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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2/17 18:28:23
Name 스테이크
Subject [일반] 시계 덕후가 되다. (기계식 시계 입문기)
평범한 일반인이 난생처음 기계식 오토매틱 시계를 접하고 시계 덕후가 된 이야기입니다.


2개월전.. 전 손목 시계는 항상 차고 다니지만 정작 그 시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시계는 그냥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죠.

이 시계를 선물 받기 전까진....






처음 접하게된 기계식 시계. 단종된지 10년이 넘은 구형 모델입니다. 작은 크기 때문에 '스몰 포르투기즈' 라는 애칭으로 주로 불리더군요.
확실히 요즘 시계들에 비하면 작은편이라(35mm) 꽤 귀엽습니다. -_-;;
작은 크기와 심플한 다이얼때문에 평상복에는 어울리지 않고 정장에 어울리는 드레스 워치라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물 받았을때만 해도 전 시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쿼츠 시계와 기계식 시계의 차이 같은건 당연히 몰랐고 건전지 시계만 있는줄 알았습니다. 요즘에도 태엽 시계가 있는줄은 꿈에도 몰랐죠.

안의 무브먼트가 보이는 시스루백 시계라서 처음에는 뒷면만 30분 동안 보고 있었습니다. 신기해서.. -_-;;

그 이후에는 미친듯이 인터넷에서 기계식 오토매틱 시계 관련 내용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기계식 시계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2달간 기계식 시계를 사용하면서 느낀점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감성


쿼츠 시계보다 오차가 크고 충격에 약하고 열, 자성에도 취약하고 계속 차지 않으면 멈추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태엽을 감아줘야하고 5년에 한번씩 오버홀(전반적인 유지보수 작업)도 받아야하지만

'감성' 하나는 끝내주는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뒷면을 통해 진동하는 밸런스 휠을 보면서 이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태엽을 감아서 죽은 시계를 살릴때 마다 기분이 좋아지게 되더군요.

팔을 흔들때 로터가 움직이면서 태엽이 감길때의 느낌도 뭔가 신기했구요.

쿼츠의 딱딱 끊어지는 초침의 움직임과는 다르게 물흐르듯 흘러가는 초침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런 단점들 때문에 꾸준히 신경을 써줘야 한다는 점이 오히려 시계에 대한 애착을 불러 일으키는것 같습니다.

신경 써주면 써줄수록 내 시계인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쿼츠 파동 이후로 어떻게 기계식 시계가 지금까지 살아남을수 있었는지 조금은 알게 된것 같습니다.



기계식 시계도 한번쯤 차볼만한 시계인것 같습니다. pgr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물론 기계식 시계의 가격과 유지비는 안 추천





마지막으로 절 시덕으로 빠뜨린 2개의 동영상.















ps. 물론 제 짧고 얕은 시계 덕질은 3개월도 안되서 끝나고 말았습니다.

시계를 선물 받은 이후에 '이번에는 드레스 워치 말고 평상시에 찰만한 필드 워치를 내 돈으로 사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계란 시계는 다 찾아본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벽에 막혀 좌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돈! 물론 이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는걸 몰랐었죠...

바로 제 손목 둘레가 문제였습니다. 

남성 기준 하위 1퍼센트 안에 드는 제 가는 손목으로는 37mm 이상의 시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걸 깨달았을때!

최근 10년 동안 알 큰 시계의 인기가 많아져서 현행 모델들은 아무리 작아도 죄다 38mm 이상이라는것을 깨달았을때!

그걸 백화점가서 실착 해보고서야 알았을때!

여러분들은 항상 시계를 알아보실때 손목 둘레를 먼저 확인해보세요 ㅠㅠ




ps2. 기계식 시계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시간의 명장' 이라는 다큐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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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17 18:38
수정 아이콘
포르투기즈라면 IWC 인가요?
저런 걸 선물로 받으시다니.. 덜덜
블랙탄_진도
15/02/17 18:42
수정 아이콘
IWC라니.. 덜덜덜....
ridewitme
15/02/17 18:44
수정 아이콘
당구 100치는데 100만원 든다고 하잖아요. 돈을 쓰시지 않으면덕질이아닙니다...?
Dynaudio
15/02/17 18:47
수정 아이콘
심심할때 가끔 보면서 침만 흘립니다.. 예거 울트라씬 미닛리피터 투르비용
https://www.youtube.com/watch?v=auvaAFK3vi0
15/02/17 18:50
수정 아이콘
선물로 국시공이라니...
요새 저도 시계 하나 좋은거 사기위해 열심히 모으는중인데 쉽지 않네요 참
Galvatron
15/02/17 18:55
수정 아이콘
저도 손목이 굵은 분들이 부럽습니다. 전 38mm가 한계인듯....
Neandertal
15/02/17 18:56
수정 아이콘
잡스형 참 고마워...시계 잘 쓰고 있어요...--;;;
최종병기캐리어
15/02/17 18:57
수정 아이콘
평범한 일반인이 선물받을만한 시계가 아닌거 같은데...천만원대 아닌가요?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평범하게 사려면 어느정도여야 하는건지.....덜덜덜
스테이크
15/02/17 19:00
수정 아이콘
오래된 구형모델이라 그렇게 까지 비싸지는 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천만원대는 현재 나오는 현행 모델들의 백화점 가격입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5/02/17 19:09
수정 아이콘
발매당시(95년) 판매가가 4,995불짜리인데.... 95년도에 5천불이면 지금 1만불보다 더 큰 돈...
스테이크
15/02/17 19:11
수정 아이콘
아. 현재 가치를 말씀드린거였습니다.
개리지효
15/02/17 18:58
수정 아이콘
포르투기스를 선물로...
전 얇은 손목이 부럽습니다.
과거 명기들을 실착하고 다니실수 있겠는데요??
스테이크
15/02/17 19:03
수정 아이콘
문제는 지금 나오는 시계들을 죄다 찰 수 없습니다. ㅠㅠ
개리지효
15/02/17 19:14
수정 아이콘
노모스에 작고 이쁜거 많고, 36미리 정도는 오메가나 롤렉스도 꽤 있어요.
물론 스포츠 시계류는 다 크게 나오는 추세긴 하죠^^
15/02/17 19:37
수정 아이콘
기계식 손목시계의 진정한 매력은 위에도 말씀하셨지만 바로 애완견을 키우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게 진짜 크더라구요.. 시간 오차도 큰 능력없는 놈주제에 며칠 안차면 삐져서 죽어있습니다. 그러면 밥주고 달래주듯이 조심히 차서 시간을 맞춰주고 살짝 흔들어주면 애완견이 주인오면 꼬리흔들듯이 신나게 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매일 차는 것이 애완견을 매일 아껴주는 것인마냥 자신은 만족하면서 신나게 달려갑니다. 그러나 한 열흘정도 차고 다니면 약간씩 시간의 오차를 보이죠.. 이런점도 머랄까 뭐든지 정확한 디지털이 줄 수 없는 오토매틱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먼가 생물같단 말이죠..크크 그리곤 잔소리 몇마디 해주고 다시 사랑의 손길로 시간을 바로잡아줍니다. 이런게 계속 시계한테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것 이게 정말 쿼츠시대에 종말될 줄 알았던 기계식 시계가 만든사람들은 전혀 예상못했기에 아직도 생명력을 유지하는 뜻밖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스테이크
15/02/17 20:3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애완견 키우는것 같은 느낌! 귀찮아도 정이 가게 되더군요.
성기사는용사
15/02/17 20:00
수정 아이콘
좋은 시계 선물 받으셨군요. 국시공의 매력은 빈티지 시계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전 시덕이 된 지 10년 정도 됐고,섭마 콤비와 pam005를 데일리로 번갈아 차고 있습니다.

pgr에도 시계덕후분들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서 쿼츠여도 오토매틱, 수동처럼 초침이 부드럽게 가는 모델들이 있습니다. 세이코나 부로바에서 많이 생산됩니다.
스테이크
15/02/17 20:08
수정 아이콘
오 쿼츠에도 스윕세컨드가 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Galvatron
15/02/17 20:12
수정 아이콘
세이코의 독자기술로 스프링드라이브라고 있는데, 탑재모델들이 가격이 만만찮죠....
스테이크
15/02/17 20:39
수정 아이콘
스프링드라이브가 쿼츠인가요? 전 태엽 시계와 비슷하다고 들어서....
Galvatron
15/02/17 21:20
수정 아이콘
동력원과 구동계는 태엽시계와 비슷한데 시간을 재는데는 압전소자를 사용하기때문에 오모매틱의 시계바늘움직임과 쿼츠의 정확성을 동시에 구비하고있죠.
15/02/18 01:46
수정 아이콘
그랜드세이코는 브랜드가 타 유명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왠지 떨어져보여서 그렇지, 기술력과 시계의 마무리만 본다면 저는 롤렉스 보다 한등급 위라고 봅니다. 제니스의 엘프리메로와 비견될 수 있다고 봐야죠.
제이슨므라즈
15/02/17 20:02
수정 아이콘
저런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시계중에 저가로 구매할수있는게 있나요? 탐나는디자인이네요
네가있던풍경
15/02/17 20:34
수정 아이콘
저도 시계에 전혀 관심 없었는데 피쟐에서 연재글 보고 한눈에 반해서 해밀턴 파이오니어 사서 잘 차고 다니네요^^ 다른 시계에는 딱히 관심도 없고 더 살 생각도 없을 정도로 마음에 듭니다.
15/02/17 21:15
수정 아이콘
이쁜것들은 참으로 비싼지라 시계쪽은 아예 쳐다도 안봅니다..맘에 드는게 어째 죄다 가격이 깡팬지;;
Grateful Days~
15/02/17 22:04
수정 아이콘
전 프레드릭 콘스탄트 핫빗. 가격대비 정말 좋은시계라 생각합니다. 평생차고 다닐수도 있지만 ㅜㅜ
태공망
15/02/17 23:07
수정 아이콘
국시공!!
세븐데이즈를 최종 테크로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참 부럽습니다~
15/02/17 23:23
수정 아이콘
여러분 독일시계 차세요. 두번 차세요. 가성비는 스위스 시계보다 낫다는 ㅠㅠ...이렇게 이야기해도 저의 메인은 세이코라는 것이 함정 ㅠㅠ..
15/02/17 23:55
수정 아이콘
안 그래도 최근 융한스 세일하는거 구입했습니다. 받을 날이 기다려져요.http://mobile.auction.co.kr/Item/ViewItem.aspx?ItemNo=A727913937
15/02/18 01:43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좋은 시계 되시길.
성기사는용사
15/02/18 00:14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독일 시계중 가성비 갑은 GO와 스테인하트를 꼽을 수 있지요. GO는 진짜 하이엔드 3인방을 제외하면 안꿀리는데 인지도와 마데인젊은이라서..ㅠ 스테인하트는 여전히 준수하구요.

예전에는 진, 다마스코나 융한스가 가성비가 좋았는데 이젠...
15/02/18 01:42
수정 아이콘
다마스코 가격이 너무 올랐어요. 다마스코 da37이 천불이 넘어가다니...ㅠㅠ
이제는 스테인하트와 그나마 스토바만 믿고 가는거죠.
블랙탄_진도
15/02/18 01:55
수정 아이콘
노모스 탕겐테 짱짱맨

독일로 출장차 갔다가 구입한 이후로 일이 있으면 이것만 차고있습니다.
신이주신기쁨
15/02/18 05:31
수정 아이콘
Claude Bernard 01001-3 AIN(흰색)을 인터넷으로 우연이 보게되서 이 재품이나, 이런 내부 디자인 제품을 구하고 싶은데 못찾겠더라고요...
몬데인보다 예쁜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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