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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1/18 01:01:27
Name VKRKO
Subject [일반] [리뷰]위자 : 저주의 시작(2016)



컨저링과 인시디어스의 성공은 호러 영화 판도에 큰 영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한정된 장소와 저예산으로도 성공적인 호러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고, 성공만 하면 수백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영감을요.

거기 의거하여 숱하게 쏟아져 나온 '컨저링 제작진', '인시디어스 제작진'의 영화 중, 위자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2014년 빛을 본 이 영화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하다못해 깜짝 놀랄만한 일도 그닥 없는 아주 밋밋한 영화였거든요.

호러 영화에게 기대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대치에서 수준 미달인 영화였습니다.

오죽하면 대표적인 영화 평가 지표로 꼽히는 로튼 토마토에서 7%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겠어요.



하지만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 기적적인 성공을 거둡니다.

전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찍으며, 5백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세계에서 1억 달러 넘는 수익을 거둔거죠.

이 정도 흥행 대박이 터졌으니, 당연히 후속작을 만들어야겠죠.

하지만 호러 영화로서 수준 미달이었던 첫 작품을 어떤 식으로 살려내야만 할까요?

유니버설의 선택은 감독 교체였습니다.



전작인 위자는 각본가로 활동해 왔던 스타일스 화이트 감독의 입봉작이었습니다.

그간 부기맨, 포제션 등 호러 영화 각본가로 활동해 온 스타일스 화이트 감독이었지만, 정작 감독 데뷔작인 위자는 수준 미달이었죠.

유니버설은 후속작 감독으로 오큘러스를 감독했던 마이클 플래너건를 선택했고, 이 선택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습니다.

후속작이자 프리퀄인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전작에 비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을 보였거든요.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이미 언급했듯 프리퀄입니다.

위자에 등장했던 악령의 진정한 정체를 파헤치는 내용이죠.

마이클 플래너건 감독은 각본 또한 맡아, 전작에서 설명하지 않고 던져놓다시피 했던 내용들을 하나하나 개연성 있게 엮어내는 수완을 보였습니다.

최소한 이 악령들이 어떤 원한 때문에 악령이 되었는지는 확실히 파악할 수 있게 되었죠.

악령의 목적과 원인조차 알 수 없었던 전작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입니다.

스토리 진행은 다소 뻔하게 흘러가지만요.



전작 위자가 그렇게 심각한 혹평에 시달린데는, 호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놀라게 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컸습니다.

영화 내내 긴장감 없이 흘러갈 뿐 아니라, 분명히 귀신이 덮쳐오는데도 심드렁하게 바라보게 되는 괴상한 일이 벌어졌죠.

하지만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적어도 관객을 놀래켜 줄 장면을 여럿 준비했다는 점에서도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을만 합니다.

악령 그 자체는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막내딸 도리스에게 빙의해 시도때도 없이 흰자를 드러내며 튀어나와 관객들을 놀래켜주죠.

전작이 대놓고 겁주는 영화임에도 그거 하나 제대로 못했던 것에 비하면 충분히 발전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컨저링과 인시디어스가 촉발시킨 하우스 호러 조류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영화입니다.

악령의 근원은 집에서 기인하고, 집안에서 거의 모든 장면들이 이어지죠.

이미 하나의 장르로 일컫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나온만큼, 집이라는 소재를 다룸에 있어 모자라는 부분은 딱히 없었습니다.

다만 집 자체에 모든 문제의 근원이 있음에도, 정작 집에 관한 서술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예고편에는 나왔는데 정작 본편에서는 잘려나간 지하실 내부 장면들도 그렇고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위자 : 저주의 시작은 전작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룩해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그저 평범한 호러 영화에 머물렀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합격점은 넘었지만, 새로운 시도도 없었고 그렇다고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장면들로 도배되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오큘러스 때도 그랬지만, 마이클 플래너건 감독은 합격점 정도는 확실하게 만들어낼 능력이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는 무언가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로튼 토마토 82%라는 놀라운 호평은, 아마 전작이 너무 말아먹은 것에 의한 반동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어요.



기본 점수는 6점을 주고 싶네요.

만약 위자보드를 직접 해봤고, 괴이한 경험을 직접 해보셨다면 +2점.

정말 하우스 호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1점.

전작 위자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1점을 더해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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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18 01:0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진짜 무섭게 봤는데...
평일 오전 11시에 영화 보러 가니까 극장에 저밖에 없더라고요 ㅠㅠ
예쁜여친있는남자
16/11/18 01:23
수정 아이콘
이런 점프스케어 류의 호러영화 싫어하시는 분들은 -5점.... 썩토 지수는 사실 전작의 반사이익이 섞여있는것 같습니다..무섭긴 무서운데 재미는 없는 류라서..
16/11/18 01:25
수정 아이콘
딱 합격점 넘은 수준인데 로튼 토마토랑 메타크리틱 점수가 둘 다 어마어마하게 높더라고요.
원작이 진짜 망작 중의 망작이라 반사이익을 엄청 본 것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6/11/18 11:52
수정 아이콘
<오큘러스> 연출이 괜찮은 영화였어요. 그치만 역시 빈약한 스토리와 볼륨이 아쉬웠어요.

하우스 호러가 명맥을 잇고 있기는 한데, 이미 질린지 오래고 (그나마 폭발적인 흥행이 없는지라 대중에게 피로감이 자주 언급되진 않네요), 빈약한 스토리는 항상 지적받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과거 호러 명작들이 보여준 예술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네요. 사회 풍자적 요소도 전무하고, 탐미의 극단을 보여주는 것도 없죠(페니 드레드풀이 그나마 이런 뉘앙스를 견지하지만, 장르와 매체가 다르네요;;). 이런식으로 깊이를 갖추지 못하고, 하던대로만 계속 이어간다면 조만간 호러 암흑기가 다시 도래할 것만 같습니다.

저예산 영화나 비할리우드 3세계 영화들이 최근 훌륭한 때깔을 보여주며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죠. 디지털 환경이 정착되면서 제작비가 많이 줄어든 결과일 겁니다. 근데 때깔만 갖추고, 깊이가 없어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워요. 특히 하우스 호러들이 그런 모습이라 무척... 무척 아쉽습니다. 호러붐은 과연 올 수 있을런지...
16/11/18 12:00
수정 아이콘
오큘러스는 소재가 참 좋았죠.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호러라는 장르의 한계가 딱 이 정도 폭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저예산으로 꾸준히 뽑아낼 수 있다면 하우스 호러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거의 획일화 되어 가는 소재와 이야기 전개는 문제긴 하지만요.
마스터충달
16/11/18 12:07
수정 아이콘
사실 저주받은 거울이라는 소재가 이미 이 쪽에선 닳고 닳은 소재인지라... 그걸 최신 감각으로 잘 살려낸 연출이 좋은 영화라고 봐요. 소재나 시나리오는 여전히 아쉬운 작품이었네요.
16/11/18 12:22
수정 아이콘
플래너건 감독이 오큘러스 때도 각본/감독 둘 다 했는데, 여러모로 합격선까지는 만들 수 있는데 그 위로 치고나가질 못하는 게 아쉽더라고요.
위자 : 저주의 시작도 이미 뽕을 뽑을대로 뽑았던데 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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