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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1/05 18:07:27
Name 이치죠 호타루
Subject [일반] 지리와 친해지는 한 가지 방법
가볍게 쓰겠습니다. 저번 이벤트 입상에 대한 감사 표시도 할 겸... 우선 많은 분들이 추천해 주신 덕분에 졸필이나마 입상을 다 해 보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간단히 오늘 이야기할 것은, 어떻게 하면 지리와 친해질 수 있는가... 여기서 말하는 지리는 대학교 과목에서의 지리학이 아닙니다. 그냥 고등학교 수준? 어쩌면 그것보다도 아래라고 해야 할까요? 하여간 학문적이라기보다는 다소 실용적인 의미에서의 지리입니다.

실용적인 의미에서의 지리라고 하니까 벌써부터 말이 어려워지는데 예를 들어서 말하면 이겁니다. 내가 서울에 살고 내일 부산에 내려가야 하는데 약속 시간이 몇 시고 장소가 어디라더라, 그러면 내가 언제 출발해서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는 게 좋고 어디에서 어떻게 일을 해결해서... 하는 플랜을 짜기가 대단히 쉬워지죠. 반대로 오는 손님 맞이할 때도 이 친구가 언제쯤 도착할 거라고 했으니까 언제쯤 어디에 나가서 뭘 사고 내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고... 하다못해 이런 걸 하기도 쉬워집니다. 외국으로 보는 눈이 확장되면 여행갈 때 계획 세우기도 용이하죠. 하다못해 접근하는 교통편 정도는 - 물론 우리 나라에서 나가려면 일/중/연해주가 아닌 이상 짤없이 비행기 신세겠지만 외국과 외국을 오갈 일도 종종 나오지 않습니까 - 쉽게 짤 수 있다는 겁니다. 지리덕이 갖는 장점에 대한 홍보는 이 정도로 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의 일상을 지리와 접목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천천히 확장해 보면, 좀더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정도가 되겠네요. 이것만큼은 저도 표현을 좀 골라서 쓴 터라, 대부분 분들이 '?'을 표하실 텐데... 설명드리죠. 일단 뭐가 되었던간에 지도를 같이 보는 건 기본입니다.



여러분들의 하루 일상을 떠올려보세요. 직장인 분들이라면 출근을 할 것이고, 학생이라면 학교에 가시겠죠. 백수에게는 그저 눈물을... 하여간 출근하고 학교 갈 때, 완전히 집이 붙어 있어서 걸어갈 거리라면 예외겠지만, 보통의 경우는 자가용을 타던지 버스나 지하철을 타지 않습니까? 그 일상이 지속되다 보면, 더도 말고 아무리 늦어도 대충 한 달만 되면 오가는 길은 이미 머릿속에서 달달 외우고들 계실 겁니다.

예컨대 노원역 인근에서 연세대학교로 통학하는 한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떤 식으로든 그 학생은 연세대학교를 갑니다. 지하철을 타고 신촌역에서 내리건, 버스를 타고 연대앞 정류장에서 내리건, 하이브리드로 지하철 탔다가 중간에 내려서 버스를 타건... 자신이 어떤 식으로 통학하는지, 어떤 길을 통해서 통학하는지는 '몸으로' 체득하는 수준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도 모르는 틈에 이것저것 노하우가 생기죠. 이 정거장에서는 사람이 많이 타고 많이 내린다. 이 역에서 지하철을 타려면 애초에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니 앉아 가는 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좋다. 그러니 한 정거장 전에서 타던가 아예 일찍 나오는 게 답이다. 등교할 때 272번을 타고 경복궁에서 이대로 터널 넘어가는 구간은 병목현상이 지독하다 등등... 작아 보이고 실제로 작은 포인트이긴 하지만, 이것이 시작입니다.

그럼 왜 여기는 이렇게 사람이 많고 보이는 것마다 죄다 성냥갑 덩어리들(아파트)뿐이냐? 여기가 대체 어디고 인구가 얼마나 많길래 이러느냐? 왜 저번에 면접 볼 때 집에서 아버지 차 타고 연대로 갔을 때는 30분이나 걸리나 마나 했더니만 통학하려니까 한 시간 반 가까이 걸리는 죽을 맛이냐? 등등 아무 의문이나 좋으니 한 가지를 떠올립니다. 그것이 바로 "확장"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답을 찾는 것과 관련된 지리에 관한 지식은 쉽게 얻을 수 있고 또 자기가 찾은 지식인 만큼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예컨대 이런 거죠. "차로 가면 빠른 통학거리를 내가 이렇게 삥삥 돌아서밖에 갈 수 없는 건, 우리 집과 연세대학교가 둘 다 한강 북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뭔 대중교통수단을 써도 북한산을 뚫고 지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망할." 그러면 여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 지식을 얻어갑니다. "서울의 북쪽에는 북한산이 있다." 그럼 이제 북한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다음과 같은 연상법이 가능해집니다.

북한산 → 내 통학길을 막아놓는 주범 → 우리 집과 연세대학교는 둘 다 한강 북쪽에 있음 → 서울의 북쪽에 있음 → (예컨대 모임 장소가 북한산 인근이라면) 서울 북쪽으로 가는 교통편을 찾아봐야겠군. 그리고 진짜 다른 방법은 없나? 면허를 따야 하나? 다른 방법이 있다면 학교 갈 때 써먹을 수도 있을 법한데...

이런 식으로 하면 최소한 북한산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저 밑의 관악산에서 뺑이치는 일은 없다는 거죠. 그런 식으로 지식을 확장시켜 가면서 지리를 체득하는 겁니다. 물론 사람마다 그런 지식을 확장시켜 가는 방법은 각양각색이구요.

이런 지리에 대한 지식을 가장 빨리 확장시켜 주는 것은 길과 교통수단입니다. 철도, 버스, 고속도로 등등. 예컨대 명절에 가족들 뵈러 고향 땅 내려갈 때 차 안에서 냅다 주무시지만 마시고 내가 지금 어느 길로 가고 있나, 어디로 가고 있나를 한 번쯤 머릿속에 집어넣으시면, 최소한 그 경로에 있는 지역들과는 대단히 빨리 친해집니다. 역시 한 가지 예를 들어보죠. 이건 실제로 제가 써먹은 방법입니다.

저는 철도 노선에 관한 지식은 거의 다 꿰고 있지만 도로에 관한 지식은 영 아닌데, 그래서 고속도로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헷갈리고 있죠(...) 그러나 명절에 시골로 내려가는 길은 대충 알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현 위치가 어디쯤이고 얼마나 걸릴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명절에 내려갈 때 경부고속도로를 타다가, 천안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중간에 정안을 지나 당진에서 방향을 홱 틀어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다가 서공주에서 서천으로 새고, 서천에서 내려가서... 뭐 그런 식으로 내려가죠. 그러면 당장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IC와 고속도로명을 들으면 대충 여기가 천안보다는 아래겠구나, 서천보다는 위겠구나, 아직 공주는 못 왔으니까 그러면 여기는 부여겠구나, 그런 식으로 현위치를 좁혀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익숙한 도시들(예컨대 여기서는 천안이겠군요)에서 서울까지 예상 시간이 얼마고 현위치에서 그 익숙한 도시에 접근하기까지 아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오차를 줄여보면... 이런 식으로 소요시간을 예상해 볼 수 있고, 뉴스 등 다른 곳에서 이야기가 나오면(특히나 명절 교통뉴스에서 긴급속보 사고구간이라던지 등이요) 예컨대 우리가 가는 길에 사고가 났는지 다른 곳에서 사고가 났는지 등으로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죠. 그런 식으로 친해지는 겁니다.



그럼 쉽사리 나갈 수 없는 외국의 경우는 어떡하느냐?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뉴스에 나온 곳을 중점적으로 파는 방법과, 세계사와 연관짓는 방법이 있죠. 예컨대 이런 겁니다. 간단한 퀴즈 하나 내 볼까요? 다음 도시들에서 연상되는 공통되는 사항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세요. 보기는 10개이고 1분이라도 생각할 시간을 드리기 위해(...) 본의 아니게 강제개행을 합니다.

세바스토폴 Sevastopol
브레스트 Brest
로스토프 Rostov
민스크 Minsk
모스크바 Moscow
체르카시 Cherkassy
하리코프 Kharkiv
스몰렌스크 Smolensk
쿠르스크 Kursk
볼고그라드 Volgograd

정답은 2차세계대전 중 독소전쟁과 관련된 도시들입니다. 볼고그라드는 그 유명한 스탈린그라드이고, 브레스트는 독소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독일군의 초기 공세에서 유일하게 얼마간 버텨낸 소련군의 요새지역이자 최전방 지역이었으며(흔히들 프랑스 서쪽 끝 노르망디의 항구 브레스트와 구별하기 위하여 브레스트리토프스크(Brest-Litovsk)라 부르기도 합니다), 로스토프는 바쿠의 유전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 등산하러 간(...) 빌헬름 리스트의 군대와 클라이스트 기갑군의 후방을 엄호할 도시. 민스크와 스몰렌스크는 모스크바로 통하는 관문이고, 체르카시는 독일군을 상대로 한 포위전이 벌어졌던 곳이죠. 나머지도 다 최소 한 번씩 거하게 치고박고 싸웠던 도시들이고.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지도가 가히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역사적 사실과 지도가 연결되고, 나중에 이 지역으로 여행을 갈 계획을 짤 때도 동선을 머릿속에서 짜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는 거죠. 모스크바에서 내리고 민스크를 간 다음에 스몰렌스크를 가는 그런 식의 동선을 짤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겁니다(서쪽부터 동쪽으로 순서가 민스크-스몰렌스크-모스크바입니다). 이건 생각보다 중요한데, 상대적으로 국가간의 통행이 자유로운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여행하고자 할 때 동서남북 및 도시의 위치만 잘 숙지해도 동선과 그에 따른 교통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죠. 표를 구하기 쉬워지는 것은 덤이구요. 아무래도 멀리 나가는 표보다는 가까이 가는 표를 구하는 일이 훨씬 쉽지 않겠습니까.

어렵게 이야기한 느낌도 있는데, 정 어려우시면 이걸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삼국지 게임 한 번이라도 클리어했으면 최소한 유비가 세운 촉나라의 수도 성도를 중국 지도의 동쪽이나 북쪽에 찍지는 않을 거 아닙니까? (...) 그 성도가 현재의 어느 도시인지만 알면(사천성, 다시 말해 쓰촨 성의 쳉두입니다. 적고 보니 실제 발음이 쳉두인지 청두인지 좀 헷갈리네요?) 그 도시의 위치는 다 안 것이나 다름없죠. 촉나라 갈 때도 잔도 넘고 뭐 넘고 수송이 답이 없어서 목우유마가 등장하고 이래저래 개고생한다 했으니 사천성 가는 거 비행기로 가는 거 아니면 이제 가면서 피터지게 고생할 일만 남았구나. 그런 거에요. 나머지 도시도 마찬가지로, 계가 베이징이고, 장안이 시안, 낙양은 뤄양, 건업이 난징, 오(동오 전체가 아니라 허공이 태수로 앉았던 오군을 말합니다)는 쑤저우... 이런 식으로 연결하시면 됩니다.

뉴스와 연결짓는 것도 똑같은 방법입니다. 결국 "내가 아는 어떤 일이 일어난 곳"을 기점으로 연결하면 되는 거에요. 그 어떤 일이 현재 일어나고 있느냐, 아니면 가까운 현재에 일어났느냐, 그것도 아니면 먼 옛날에 일어났느냐 정도의 차이일 뿐이죠.



"어릴 때부터 지도를 옆에 두고 친해지게 하기"라는 초특급 처방전이 있긴 합니다만, 이건 여러분이 헤르미온느의 모래시계를 적어도 수만 바퀴는 돌리셔야 가능할 테니(...) 감히 말씀드리건대 어디 듣도보도 못한 나라들의 이름을 달달 외우고 그 수도까지 달달 외우고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조기교육 빠와라 봅니다(...) 저도 이게 가능- 정확히 말하면 "거의 가능"합니다. 다섯 살 날 때 옆집에서 계몽사 최신학습그림사회를 자주 빌려다 봐서(그러다가 책을 실수로 파손한 일이 있었는데 보다못한 어머니꼐서 문제의 그 세트를 구입하고 파손된 책만 옆집의 책과 교환해 갔던 일화가 있습니다) 웬만한 건 다 외우는데 딱 한 군데 정말 못 외우겠는 곳이 있어요. 캐리비안(...) 아, 그 카리브 해의 나라들은(특히 푸에르토리코와 트리니다드 토바고 사이에 있는 쬐끄맣게 오밀조밀하게 있는 나라들) 어째 나라명도 비슷비슷하고(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그래서 2006 FIFA 월드컵 EA 게임에서 이 셋 중 둘이 붙는 미션의 이름이 '성자들의 전쟁'이라고(...) 한 일도 있죠) 수도도 헷갈려서 얘가 내가 아는 그 나라보다 북쪽이냐 남쪽이냐 위냐 아래냐 위 아래 위위 아래만 열심히 찾게 만들더라구요.



뭐 하여간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이 있는데, 제가 제시한 것은 "꼭 이렇게 해야 한다"가 아니라, 지리라면 죽상을 하고 열심히 네비를 만지작거리셔야'만' 하는 분들께 "이렇게 한번 해 보심이 어떨까요" 정도로 제안하는 거죠. 다 제쳐두고 일단 본인이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 가더라구요.

광주광역시와 경기도 광주를 헷갈려서 엉뚱한 곳에서 헤맬 일 없으며, 여행계획을 짤 때 듣도 보도 못한 장소라며 지도 펴고 도시부터 찾는다며 허둥대는 일 없고, 약속시간 잘못 계산해서 늦게 나왔다고 궁시렁대는 소리 들을 일이 없어지고, 스스로 여행계획과 동선을 짜려고 해도 아는 도시가 없고 아는 교통수단이 없어서 자동으로 어디로 가야하오 소리가 입에서 나올 일이 없도록 하는, 여행 갈 때 특히 크게 도움이 되는 지리 공부. 오늘부터, 가까운 동네부터 시작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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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바꾸다
16/01/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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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를 하면 세계지리에 빠삭해진다하던...?
이치죠 호타루
16/01/05 18:13
수정 아이콘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런 거죠(...)
여자친구
16/01/0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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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를 하면..(2)
열역학제2법칙
16/01/05 18:35
수정 아이콘
어릴 때 가장 좋아하는 책이 사회과부도 지리부도 였습니다 헤헿
16/01/0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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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두번째로 좋아하는 책이 사회과부도 지리부도 였습니다 엣헴~
뽀로뽀로미
16/01/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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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취미로 풍수지리를 공부했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전통 마을과 전통 가옥에 대한 조상님들의 공간개념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참 좋더군요.

요즘 풍수지리 얘기하면 명당 묫자리잡기나 부동산업자의 양념치는 말들만 생각해서 헛소리한다는 눈치인데, 사실 그냥 과거 지리관념의
일부분일 뿐이거든요. 미신을 미신으로만 볼 게 아니라 왜 그러한 믿음이 생겼는지 생각해보면 본문에서 언급한 '확장'이 일어나서 재미있습니다.
이치죠 호타루
16/01/0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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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라는 것도 결국 사람이 잘 살 수 있는 곳을 고르는 것이니까요. 인간이 보장받아야 할 최소한의 셋이라고들 하는 의식주 중 주를 잘 고르는 것에서부터 믿음이 생겨나고(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먹고 살 게 많이 나고 땅이 기름지다더라 등), 지리관념이 생기고, 그러면서 발전하는 거겠죠.
휀 라디엔트
16/01/05 19:05
수정 아이콘
지리 정말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역사와 함께 현재 사람들이 왜 그렇게 사는지를 알수 있는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주곤 하죠.
지리와 관련해서 제일 짜릿했던 순간은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런던의 런던탑을 보면서 이래서 이게 여기 있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리에 해박함을 잘만 응용한다면 향후 부동산 투자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헤헤....
이치죠 호타루
16/01/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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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어느 한 땅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나라는 통일이라는 꽤나 괜찮은 카드를 쥐고 있어서, 지리적 지식을 부동산에 바로 적용할 실험장으로 삼을 수 있는 잠재적인 테스트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통일이 되고 민간의 투자가 자유로와지는 시점이 되면 생활지리도 '뜨는' 분야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드러나다
16/01/0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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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야 지리네요 ...
16/01/0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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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은 복개되어서 보이지 않는 과거 물줄기에 흥미가 많아서 동네를 가면 대략 저 산에서 이렇게 흐르고 여기가 저지대고 복개했겠구나 이런 망상따위를 하죠. 그러다 도시의 상수도 하수도 구조에 대해 궁금하게 되고..
이치죠 호타루
16/01/05 20:44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에서 태어나셨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ㅠㅠ 무솔리니가 고대 로마 시대의 로마 시내 길 다 덮어놓고 황제들의 거리랍시고 포장도로를 까는 정신나간 짓을 했었다는데 말이죠...
16/01/0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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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도 응용이 되는게 이게 트레이닝이 되면 현재 위치에서 머릿속의 지도를 꺼낼 수 있습니다.
그럼 전체 지도와 방향,거리 같은게 전부 잡히죠. 아 이러니까 막히고 이러니까 뚫리고... 건물도 왜 여기 지어졌나.. 하는 것 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역사를 배우시면 지리부터 사회,언어,문화,환경,잡다 등등 다 배우실수 있습니다. (응?)
이치죠 호타루
16/01/05 20:17
수정 아이콘
역사는 모든 학문이 집대성되어 묶여진 학문이나 다름없죠. 역사라는 분야와 따로 노는 분야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어느 학문이던지간에 역사로 빠질 수 있고, 반대로 역사를 공부하면서 어떤 학문으로도 빠질 수 있는 것이구요. 역사야말로 인류 지식의 보고이자 인류의 모든 것을 담은 정수(essence)죠.
말자하지말자하
16/01/0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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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지도를 끼고 살았고 수능때도 3지리를 선택할 정도의 지리덕후입니다. 심지어3지리외 다른 사탐을 듣기 싫어 교차선택으로 지구과학을 들을 정도 였습니다. 이 정도 지리 덕후라 그런지 본선보다 어렵다는 지리올림피아드 경기지역 예선을 뚫고 올라갔으나, 본선 문제가 영어로 나와 포기했습니다.. 흐규흐규.. 정말 지리의 끝을 보고 싶었거늘..
이치죠 호타루
16/01/0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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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본선 문제는 또 영어였나요...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궁금하네요. 그나저나 본선을 영어로 치는 올림피아드가 정말 드물 텐데...
말자하지말자하
16/01/05 20:45
수정 아이콘
객관식 영어와 국어, 주관식 국어(단답형, 서술형) 이렇게 네가지 유형이었던걸로 기억하네요. 좀 오래된 기억이라 가물가물 합니다. 난이도 자체는 쉬웠는데 영어라 헷갈려서 답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같이 시험봤던 친구랑 어떤 거 정답이지 맞추면서 서로 멘붕했던 기억이... 확실한건 경기지역 예선이 훨씬 어려웠다는 점이라 또 다시 멘붕했었네요.
16/01/05 20:38
수정 아이콘
지리하면 복지리죠
인턴시절에 팀장님이 사주셔서 한번 먹어봤는데 정말 맛이 지리더군요
말자하지말자하
16/01/0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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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좀 아시는 분이시군요.
이치죠 호타루
16/01/05 20:43
수정 아이콘
뭔지는 모르겠지만 맛이 끝내준다면 먹는 게 남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리아나스
16/01/06 14:28
수정 아이콘
복어를 고추장 양념없이 맑고 시원하게 끓여 내는 음식인데, 속 느끼한 상태에서 먹을 수 있는 해장국으로 손에 꼽기도 하지요. 아,,꿀꺽~
Burton Albion FC
16/01/05 23:42
수정 아이콘
자라랑 친해지는 방법으로 읽었습니다.
지리든 자라든 정말 몸에 좋아요.
새강이
16/01/06 00:45
수정 아이콘
세계사와 세계지리를 선택하서 수능 때 만점받은 사람으로서 좋은 글에 추천하고 갑니다 사회과부도가 얼마나 재미있는 책인지를 친구들은 몰라요 ㅠㅠ
이치죠 호타루
16/01/06 21:14
수정 아이콘
제가 도전하다가 실패한 게 부도 마지막에 있는 각 국가들에 대한 통계표를 외우는 것이었습니다(...)
달과별
16/01/06 02:00
수정 아이콘
가장 무식하지만 효율적인 방법은 직접 가보는 거더군요.. 한번 다녀오면 보통 어디가 어디 방향인지는 알게 되니까요.
이치죠 호타루
16/01/06 21:08
수정 아이콘
몸으로 체득하는 것이 가장 오래 가니까요. 어딘지는 몰라도 다 온 것 같다는 직감이 대개 들어맞는 걸 보면...
시스타
16/01/06 06:26
수정 아이콘
이 글 보니까 건축학개론 생각나네요
콜라중독 북극곰
16/01/06 09:30
수정 아이콘
다른 얘기지만 수능볼때 기억나네요. 사탐 과목 중에 한국지리를 공부 제일 많이 했는데도 모의고사랑 수능은 항상 쭉쒔죠. 수능도 4등급 나오고... 다른 사회문화 같은 거는 진짜 공부 거의 안해도 잘 나왔는데 말이죠. 그때 알았습니다. 도저히 해도 안 맞는 과목이 있구나....
근데 지금은 취미로 세계지리 따로 공부 중인건 함정.
이치죠 호타루
16/01/06 21:16
수정 아이콘
지리학과 지리덕의 간극이 엄청나다고 하는데 혹시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모르겠습니다. 저도 세계지리 수업 들으면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할 것 없이 죽을...
김성수
16/01/06 10:00
수정 아이콘
지리 심하게 모르는 무식종자입니다. 서울 경기도 충청도 제주도를 제외하면 어디가 어디인지 모릅니다. 크크 강원도가 어디 붙어 있는지 뭐 그런 것이요. 신기한 것은 사회과부도는 저도 재밌어서 무쟈게 많이 봤거든요.. 근데 이렇네요? 아마 어렸을 때 살던 지역외로 가족과 나가본 기억이 전무해서 그런지..(아직까지도 승용차 타본 기억이 얼마 없어서) 스무살 되고도 저는 한강에 있는 대교들이 사람들이 부르는 고속도로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크크크크 이런 사람이 호타루 같은 분의 글에 댓글달면 실례가 될줄 알면서도? 생각나서 달아봅니다. 흐흐
이치죠 호타루
16/01/06 21:13
수정 아이콘
실례는요 크크
사회과 부도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 꽤나 많죠. 어릴 때면 아무래도 국내조차 돌아다닐 엄두가 잘 안 나니까, 뭐랄까 못 가보는 동네에 대한 동경이랄까요? 그런 점에서 재미있게 보는 분들이 많은 것 같기는 합니다. 다만 재미있게 보는 선에서 끝나는 정도라면 받아들이기가 쉽다 해도 다른 엮을 것, 예컨대 자신의 경험이라던지 여행계획이라던지 하는 '실마리'가 남지 않게 되다 보니 휘발성 또한 강한 것 아닐까요.
김성수
16/01/06 21:25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그 잠깐이 지리를 접한 것의 전부였습니다.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하는데 타지역 여행 가기에는 사정이 안 됐고(교통비가 얼마나 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고등학교 등하교 하는 날에도 차비 없던 적이 좀 있었던지라.. 버스로 30분 ~ 1시간 거리라 걸어가기에는 좀 낭패고 크크), 차라리 그 준비할 시간에 게임 하는 것을 좋아했죠. 고등학교도 인문계가 아니라서 더욱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요. (배우지를 않았거든요.) 뭐 좀 무식한 것 같다고 하시면 반발심에 끝까지 무식하려고 했는데, 답변을 좋게 해주셔서 저도 혹하는 마음에 관심이 가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
표절작곡가
16/01/07 04:14
수정 아이콘
지리와 관련된지는 모르지만
제가 가진 쓸데 없는 스킬입니다...

서울시 25개구 외우기,
구소련 독립 15개국 외우기,
나라 이름 들으면 해당 대륙 맞추기...
(최대 난관은 카리브해 섬나라와 남태평양 섬나라...)

다 구글 검색하면 첫 화면에 나오는 것들이네요...
이치죠 호타루
16/01/07 16:28
수정 아이콘
여행 계획을 짜려고 검색을 해도 쩔쩔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 세상이기는 하죠(...)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소위 말하는 '정보를 던져줘도 활용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차고 넘쳤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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