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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26 18:29:14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모두들 금서(禁書) 한 번씩은 다 읽어보셨죠?
원문 링크: http://www.shortlist.com/shortlists/10-banned-books


책이란 물건...참으로 유용하기도 한 물건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어떤 강력한 무기보다도 더 무서운 흉물(凶物)일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예부터 이런 저런 이유로 어떤 책들은 금서로 지정되어서 불태워지고 그것을 읽거나 소지한 사람들도 처벌을 받는 경우들이 있어왔고 사실 그러한 일이 지금은 벌어지지 않는 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독재 권력의 서슬이 시퍼랬을 때는 여러 서적들이 금서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습니다. 영화 [변호인]에도 보면 역사학도들이 기본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놓고 법정에서 금서 지정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장면이 있기도 하지요.

또, 막상 시간이 지나고 보면 “어라, 이런 책도 금서로 지정되었던 때가 있었어?”싶은 책들도 있습니다. 그 금서 지정의 이유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을 정도인 경우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명한 책들 가운데 한때 금서로 지정되었던 서구권 책들을 한번 알아봤습니다.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금서 지정 이유: 아일랜드에서는 아동출산을 다뤘다는 이유로,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주제가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었었다고 합니다.


분노의 포도 (존 스타인벡)

금서 지정 이유: “아니, 이 명작이 왜지?” 싶은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충격적인 묘사 때문에 한때 금서 취급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스타인벡은 나중에 책에 묘사된 것은 그나마 좀 순화시킨 거라고 했었다지요.


북회귀선 (헨리 밀러)

금서 지정 이유: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 펜실베이니아 대법원 판사가 “이 책은 책이 아니고 오수 구덩이에 하수구이며 부패하는 구덩이에다 인간 타락의 모든 면을 모아놓은 끈적끈적한 집합체”라고 비난했다고 합니다. “적나라한 성 묘사” 때문이라던데...


제5 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금서 지정 이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으로 참전했다가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힌 작가의 경험이 바탕이 된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적합한 주제가 아니라고 해서 금서로 지정되었었다고 합니다.


월플라워 (스티븐 크보스키)

금서 지정 이유: 이 책도 적나라한 성 묘사 특히 호모섹슈얼리티에 대한 묘사 때문에 미국의 도서관에서 퇴출되는 운명을 맞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 청소년들에게는 아주 인기 있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금서 지정 이유: 말레이시아에서 서구 식민주의와 그로 인한 참담한 결과를 묘사했다고 해서 금서로 지정되었었다고 합니다.


아메리칸 사이코 (브렛 이스턴 엘리스)

금서 지정 이유: 현대 미국 문명의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잔혹한 묘사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19세 이상에게만 판매되고 있고 독일, 캐니다, 호주의 퀸즐랜드 주에서도 판매에 제약이 있었다고 합니다.


변신 (프란츠 카프카)

금서 지정 이유: 모든 카프카의 작품이 나치, 구소련 정권 하에서 금서로 지정되었으며 체코슬로바키아 정권 하에서 금서로 지정되었는데 특히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금서였던 이유는 카프카가 체코어로 글을 쓰지 않고 오직 독일어로만 작품을 썼기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금서 지정 이유: 1955년 이 소설이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출판되었을 때 영국에서는 포르노라고 자기네 나라로 수입되는 모든 카피를 다 압수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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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랴님
14/11/26 18:31
수정 아이콘
음 투명드래곤 생각한 제가 부끄러워지는군요 허허
14/11/26 18:35
수정 아이콘
'샬로 소돔 120일' 이 책은 금서였던 적이 없는지 모르겠네요.

진짜 끝까지 읽기 힘들었습니다...
swordfish-72만세
14/11/26 18:39
수정 아이콘
샬로 소돔 120일이 아니라 소돔 120일입니다. 샬로는 2차 대전 말 무솔리니가 만든 괴뢰 정부 샬로 공화국을 여기에 영화 감독이 붙인 거구요.
당연히 책 자체는 1932년까지 프랑스에서는 금서였습니다.
14/11/26 18:41
수정 아이콘
아 영화랑 제목이 달랐었군요.

책은 12년전에 보고 영화는 작년에 봤는데 영화는 좀 별로였습니다.
14/11/26 20:19
수정 아이콘
대학 들어오고 학교 도서관에 있길래 기대하고 봤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큰 실망 했던 기억이...
구름이가는곳
14/11/26 18:36
수정 아이콘
월플라워는 수작이죠 헤헤..

금서하니까 군대휴가나와 책 여러개사서 복귀할때가져갔는데
한권에 박근혜빠 라는 표현이있는걸 저는 몰랐는데 엘리트소대장이 캐치해서 버려진기억이..
수지설현보미초아
14/11/26 18:44
수정 아이콘
고딩때 읽어서 가물가물한데 분노의 포도에서 나오는 장면 중 인상 깊었던건 랍스터"따위"주지 말고 과일 달라던 모습들...
그 유명한 포도가 썩어가던 장면이라 기억에 남네요.
할머니
14/11/26 19:01
수정 아이콘
방금전에 사드의 미덕의불운을 읽었는데, 딱 pgr에 이글이 올라오니 반갑네요.
저 신경쓰여요
14/11/26 19:05
수정 아이콘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멋진 신세계 정도는 읽어봤네요 흐흐
王天君
14/11/26 19:07
수정 아이콘
호밀밭의 파수꾼도 금서였던 적이 있지 않았나요? 궁금해서요.
롤리타는 좀 이해가 가긴 합니다.
라라 안티포바
14/11/26 19:08
수정 아이콘
분노의포도, 변신, 롤리타 세개 봤네요.
라이트닝
14/11/26 19:20
수정 아이콘
북회귀선은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평가네요 크크
王天君
14/11/26 23:30
수정 아이콘
영화도 좀 많이 쩝니다.
제가 처음으로 비디오 녹화 기능을 배우게 만든 영화였죠.... 코피 터질 뻔
다빈치
14/11/26 19:29
수정 아이콘
어... 투명드래곤 생각하고 들어왔는데...크크크
14/11/26 19:36
수정 아이콘
금서하면 국방부 금서목록 아닙니까?
단호박
14/11/26 19:59
수정 아이콘
채털리부인의 사랑을...... 감명깊게 읽었네요
Neandertal
14/11/26 20:04
수정 아이콘
명저죠...--b
14/11/26 20:25
수정 아이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도 외설 논란에 시달려 연재중인 신문이 소각 조치 당하거나 발매된 책들이 수입 금지 처분 받고 소각장, 또는 강물 바닥에 쳐박아 졌습니다. 흥미로운 건 1933년 율리시즈에 관련된 재판이 열릴때 때마침 그해 5월, 독일에서 나치당이 각종 서적을 대량으로 소각하는 만행을 저지르자 미국 국민 사이에서는 검열에 대한 지지가 크게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재판을 담당한 울시 판사는 율리시즈를 '한 달'에 걸쳐서 꼼꼼히 읽고는 외설 혐의가 없다고 판결 내렸습니다. 나치 독일의 광기가 검열 제한 문턱을 낮추는데 약간 영향을 준 셈입니다.
Neandertal
14/11/26 21:10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같은 경우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 목록도 재미있네요...찾아보니 이런 게 있군요...

*북한찬양 분야 불온서적 -
01. 북한의 미사일 전략
02. 북한의 우리식 문화
03. 지상에 숟가락 하나
04. 역사는 한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
05.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06.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
07. 통일 우리 민족의 마지막 블루오션
08. 벗
09.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10. 대학시절
11. 핵과 한반도

*반정부.반미 분야 불온서적-
12. 미군 범죄와 SOFA
13. 소금 꽃나무
14. 꽃 속에 피가 흐른다
15.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16. 우리 역사 이야기
17. 나쁜 사마리안인들
18. 김남주 평전
19. 21세기 철학이야기
20. 대한민국사
21. 우리들의 하느님

*반자본주의 분야 불온서적 -
22. 세계화의 덫
23.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소독용 에탄올
14/11/26 21:33
수정 아이콘
07번은 '군 최고통수권자도 하신 주장이거늘!
그게바로펄풱
14/11/26 21:54
수정 아이콘
(c70), (c71)로 시작하는 금서들 많이 봤었는데..
소독용 에탄올
14/11/26 21:57
수정 아이콘
87이 다가오던가요...
14/11/26 22:00
수정 아이콘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의 90년대만해도 '내게 거짓말을 해봐'가 있죠. 이 때문에 장정일은 법정까지 불려 갔고, 책은 전량 회수되고... 바다 건너 옛날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소독용 에탄올
14/11/26 22:03
수정 아이콘
2010년대에도 국방부는 금서를 굴리고 있습니다.
90년대로 돌아갈 필요조차 없습니 ㅠㅠ
14/11/27 00:07
수정 아이콘
흐흐 전 1쇄 봤습니다. 후배놈 방에 가니 굴러 다녀서 앉은 자리에서 읽었는데...허... 작가가 야설을 쓴 수준이니 진짜 야하더군요. 마광수 교수의 "줄그은 소라"는 이에 비하면 도덕책입니다. 근데 그 소중한 1쇄가 후배 군대 간 사이 화재로 타 버려서..ㅜ
14/11/26 22:00
수정 아이콘
조지오웰의 동물농장도 한때 금서였는데, 그 이유가 동맹국의 지도자의 이름을 사용해서 라죠... 그래서 자연스레 마케팅이 되어 대박이 터진... 나폴레옹 이름값좀 한듯...
행복한하루
14/11/26 22:15
수정 아이콘
다들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한때 걸리버여행기도 금서였습니다. 동화속에서 읽던 내용과는 다른게 사회풍자적인 내용인데 시간나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공고리
14/11/26 22:23
수정 아이콘
분노의 포도 정말 명작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전 이상하게 저 작품을 책과 관련 없는 기사에 달린 관련없는 댓글을 보고 접했는데 인상깊게 잘봤습니다.
카오루
14/11/26 23:28
수정 아이콘
저기있는 책 중에서 딱 한권 읽어 봤네요

"그렇게 가는거지"
YORDLE ONE
14/11/27 10:53
수정 아이콘
저도 그 구문만 기억나네요

시도때도없이 나오는 "그렇게 가는거지"
14/11/27 16:51
수정 아이콘
철학적이긴 하지만 조르쥬바타이유의 단편 눈이야기 를 대학생때 읽었을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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