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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2/25 00:30:28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자, 열네 개 중에서 골라봐...
세계의 지붕...히말라야...8,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들이 무려 14개나 있어서 전문 산악인들이라면 누구나 가보기를 희망하는 꿈의 지역입니다. 하지만 많은 산악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곳도 바로 히말라야이지요.

유머게시판에 에베레스트 산이 상업 등반 팀들로 인해 북적대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지만 사실 이것은 목숨을 건 등반입니다. 일례로 1996년 5월 10일, 단 하루 동안에 이런 상업 등반 팀들이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서 눈보라를 만나 그 가운데 여덟 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을 정도이니까 아무리 상업 등반이라고 하더라도 이게 동네 뒷산 오르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일이라는 거지요.

아무튼 히말라야 지역에 있는 14좌들을 높이 순으로 모두 나열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에베레스트 (8,850미터)

K2 (8,611미터)

칸첸중가 (8,586미터)

로체 (8,516미터)

마칼루 (8,465미터)

초오유 (8,203미터)

다울라기리 (8,169미터)

마나슬루 (8,165미터)

낭가파르바트 (8,128미터)

안나푸르나 (8,092미터)

가셔브룸 1봉 (8,070미터)

브로드피크 (8,048미터)

가셔브룸 2봉 (8,036미터)

시샤팡마 (8,027미터)

자, 여기서 한번 문제를 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교도소에서 30년을 보내야 하는데 만약 여러분들이 저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정상에 올라가면 죄를 묻지 않고 풀어주겠다고 한다고 칩시다. 여러분은 어느 봉우리를 올라가시겠습니까? 즉, 저 히말라야 14좌들 가운데 등반하기가 그나마 가장 쉽다고 여겨지는 봉우리는 어느 봉우리냐? 하는 문제가 되겠습니다. 가장 낮은 봉우리인 시샤팡마가 제일 쉬울까요?

갑자기 이 문제가 궁금해져서 인터넷을 좀 뒤져봤습니다. 알아봤더니 정답은 바로 위에서 여섯 번째 자리에 있는 초오유라고 하네요. 실제로도 등반 성공률이 저 14 봉우리들 가운데서 제일 높다고 합니다.

초오유가 높이는 위에서 여섯 번째 이지만 등반이 그나마 제일 쉽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일단 봉우리까지 접근이 쉽다고 합니다. 이 봉우리는 주로 북서등선을 따라서 등반이 이루어지는데 4륜구동 차량으로 최대한 산 가까이에 갈 수 있고 길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베이스캠프 자리까지는 일반적인 등산화로 하이킹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특별히 높은 수준의 등반 기술도 필요가 없어서 체력과 지구력만 받쳐주면 충분히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고의 위험성이 0%라는 건 아닙니다. 여기는 히말라야이니까요.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등반가들이 초오유를 오를 때는 정말로 산의 제일 높은 지점까지는 잘 오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정상이 약간 평평한 분지 형태로 되어있는데 등반로를 통해서 올라간 지점과 실제로 봉우리에서 제일 높은 지점과의 고도차가 아주 적어서 굳이 거기까지 가지 않고 등반로를 통해서 꼭대기에 올라가면 거기서 바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그리고 초오유는 에베레스트 등반을 위한 훈련 코스로 자주 등반된다고 하네요...에드먼드 힐러리 경 역시 세르파인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에베레스트를 사상 처음으로 오르기 1년 전에 이곳 초오유에서 에베레스트 등반을 위한 예행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 이제 그럼 그 만만하다는 초오유 사진 좀 볼까요?





어떻습니까? 왠지 처 초오유 꼭대기에 가면 구청에서 설치한 운동 시설들도 좀 있고 아주머니들이 바위에 등을 부딪치면서 기합 소리라도 낼 것 같지 않으십니까?...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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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방랑자
15/02/25 00:35
수정 아이콘
첫번째 사진 옛날에 무릎팍도사에서 썼던 그 사진 아닌가요?
VinnyDaddy
15/02/25 00:49
수정 아이콘
무릎팍도사에서 썼던 사진은 에베레스트입니다. 엄홍길 대장이 장무택씨 시신 수습하러 가는 휴먼원정대서 찍었던 컷을 써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15/02/25 00:38
수정 아이콘
높이도 높이지만 저기서 숨쉬는게 불편할 것 같아서 걱정이 되네요
응큼중년
15/02/25 00:50
수정 아이콘
해발 3800m 까지는 가봤는데 거기서 하루 자는 것도 쉽지만은 않더군요. 8000m가 넘는 곳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안되네요. 영화 K2를 인상깊게 봐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가장 어려운 곳이라죠?
눈뜬세르피코
15/02/25 01:01
수정 아이콘
K2는 다른 14좌에 모두 두자릿수 팀이 성공할 동안 단 3팀만 성공한 봉우리라고 합니다.
원래 등산로를 발견한 고드윈 오스틴의 이름이 붙여졌지만... 그냥 영국 측량대의 측량 번호였던 K2가 이름이 되어버렸죠(에베레스트는 K15).
15/02/25 01:24
수정 아이콘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인데다 측량번호에 "2"가 들어있으니, 의미가 맞아 보여서 그냥 쓰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 황신...
신세계에서
15/02/25 00:56
수정 아이콘
콩의 기운이 느껴지는 K2가 제일 만만해 보이네요 세 번 연속으로 오를 수 있는 느낌이 듭니다
절름발이이리
15/02/25 00:58
수정 아이콘
사실 제일 어려운 산
Neandertal
15/02/25 01:07
수정 아이콘
높이는 비교적 낮지만 안나푸르나도 상당히 위험한 산이라고 합니다. 눈사태가 많이 난다고 하네요.
신세계에서
15/02/25 01:58
수정 아이콘
모검색엔진으로 Annapurna 치니까 바로 연관어로 avalanche 가 나오네요 덜덜덜
눈뜬세르피코
15/02/25 01:01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초오유 높이가 상당히 높아졌네요? 예전에는 로체 마칼루 다울라기리 마나슬루 초오유 순으로 초오유가 제 8봉이었는데...

14좌 중 어려운 산으로는 K2-다울라기리-낭가파르밧-가셔브룸2 등이 꼽힌다더군요.
14좌 중 가장 먼저 정복된 산은 10위인 안나푸르나, 성공한 산악인은 프랑스인 에르조그입니다.
bellhorn
15/02/25 01:07
수정 아이콘
3500미터에서도 쫌만 숨차도 어지럽고 장난아니였는데 상상만해도 머리아프네요 ㅠㅠ
누와라 엘리야
15/02/25 01:16
수정 아이콘
지난번 유게에서 에베레스트를 보고 에베레스트인가 했는데, 그래도 제일 쉬운 봉우리는 아니었군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5/02/25 01:32
수정 아이콘
음.. 일단 우리동네 뒷산부터 정복해야징 에고고...
열역학제2법칙
15/02/25 03:34
수정 아이콘
로체는 남북쪽 경사가 거의 수직에 가깝더군요...
15/02/25 03:41
수정 아이콘
몇 년 전 11월쯤에 스위스 융프라우를 스키타러 갔었는데... 기상 이변으로 눈이 없더군요. 이왕간거 트레킹이라도 해보자 하고 남자 두명이 가쁜한 마음으로 올라갔었는데... 올라가다 보니 말로만 듣던 수목 한계선도 보이고 또 그거 있잖아요... 남자들 끼리의 승부욕... 그게 생겨서 아무 장비도 없이 서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말 없이 마구 마구 올라갔죠,

결론은 더 이상 올라가면 죽겠다 라는 생각이 들정도 까지 올라가 봤는데... 그 때 높이는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기압때문인지 한 걸음 내딛는데 한참 걸리더군요. 내려올때 반 죽음으로 사실상 굴러 내려왔습니다.

내려와서 올려다 보나 정말 미친짓을 했더군요. 그래서 남자들의 평균수명이 여자보다 짧은 듯 합니다.
Neandertal
15/02/25 12:34
수정 아이콘
고산병은 사람에 따라서 이외로 낮은 고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하네요...--;;
포포리
15/02/25 11:31
수정 아이콘
글 잘보고있습니다.
네안데르탈님은 글도 정갈하면서도 재미도 놓치지 않게 잘쓰시고
장르도 다양해서 신선하고
제목도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너무 잘뽑으셔서
항상 글 감사히 읽고있습니다.

그렇구나~ 하면서 내일이면 까먹을것같은 이야기들이지만 너무 재밌게 잘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Neandertal
15/02/25 12:3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내일이면 까먹을 것 같은"이 사실 제 글의 본질이지요...^^
블랙탄_진도
15/02/25 13:57
수정 아이콘
올해 겨울에 꼭 안나프루나 트래킹하러 갈겁니다!

솔로일때 이런거 해봐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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