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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28 12:18:48
Name 크로우
Subject [일반] 평범하게 산다는 것
민재는 어렸을 적부터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하면 망설이곤 했다.
주변 친구들이 대통령, 과학자, 판검사 같은 멋진 꿈을 갖는 것에 비해
자신은 ‘평범하게’ 회사원이 되어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삶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사실대로 회사원을 적으면 선생님과 어른들에게 꿈도 참 소박하다며
핀잔을 들었기 때문에 민재는 그 사실을 숨기곤 했다.

IMF 때 실직하신 아버지와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어머니를 두고
밥은 혼자 챙겨먹는 게 일상이었고, 공부는 오로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부진했던 내신 성적 때문에 수시는 생각도 못하고 수능에 매진했지만
현실은 참혹했고, 결과는 냉정했다.

그렇게 민재는 지방대에 입학하고 남들 다 하는 연애, 동아리, 해외여행조차
포기한 채 취업에 매진했지만 합격의 문턱은 높기만 했다.

그렇게 연전연패하던 사기업을 포기하고 민재는
공무원시험에 도전하러 노량진에 가게 된다.
부모님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으니 고시원에서 총무를 하며
밤낮으로 부단히 시험 준비를 했지만, 도전은 쉽지만 않다.

민재는 네 번째 시험에서도 합격자명단에 자신의 수험번호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고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낸다.

어머니와 마지막 통화를 하고 미안하다는 문자를 남기며
민재는 조심스럽게 아무도 없는 학원 옥상에 오른다.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는 죽도록 노력해야 되는 세상‘

민재는 그냥 남들처럼..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는데..

그게 욕심이었던 걸까?

무엇하나
참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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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28 13:21
수정 아이콘
미생에 이런 대사가 있었는데 정말 제 입장에선 마음을 후벼 파더라구요
'평범하게 사는 것도 전력을 다 하지 않으면 안되더라고...'
도쿄도쿄
17/05/28 13:26
수정 아이콘
평범의 기준을 너무 높게잡은거같네요.
17/05/28 13:37
수정 아이콘
남들 대학갈 때 대학가고
남들 군대갈 때 군대가고
남들 졸업할 때 졸업하고
남들 취직할 때 취직하고
남들 결혼할 때 결혼하고
남들 애기 낳을 때 애기낳고...

이 단계를 '제 때' 하는 사람이
80%라고 넉넉하게 잡아도
모두 다 제 때 하는 사람은 25%밖에 없다는 사실...
17/05/28 13:46
수정 아이콘
솔직히 본문내용은 환경이나 재능이 평균 이하인 사람이 평균 이상에 도전하다 실패한 내용같네요.
Been & hive
17/05/28 13:5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개도국이란국민들을 증오,적의,선동등으로 통제해야만하는 국가들이고
선진국은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알려 주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국가들이라 생각합니다.
17/05/28 15:02
수정 아이콘
아이엠에프 이전에 비해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많이 심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회적으로 그 시대의 '평범한' 삶을 기억하고 기대하는 점에서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중간값과 평균값의 격차가 심할수록, 평균을 따라가기는 더더욱 힘들어지겠지요...
17/05/28 15:19
수정 아이콘
이미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은 평범한 직업이 아닙니다 선망의 대상이죠
평범하게 살고 싶은게 아니라 그래도 다른사람 보다는 잘 살고 싶은게 사람들의 본심이죠
카롱카롱
17/05/28 15:57
수정 아이콘
생물학 전공이라 그런지 모든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 매 순간을 쏟아붙는데, 사람은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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