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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7/25 10:51:39
Name RnR
Subject [일반] 2년차 백수의 백수 탈출기
모든것은 서울로 향하던 고속도로에 그 맛없던 고로케 때문입니다
평소 고로케를 좋아했지만 그렇게 기름지고 맛없는 고로케는 처음 먹어봤습니다
물론 그 맛없던 고로케는 장 활동을 촉진시켜 설사에 이르게 하였고 저를 취업의 길로 안내하였습니다

이직려다 삐끗해서 마누라 눈치보며 백수짓 하던게 거의 2년이 다 되가는 백수입니다

작년까지는 그래도 떨어지긴 했지만 면접이라도 많이 보긴 했는데
그나마 올해는 그 면접도 없길래 그냥 취업 포기하고 다른 일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단계였습니다

그러던 중 '을'의 위치에 있는 규모도 크고 괜찮은 회사에서 면접이 들어왔습니다
(참고로 전에 있던 회사는 업계에서 '정'에 있는 회사였습니다)
갑이면 어떻고 정이면 어떠리오, 일단 취업을 해야 하기에 면접을 봤습니다

회사 면접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또 다른 면접 제의가 왔습니다
포지션은 규모가 아주 작은 미국기업 한국지사 업무담당

진행되고 있는 회사에 합격 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 당연히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잡았습니다
근데 우리동네 지방에 있는 회사 면접이 미국에서 오는 임원들 편의를 위해 울에서 잡혀 있었습니다
뭐 구직자가 무슨 힘이 있나요 가야죠, 취직만 시켜준다면 암요 가고 말고요

그리고 서울갈 준비를 하고있는 어느 날 헤드헌터에게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합격 되었고 이제 결제 받아서 계약서만 작성하면 된다고 합니다
아니 2년간 놀다가 '정'의 위치에서 '을'까지 올라가다니 이런 대박 대박 하면서
취업기념으로 술도 겁나 먹고 백수의 끝을 잡고 놀고 있었습니다

근데 아차 뭐 하나 까먹고 있었네요
먼졉이 한개 더 서울에서 잡혀 있었지요
면접을 잡아준 헤드헌터에게 알려줘야지요
여차저차 이래이래 저래저래 그래서 못갑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건 감사합니다 라고 했떠니

헤드헌터 당황한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우리집까지 들립니다
그라문 안된다고 미국에서 면접보러 비행기타고 한국까지 오는데 면접자가 없으면 우리 x된다고
우리좀 살려달라고 교통비 드릴테니까 제발 와달라고

뭐 생전 얼굴 한번도 안본 사람 그냥 전화오는거 차단하고 룰루랄라
마지막 백수를 즐길수도 있었는데 그 전화온 목소리를 내치지 못하고
간다고 약속을 하고 말았습니다

전날 술을 진탕 먹고 아침에도 갈까말까 모르는 사람인데 그냥 생깔까
아니 사람은 그라면 안된지 하면서 오만 생각이 머리속을 지났지만
술취한 비루한 몸을 이끌고 이 더운날에 정장챙겨입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운전과 전날 과음에 찌들어 있고 회사에 대한 조사도 안되어 있고
면접볼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 있는 상태였지만
뭐 그런들 어떠할까요 약속을 지키고 얼굴을 비추러 면접장 앞에 섰는데

면접을 10분 남기고 고속도로에서 먹었던 맛없던 고로케가 뱃속에서 화학작용을 일으켜
10분밖에 남지 않았지만 더 급한 나만의 용무를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행 하였습니다

급하게 일을 보며 핸드폰으로 이메일을 확인하던 중
합격한 회사에서 이메일이 와 있네요 계약 내용과 연봉에관한 이메일이 와있네요
엥 근데 연봉이 연봉이 어마어마어마하게 작네요
면접때 연봉 얼마받고싶냐고 물어보길래 이정도의 규모와 명망이 있는 회사면
제가 얼마 받겠다고 할 필요 없이 알아서 잘 챙겨주실거라 생각합니다 라고 했는데
이건 뭐 규모와 명망은 월급봉투와 상관이 없는가 봅니다

아뿔싸 혹시 모르니까 이거 면접 잘 봐야겠다 라는 생각에
설사는 금방 끝나니까 남은 10분을 쪼개서 회사 홈페이지도 보고
머리도 정리하고 가방속에 있던 선크림도 바르고 여차저차 해서
새로운 회사 면접을 보게 되었고 아주 아주 만족스럽게 면접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면접을 마치고 헤드헌터에게 사실 내가 좋은데 합격해서 면접 안볼려고 하다가 왔는데
조건이 형편없어서 망설이는 중입니다 조건 잘 해서 취업시켜 주세요

이렇게 마무리를 짓고 그날 저녁 합격 통보를 바로 받습니다
2년이나 놀다가 갑자기 2군데 골라서 취업할 기회가 생겼네요

평판 좋고 갑을병정 중 을의 위치에 있는 연봉 작고 일 많을 것 같은 회사
vs
겁나 작고 갑을병정 정의 내릴수도 없지만 일 많이 없고 앞에회사보다 연봉 +1000만원

당연히 후자를 택했고 최종 합격과 연봉 협상을 마치자 마자
본사에서 담당자들 컨퍼런스가 있으니 오라해서 아직 한국에 있는 회사 구경도 못한 상태에서
미국까지 출장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한국회사 상사분과 만났는데
업무시간 8시~4시30분 회식 이런거 안시켜줌
한국 노동법에 따라 업무시간 이후 야근수당 줌
하지만 야근할 일이 없을꺼기 때문에 야근수당 받을 일 없을거임
직장생활이 듣고싶어 하는 말만 골라서 해 주셨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나름 좋은 조건에 2년간 백수생활을 끝내고 직장인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또 회사가면 무한대로 잘 수 있던 백수생활이 그립겠지만
다시 또 어렵게 기회를 얻은 만큼 더 간절하게 열심히 또 나아가야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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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페리온
17/07/25 10:54
수정 아이콘
축하 드립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네요 흐흐
17/07/25 10:5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이전에도 외국계 근무했었는데 정작 일하는 사람은 한국사람이라 한국회사랑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17/07/25 18:25
수정 아이콘
똑같습니다 특히 임원이 한국인인 경우에는요...
오클랜드에이스
17/07/25 10:56
수정 아이콘
정말 부러운 노동조건이네요 ㅠㅠ 축하드립니다!
17/07/25 10:5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이 노동조건이 사실이길 바랄뿐입니다
린 슈바르처
17/07/25 10:56
수정 아이콘
레알 축하드리니다!!
17/07/25 10:5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7/07/25 10:57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17/07/25 10:5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7/07/25 11:00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노동조건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역시 PGR답게 고로케의 화학작용이.... 암튼 똥 얘기로 끝나는건가 했습니다
17/07/25 11:01
수정 아이콘
다들 똥싸다 좋은 일 생기시길 바래요
Openedge
17/07/25 11:03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저도 담달에 외국계로 이직합니다. 크크크
현재 회사가 8시 근무에서 끝나는 시간을 알 수 없는 회사였으니
그냥 근무 시작이 9시라는 것만으로도 반갑더라고요
17/07/25 11:07
수정 아이콘
부서장 눈치 안보고 일 다 끝나면 야근하는 부서장한테 인사하고 자유롭게 퇴근해도 눈치 안보는 회사이길 바래요
싸이유니
17/07/25 11:05
수정 아이콘
고로케 한턱 쏘시죠.크크크 축하드립니다.
17/07/25 11:08
수정 아이콘
고로케 덕분에 성공하긴 했지만 그 뒤로 고로케 안먹습니다
17/07/25 11:12
수정 아이콘
저도 2년만 딱 쉬다가 더 조흔곳으로 가고 시퍼요 호에엥
17/07/25 11:21
수정 아이콘
딱 2년 쉬고 누가 데꼬간다는 보장만 있으면 괜찮은데 기약이 없으니 좀 갑갑하기도 합니다
최강한화
17/07/25 11:13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저는 이제 한달차 백수인데 어찌 잘 놀수 있을지 조언좀 부탁드립니다..크크
그리고 어떻게 하면 취업할 수 있는지도 부탁드립니다...
17/07/25 11:21
수정 아이콘
비행기 싸게 구해서 동남아 여행가는게 가성비가 좋고 취업은 그냥 운이 좋은거 같습니다
칼퇴추구자
17/07/25 11:18
수정 아이콘
실례가 안된다면 헤드헌터 인포라거나, 어떤 업계 라거나 정보 좀 ㅠㅠ 저도 이직해야하는데 미치겠네요...
그리고 축하드려요1!!
17/07/25 11:23
수정 아이콘
사람인 인크루트 잡코리아에 이력서 올려노면 헤드헌터가 알아서 검색해서 연락온거 같습니다
로하스
17/07/25 11:24
수정 아이콘
8시~4시30분 야근없음이면 꿈의 직장수준이네요. 축하드립니다~
17/07/25 11:3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방과후티타임
17/07/25 11:25
수정 아이콘
곳곳에 산재해있는 똥얘기때문에 기대했는데......면접중 뛰쳐나간다던가 아니면 면접장에서.......같은......기대한 내용은 안나왔지만 축하드립니다...
17/07/25 11:31
수정 아이콘
면접보다 똥싸러 나갔으면 취직 못했겠지요
17/07/25 14:10
수정 아이콘
그럼 안나가고 그자리에서?
17/07/25 15:05
수정 아이콘
문명인으로써 그까지는 좀
17/07/25 11:25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전 직장생활 싫어서 때려치우고 자영업 시작한 지 이제 2년 다 되어 가는데..
후회는 안 되지만 아주 가~~~끔 안정적으로 수입 들어오는 직장인 친구가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크크
17/07/25 11:32
수정 아이콘
노동을 통해 돈버는 행위는 회사나 자영없이나 쉬운게 없는거 같습니다
히오스
17/07/25 11:26
수정 아이콘
다 때가 있나봐요
감축드리옵니다~
17/07/25 11:33
수정 아이콘
때가 너무 늦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17/07/25 11:28
수정 아이콘
설사를 추진체로 취업에 성공하셨군요.
역시 피쟐 크크크크크
축하드립니다.
17/07/25 11:33
수정 아이콘
정체성을 지켜냈습니다 크크
대니얼
17/07/25 11:33
수정 아이콘
설사가 더 좋은 곳으로 이끌었네요!
17/07/25 11:34
수정 아이콘
다들 쾌변해서 좋은곳으로 갑시다
달토끼
17/07/25 11:5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한국에 저런 회사도 있군요. 세상에...
17/07/25 15:0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근데 그게 지켜지련가 모르겠네요
덱스터모건
17/07/25 12:17
수정 아이콘
8시에서 4시반이라니.. 저희 독일 본사와 비슷하네요..물론 제가 일하는 한국지사에는 그딴거 없슴다..
17/07/25 15:06
수정 아이콘
외국기업이 한국에 오면서 현지화 되는게 문제죠
와츄고나두
17/07/25 14:38
수정 아이콘
어마어마한 능력자시네요 2년만에 잡은 직장에서 그런 황금의 조건이라니 일단 축하드립니다. 저도 이번에 회사를 또 옮기면서 취업활동을 했던 지라 남일 같지가 않네요. 좋은 곳 들어가셔서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17/07/25 15:0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능력이라면 2년만에 터진 운빨이 능력인가 봅니다
카스트로폴리스
17/07/25 14:44
수정 아이콘
저도 반년만 쉬어야지 했던게 벌써 1년이 되었네요 크크크크크
백수 생활도 점점 적응이 되어가네요 크크크크
17/07/25 15:07
수정 아이콘
길이 있을겁니다 다음 취업 후기글 기대할게요
17/07/25 15:45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 크크 역시 피쟐 정체성은 어디 안가는군요 크크크크크
글 재밌게 잘봤습니다. 앞으로도 화이팅 하시길 !!
물리쟁이
17/07/25 17:09
수정 아이콘
우와 정말 부럽습니다.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 하시길 기도할게요!
이시하라사토미
17/07/26 14:1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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