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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17 10:41:29
Name santacroce
Link #1 http://santa_croce.blog.me/220619624370
Subject [일반] 샌더스 후보의 의료개혁 고찰: 중산층 연대가 가능할까? 1

아래 의료 보험 이야기가 흥하길래 2월 초 샌더스 후보의 의료 공약에 대한 어설픈 분석을 담은 글을 다시 소개해 봅니다. 

샌더스 후보 의료 공약이 얼마나 현실적인가를 논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현 미국의 의료 현실과 다른 나라와의 차이점에 대해 고민해 보는 자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강대국 미국 시민 존 아저씨가 맞닥뜨린 절망적 현실

 

샌더스 후보의 단일보험자 건강보험(single-payer healthcare system) 공약은 어쩌면 샌더스 후보의 정체성에 대한 정보와 함께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미국이 어떻게 변할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존이라는 이름의 중년 아저씨가 샌더스 후보의 아이오와 유세장에서 털어 놓은 자신과 부인이 처한 냉혹한 운명에 대한 하소연을 들어 보겠습니다.  

존 아저씨가 다니는 회사는 2년 간 임금이 동결되었지만 사장은 크리스마스 보너스로 1,200만 달러를 꼬박꼬박 가져갔다고 합니다. 

사장은 현 조건이 맘에 들지 않으면 공장을 인도나 중국으로 옮기겠다고 노동자들을 위협했으며 실제로 정리해고를 실시해 존은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존 아저씨에 따르면 정리해고 실시 후 회사 간부들은 모두 새 차를 지급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존 아저씨의 부인은 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존 아저씨가 해고되면서 의료보험을 상실하게 되었답니다. 한마디로 존 아저씨는 실직의 고통과 암 치료의 부담을 동시에 맞닥뜨리면서 절망적 상황에 빠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존 아저씨의 하소연에 대해 주식회사 미국(Corporate America)이 얼마나 탐욕적인지에 대해 분개하였습니다. 

 

* 2016년 1월 10일 아이오와 마샬타운 유세장에서 자신의 딱한 처지를 토로하는 존 아저씨

 

* 존 아저씨 이야기 유튜브 둥영상

 

존 아저씨의 이야기는 탐욕적 경영진과 무기력한 노동자의 대립구도로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전 국민 의료보험 시스템이 아닌 민영 보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존 아저씨가 다니던 회사 경영진의 몰염치함을 논외로 본다면(물론 특정 사회의 자본가가 더 탐욕적일 수 있다는 논의도 가능하겠지만) 스웨덴이나 덴마크라고 해도 사기업이 경영상 목적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것을 완전히 막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솔직히 경쟁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을 의도적으로 퇴출시키려 했던 스웨덴이나 미국 수준의 해고의 자유가 보장되는 덴마크 상황에서는 존 아저씨의 고용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해고를 당한다고 해도 스웨덴이나 덴마크 노동자의 여건은 미국에 비할 바는 아니긴 합니다. 한때 덴마크는 최장 11년 동안 실업 보험을 지급하기도 했는데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해고되고 싶은 나라'에 뽑힌 적도 있습니다. 현재는 실업 급여 기간이 최장 2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존 아저씨 사례에서 스웨덴이나 덴마크(심지어 태국에 비해서도)와 미국의 결정적 차이가 존재하는 부분 중 하나는 공적 의료보험이 아닌가 싶습니다.     

존 아저씨가 멀리 스웨덴이 아니더라도 이웃한 캐나다처럼 공적 의료보험이 있는 나라에 살았다면 실직의 고통과 암 치료 비용 마련의 난감함이 동시에 덮쳐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각국의 의료보험 도입 및 확대 시기(미국의 의료보험 보장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 의료체계의 현실: 극단적 고비용 저효율 구조

 

외부인이 미국의 의료체계에 대해 가지는 인상은 흔히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식코'에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식코 끝 부분에서 언급되는 쿠바가 미국에 비해 진일보한 의료체계를 가졌는지는 극히 의문입니다만 어쨌든 식코는 민영의료 시스템이 초래하는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데는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미국은 공공 의료에 있어서도 전 세계에서 상위권에 들 정도로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아래 2013년 GDP 대비 의료비 지출 비교 그래프에서 미국의 의료비 총 지출은 16.4%로 압도적으로 높으며 공공 지출도 스위스나 캐나다 수준은 될 정도로 높습니다.   

 

* 2013년 OECD  각국의 의료비 지출 비중(GDP 대비): 미국 의료비 지출(공공+개인)은 GDP의 16.4%입니다. 

 

아래는 구매력을 감안하여 달러로 환산한 2010년 기준의 의료비 지출금액 그래프인데 미국인 1인당 공공 의료비 지출 금액보다 많은 나라는 노르웨이 정도입니다. 

 

* 2010년 1인당 의료보건 비용 규모(PPP 보정): 개인 지출(오렌지색), 공공 지출(파란색)

 

오바마케어 이전에 미국 정부의 공공 의료는 크게 두 축이었는데 하나는 빈곤층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조인 메디케이드(Medicaid)이며 나머지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어(Medicare)입니다. 미국 정부가 메디케이드를 유지하기 위해 부담하는 금액은 연간 4,150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메디케어에는 무려 6천억 달러를 쓰고 있습니다. 이 둘을 합한 재정 지출만 1조 달러가 넘고 재정에서 부담하는 전체 의료 관련 비용은 2.7조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민영 의료보험의 나라라고 하지만 미국의 공공 의료 비중은 결코 작은 수준이 아니며 정부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현재는 국방비를 압도하는 실정입니다. 

 

* 미국 의료복지 비용이 재정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3년 26%에서 2013년 57%로 두 배 이상 상승합니다.

 

* 주요국의 의료비 비중 추이: 미국은 1950년 4.4%에서 2012년 17.2%로 증가함  

 

수치로만 보면 미국의 의료시스템이 다른 서구 국가에 비해 떨어질 이유가 없어 보이지만 오바마케어가 도입되기 이전 의료보험 사각지대(극빈층을 위한 메디케이드, 노인들을 위한 메디케어, 민영 보험 제외)에 무려 4,800만 명이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대수명은 OECD 평균에도 못 미쳤으며 엄청난 의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대수명의 증가는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미국 의료체계는 돈은 돈대로 퍼붓고 있지만 그 효과는 매우 낮은 그야말로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 사례라고 불릴만 합니다.   

 

* 1인당 의료비 지출 금액(x축) 대 기대수명(y축)

  

미국 의료체계의 고비용을 초래하는 두 가지 문제점

 

그럼 미국 의료체계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 버렸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숫자로 나타나는 다음 2 가지 이유를 빼놓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부정 수급이 있습니다.  The Economist의 보도에 따르면 2.7조 달러나 되는 의료 관련 재정 지출에서 사기 등 부정한 방법으로 의료비를 타내는 규모가 작게는 연간 820억 달러에서 최대 2,720억 달러에 달할 정도라고 합니다. 즉 전체 공공 의료비 중 10%가 부정한 용도로 지출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기 방법은 무자격자의 메디케이드 수령(포르쉐로 가득 찬 동네에서 수급하는 경우), 약사가 결탁하여 리베이트를 받고 환자의 개인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근거로 고가약 청구, 의사의 허위청구(전동 휠체어만 1천대를 주문한 의사도 존재), 앰뷸런스의 리베이트 제공 등 매우 다양합니다.  

사실 2,700억 달러라는 부정 지출 규모는 공공 의료체계의 영국 NHS 총 비용보다도 많습니다. 인구 차이가 크긴 하지만 이론 상으로는 저 돈만 아껴도 7천만 명 이상에게 공공 의료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미국 의료비 재정지출의 부정 수급 비중 및 유형: 그나마 최근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이상 적출 기술이 좋아져서 고전적 방법의 허위청구(휠체어 1천 대 주문 건 등)는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2009년 조사에서 미국 의료비 지출의 낭비요인을 정리해 보면 과다청구, 허위청구, 관리 비효율, 병원 비효율, 비협조 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미국 의료비 낭비 요인(2009)

 

* The Economist가 묘사한 미국 공공 의료체계의 사기꾼들

 

의료 사기가 주로 미국 공공 의료 부분에 집중된 것이라면 공공 지출과 개인 지출 모두 영향을 주는 고비용 요소는 약값입니다. 아래 표는 샌더스 후보가 트위터로 공개한 주요 약의 국가별 차이입니다. 자가면역제 약인 Enbrel의 스페인 가격은 1,386 달러인데 미국에서는 3,000 달러라고 합니다. 거의 2 배 가까운 차이입니다. 

그나마 2 배 차이는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의 캐나다 가격이 1,950 달러이고 미국 가격이 8,500 달러인 점에 비추어 보면 매우 양호한 수준입니다. 또는 Nexium이라는 위산 역류 치료제의 네덜란드 가격이 23 달러지만 미국에서는 305 달러에 달하며 10 배 이상 차이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 주요 약 값의 국제 비교(샌더스 후보 트윗 배포 자료)

 

사실 샌더스 후보가 어떤 기준으로 위 자료를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미국 내라고 해서 약값이 같은 것도 아닙니다. 미국 의료체계는 자동차 시장과 마찬가지로 자유 시장이다 보니 약값이나 각종 의료 처치 가격을 공급자가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딜러마다 동일한 자동차의 가격이 다를 수 있듯이 동일한 의료 처치에도 다양한 청구서가 발급되고 있습니다. 

아래 주요 도시별 유방조영술(mammogram), 혈액검사(PSA test), 피부과전문의 처방의 가격을 보면 지역 내 차이가 너무 커서 지역별 차이를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제왕절개의 경우 5배 이상의 가격차이가 나타나고 있답니다. 

 

* 미국 주요 도시별 유방조영술(mammogram), 혈액검사(PSA test), 피부과전문의 처방의 가격 차이

 

그럼 다른 서구 국가의 약값은 왜 저렴하고 의료 처치의 가격이 일정하느냐 하면 이들 나라들은 의료체계가 자동차 딜러 시장이 아니라 방위 산업처럼 단일 구매자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즉, 하나의 기관이 독점적으로 의료비용을 지불하기에 약값이나 처치 비용에 대한 협상력이 높아지고(때로는 일방적임) 단일한 가격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을 단일보험자 의료보험(single-payer healthcare)이라고 합니다. 

많은 의료 전문가들이 미국의 고비용 저효율 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으로 단일보험자 의료보험을 제시하는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분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일보험자 의료체계에서도 각종 보험 사기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아래 사진 속 젊은이가 벌인 황당한 일은 일어나기 힘들 것입니다. 

Martin Shkreli는 17살부터 뉴욕 헤지펀드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는 등 월가의 아이돌로 커온 젊은이 였습니다. 시크렐리가 32살이 되던 2015년 그는 자신이 인수한 제약회사의 AIDS 및 암 치료제 Daraprim의 가격을 기존 13.5 달러에서 무려 750 달러로 한꺼번에 인상시켜 미국 사회를 경악에 빠뜨렸습니다. 시크렐리는 결국 미국 증권감독당국의 증권 범죄 조사(표면적으로는 약값 인상 명목은 아니었지만)를 받았고 최대 2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죄목으로 체포되었습니다.     

 

* 사법당국에 체포된 Martin Shkreli

[]" class="content_image" id="albums/l217/Shockwave_73/SinglePayersmall2-4.gif" src="http://i97.photobucket.com/albums/l217/Shockwave_73/SinglePayersmall2-4.gif" alt="" "margin: 0px; padding: 0px; cursor: pointer; vertical-align: top; max-width: 728px;">

http://www.dailykos.com/blog/Single%20Payer%20California

  

그런 점에서 보면 샌더스 후보가 단일보험자 의료체계(단일보험자 체계는 전국민 의료보험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독일과 네덜란드처럼 단일보험자가 아닌 공적 의료보험 국가도 있긴 합니다.)를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존 아저씨의 고단함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미국 전체로도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는 너무나 당연한 개혁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좋은 제도를 왜 다른 후보들은 이야기하고 있지 않느냐 또는 과거에는 논의를 하지 않았느냐 하는 의문이 듭니다. 

공화당 후보들이야 논외로 본다고 해도 남편 클린턴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도 의료개혁에 큰 관심을 기울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렇게 좋은 제도를 몰랐을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녀가 단일보험자 의료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는 이유는 샌더스 후보가 이야기하듯이 클린턴 후보의 엄청난 후원금 2,500만 달러 중 무려 1,500 만 달러가 월가에서 흘러들어왔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샌더스 후보의 주장처럼 1% 부자의 영향력에 부패한 미국 정치권이 매수 당해서 단일보험자 의료체계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면 미국은 정말 형편없는 수준의 나라라고 불릴 만합니다. 

다만 이렇게 부패한 미국 정치권에는 클린턴 부부는 물론 오바마 현 대통령까지 모두 포함시켜야 할 것입니다. 

 

샌더스 후보 의료개혁의 비용과 재원 마련 계획안을 둘러싼 논쟁

 

사실 클린턴 후보도 수차례에 걸쳐 단일보험자 의료체계가 바람직하다고 지지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단지, 현 정치 지형에서는 오바마케어를 보완 발전시키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입니다.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격렬한 반대는 물론 비용이 너무 든다는 것이 클린턴 후보가 단일보험자 의료체계의 도입을 꺼리는 이유라고 합니다. 

이러한 입장은 클린턴 후보 외에도 다수의 민주당 정치인들의 생각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이에 대해 의료개혁 공약집을 통해 생각보다 비용이 크지 않다며 자신들이 계산한 비용 구조를 공개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을 보면 샌더스 후보가 제안한 단일보험자 의료체계를 도입하면 연간 1.38조 달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비용은 한화로 1,650조 원 정도인데 미국의 1년 예산이 3.25조 달러(2014년)인 점을 고려하면 정말 천문학적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이 비용을 부자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샌더스 후보의 재원 마련 계획에 따르면 1. 고용주에게 6.2%의 소득기반 보험료를 징수하여 6,300억 달러를 마련하고, 2. 가구 당 소득기반 보험료 2.2%를 징수해서 2,100억 달러를 마련하고, 3. 누진적 소득세 증세를 통해 1,110억 달러를 마련하고, 4. 자본이득세를 증세하여 920억 달러를 마련하고, 5. 부자들에 대해 공제를 축소하여 150억 달러를 마련하고, 6. 재산세를 늘려 210억 달러를 마련하고, 7. 기존 의료비용 지출을 절감하여 3,100억 달러를 마련하면 1.38조 달러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샌더수 후보 의료개혁 공약 내용

https://berniesanders.com/medicareforall/

http://www.vox.com/2016/1/17/10783922/bernie-sanders-single-payer-plan

 

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샌더스 후보가 비용과 재원 마련 계획을 발표하자 이에 대한 검증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뜻 밖에도 샌더스 안에 대한 유력한 반론은 클린턴 후보나 또는 공화당 쪽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샌더스 후보의 지지기반인 버몬트 주 당국에 고용되어 단일보험자 제도를 설계한 에모리 대학의 Kenneth Thorpe 교수로부터 나왔습니다.    

Thorpe 교수에 따르면 샌더스 계획안의 비용은 실제 비용보다 축소되었으며 실제로는 연간 2.47조 달러로 추산되어 샌더스 안에 비해 1.1조 달러가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Thorpe 교수의 추산이 맞는다면 미정부 예산의 76%를 전 국민 의료보험 하나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Thorpe 교수의 주장을 정리해서 보도한 Vox는 1.1조 달러의 차이에 대해 샌더스 후보 캠프의 정책 담당자인 Warren Gunnel에게 문의하였고 Gunnel은 이에 대해 5가지로 설명하였습니다. 

우선 샌더스 안은 Thorpe 교수가 가정한 단일보험자 제도에 따른 관리 비용 절감률(제도의 단순성으로 인해 생기는)을 4.7%가 아닌 16%를 가정했다고 답했습니다.(나중에 13%로 수정했다고 합니다.) 

둘째, 샌더스 안은 Thorpe 교수보다 처방약 지출에서 3,240억 달러를 더 줄일 수 있다고 가정했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Thorpe 교수는 총 조제약 지출은 3,050억 달러에 불과한데 어떻게 3,24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느냐고 반론을 펼쳤고 이에 대해 샌더스 캠프는 절감 금액을 2,410억 달러로 수정하였다고 합니다. 

셋째, 샌더스 안은 단일보험자 제도로 의료비 지출을 2,160억 달러 절감할 수 있다고 했는데 Thorpe 교수는 비용 부담을 던 사람들이 병원을 더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절감 액수에 회의적이었습니다. 샌더스 캠프는 기껏해야 6% 정도 의료 서비스 이용이 늘 것이라고 했지만 Thorpe는 10%는 될 것이라고 합니다. 

넷째, 샌더스 캠프는 성형수술 등 선택진료 절감(단일보험자 체제에서 지원하지 않는)을 통해 1,600억 달러를 줄이겠다고 대답했는데, Thorpe 교수는 한해 성형수술 비용이 고작 120억 달러에 불과한데 어떻게 1,6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느냐고 샌더스 캠프 이야기를 반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샌더스 캠프는 각 주에서 연간 1,000억 달러를 메디케이드와 SCHIP 비용으로 지출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에 대해 Thorepe 교수는 2012년 오바마케어에 대한 재판에서 대법원이 연방 정부가 주정부에게 메디케이드의 추가 비용 지출을 강제할 수 없다고 판결한 상황과 모순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사실 대법원 판결은 둘째치고 일부 민주당 주지사까지 오바마케어에 반발한 상황이 연출되었는데 무슨 수로 당내 기반이 없는 대통령이 주지사들을 압박하여 주정부 재원으로 지출을 더하라고 설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는 합니다.

어쨌든 샌더스 캠프에서 나름 일일이 답변을 주기는 했으나 여전히 실제 비용은 샌더스 안의 1.38조 달러보다는 2.47조 달러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또는 그 사이 어딘가나 혹은 그 밖에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실제 샌더스 후보나 Thorpe 교수 모두 익숙한 버몬트 주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단일보험자 체계를 보면 1인당 의료비 지출이 1999년 이래 2배나 증가하면서 미국 전체 비용과 차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 이미 주 차원에서 단일보험자 의료체계를 도입한 버몬트의 1인당 의료비 지출과 미국인 1인당 의료비 지출 비교 

 

사실 Thorpe 교수가 더 큰 의구심을 갖는 부분은 총 지출액보다도 재원 마련 부분입니다. 샌더스 후보의 6 가지 재원 마련 계획 중 첫째와 둘째 계획인 고용주 보험료 6.2%와 가구 보험료 2.2%에 대해 Thorpe는 11.5%의 고용주 부담과 최대 9.5%의 개인 부담을 시행하고 있는 버몬트 사례를 감안하면 고용주는 14.3%, 개인은 5.7% 정도는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하였습니다. 즉 보험료 명목의 실질적 세금이 20% 정도 늘어난다고 본 것으로 샌더스 안의 8.8%에 비해서 2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Thorpe 교수는 아무리 고용주 부담이라고 하지만 추가 징수가 이루어지면 임금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샌더스 캠프에서는 대다수 가난한 사람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있기에 고용주가 추가로 임금을 떨어뜨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저 임금을 올림으로써 피고용인의 임금 상승도 가능하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인건비 총비용이 증가하는 경우 인력 감축의 가능성이 커질 것 같기는 합니다.   

Thorpe 교수는 자신의 추정으로 보면 현재 민영 보험을 들고 있는 가구 중 71%는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며, 50인 이하 사업장 종사자 가구의 57%도 비용이 증가하고, 18~26세 가구의 65%도 비용이 늘어나고,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는 가구의 85%도 지출이 늘어나며, 메디케어 가구의 66%도 지출이 늘 것이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샌더스 안이 도입되면 Thorpe 교수가 보기에 기존에 어떤 식으로든 미국 의료보험 체계에 편입된 가구들 상당수는 의료비 지출이 늘어납니다. 

특히 회사를 통해 민영 보험 서비스를 받는 가구들은 적지 않은 추가 세금 부담(전체 인건비의 20% 수준)을 지면서도 이전 민영 보험의 서비스보다 낮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미국 의료체계가 엉망이었다고 해도 중산층 이상은 직장에서 마련한 매우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지원받아왔는데 공적 보험으로 단일화 되는 경우 세금(보험료 포함)은 더 내면서도 서비스 수준은 유럽이나 캐나다 수준으로 하락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http://www.vox.com/2016/1/28/10858644/bernie-sanders-kenneth-thorpe-single-p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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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_감사_겸손
16/04/17 11:23
수정 아이콘
오바마케어를 가장 많이 비판한 사람이 샌더스 후보죠. 심지어 공화당 후보들보다 더 깜.
그래서 내놓은게 저 의료개혁이군요.
스카야
16/04/17 17:12
수정 아이콘
넥시움이 300달러라니...
한국에선 비보험으로 끊어도 1년치 약값은 될 약데..
약값차이도 어마어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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