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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24 02:46:54
Name Cookinie
Subject [일반] 무쓸모 팁 - 자전거로 정체 없이 군항제 즐기기
안녕하세요? 마산에서 태어났지만, 마창진 통합으로 창원 토박이가 되어버린 남자닝겐입니다.
오늘은 '정체 없이 군항제 즐기기'라는 아주 유용할 것 같지만 글쓴이가 '쓸모 없다'고 단정한 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진해의 교통 상황
진해는 구도심을 기준으로 주변의 험한 산세 때문에 외부와의 연결이 빈약한 편입니다. 외부와 연결된 4차로 이상의 도로는 딱 세 곳이며 그 중 둘은 창원 방향의 터널, 나머지 하나는 부산 방면의 국도가 있습니다. 마산(경남대)으로 직통하는 길을 놓으면 참 좋겠지만, 그 방면으로는 해군기지가 있어서 마산을 가려면 반드시 창원을 거쳐야 합니다.

더 끔찍한 것은, 두 터널(장복터널, 안민터널)의 진해쪽 출입구에 신호등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터널을 빠져나온 차량이 주로 직진을 하는 장복터널은 그나마 낫지만, 안민터널은 차량이 좌회전을 많이 해서 평일에도 잘 밀립니다.(교차로에 좌회전 차량이 많으면 처리할 수 있는 교통 용량이 줄어듭니다.) 군항제 시즌이라면 말할 것도 없죠.

2. 자전거로 진해를 갈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자전거로 넘어갈 수 있는 길은 평소에 인적 드문 마진터널(2번 국도 옛 고갯길), 안민고개(25번 국도 옛 고갯길), 갓길 있는 부산 방면 국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자전거로 고갯길을 넘는다는 건 꽤나 힘든 일입니다. 그렇다고 부산 방면 국도를 이용하기엔 고갯길정도는 아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않은 경사 + 먼 거리 + 자동차 경계하기 등의 이유로 피로가 빨리 쌓입니다. 왕복 2차로 해안도로는 스트레스와 경사에는 다소 해방되지만 거리가 더 벌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상식 외의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터널 돌파!! 창원시가 안민터널에 자전거도시 홍보용 + 레저용(이라 쓰고 삽질이라 읽는)으로 자전거도로를 만들어놨습니다. 바람막이만 세워놨기 때문에 매연, 소음은 자전거도로로 그대로 들어와 이거 도대체 왜 만들었냐고 비판받는 사업이죠. 황사마스크, 귀마개는 준비하는 것이 좋고, 혹시 휘청거릴 때를 대비하여 장갑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벽이 많이 추접습니다.

실제로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면 꽤나 속도감이 있어서 재밌습니다. 진해 방향으로 가면 페달을 안 밟아도 자전거가 서지 않습니다. 안민고개, 마진터널, 안민터널을 모두 자전거로 통과해본 경험으로 보건대 주요 도시에서 자전거로 진해 가는 방법 중에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입니다. 차들이 가다 서다 하는 걸 보면 오르막같이 보이는데, 중력의 힘으로 멈추질 않으니 도깨비도로가 따로 없습니다. 터널 정체가 터널 출구에서 1/3 지점에서 시작된다면, 차와 같이 터널에 들어가서 터널 앞 사거리(진해 롯데마트 앞)에 엇비슷하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민터널은 주말에 터널 입구부터 밀리기도 하는 곳입니다. -_-;;

3. 자전거를 어떻게 구하는가?
인근 지역에 산다면 자신의 자전거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외부인이라면 그게 힘들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도움 되는 것이 창원시의 공영자전거 '누비자'입니다. 자전거 터미널의 키오스크에 가서 1000원으로 일일 이용권을 받아 사용할 수도 있고 키오스크에서 버튼 두드리는 게 귀찮으면 인터넷 상에 주회원(2000원)을 신청한 뒤에 키오스크에 교통카드 등록을 하면 됩니다. 저는 주회원 신청을 추천하는데, 꽝을 뽑았을 때, 자전거 빌린지 90분이 넘을 때 빠르게 반납하고 다시 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90분이라는 시간 제한은 있지만, 횟수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공영자전거라서 품질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만, 누비자는 창원시가 신경을 쓰는 사업이라 편차가 존재하지만 자전거가 꽤나 괜찮습니다. 창원시의 개인 자전거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이 누비자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앞서 소개한 고개나 터널 통과한 이야기, 다 누비자 타고 했습니다. 설령 꽝을 뽑으면 다시 뽑으면 그만입니다.

4. 자전거를 어디서부터 타는게 좋은가?
추천하는 지역은 성주사역 앞입니다만, 군항제 시즌에는 여기도 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 성주사역과 비교적 가까운 성산구청(지하도로와 고가도로가 교차하는 곳), 대방동 종점 혹은 남산동 시외버스 정류소에서 누비자를 대여하는 게 좋습니다.

5. 근데 이 팁은 왜 쓸모없나요?
혼자서 사진 찍으러 다닐때, 남자가 혈기 왕성한 동성 친구들이랑 같이 갈 때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연인과 같이 갈 때 이 방법을 택했다? 점수가 뭉텅뭉텅 깎여나간다에 제 500원을 걸겠습니다. 여친은 화사한 벛꽃을 보고 싶지 속이 시커먼 터널을 보고 싶은 게 아닙니다. 레일 바이크의 터널 구간은 조용하고 깨끗하기라도 하지, 안민터널은 레알 시끄럽고 오염물질이 둥둥 떠다니고, 그런 주제에 욕 나올 정도로 깁니다.(1818m) 내 여친이 속은 EXID 하니 수준의 상남자라도 하지 마세요. 단, 그런 성격의 여사친이 있고 썸도 탈 생각이 없다면 의견 물어보고 해도 됩니다.

단체 관람도 좀 힘들 겁니다. 단체로 가면 필연적으로 저질 체력이나 몸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끼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6. 기타
일단 터널 진입로로 들어가면 진해 빠져나가는 건 군항제 시즌이라도 자동차나 버스가 더 빠릅니다. (사실 이게 당연한 소리인데...)
하지만 터널까지 가는 건 자전거가 더 빠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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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그리고사
15/03/24 03:41
수정 아이콘
진해 군항제를 가장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타이밍은 군항제가 끝나고 그 다음날부터라고 생각합니다. - 해군 예비역
테란해라
15/03/24 06:05
수정 아이콘
군항제 끝난주말에 가도 볼만한가요?
존 맥러플린
15/03/24 06:45
수정 아이콘
경험한 바에 따르면 군항제 자체는 꽃구경이랑 관계가 없습니다. 축제가 보고싶으신 거라면 몰라도 꽃구경이 하고싶다면 해군예비역님 말대로 끝나고 가는게 사람도 적고 좋을거같기도 하네요. 여좌천과 경화역운 정말 기막힙니다 꼭가보세요
가을그리고사
15/03/24 08:06
수정 아이콘
거기 진해기지사령부 안을 굳이 안 보셔도 된다면요. 그리고 솔직히 현역때 거기서 벚꽃당직도 서보고 했는데 그 인파를 뚫고 오셔서 보실 정도는 아닙니다. 4월 중하순 정도면 사람도 없고(거기가 원래 한철 장사라..) 그때쯤 느긋하게 오시면 재밌게 놀다 가실수 있으실 거에요.
西木野真姫
15/03/24 06:40
수정 아이콘
그러나 금년에는 거기에 2일을 더 추가해야 될 듯 합니다.
행사 끝날 바로 다음날이 토요일입니다.
15/03/24 08:44
수정 아이콘
군항제 지긋지긋합니다 보기도싫고...
- 군항제 안내장교 출신 -
15/03/24 19:52
수정 아이콘
군항제 지긋지긋합니다 보기도싫고...(2)
- 군항제 안내부사관 출신 -
지금이시간
15/03/24 09:46
수정 아이콘
저에겐 쓸모 있는 팁입니다!! 감사합니다. 4월 중순에 한번 가봐도 좋겠네요... 윽
duinggul
15/03/24 10:49
수정 아이콘
'욕 나올 정도로 깁니다.(1818m)' 크크크
심해잠수사
15/03/24 19:10
수정 아이콘
저도 해군 예비역으로 한 마디 하자면, 위의 댓글에서도 말했듯이 군항제 축제기간 전 후로 가시는게 속 편하게 구경하고 좋습니다. 사령부 영내와 경화역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2막4장
15/03/24 19:14
수정 아이콘
1818m에 한표...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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