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7/09 21:22:29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짤평] <인사이드 아웃> - 픽사가 그려낸 알록달록한 소우주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1. <인사이드 아웃>은 개봉 전부터 화제였죠. 지난 5월 칸에서 공개되었을 때 평단은 엄청난 반응을 보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은 비경쟁부문이었지만 '만약 경쟁으로 갔으면 분명 황금종려상 수상감'이란 말이 나왔을 정도였죠. (출처 : ) 이런 호평이 없었더라도 이 작품에 관심을 가졌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픽사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업>의 피트 닥터 감독 작품이니까요. 게다가 인간의 마음을 다룬다니! 심리학에 관심이 있던 저로서는 정말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인사이드 아웃>을 봤습니다. 너무 기대해서 정작 실제로 보면 실망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인사이드 아웃>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2. <인사이드 아웃>의 최대 장점은 상상력입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사실 이런 생각은 예고편만 봤을 때부터 해왔습니다. 세상에 감정을 모에화 의인화 하다니요! 이 얼마나 기발하고 사랑스러운 발상입니까! 이런 상상력은 캐릭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꿈 제작소’, ‘상상의 나라’, 등 사람의 머릿속을 모험의 세계로 탈바꿈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가 있을까요? 픽사는 천재들만 모인 곳인가요?





3. 게다가 이 머릿속 세계가 돌아가는 메커니즘이 허무맹랑하지 않습니다. 심리학이나 신경과학의 이론을 잘 녹여놨습니다. Long term memory 같은 심리학적 용어가 등장하기도 하고, 추상화 과정을 그려내며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지배적인 감정이 다른 데(엄마는 슬픔, 아빠는 버럭, 라일리는 기쁨), 이것은 자주 느끼는 감정의 신경회로가 발달한다는 신경심리학의 이론을 적용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3-1. 심리학을 잘 녹여낸 점도 너무 좋은데, 그 심리학에 프로이트나 융이 없다는 점도 너무 좋더군요. 영화 속에 구현된 잠재의식의 위상이 너무나 적절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 해석이라면 <인사이드 아웃>도 정신분석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겠죠)





4. 기발한 캐릭터와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다소 평범합니다. 주제도 보편적 가치로 귀결되는 등 도발적인 메시지는 없더라고요. 이야기의 큰 줄기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발한 이야기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서사적 재미보다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4-1. 아기자기한 재미에 유머가 큰 역할을 합니다. 패러디, 연예인 디스 등 양키 센스가 돋보이는 유머부터, 감정들이 펼치는 콩트까지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빵 터지는 장면도 있고, 작게 미소 짓는 장면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유쾌한 영화입니다.

4-2. 평범한 전개와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영화의 내러티브가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인생의 가치를 이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마 픽사밖에 없을 겁니다. 픽사=애니계의 톨스토이





5. <카2>, <메리다와 마법의 숲>, <몬스터 대학교>로 3연벙 3연속으로 타격을 받은 픽사가 정신 차리고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디즈니가 <주먹왕 랄프>나 <겨울왕국>을 통해 픽사의 장점을 흡수한 것처럼, <인사이드 아웃>은 픽사 특유의 재기발랄함에 디즈니의 안정성을 흡수한 기분입니다. 픽사의 전성기였던 <월E>, <업>, <토이스토리3>에 비해 이야기도 단순해지고, 주제도 평범해졌습니다. 하지만 기발한 상상력을 더욱 극대화해서 돌아왔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은 우리가 픽사에 기대하던 '상상 그 이상의 상상'을 선사해주는 작품입니다.





6. 꼭 보세요.





한줄평

픽사가 그려낸 알록달록한 소우주 ★★★★☆





Written by 충달 http://headbomb.tistory.com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7/09 21:30
수정 아이콘
기대하고 있던 영화인데 개봉을 했나 보네요. <업>을 만들었던 감독이라면 확실히 믿을만 하단 생각도 들고, 충달님 평을 보니 믿고 봐도 될 거 같네요. 얼른 예매해서 이번주에 봐야겠어요..흐흐.. 그나저나 인사이드아웃이 북미에선 쥬라기 월드에 밀려서 2주연속2위를 하더니 3주차에 드디어 1위로 올라갔더군요. 현재 2억4천불 정도던데 3억불을 넘길 수 있나 모르겠네요.. 토이스토리3, 니모를 찾아서 다음 흥행 성적으로 마무리 짓지 않을까 싶네요..드롭률이 40% 정도인데 과연 니모를 찾아서 성적을 넘길지 기대 되네요.
마스터충달
15/07/09 21:33
수정 아이콘
꼭 보세요!
AD Reverse Carry
15/07/09 21:31
수정 아이콘
확실히 아쉬웠던 지난 3편에 비해 이악물고 만든 느낌이 나는 영화였습니다. 꽤 성숙한 성장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도 하구요.(애초에 11살이란 나이도 그런 느낌이 조금 납니다) 추상화 과정은 진짜 깨알같이 빵터진 장면이기도 했구요. 크크크
마스터충달
15/07/09 21:34
수정 아이콘
추상화 과정 마무리도 상상력 빵터지지 않나요? 크크
AD Reverse Carry
15/07/09 21:42
수정 아이콘
그림체가 변하면서 되게 뜬금 없을 수도 있었는데 되게 잘 만든 장면이기도 하고 영화 중에 가장 '귀여운' 장면이기도 하고 그랬죠 크크크 순간적으로 셀 애니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크크

3-4년 만에 픽사 영화보고 '또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 영화인거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5/07/09 21:46
수정 아이콘
전 빨리 다운로드 컨텐츠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막 해부하고 싶고, 돌려보고 싶고, 그렇습니다. 크크
15/07/09 21:38
수정 아이콘
요즘 재밌게 보는 네이버웹툰 유미의세포들 하고 비슷한 소재네요
픽사애니면 꼭봐야합니다
마스터충달
15/07/09 21:46
수정 아이콘
아.. 이거 재밌네요 크크 정말 비슷한 느낌입니다.
지나가다...
15/07/09 21:38
수정 아이콘
아이디어는 확실히 참신했고, 뻔한 듯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보면서 대충 스토리가 그려지기는 했는데 결말은 제 예상하고는 조금 다르더라고요. 깨알 같은 웃음도 주고, 후반에는 눈물도 찔끔 나게 하고.. 오랜만에 픽사스러운(?) 애니를 봤습니다.
마스터충달
15/07/09 21:40
수정 아이콘
뻔한 듯 하면서도 뻔하지 않다는 말씀도 참 공감이 가네요. 상세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스포를 못하는게 아쉽습니다. ㅠ,ㅠ
픽사스러운 애니도 정말 공감합니다.
작은 아무무
15/07/09 22:16
수정 아이콘
아래 글 적으면서도 생각했던 건데 추상화 과정이 빵 터지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전체적인 평가에 동의합니다
스토리는 단순해졌지만 픽사만의 무언가가 있다.

이 말을 잘 표현해내지 못한
저는 왜 이렇게 글을 잘 못 쓰나...다시 한번 깨닫고 가네요 크크

덧. 단편도 정말 좋더군요. 단편 노래도 무한반복에 영화도 다시 보러 갈 생각입니다
마스터충달
15/07/09 22:22
수정 아이콘
제가 다른 분들 영화평을 보면 늘 하는 생각이 그거네요. 난 왜 저렇게 못 썼을까 ㅠ,ㅠ
다이어터
15/07/09 22:17
수정 아이콘
후반부분이 딱 생각하는대로 흘러갔는데 알면서도 눈물이 주르륵 흘렀네요
마스터충달
15/07/09 23:04
수정 아이콘
저도 눈물이 핑~
15/07/09 22:50
수정 아이콘
쿠엉 감사합니다 꼭 보러 가야겠네요
Up을 너무 감동하면서 봐서 기대가 되네요
마스터충달
15/07/09 23:05
수정 아이콘
꼭 보세요!!
리듬파워근성
15/07/09 23:00
수정 아이콘
헠헠 이건 봐야 해!
마스터충달
15/07/09 23:05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 전에 딱 그런 자세였는데, 보고 나서도 안 바뀌더라고요 크크 또 보고 싶네요.
태바리
15/07/09 23:43
수정 아이콘
예고편만 보고 '나의 픽사가 돌아왔어!'를 외쳤습니다.
이번주 토요일 아들,딸과 함께 보러 갑니다.

하지만 제 픽사 최고의 작품은 월E 입니다.
마스터충달
15/07/10 06:40
수정 아이콘
애들 반응이 참 궁금하네요.
어이!경운기
15/07/10 01:27
수정 아이콘
영화관에서 나오는 예고편을 보고 이건 분명히 픽사 느낌이군 하고.. 여친한테 픽사 애니메이션이다.. 재밌겠다 다음에 보자
이랬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건 디즈니 더군요.. 여친이 또 잘모르면서 아는체 하네 .. 이러고..
픽사가 디즈니에 합병된거였나요?,....
지나가다...
15/07/10 02:46
수정 아이콘
디즈니가 2006년에 인수했습니다.
마스터충달
15/07/10 06:40
수정 아이콘
"이 영화가 픽사거라는데 내 돈 모두하고 내 손 모가지를 건다. 넌 뭘 걸래?"
두부두부
15/07/10 09:17
수정 아이콘
간만에 픽사다웠어요! 보셔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예요.. 그 재기발랄함이라니.

하지만 최고는 저도 월e 크크
유부초밥
15/07/10 11:53
수정 아이콘
너무 기대하던 영화라 어제 심야로 보고왔습니다.

기대대로 재미와 감동 모두 최고였네요
15/07/10 12:18
수정 아이콘
정말 그 포인트에서 엄청 울뻔했습니다. 왜 뻔한데 눈물이 나는지...
베트남맛연유커피
15/07/10 13:17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가 그닥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반강제로 우겨서 보러갔는데
웃고 울고 대만족하고 나왔어요
역시 픽사 돌아온 픽사!!
한달살이
15/07/10 15:17
수정 아이콘
7살 딸아이와 보고 싶어서 일요일날 2D+더빙으로 예매했는데요..

볼만하겠죠? 기대중입니다.
소야테
15/07/10 20:21
수정 아이콘
8월 1일에 전역휴가 나가는데 볼 수 있겠죠? ㅜㅜ
마스터충달
15/07/10 20:52
수정 아이콘
아슬아슬 하네요 ^^;;
담배피는씨
15/07/11 00:07
수정 아이콘
빙봉 짱짱맨~ ㅠ.ㅠ
15/07/19 16:37
수정 아이콘
뮤턴트갓 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9712 [일반] (단편) 현덕의 아들 [17] 글곰9378 15/07/10 9378 13
59711 [일반] 가축화된 포유류는 어떤게 있나? [28] 삭제됨6881 15/07/10 6881 17
59710 [일반] [도뿔이의 다이어트 이야기] intro 살을 빼면 입고 싶은 옷은? [29] 도뿔이5625 15/07/10 5625 2
59709 [일반] [해축] 어제의 bbc 이적가십 및 선수이동 [32] pioren4897 15/07/10 4897 0
59708 [일반] 라디오 팝DJ의 대부 김광한씨가 돌아가셨네요 [10] 강가딘4337 15/07/10 4337 0
59707 [일반] [역사/펌글] 제갈량은 황제의 야심을 가졌었다. [50] sungsik16863 15/07/10 16863 0
59705 [일반] 크러쉬의 MV와 구하라/에이핑크/인피니트/여자친구/GOT7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25] 효연광팬세우실5493 15/07/09 5493 0
59704 [일반] 에이핑크 박초롱을 중심으로 보는 걸그룹 리더 이야기 [17] 좋아요9787 15/07/09 9787 15
59703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강정호 1타점 적시타,커쇼 완봉승) [5] 김치찌개3393 15/07/09 3393 1
59702 [일반] 신의 손: 프로 정신과 스포츠맨십 [246] kien13381 15/07/09 13381 1
59701 [일반] 2016년, 성남의 최저시급은 6974원입니다 [120] Leeka13186 15/07/09 13186 16
59700 [일반] [짤평] <인사이드 아웃> - 픽사가 그려낸 알록달록한 소우주 [32] 마스터충달6227 15/07/09 6227 9
59699 [일반] [짤평] <손님> - 이걸 가지고 이거 밖에 못하나 [56] 마스터충달8717 15/07/09 8717 2
59698 [일반] 다음 세대 민주주의 플랫폼 - (1) 실시간 다층 대의 민주주의 [23] 해달3202 15/07/09 3202 0
59697 [일반] 인사이드 아웃, 99%를 예상할 수 있지만... (앞부분 노스포) [9] 작은 아무무6552 15/07/09 6552 0
59696 [일반] [공지] 신규 운영진 crema님 초빙 [31] clover5326 15/07/09 5326 7
59695 [일반] [오피셜] 전북 에두, 中 허베이 종지로 이적 [57] d5kzu6035 15/07/09 6035 0
59694 [일반] 눈팅족님들 이메일 인증하세요. [35] 4그레이8714 15/07/09 8714 2
59693 [일반] 간단하게 써보는 간담회 '공감' 후기 [16] 더스번 칼파랑5649 15/07/09 5649 5
59692 [일반] [기사펌] 최저임금회의에서 나온 '황당 발언' 모음 [56] swordfish-72만세9260 15/07/09 9260 11
59691 [일반] [NBA] NBA에선 디조던발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81] 알렉스트라자14518 15/07/09 14518 3
59690 [일반] [해축] 어제의 bbc 이적가십 및 선수이동 [29] pioren4088 15/07/09 4088 0
59689 [일반] 2016년 시간당 최저임금 6030원 결정 [179] 어강됴리16159 15/07/09 16159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