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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07 17:48:53
Name Samoth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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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몬스터, 최고로 인상 깊은 결말(스포)




몬스터는 휴머니즘에 관한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휴머니즘이 아니라 양면적인 의미에서 휴머니즘이라고 보는데요.

그런 맥락에서 몬스터의 진주인공은 역시 요한이 아니었나 싶어요.
(말하자면 덴마가 표면적인 주제를 의미한다고 치면 요한은 숨겨진 주제를 의미하는 쪽이었다고 봅니다
또 어떻게 보면 몬스터란 작품은 이 외면과 내면 사이에서 갈등과 화해불가능성의 긴장관계를 다뤘다고도 보구요)

몬스터는 초반부에 "생명은 평등한가"라는 대화두(?)를 던지면서 시작하죠.

물론 덴마의 대답은 평등하다는 것이었지만 재밌게도 요한의 대답 역시 평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덴마의 경우 그 대답의 의미는 "모든 생명이 똑같이 가치 있다"였겠지만

요한의 경우에는 평등한 건 죽음뿐이라는 그의 대사처럼 "모든 생명은 똑같이 가치 없다"라는 맥락에서 평등하다는 것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한이 늘상 말하던 그 황량한 풍경이란 사람의 목숨값이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삶의 전모에 대한 깨달음이었던 게 아닐까요.

"사람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대사는 마지막에 그 의미가 뒤바뀌지만, 뒤바뀌기 때문에 정말로 무서운 대사입니다. 사람은 실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거니까요.

덴마의 휴머니즘이 직면하는 근원적인 한계- 그것이 요한이 아니었을까요.
나를 쏘라는 말에도 너를 쏘지 않겠다는 말을 경험한 요한이었지만, 생명을 취사선택 당하는 경험 또한 했던 요한이었으니까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때와 장소에 따라 사람의 가치와 존엄성이 달라지는 경험. 그런 세상 그 자체가 요한이 깨달은 세상이었죠. 사람의 가치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것.. 1984의 오브라이언 식으로 말하자면 인간성-인간의 존엄함이란 가변적이고 신축성이 있는 거라는 것.. 사람은 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밑에 몬스터 얘기가 나와서 똥글 한 번 써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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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맛이좋아요
17/01/07 17:55
수정 아이콘
제목에 오타가 인상적이네요
Samothrace
17/01/07 17:55
수정 아이콘
크크 얼른 수정해야겠습니다
새벽포도
17/01/07 17:56
수정 아이콘
몬스터라길래 강가딘 얘긴 줄...
17/01/07 17:59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본 만화인데...
결말이 조금(사실은 아직도...) 어려웠던 기억이 나네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중후반에 약간 몰입도가 떨어졌었던 기억도 나고요.
17/01/07 18:03
수정 아이콘
몬스터는 후반에 (물론 결국 죽지는 않았지만) 요한이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것을 최대한 보여주지 않으며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에 후반 집중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느낌이 들긴 하죠.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말이 아쉽다 느끼기 쉽고요.

아주 예전에 쓴 글이긴 한데 참고해보세요

https://pgr21.com/?b=8&n=18445
17/01/08 10:39
수정 아이콘
덕분에 예전 기억도 다시 떠올리고 좋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요한이 자기 어머니를 죽였다는 걸 모르고 봤던 것 같습니다.
펠릭스
17/01/07 17:59
수정 아이콘
이상하게 이걸 보고 있으니까 마스터 키튼이 보고 싶어졌어!
카카오닙스
17/01/07 18:00
수정 아이콘
저는 교육도 하나의 실험이다 라고 말할 때 좀 덜덜 했습니다.
예쁜여친있는남자
17/01/07 18:0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결말이 좀 아쉬웠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긴박감 있고 재밌는.. 이 작가 만화는 언제나 그렇더군요
Samothrace
17/01/07 18:18
수정 아이콘
저는 이 장면 하나로 후반부의 모든 지지부진함을 다 보상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몇 번을 봐도 이 장면에선 소름이 안 돋을 수가 없더군요. 이 정도 전율 줬으면 그래 됐다 봐줄게 싶더라구요 크
Agnus Dei
17/01/07 18:24
수정 아이콘
20세기 소년이 두드러지죠. 중반까지는 최고였는데 결말이...결말이...
17/01/07 18:03
수정 아이콘
몬스터 소설판을 진짜 재밌게 봤는데 절판된 게 많이 아쉽습니다.
재판 좀 찍어주지 대원...
snobbism
17/01/07 18:04
수정 아이콘
번역 퀄리티에 말은 많지만 애장판 소장하고 있어서 볼때마다 뿌듯한 1人입니다.
애니는 어떤가요?? 다운받아놓고 몇년째 시간이 없어서 못 보고 있습니다. ㅠㅠ
17/01/07 18:06
수정 아이콘
제 인생 최고의 만화...
17/01/07 18:11
수정 아이콘
슬램덩크와 더불어 제가 애장판으로 소장하고 있는 유이한 만화...

20세기소년이나 플루토도 좋았지만 이작가는 역시 몬스터가 최고였죠.

마스터키튼은 읽다가 하차하기를 여러번 반복하고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역전인생
17/01/07 18:19
수정 아이콘
몬스터는 어려워요.
만화라는 이점을 지니고도 어려운 만화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네요.
프레일레
17/01/07 18:21
수정 아이콘
진짜 재밌죠
스릴러로 대하 드라마를 만들어버리다니
17/01/07 19:13
수정 아이콘
20세기소년이나 몬스터는 볼때는 재미있는데 막상보고나면 무슨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안남
아유아유
17/01/07 20:01
수정 아이콘
이 작가 스토리 진행은 항상 양파까기 방식이라...개인적으로 선호 스타일은 아입니다.볼땐 재밌는 편이지만...
Atticgreek
17/01/08 00:06
수정 아이콘
몬스터 본지 넘 오래되어서 결말도 가물가물 ㅜ ㅜ
17/01/08 17:13
수정 아이콘
호평일색이라 어릴 때 부터 두어번 시도했었던 만화인데, 제가 멍청해서 그런 지 볼 때마다 어려웠습니다. 재미있어서 끝까지 봤다기 보다는, '그래도 재미있을거야' 라는 희망을 가지고 끝까지 봤었던 거 같네요. 만화의 내용이나 결말도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나는...
사막여우
17/01/09 10:54
수정 아이콘
몬스터는 여러번 시도해서 결국 결말을 본 만화죠.
개인적으로는 초반과 결말에 비해 중반이 좀 읽기 힘들었단 느낌이 있습니다.
다 읽으면 아 괜찮은 만화였다 싶은데 다 읽기까지가 힘들었죠.
그 무슨 서커스? 그 만화도 명작이라던데 중반이 힘들어서 번번히 초반 몇 권 읽다가 포기하게 되네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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