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8/24 01:27:45
Name 카서스
File #2 1.gif (7.3 KB), Download : 8
Subject [일반] 어렷을적 귀신 목격담


끔찍하지도 그다지 무섭지도 않지만

제가 본게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더워서 잠도 잘 안오기도 해서 한번 끄적여 봅니다.

---------------------------------------------------------------------------------------------------

제가 5살때 일입니다.

당시에는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가 살아계셔서 제사때만 되면 시골로 내려갔었죠.

친가는 방이 4개가 있었는데, 친척들이 점점 늘어나니까 방 2개를 합쳐서 큰 방을 하나 만들고

제사를 위한 방, 당시 대학생이던 삼촌이 살던 방, 마루 해서 3개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90년이기도 했고, 시골이기도 했기 때문에 시골 전봇대가 별로 안깔려 있어서 밤이 되면 거리가 어두컴컴했습니다.

그래서 한살 터울이던 사촌형과는 마루에서 놀았습니다.

왜냐하면 큰방에는 어른들이 모여서 민속 그림맞추기 놀이(...)를 하고 있었고, 그나마 있는 tv는 어른들의 취향에 맞춘 프로그램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아직 어린 사촌형과 저는 각자 가지고 있는 장난감(이를테면, 로봇이나 공기, 구슬치기 같은것을 하고 있었죠.)

그마저도 10시가 넘어가니까 슬슬 무서울 떄가 되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시골은 어두컴컴한데다 제사방에는 초만 켜놓았기 때문에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촌형과 저는 큰방으로 들어가서 어른들의 놀이를 구경하기도 하고, tv를 보기도 하면서 제사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큰방이라고 해도 거진 20~30명의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었기 때문에 매우 더웠습니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아직 여름도 아니라 선풍기도 꺼내놓지 않았었죠.

그래서 사촌형과 저는 창가에 붙어 있었습니다. 창가는 그래도 밖에 냉기가 전해지기 때문에 그나마 시웠했었죠.

하지만 그도 잠시, 다시 더워지기 시작했고 사촌형과 창문을 열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왜 고민했냐면, 창 밖은 매우 컴컴했기 떄문에 무서웠으니까요.

그럼에도 결국 더위를 참지 못하고 사촌형과 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 봤습니다.

제 친가의 집구조는 그 창문에서 바로 정문이 보이는 구조였습니다.

문은 시골집 답게 나무로 되어 있었고, 그 주변에 불빛이라고는 전혀 없죠.

근데... 사촌형과 동시에 목격했습니다. 





바로 맨 위에 저것을요.

파란색 형광줄이 중절모를 쓰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장을 입었다는 느낌의 사람 윤곽이 서있던 겁니다.

네. 윤곽만요. 밖의 배경은 그대로 투과되서 보이더군요. 분명 어두컴컴한데 그 너머가 보일정도로 밝게!

순간 사촌형과 저는 뭘 잘못봤나 싶어 눈을 필사적으로 비볐고, 혼자만 잘못봤나 싶어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비명을 질렀죠.

어른들은 깜짝 놀라서 창문으로 다가왔고, 저와 사촌형은 저기... 저기... 이러면서 정문을 가리켰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것은 사라진 뒤였고 어른들은 저희들이 잘못봤다고 생각하고 몸이 허해서 그렇다고 보약을 먹여야 하는게 아니냐 하시더군요.

하지만 저희는 분명 그것을 봤습니다.


-----------------------------------------------------------------------------------------------

다행히도 그것은 그 다음에는 본적이 없었고, 지금 저는 귀신무서운줄 모르고 막다닙니다 (....)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니까요. 물론 좀 무섭긴 합니다만, 그래도 별거 아니다 생각해서 무덤이던 뭐던 막다닙니다.

심령스팟이나 폐가는 가본적이 없지만요 (...)

어쨋든, 제가 본것은 대체 무엇이였을까요?

인터넷에 괴담이나 귀신관련 사이트, 심지어 나무위키도 뒤져왔는데 저와 같은 경우는 없더군요.

사촌형과 저는 그때 이야기를 하면서 우스갯소리로 이러고 놉니다.

'아! 그때 스마트폰만 있었더라도!'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카서스
16/08/24 01:28
수정 아이콘
저 위에 그림을 글 가운데에 어떻게 옮기나요? 하는 방법을 모르겠군요;
이진아
16/08/24 01:53
수정 아이콘
다른데다 올린뒤 이미지를 html 태그로 옮기셔야합니다
귀찮으시면 지금도 괜찮은데요뭘 크크
카서스
16/08/24 01:54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Sgt. Hammer
16/08/24 01:34
수정 아이콘
재밌는 괴담 잘 보고 갑니다.
16/08/24 02:09
수정 아이콘
'한여름 시골에서 마주한 정체불명의 윤곽...' 같은 해설이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16/08/24 02:36
수정 아이콘
저는 어렸을 때도 아니고 20 살 때 친구와 철야 작업하고 새벽에 집에 가다가 둘이 같이 딱 사다코같이 생긴 귀신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근데 10 초 정도 뒤에 그게 교통정리용 삼각뿔이란 것을 깨달았지요. 둘이 같이 봤는데도 그렇더라구요.
김우진
16/08/24 02:56
수정 아이콘
"내가 교통정리용 삼각뿔로 보이니?" 부왁
16/08/24 02:56
수정 아이콘
와아악!!!
김우진
16/08/24 03:02
수정 아이콘
야밤에도 페이커급 호응을 해주시는 OrBef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지니팅커벨여행
16/08/24 08:04
수정 아이콘
역시 피지알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훈훈하네요.
人在江湖
16/08/24 09:37
수정 아이콘
http://silenthill.wikia.com/wiki/Pyramid_Head 사실 이 분이실지도...
뽀로뽀로미
16/08/24 03:10
수정 아이콘
귀신보이면 보약 먹어야 된다는 말이 곱씹을수록 일리있는 말 같습니다. 대부분의 귀신 경험담들을 보면, 몸의 영양상태가 부족하거나 특별한 상태일 때(ex.가위눌림) 신체 중 특정 영역의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지고 그로인해 건강할 때는 안 보이는 것들을 보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렇게 보이는 것들이 단순히 몸이 허해져서 생기는 환각이 대다수겠지만 소위 영빨 신빨 기도빨 수련을 하는 사람들이 극단적 음식섭취와 특정 감각을 극대화하는 훈련을 통해 귀신을 보거나 신통력 등을 단련하는 경우를 보면 몸의 건강상태와 영적인 경험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무속인들이 개고기(ex.고단백 영양식)를 먹으면 신빨이 떨어진다는 경험담과 종교인들이 극단적 단식이나 한가지 음식만 섭취하며 하는 집중기도 중에 영적 체험을 하는 사례 역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환각이든 아니면 진짜 영적인 능력이 생겨서 귀신이 보이든 간에 그런 것들이 보인다는 것 자체가 몸의 상태가 비정상적인 것을 의미하므로 보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심신이 건강하고 사리분별할 수 있는 지성인이 태양이 쨍쨍 빛나는 대낮에 술이나 약물을 섭취하지 않은 맑은 정신으로 귀신을 반복적으로 보고 본인 스스로가 그것이 환각이 아니라고 확신하는 경우라면 그게 정말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누군가 이런 경험을 했다고 하면 '에이 니가 잘못 본거겠지, 사실 니 몸 어딘가가 안 좋은 상태겠지, 이거 미친놈이구만'하면서 믿지 않겠지만 그런 경험을 한 당사자는 환장할 노릇일 겁니다.
16/08/24 04:27
수정 아이콘
제가 가위를 자주 눌렸었는데 보통 심신이 허한상태에서 자주 눌렸어요..
그리고 밤에 집에 갈때 100번중 한두번 귀신이 있는것 같은 오싹함을 느낄때가 있는데 전부 피곤한 상태일때 그랬던..
뽀로뽀로미
16/08/24 11:22
수정 아이콘
심신 허약상태일 때의 경험담은 아무래도 신뢰성이 좀 떨어지긴하죠.
써니지
16/08/24 08:51
수정 아이콘
근데 위 경우는 두 명이 동시에 봤기에 꼭 그렇다고 말하긴 힘들거 같습니다.
뽀로뽀로미
16/08/24 11:35
수정 아이콘
다년간의 지극히 제 개인적 연구에 의하면 두명 이상이 동시에 보는 경우엔 귀신이라 보기 힘들다입니다. 객관적 시선(?)이 담보되는 순간 그건 영적인 존재가 아니라 물리적 실체를 가진 어떤 다른 존재거나 착시쪽에 무게를 둡니다. 이런 경우엔 당연히 사진기에도 찍히게 됩니다. 그런데 귀신은 사진기에 안 찍혀야 정상(?)입니다. 카메라에 담을 수 있거나 내 눈에도 보이고 옆 사람 눈에도 같은 것이 보인다면 최소한 귀신은 아니라고 봐야겠죠.

그래서 본문의 귀신 경험담인 경우엔 '객관성 확보됨, 어두운 야간, 사리분별이 미숙한 5살의 나이, 목격 전후의 공포감' 등의 이유로 귀신은 아닐 것이다에 무게를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귀신이 아니라고 해도 그게 꼭 착시거나 환각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귀신이나 사람 말고도 다른 존재일 수도 있겠죠.
카서스
16/08/24 12:44
수정 아이콘
그런데 신기한건 그 어두운 곳에서 반대편이 보일정도로 밝아졌다는 겁니다.

저도 잘못봤나 싶긴 한데 저건 도저히 설명이 안되더군요.
뽀로뽀로미
16/08/24 13:26
수정 아이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안 믿고, 개인적 취미생활로 연구를 하는 저조차도 가끔은 의심하긴 하지만 분명히 사람 외의 어떤 존재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례를 들어서 '귀신은 존재한다'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인간같지 않은 뭔가가 목격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나타나는 존재가 요즈음엔 외계인이라고 보는 게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지긴 하지만 예전엔 도깨비나 터줏신 산신령 구미호 같은 걸로 불려왔을 겁니다.
아무튼 저도 카서스님이 잘못봤다기 보다는 뭔가를 본 건 사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두 번씩 이런 경험을 하지만 스스로도 믿지않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은 설명할 수 없는 뭔가를 경험했을 때 그대로 두기보다는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석하고 넘어가려는 심리가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대부분은 잘못봤겠거니하고 그렇게 넘기고 말았겠지요.
아드오드
16/08/24 03:22
수정 아이콘
아마 카서스를 보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찬밥더운밥
16/08/24 09:10
수정 아이콘
우리 카서스 진혼곡도 못쓰고 우물갔네 하...
인생의 마스터
16/08/24 04:03
수정 아이콘
피지알자게에서도 귀신 검색하면 흥미로운 체험담들 볼 수 있죠.
16/08/24 04:26
수정 아이콘
클로킹...?
tannenbaum
16/08/24 04:50
수정 아이콘
다크템플러를 보시다니 티텍팅이 업그레이드 없이 저절로 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토다에
16/08/24 07:41
수정 아이콘
전 어릴때 허깨비를 많이 봤었는데, 점차 자주 보다보니 익숙해져서
겁없이 허깨비한테 가까이 가서 보니 허깨비가 아니라 처마 밑에 비닐 봉다리거나
벽에 기대어진 대걸레여서 인적이 많더군요. 아마 어릴때 상상력이 허상을 만들어 낸거 같습니다.
사막에 신기루 보듯이요
16/08/24 09:47
수정 아이콘
내 눈에 잘 안 띈다고 존재하지 않는다 확신할 순 없는 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들 중에 여자친구를 본 적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더라구요. 예전엔 다 거짓말이라 믿었는데 하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니 이제 긴가민가 합니다.
귀여운호랑이
16/08/24 10:42
수정 아이콘
보약 단체 급식이 필요합니다.
16/08/24 11:17
수정 아이콘
귀신보다는 외계인 같은데요? 파란 형광색, 이건 귀신보다는 외계인 전매 특허죠.
프로토스 너마저
16/08/24 11:48
수정 아이콘
귀신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목격담 전부가 거짓이거나 환각이라는 생각까지는 안 듭니다.
0.00001%의 케이스라도 차원단위나 시공간 레벨에서 뭔가 빠지직(?) 해서 그러한 초자연적 현상을 목격할 수도 있다... 그렇게 타협하고 살고 있습니다 크크크
밀물썰물
16/08/24 12:57
수정 아이콘
제사 받으러 오신 할아버지 아닌가요?
16/08/24 14:58
수정 아이콘
증손주들 마이컸네~ 흐뭇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596 [일반] 저는 귀신을 봤었지만, 귀신이 정말 있을까요? [34] 스물다섯대째뺨7574 23/08/26 7574 1
88107 [일반] 먹고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 (데이터 아주주의) [44] 차기백수12236 20/09/15 12236 34
86231 [일반] 으아아아 집이라고 하나 사 놓은게 돈잡아먹는 귀신이다아아~. [14] 공기청정기10057 20/05/14 10057 0
85776 [일반] 귀신병법에 대하여 [28] 성상우8842 20/04/21 8842 2
78286 [일반] (강력스포)더 넌- 다 아는 귀신이구만 [19] 꿈꾸는드래곤7438 18/09/19 7438 1
76721 [일반] 너구리 귀신 이야기 [18] 맥주귀신7953 18/04/21 7953 16
74381 [일반] 반응이 귀신 같은 '그회사'와 '그정당' [55] 길갈12084 17/10/30 12084 22
67190 [일반] 어렷을적 귀신 목격담 [30] 카서스6069 16/08/24 6069 1
61904 [일반] [리뷰] 오 나의 귀신님 - 박보영의 드라마, 박보영에 의한 드라마, 박보영을 위한 드라마. [32] 어바웃타임6911 15/11/07 6911 4
55564 [일반] 우리집 냉장고에는 귀신이 산다. [43] Sheldon Cooper11164 14/12/22 11164 0
51781 [일반] 귀신이란 무엇인가? [25] 캡슐유산균8544 14/05/16 8544 0
51516 [일반] 무서움은 왜 느껴지는 것인가, 귀신은 있나, (군대경험담) [32] 파라돌6766 14/05/03 6766 0
51507 [일반] 죽음의 단계. 그리고 귀신 본 이야기. [51] 메피스토9744 14/05/02 9744 18
48397 [일반] 아라타님 글을 보고 생각난 때아닌 귀신 본 이야기 -_- [17] 로랑보두앵4005 13/12/11 4005 0
48385 [일반] [무서움+약간 19금] 너무나도 생생했던 처녀귀신 꿈 + 외모묘사 추가 [61] AraTa_Higgs8681 13/12/11 8681 0
42852 [일반] 임금이 귀신의 이치를 묻다-성녕대군 [4] 알고보면괜찮은6755 13/03/26 6755 2
38194 [일반] [드라마]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 박신혜 찬양글(스포주의) [12] 타나토노트6831 12/07/17 6831 0
30104 [일반] 공포]뜬금없는 귀신,자살 그리고 선풍기 이야기 [9] 부끄러운줄알아야지5296 11/07/05 5296 0
29632 [일반] 귀신을 보거나 느낀적이 있으신가요? [100] 쎌라비8640 11/06/09 8640 0
27546 [일반] [사진]친구에게 들은 귀신이야기(사람에 따라 혐오스러울수 있습니다) [15] 길이6818 11/03/01 6818 0
20467 [일반] <메타루> 한국에 귀신이 산다. 2009년 국내 블랙메탈 두 앨범 리뷰. [6] 탈퇴한 회원3939 10/03/23 3939 0
18858 [일반] 귀신이야기보다 더 무서운 인신매매범에 당한 이야기 [45] Anti-MAGE10241 10/01/12 10241 0
18153 [일반] [공포] 유튜브에 올라온 이 벽장귀신, 진실인가 거짓인가? [47] 하나7034 09/12/09 703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