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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22 21:29:43
Name 축생 밀수업자
Subject [일반] 킹스맨 보고온 후기 (노스포, 영화 내용X)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hit&no=12689

참고하시면 좋은 글.



나른한 오후, 일요일, 영화, 성공적...은 아닌 날.

저는 킹스맨이 보고싶었습니다.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그냥 주변에서 너무나 호평을 했기 때문이었죠.
개인적으로 약빤 개그에 창시자라고 자부하는 만큼.(저 혼자만의 주장입니다.)
제대로 한 사발 들이키고 만든 것 같다는 이 영화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영화관에서 마지막으로 영화를 본 것은 1년전. 소개팅에서 까이고 온 날,
그 날 이유로 트라우마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껄쩍찌근했기에 영화관을 혼자보기엔 좀 그랬습니다.

그렇기에 혼자는 보기 싫고....여자사람이라고는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없기에
(남중, 남고, 공대, IT관련)
같이 학교다닐 때 친했건 형을 꼬시게 됩니다.

"형, 킹스맨 보자. 형 요즘 애키우느냐 영화도 제대로 못봤잖아."

유부남 왈
"그래, 가자. 나 여기서 나가고 싶다."

...사실 이게 전 주까지의 대화내용이었지만 약속 당일, 전 새벽에 한통의 전화를 받게됩니다.

"X수야, 미안하다.나 잊고 있었는데 오늘 와이프 생일이었다. 미안하다. 다음에 꼭 같이 보자."


이런 씨...벌점때문에 넘어가고 어쨌거나 결국 이게 제가 황금같은 휴일에 뒹굴거리게 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저는 킹스맨이 너무 보고싶었기에 친한 고교때 친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게되죠.

아, 안받습니다.
이래서 여자친구 있는 종족들은 안된다니까요.
혹시나해서 IPTV를 뒤적거립니다.
역시 아직 안올라왔군요.
포기하고 PGR이나 왔다갔다 합니다. 그러던 중 어느 글을 발견하게 되는데...바로 위에 디시 링크가 첨부된 글입니다.

좋다. 나도해보자. 용기를 내어 꽃단장을 해봅니다. 거리를 나섭니다.
그리고 영화관 앞. 기다리는 줄도 없고 눈에 띄는 처자도 없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들어갔고...별 생각없이 영화를 보게 됩니다. 킹스맨은 재미있더군요.
주변에서 너무 극찬해서 기대치가 너무 컸기에 그에는 못미쳤지만 그래도 괜찮게 보았습니다.
짜증나는 커플이 옆에 앉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제 옆 남자가 뭐이리 팔걸이를 툭툭치는지, 바스락거리면서 팝콘 먹는 것까진 참을 만했지만
지나치게 큰 탄성과 리액션, 그리고 반딧불 스킬때문에 인내심을 잃을 뻔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집에가는 길 뭔지모를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하철쪽으로 가는 길, 뒷모습이 좋아보이는 처자를 봅니다.
정말...뭔지 모를 아쉬움에 생전처음 용기내어 말을 걸어봅니다.

"저기..."

그리고 그녀가 돌아서 저를 봅니다.

뭔가 조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래도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고추라도 잘라야죠.
순간 망설였지만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다음 문장을 이어갑니다.
보았던 글과 같은 내용입니다.

"죄송한데요 핸드폰번호좀 알려주실수 있으신가요?"

조금 당황한 듯한 그녀가 잠시후 입을 열길

"죄송한데...저 남자친구 있거든요."


...뭐지, 이 패배감은.


괜찮아요. 윗글의 내용의 결말도
https://pgr21.com/?b=10&n=235671
이거니까요.



영화관 같은데서 괜히 인연찾으려고 시도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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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러너
15/03/22 21:46
수정 아이콘
두분다 예의가 바르시네요. 죄송하신분들..
15/03/22 21:46
수정 아이콘
좋은 결말이군요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
아저게안죽네
15/03/22 21:47
수정 아이콘
과연 남자친구가 있었을까요?
축생 밀수업자
15/03/22 21:51
수정 아이콘
열린 결말은 항상 우리들의 상상력을 키워주죠.
아저게안죽네
15/03/22 22:31
수정 아이콘
바로가 아니라 잠시 후에 남친이 있다고 말한 걸로 봐서는 음...
열린 듯 하지만 사실은 닫혀 있다고 할까요.
웰시코기
15/03/22 21:54
수정 아이콘
이런 씨...에서 곧바로 벌점으로 넘어가는 연계플레이가 가히 트레제게급 조율이네요.
설탕가루인형
15/03/22 23:07
수정 아이콘
역시 조율은 트레제게죠
15/03/22 21:57
수정 아이콘
추천이요
플라타너스
15/03/22 21:59
수정 아이콘
유게에 올라왔던 킹스맨 썸녀사건이 생각나는..
마스터충달
15/03/22 22:00
수정 아이콘
jwajulgam maketh man
Frameshift
15/03/23 00:11
수정 아이콘
으엌 이게 이렇게 응용되다니 크크
15/03/23 00:51
수정 아이콘
근래에 본 드립 중 최고입니다. ㅠㅠb
이 분이 제 어머
15/03/22 22:06
수정 아이콘
이제 고추를 자르실 시간입니다
15/03/22 23:39
수정 아이콘
이보시오 의사양반
Frameshift
15/03/23 00:10
수정 아이콘
이런 골수 피지알러!
큰곰웅끄
15/03/23 10:27
수정 아이콘
간만에 찾아온 꽃샘추위에.. 덕분에 훈훈합니다 아주 !!
15/03/23 12:25
수정 아이콘
보기드문 인성이 바른 처자네요.
15/03/29 11:04
수정 아이콘
킹스맨..생각했던 것보다는 별로였지만 그냥 무난하게 볼 수 있는. 딱 그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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