의 예술적인 콤비네이션이 부딪히는 명승부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요일이 기다려지네요.
운동화12
17/09/16 00:51
수정 아이콘
고견 감사합니다.. 저도 골로프킨이 왜 미들급에만 집중했는지 의문입니다. 돈만 주면 쥬니어 미들(154파운드) 까지 내려가서 메이위더랑 붙겠단 의사를 여러번 밝히긴 했는데..저는 왜 슈퍼미들(168)로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안드레 워드나 루시안 부테 코발레프 등의 흥행카드가 있었는데요..
Outstanding
17/09/15 22: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정말 기대되는 매치업인데 하필 출장날이라 비행기타고 있겠네요.
딱 열한시에 시작한다면야 겨우 보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겠죠...
17/09/15 22:59
수정 아이콘
복싱은 전혀 알지 못해도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복싱을 몰라서 그런지, 복싱에 대한 내용보다는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큰 돈을 만지는 길은 주먹밖에 없다는 것에 마음이 쓰여지네요.물론 복싱이야 말이 주먹을 쓰는 일이지 정말 건전한 길입니다만.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하게 태어나는 큰돈 만지려면 남자는 주먹 여자는 몸 말고는 어렵다는 것이 참 씁쓸하네요.
운동화12
17/09/16 00:36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다른 운동과 달리 복싱은 평생 후유증을 앓는 경우도 많죠. 슬픈일이에요...
임시닉네임
17/09/15 23:52
수정 아이콘
클리츠코가 아니라 킬린츠코가 맞는 건가요?
임시닉네임
17/09/16 00:01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킨이 이기면 돈방석은 확실합니다
지금 미들급에서 젤 돈되는 선수 2명 꼽으라면 사울 알바레즈랑 미구엘 코토인데
코토가 알바레즈 vs 킨 승자랑 붙고 싶다고 했으니...
운동화12
17/09/16 00:34
수정 아이콘
코토는 이미 알바레즈에게 원싸이드하게 진적이 있지요. 코토를 제일 좋아하지만 골로프킨이랑은 붙는건 건강이 걱정스러울 정도네요.
임시닉네임
17/09/16 00:39
수정 아이콘
코토 은퇴 이야기 하던데 마지막에 한번 제대로 할 생각인거 같습니다
이기고 지고 떠나서 이정도 매치면 코토도 돈방석이니까요
저번에 코토랑 카넬로 타이틀전때 코토 대전료가 1500만 달러였으니
운동화12
17/09/16 00:44
수정 아이콘
코토 은퇴전 시기를 12월로 잡았다고 하던데 여러가지 정황상 무리일거 같습니다. 하지만 절대란건 없으니까요.
17/09/16 12:53
수정 아이콘
글 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역시 재미를 위해서 약간의 과장도 필요한데... 골로프킨의 트레이너 아벨산체스는 이미 테리 노리스 등 많은 스타를 길러낸 명트레이너로서 무명이라 말하긴 힘든 사람이죠. 스피드와 푸드웍을 중시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오히려 골로프킨의 천재성이 트레이너의 맘을 바꾸게 했다고...
많은 분들이 골로프킨의 승리를 예상하고 뭐 저도 바라긴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듭니다.
운동화12
17/09/16 13:15
수정 아이콘
산체스가 완전 무명은 아니지만 로치나 가르시아만큼의 네임밸류가 없었던건 사실이조. 과장이 전혀 없다고는 말못하겠지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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