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5/02 21:52:23
Name 메피스토
Subject [일반] 죽음의 단계. 그리고 귀신 본 이야기.
사고는 자동차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아버지가 s자동차 범퍼공장 설계를 하셨는데,
현장에 따라간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님과 누나, 그리고 저를 차 안에 두고 잠시 도면만 주고 오신다며 차를 주차하고 나서셨습니다.

전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고 아버지께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인사를 받으시고 돌아서 걸어가기 시작하셨죠. 그 때 눈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는 스텔라 라는 차종이었는데 어렸을 적 자동차 창문은 지금처럼 손가락으로 누르면 내려가고 당기면 올라오는 시스템이 아니었습니다. 왼쪽으로 누르면 열리고 오른쪽으로 누르면 닫는 버튼이었죠.
전 눈이 오니 신기하고 반가워 머리를 내밀었죠. 눈을 손으로 받으며 놀았습니다.

문제는 창문 닫는 버튼을 발로 밟았다는거죠. 키가 작았기 때문에 손잡이를 딛고 몸을 내민다는 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창문이 가슴을 눌렀습니다. 그때만 해도 살짝 숨이 막혀 당황은 했지만 몸을 빼면 된다고 생각해서 억지로 뒤로 몸을 당겼습니다. 가슴이 창문에서 어렵지 않게 빠져나왔죠. 근데, 문제는 전 계속 닫기 버튼을 밟고 있어서 창문이 계속 올라왔고, 가슴은 빠졌지만 창문이 턱에 걸려 목을 조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전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근데, 목이 완전히 졸리니 목소리가 안나오더군요. 전혀요. 그 사실에 완전히 패닉에 빠져 발버둥 치기 시작했습니다.
약 5초만에 패닉에 빠진 듯 합니다.

어머니는 발버둥 치는 저를 발견하셨고 동시에 패닉에 빠지셨습니다. 제가 창문 닫기 버튼을 밟고 있다는 사실 같은 건 전혀 눈치 못채시고 그냥 이게 왜이래 이게 왜이래만 반복하셨죠. 어렸을 적 이야기지만 굉장히 충격적인 기억이기에 거의 모든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창문이 계속 올라온다고 생각하셨는지 자동차 시동을 꺼버리셨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누나를 보진 못했지만 누나는 겁에질려 아무 말도 없이 앉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20-30초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끼고나서 총 1분정도였죠. 숨이 차오르니 목이 낀 고통보다 질식때문에 점점 고통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님은 밖으로 뛰쳐나가셔서 손으로 창문을 내리 누르시며 주위에서 살려달라고 외치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아버지 등 뒤를 향해 아버지를 부르셨지만, 아버지는 뒤 돌아 보지 않으셨습니다.

저도 있는 힘을 다해 아버지 뒷모습을 향해 아버지를 불렀지만, 목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더군요. 그 시점부터 앞이 잘 안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숨차면 어질어질 한 것 처럼 시야가 밖에서 부터 안으로 좁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전 아버지 등 뒤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고,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내려고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어머님의 외침을 들은 두 분의 수위 아저씨가 오셨습니다. 그 아저씨들도 당황하셨는지, 손으로 창문을 누르시더군요. 그 두 아저씨들 사이로 아버지의 뒷모습은 계속 멀어지고, 마치 무슨 영화의 한장면 처럼 아버지의 뒷모습을 중심으로 밖에서 부터 어둠이 내리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완전히 안보이게 됬죠. 전 그 시점에서 완전히 공포에 질렸습니다.

사실 그 이전까지는 굉장히 고통스러웠는데, 이 시점에 들어서면서 부터 고통보다는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이 때부터 시간관념이 모호한데, 아무튼 안보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비명과 아저씨들의 외침 (정확히 무슨 대화였는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정신을 거의 잃어서) 들이 점점점 멀어지더니 소리도 완전히 안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부터의 경험은 말로 해도 믿으실지 모르겠는 정말로 지금까지의 경험 중 가장 충격적인 경험인데,

머리속에서 살아야 해 살아야해 아파 그런 단편적인 생각이 들다가
' 아 이게 죽는다 라는 거구나' 라는 그 문장이 머리에 떠오른 그 순간과 동시에

그 극심하던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고
이전까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경험하지 못한,
최상의 평온. 그 표현 자체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들리지도 느껴지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완전한 고요함.

그리고 소위 말하는 주마등이란 것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는데

신기한 건, 그 상황의 주마등은 현재부터 과거로 흘러간다는 겁니다. 느낌은 마치 컴퓨터 자료가 날아가는 느낌이랄까. 뭐라 표현하진 못하겠는데, 그냥 영상이 현재부터 과거를 향해 정리되며 재생됩니다. 아 이런일이 있었지 하며. 그냥 평온하게 지나가는 영상을 바라봅니다. 근데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아, 이런일이 있었지. 아 그랬었지 하면서요.

여기서 부터는 외부상황은 전혀 기억이 안나 부모님과 누나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제 얼굴은 점박이가 되었다가 검게 변하고 눈이 뒤집혀 흰자가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아저씨 두 분은 창문을 손으로 내리다가 유리를 깰만한 도구를 찾으러 가셨고, 한 분은 그냥 계속 창문을 손으로 내리려고 하고 계셨고요. 그 때 누나가 제 발을 보라고 외쳤답니다. 거기에는 창문 내리는 버튼이 있었고요.

그제서야 어머니가 창문을 내리실 생각을 하셨답니다. 그리고 창문을 내리셨죠.

숨이 돌아오고 정신이 들기 시작하자, 없어지기 시작한 것이 역순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기억이란 게 다시 엄청나게  처음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앞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다시 역순으로 과거에서 현재로의 기억이 차곡차곡 돌아옵니다. 그리고 내가 왜 여기서 기절해 있나를 떠올리게 되었죠.

그러자, 무지하게 고통스러웠습니다. 몸이 장난 아니게 아팠습니다. 그리고 전 우황청심원을 먹고 뒷좌석에 누워 왜 불러도 안돌아보냐, 안들렸다 넌 창문이 닫히면 여는 버튼 누를 생각을 못하냐는 부모님의 부부싸움을 보며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번에 세월호사건을 보며, 왠지 그 때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번 사건에 이상할 정도로 몰입하게 된 것도 뭐랄까. 질식에 대한 두려움같은 것 땜문인 것 같습니다.


왠지 잊고 살았던 그것이 다시 머리속에 떠올라 잠도 안오고.. 뭔가 털어놔야 할 것 같아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일이 있고 나서 더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것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그 이후로 남들에게는 안보이는 것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말해 귀신 같은건데, 내친 김에 그 이야기도 해드리죠.
귀신이 실존한다거나 그런 논쟁이 아닙니다. 전 제 눈에 보이는 그걸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정하는데 거의 20년을 버렸습니다.
그게 존재하던 안하던 제가 미쳤건 그냥 전 그런게 자주 보였고, 그 경험 중 하나에 대해 말씀 드리는 겁니다. 그냥 재미로 들으시면 됩니다.

처음 귀신을 봤을 때는 대낮이었습니다.

아파트에서 아이들하고 한창 피구왕 통키 놀이를 하다가 공이 아파트에 있는 지하 보일러실 같은데로 굴러 들어갔습니다.
지금도 그게 뭐 하는 공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평소에는 닫혀있었습니다. 근데 그날 따라 열려있더군요. 공이 그 안으로 굴러 들어 갔습니다.

안은 대낮이어도 빛 한점 없이 깜깜했는데, 이미 사실 거기서부터 뭔가 안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근데 새어 들어오는 빛 때문에 공의 위치는 보였기 때문에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죠. 천천히.

놀던 무리들과 떨어져서 같이 공을 주으러 왔던 친구는 무서웠는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한 걸음도 안내려오고 그냥 입구에서 멈춰서서 절 기다렸습니다.

들어갔는데, 뭐 믿거나 말거나지만, 어떤 젊은 여자가 머리를 손질하고 있더군요.
여러분들 귀신을 한 두번 보셨나 모르겠는데, 귀신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나쁜 게 있고 평범한 게 있죠. 좋은건 없더군요. 안보이는게 제일 좋습니다.
아무튼 다행히 그 누나는 평범한 누나였죠.

저도 멍청했던게 그 어두운데 빛이 새어 들어와서 새하얀 공 정도만 살짝 보일 정도의 곳에 그렇게 대놓고 사람이 보이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것도 빛도 없는 곳에서 거울도 없는 벽을 보며 머리를 천천히 빗고 있는데 말이죠.

그때부터 좀 무서웠습니다. 귀신은 일관되게 이 세상 것과의 이질감같은게 있습니다. 그냥 보면 아 이건 이 세상게 아니구나 라는 느낌이 들죠.
아무튼 그때는 그런 감각이 별로 없었으므로 짱 멍청하고 천진난만하게 그 누나한테 '공좀 차주세요'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누나가 저를 돌아보더군요. 근데 얼굴이 없더라고요. 달걀귀신이었습니다.
전 거의 기어나오다시피 소리지르며 계단으로 뛰쳐나갔습니다. 같이 왔던 친구도 같이 소리지르며 뛰쳐나가고 안나오자 밖에서 무슨일이지 하며 기다리던 친구들도 모두 소리지르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 근처로 가지도 않았죠. 친구들이 왜 소리지르며 뛰어나왔냐고 물어봤는데,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공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그길로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몇 년 지나고서야 그 보일러실 을 쳐다볼 수 있게 되었는데 평소처럼 문이 닫혀 있더군요. 가까이 갈 생각도 못했습니다.

쓰고 나니 정말 두서없는 글이 되었네요.
그냥, 한동안 애써 잊고 살던 것 들이 떠오르자 머리속이 너무 복잡해져서. 뭐라도 해야겠어서 고해 명목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귀신 이야기는 애써 잊고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자, 하도 보이니 그냥 무시할 수 있게 되었고 윽박도 지르게 되었다고 할까요.. 완전히 적응해서.. 이제는 다행히 잘 안보이지만...  마지막에 보였을 때는 군에 있을때였습니다.. 그것도 꽤 오랜만에 본거라 많이 식겁했지만. 아무튼. 그 이야기를 더 하자니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재미로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 까지 글쓰기 버튼을 누를까 그냥 지울까 하다가.
이런 이야기는 솔직히 얼굴아는 친구에게 털어 놓을 수도 없고.. 가족들에게 털어놓을 수도 없고..
정말로 답답해서 털어 놓고는 싶고. 그래서 올립니다.
  쓸모 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4/05/02 21:56
수정 아이콘
연재좀요....
14/05/02 21:56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봤습니다. 다른 에피소드도 좀 듣고 싶어요 흐흐.
그리고 얼굴없는건 달걀 귀신 아닌가요 몽달귀신은 총각귀신을 뜻하는거로 알고있었는데;

P.S 그리고 칼하나만 좀..부탁..
메피스토
14/05/02 21:59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칼이 뭔지 잘..
14/05/02 21:59
수정 아이콘
전 장갑주세요...
14/05/02 22:01
수정 아이콘
아.. 디아블로와 상관없는 대화명이셨군요;;

게임내에 메피스토검이라고 엄청 좋은 아이템이 있거든요 흐흐
14/05/02 22:01
수정 아이콘
와..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귀신에 대해서 호기심이 많아서...

정말 이런 글들을 보면 믿겨지는 것 같아요.

저도 이런건 아니지만 ..
저희 어머니가 옛날에 몸이 심하게 안좋으신적이 있는데 딱히 병명을 알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아버지께서 기치료 해주신다고 평소 배우던 기를 어머니가 주무실때마다 넣어 주곤 했는데 (이게 표현이 맞는진 모르겠는데 기를 불어넣어준다? 그런거 같아요.) 어머니가 그 뒤로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고 그때부터 예지몽을 꾸시더라구요. 기가 막히게요.

근데 웃긴건 저도 어느순간 예지몽을 꾸기 시작했다는거에요.. 제일 기억나는건
중학교 졸업하고 거의 얼굴도 못본 서울로 대학간 친구가 꿈에 나와서 '야 임마 오랜만이다?'이러길래 제가 '어 너 왠일이냐?'하는 순간 꿈에서 깼는데 전화가 막 오더라구요. 누군가 보니까 바로 꿈에서 나온 그 친구..

전화 받고 '야 방금 꿈에서 니가 나한테 왔는데!'이렇게 횡설수설한 적도 있네요. 크크
14/05/02 22:02
수정 아이콘
참고로 저친구한테 전화온건 처음(왜냐면 중고등학교때는 별로 연락할일이 없었으니까요)이었는데 왜 전화 했냐니까 그냥 안부나 물어볼려고 전화했다고 하더라구요.
탄산수
14/05/02 22:02
수정 아이콘
읽으면서 소름이 쫙...
전 귀신 이런 거 코웃음 치는데도 와.. 군대 귀신 얘기도 해주세요~
오크의심장
14/05/02 22:08
수정 아이콘
귀신을 보는게 좋은 점은 하나도 없나요?
메피스토
14/05/02 22:11
수정 아이콘
귀신을 자주 보면 좋은 점은 계속 보면 안무섭단겁니다.
공포에 대한 역치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당황도 잘 안하게 되고.
공포영화도 귀신나오는건 별로 안무섭습니다.
스릴러같은게 더 무섭죠.
자전거세계일주
14/05/02 22:10
수정 아이콘
1번 내용 동의합니다. 전 수영을 못하는데 7살 때 물에 빠져 죽을 뻔 했습니다. 근데 하나도 안 고통 스럽더군요, 숨이 막히긴 막히는데 일정 시간 지나니 그냥 매우 편안했습니다. 저항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요, 마치 샤워 후 맨 몸으로 따뜻한 이불에 들어간 느낌이랄까. 그냥 이렇게 죽는가 보다 했었죠. 어떤 형이 물에서 절 건져주지 않았더라면 전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겠죠.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Neandertal
14/05/02 22:10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귀신 본다는 것 같은 그런 경험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네요...
잎으로도 안하는 게 좋겠죠?...
정용현
14/05/02 22:12
수정 아이콘
임사체험을 하는 사람들은 대게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한없이 밝은 빛이 보인다든지, 극도로 평온한 상태에 들어간다든지..
죽기직전에 도파민이 대량으로 분비된다등이 뭐 과학적인 이유겠지만 확실히 우리가 증명할 수 없는 어떤 세계가 있는건가 봅니다.
메피스토
14/05/02 22:19
수정 아이콘
저도 그 주마등에 대해 과학적인 부분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아주 차가운 물에 빠진 사람은 심장까지 멎어도 뇌사상태에 가는 것은 일반적인 사망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면 2시간 정도 이내면 다시 살리는 게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근대 재밋는 건 건져서 살려 놓으면 거의 기억 상실에 빠지는데, 지금이 몇년도냐 라던가 지금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대답하는게 과거 년도에서 부터 점점점 현재로 돌아오기 시작한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랬었거든요. 정신을 잃기 시작할때는 현재에서 과거로 가고 정신을 차리니 과거에서 부터 현재로 돌아오기 시작하고. 마지막 기억시점에서 부터 기억이 다시 시작되는데 갑자기 차 안에 있으니 내가 여기 왜 있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뭔가 기억이란 건 그런 식으로 동작하나 봅니다. 시간 순서대로 정리가 되어 있다거나요. 그냥 제 생각입니다.
이젠다지나버린일
14/05/03 05:53
수정 아이콘
지금 해 뜬 다섯시 오십분인데
본문 볼 때는 하나도 안 무섭다가 이 댓글보니까 갑자기 무섭네요.

뭔가 미지의 일(본문)과 비슷한 사례를 증명(댓글)할 수 있구나 싶어서요...

평소에 귀신 같은 하나도 안 믿고 손금 관상 역술 점 타로 등등 하나도 절대 안 믿는 사람이구요.
꿈도 자기 전에 생각하던거 꿈에서도 꾸는;; 인간이라서... 물론 가위같은거 경험도 없습니다.

야 나도 귀신 좀 제발 한번만 봤으면 좋겠다 하고 한마디씩 주변에 던지고 다니는데
메피스토님 파라돌님 글 보고 생각이 싹 사라졌네요...

저런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무섭지는 않은데 보고 싶지는 않아요 크크
adagietto
14/05/02 22:13
수정 아이콘
흥미진진해서 단숨에 읽었네요..
현기증 나니까 다음 에피소드 또 올려주세요 (__)
가을독백
14/05/02 22:13
수정 아이콘
저는 죽음의 순간이 아니고 가끔 자다가 말소리를 듣습니다.
제가 사후세계와 귀신의 존재를 믿기 때문인지 몰라도, 가위눌린다는 느낌인데 누군가가 이야기하는듯한 그런..
눈은 뜨려고 하는데 안떠지고, 안떠지는데도 보입니다.(!!)
이걸 참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분명 눈은 감고 있는데 방의 시야가 보입니다. 한두번 겪은게 아니라서 생생히 기억나고..
무엇인가가 있는 존재가 느껴집니다. 사람은 아닌데 사람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확실히 '존재'는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에 느낀 것은 '둘 정도로 추정'되고, 가장 확실하게 들은 음성은'내가 보이나봐'였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확실히 전 들었었고, 사회생활하면서 누구한테 이야기를 하고싶어도 미친놈 소리만 들을게 뻔하니 말 안하게 되더군요.

그 일 있은 후 어머니한테 이야기를 꺼냇더니 잘 달래주라고만 하시더라구요. 제가 실없는 소리를 안하는 성격이라 제 말을 듣고 심각하게 뭔가 생각하시더니 하시는 말씀은 그거 하나였습니다.

마침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봐서 한번 털어놓습니다. 웬지 동질감도 느껴지고 하네요.
14/05/03 04:51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가위눌림 현상입니다. 그냥 뇌는 깼는데 몸이 안 깨서 나타나는 증상이죠. 이명이나, 누군가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나... 방이 보이시는 것은 정말로 보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구요.
14/05/02 22:18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눈 앞이 깜깜해질 뿐 아무 일도 없었던 걸 떠올려보면 이런 경험도 천부적인 능력이 필요한가 봅니다..
14/05/02 22:21
수정 아이콘
원래 영혼이라든가 귀신 같은 건 없다고 믿었었는데, 딱 한 번 영혼(혹은 귀신)을 본 뒤로는 믿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요.

재밌게 잘봤습니다. 다음 편 기대하겠습니다.
이젠다지나버린일
14/05/03 05:54
수정 아이콘
궁금한데 써주실수 있나요..
근사한 닉네임
14/05/02 22:23
수정 아이콘
주마등에 관한 부분이 뭔가 굉장하네요
14/05/02 22:48
수정 아이콘
실제로 경험한거 쓰신건가요??

사실 귀신을 정말 봤다해서 이상할것도 없는게..
현대문명들어오기전에, 대부분의 전통 사회가 귀신이 있다는걸 인정하는 문화였거든요.

지금도 귀신의 존재를 전제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구요.(주로 종교쪽에...)
그렇게 믿게 된 뭔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혹시 다른 일화 있으면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군님 축지법
14/05/02 23:06
수정 아이콘
제가 귀신을 직접 본건 아니지만,
군대에서 제일 친하게 지냈던 동기가 둘 만 있을때 얘기를 자주 꺼내더라구요.
자긴 이때까지 살면서 자주 귀신을 봐왔는데, 군대에서도 종종 보게 된다고.

그러면서 글쓴분이랑 똑같은 거의 흡사한 얘기를 했습니다.
이제는 귀신을 봐도 별로 무섭지는 않고, 깜깜한데서 가끔씩 보면 놀라는 정도라고 하더군요.

어느 날엔 재물조사 때문에 밤 늦게까지 둘이서만 창고에서 작업을 할 일이 있었는데,
딱 불켜고 창고에 들어가니까 동기가 살짝 놀라더군요.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구석에서 어떤 군복입은 귀신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고.. -_-;;

재물조사를 안할 수는 없어서 그냥 그대로 둘이 들어가서 작업하고 있으니까,
동기가 이제 귀신이 사라졌다고 그러더라구요.
덧붙이길 위에서 말한거 처럼 이제 귀신이 무섭지는 않은데,
이렇게 깜깜한데서 불쑥 나타나서 놀래키는게 싫다고....

군생활 하면서 유일하게 마음 터놓고 고민 상담할 수 있던 동기여서 뭐 딱히 저한테 거짓말을 할 친구는 아니고,
저도 귀신의 존재에대해 부정하지는 않아서 이래저래 그때의 경험은 조금 신선했습니다.
해바라기
14/05/02 23:18
수정 아이콘
저도 눈은 떠있는데 앞이 안 보이는 걸 경험한 적이 있어요.
조종사 훈련을 담당하던 곳에서 군생활을 했는데, 거기서 가속도 훈련을 하면 그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머리에 피가 잘 공급되지 않으면 분명 눈은 뜨고 있는데 앞이 까매지게 되더라구요.
눈 앞에 천천히 까만 커튼이 내려오는 데 정말정말 무서웠습니다.
커튼이 거의 다 내려왔는데, 거기서 더 못버텼으면 바로 의식상실에 걸렸을 겁니다.

의식상실에 걸리면 아주 좋은 꿈을 꾸거나 아니면 극한의 악몽을 꾼다고 하네요.
악몽을 꾼 사람 중에 일부는 조종사의 꿈까지 접어야 할 정도로 무섭다고 하네요.
14/05/03 08:16
수정 아이콘
예전에 만삭이었을때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그런 적이 있었는데 그게 머리에 피가 공급되지 않아서였군요;; 지금까지 기절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때 아 이대로 가면 기절하는건가 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다행히 커튼이 약 3/4정도 내려왔을때 집 정류장에 거의 다 도착해서, '이제 내려야해!!'라고 생각하자마자 커튼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제대로 보이더군요. 역시 퇴근의 힘은 무시무시합니다.
WhySoSeriuS
14/05/02 23:25
수정 아이콘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평범한 것과 나쁜 것이 있다고 하셨는데
나쁜 것들은 어떻게 얼마나 나쁜지 궁금합니다.
혹시 처음 귀신을 보게되고 안쫄 수 있다면 말씀하신 것 처럼 버럭 해도 되나요?
너 뭐냐 뭘 원하냐 이렇게 나가도 됩니까?
물리력을 행사하는 귀신도 있나요?
메피스토
14/05/03 00:05
수정 아이콘
대부분은 대화를 안합니다. 막무가내로 놀래키고 따라다니는게 목적인 것 처럼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대부분은 모른척 하면 그냥 갈길을 가던데,

귀찮게 하면 윽박지르고 쫒아내려고 노력하는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패기 싸움에서 지면 안됩니다. 약하면 파고든다 해야하나. 계속 나타나고 계속 더보이고 그렇습니다.
한번 도망치면 안보여도 지레 놀라서 잠못자고 도망치게 되고 그렇죠.

저도 그 계기가 있었는데 좀 웃기지만 화장실이 너무 급한겁니다.
밤에 당장 똥을 싸게 생겼는데 계단에서 귀신이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무서워서 변을 보러 가진 못하겟고 당장 쌀거같고
그래서 막 윽박지르면서 난 지금 미안한데 화장실을 가야겠어! 나타나지 말아줄래!
하고 과감하게 볼일을 봤습니다.

무지하게 무서웠지만 다행히 안나타 나더군요. 그 사건 이후로 왠지 자신감도 생기고 말도 통하는 것 같고 해서 용기가 생겼습니다. 처음엔 무시하시는게 최고고 자꾸 꼬인다면 말씀하신 것 처럼 패기있게 나가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리력이라기보단, 보면 놀라서 사고가 생기죠.
막 물건을 흔들고 그런건 못봤습니다.
몽키.D.루피
14/05/03 01:34
수정 아이콘
역시 피지알러답네요
메피스토
14/05/03 00:19
수정 아이콘
뭣보다 한번 보고 신기한 경험이지만, 계속 보다보면 작은 일에도 놀라고 안보이는데도 보이는건 아닌지 놀라고 그게 반복되다보니 신경쇠약이 옵니다. 그러니.. 어떻게 대처하던 솔직히 말하면 다시 안보이면 상관 없는 것 같습니다.
14/05/02 23:32
수정 아이콘
질문하나드려도되나요? 일반 귀신영화에서나오는 귀신들과 실제 보신귀신모습이 흡사한가요? 귀신이미지는 영화로만 접하다보니 실제 귀신들 패션이 궁금하네요.. 또하나 귀신이 물리적으로 인간에게 해를 가할수있나요? 본글내용처럼 돌아보며 놀래키는거말고 목을조른다거나 흉기를 사용한다거나 등요
메피스토
14/05/03 00:07
수정 아이콘
제가 본게 귀신이 맞다는 가정 하에 말씀드리자면, 음.. 정말 꽤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조상님들이 괜히 그렇게 그리신 게 아닌 것 같고 그렇습니다. 그걸 제가 전래동화로 들어서 그렇게 보이는건지. 아니면 그게 정말로 그래서 그렇게 보이니 전래동화가된건진 모르겠습니다만.. 비슷합니다.
흉기는 다행히 사용 안합니다. 제 경우에선 몸을 뚫고 지나간 적이 있는걸로 봐서는 물리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메피스토
14/05/02 23:58
수정 아이콘
그냥 마저 여기에 마무리 하겠습니다.

그 이후로 전 제가 보는 것이 남들이 안보인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 귀신이란 것이 완전한 형체를 가지고 제 눈 앞에 실제처럼 보이는 적은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뭐랄까. 반짝이라고 불렀는데, 눈 앞에 마치 여러분 현기증 날 때에 눈 앞에 반짝반짝 거리는 빨강파랑 그런 것이 계속 눈 앞에 보였습니다.
TV켰는데 체널 잘못돌리면 보이는 화이트노이즈 그런거가 빨강파랑노랑 아무튼 세상이 그 배경에 투영되어 보입니다.

하늘을 본다던가, 사람을 본다던가 아니면 뭔가 유명한 사찰같은데 가면 아무튼 뭐라 설명하기 힘든데 그 모양이 다릅니다. 자세히 설명 해봤자 미친놈 소리아니면 동물원 원숭이 취급만 받아왔고 지금도 그닥 설명하고 싶진 않습니다. 대부분은 그것들이 어떤 형체를 가지고 나타나는게 대부분이고, 저렇게 쇼킹한 달걀귀신이라던가 하는 건 서너번 뿐입니다. 제가 초능력을 가졌었다는게 아닙니다. 헛게 보였다는거죠. 특히 밤에는 더보이고 밤이면 그 노이즈에 가려 시계도 못볼 수준이었습니다.

그 비밀을 몇년간 가지고 혼자 끙끙 앓고 살았습니다. 부모님은 절 그냥 겁 많은 아이라고 생각하셨죠. 어렸을 때 살았던 곳은 집 밖에 화장실이 있었는데 새벽에 화장실 못가고 몇번을 문 앞에서 돌아오고 그랬었으니까요. 그러다 어느날 큰 마음의 결심을 하고 어머니 께 말씀드렸습니다. 이상한게 보인다고.

어머니는 아무 말 안하셨지만 어머님 얼굴에 난 지금 굉장히 충격받고있어라는 게 써있었고, 잠시 생각 하시더니 뭐가 보이냐고 하시길래 그걸 설명해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알았다고 대답하시고 아버님과 상의 하신 뒤 우선 저를 종합병원에 대리고 가셨습니다. 이상한 게 상담하니 안과로 가라고 해서 진찰 받았습니다.
의사가 왜 왔냐고 하길래 이상한게 보인다고 했더니 뭐가 보이냐고 해서 설명했습니다. 그랬더니 의사들인지 레지들인지 모여서 웃더군요. 어린 마음에 굉장한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슨 기계로 눈을 들여다보더니 정상이라고 했습니다.

어머님은 그 이후에 정신과로 갈까 고민하시다가, 헛게 보인다면 정신분열증에 가까운데 다른건 정상이니 뭔가 종교적인 상담을 바라셨습니다.
처음 상담한 곳은 어머님이 불교셔서 절이었는데, 스님이 설명을 들으시더니 절 보시곤 머리를 쓰다듬으시고 그냥 내버려 두라시더군요. 그리고 무서울 때마다 외우라고 무슨 주문을 알려 주셨는데, 지금은 까먹고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거니 이거니 아비라 마예? 뭐 그런거였는데.

그 다음에는 어머니와 친구따라 다니던 교회를 가봤습니다. 그랬더니 목사님은 절 쳐다보시더니 퇴마의식을 준비하시더군요. 빨간색 십자가 그려진 목도리 같은거 하고 나오셔서 머리를 잡고 뭔가 하나님 아버지라고 말씀하시고 저음으로 뭐라뭐라 하시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머리를 한손으로 잡고 한손으론 하늘을 향하고 자꾸 머리를 눌러서 기분은 안좋았습니다. 죄 지은것도 없는데 혼나는거같기도 하고 해서.

그 다음엔 증산도? 그런데 가봤는데 그 아저씨는 설명을 듣고 그걸 기가 보이니느 거라고 가르치더군요.

(종교 비하목적은 없습니다. 그냥 겪은대로 말씀드리는겁니다.)

근데 도움이 되는건 없었습니다. 전 잘 보는거엔 솔직히 관심이 없었습니다. 당장 헛것이 보이는 채로 사는게 너무 힘들었으니까요. 그리고 좀 뭔가 저를 그쪽 방향으로 육성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다니기를 관뒀습니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 어느덧 사춘기에 들어섰습니다.
그때 쯤 기억나는 귀신은,

(자잘한 귀신들은 빼겠습니다. 사실은 보이는 데 낮밤도 없어서 그게 무섭다기 보단 다른 사람들에게 제가 본걸 안본 척 모른체 하는게 더 힘들었습니다.
제가 본 보통 귀신같은 것들은 그냥 한가지 할 일을 계속 반복합니다. 귀신이 버스에서 내렸는데, 보면 또 있다던가 사람만한 멍멍이 귀신같은 경우엔 구석자리에서 그냥 계속 앉아있다거나. 밤에 불 끄고 컴컴한 계단 내려가는데 사람이 올라오길래 비켜줬더니 몸을 뚫고 지나간다던가. 낚시터에서는 뒤에서 낚시를 구경하더군요. 보통은 그럽니다. 걍 방관자죠. 그렇다고 해서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드물고요. 렇다고 장례식장 같은데서 더보이거나 하는것도 아닙니다. 그냥 무작위입니다. 그래서 제가 귀신을 본게 아니라 헛것을 본거같다고 말씀드리는겁니다. 그러다 가끔 저와 상호 작용을 하는 것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런 애들은 대부분 나쁜애들입니다. 좋은건 하나도 못봤네요.

대표적으로 시험날이었는데, 아침에 부모님께 인사 드리고 나가려는데, 아버님 머리 맡에 왠 여자가 쭈그려 앉아 있었습니다. 근데, 그때는 이미 귀신에 길들여진 후라... 그냥 기분나쁘게 계속 쳐다보고 있더군요. 저도 꽤나 확실하게 보이길래 신기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더니 이 망할년이 재수없어! 라고 하더니 사라졌습니다. 전 부엌가서 아버지 머리에 소금을 뿌렸습니다. 아버지가 자다가 완파당하셔서 뭐하는거냐고 하셔서 말씀드렸더니 오늘 출장가는데 조심하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그날 시험보는 내내 그 망할년이 따라다니면서 웃고 욕을하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쿨하게 무시했더니 어느 순간 안들리더군요. 아버지 따라 안가고 저 따라 온게 다행인거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뭐 그러다가 인생을 바꾼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진식태극권 당주라는 왕.. 왕 무슨 아저씨였는데, 전 처음 설명을 들었을 때는 굉장히 수염도 길고 막 그럴 줄 알았는데 완전 옆집 아저씨처럼 인자한 아저씨더라구요. 헬싱키 대학? 거기 교수직도 겸하는 아주 인텔리한 아저씨였습니다. 아직도 그 아저씨가 단전에 기를 모으면 단전 (똥배) 가 무슨 전기충격기 맞은것처럼 부들부들 떨던게 생각납니다. 기가 넘쳐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뭐 사실여부는 모르겠고.. 아무튼 진지하게 기 모으면 똥배가 떨리는데 웃음참느라 혼났습니다. 진식 태극권 한국 지부 담당 아저씨는 꽤 잘생긴 키큰 아저씨였습니다. 혹시 아는 분 있으시면 그 때 절 기억하는지 모르시겠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 드리면 좋겠네요. 그 때 한국지부에 교육차 당주님을 모셨다고 아무튼 그 태극권 그쪽에선 꽤 큰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사람도 많이 모이고.

아무튼.. 그 아저씨와 중국집에서 만났습니다.. 중국 사람이라고 중국집에서 만나는게 웃기긴 하지만, 그 아저씬 굉장히 귀찮아보였고 안그래도 만나잔 사람 많은데 저 앤 또 뭐야라는 표정으로 티비를 보며 앉아있었습니다.

제가 맞은편에 앉자 눈이 마주쳤는데, 통역하는 아저씨가 뭐라고 했는진 모르지만 한국지부 담당하는 잘생긴 아저씨가 이 애가 기가 보인답니다 라고 설명하더군요. 전 그렇게 말한적 없는데. 아무튼 그러더군요.

통역의 말을 듣고 태극권 당주 아저씨는 굉장히 불신이 가득한 표정으로 절 한참 보더니 갑자기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뜬금없는 뻐큐에 당황했지만 진심으로 욕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고 통역이 말을 해줬는데 가운데 손가락이 무슨 색으로 보이냐고 하더군요.
빨강으로 보이길래 빨강으로 보인다 했더니 갑자기 급 방긋 하며 오 오우 쏼라쏴랄 하는겁니다. 특이공능? 뭐 그러더니 아무튼 중국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더군요. 정말인진 모르겠습니다. 전 그냥 헛것 이상으로 보이진 않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가운데 손가락이 심장에 관계있고 그게 뭐 빨간색이 상징이라나.. 일부러 그렇게 보이게 한건 아니고 뭐 저한테 그 전에 손과 오장육부 그런거 배운적이 있냐길래 없다고 했죠.

아무튼 그래서 그 아저씨가 한국에 있는 동안 거기 다니며 태극권도 배우고 기공도 배우고 하며 많이 배웠습니다.
그랬는데 이 아저씨는 이전과 다르게 보기 싫으면 보지마! 그러더군요. 그전에 사람들은 두부류였습니다. 더 보게 해서 쓰게 하고 신기해 하거나, 보는게 이상하니 못보게 하려고 하거나.

넌 보는 능력이 있으니 안보는 것도 훈련하면 니 맘대로 될거라고요. 왜 그걸 그 전에는 몰랐는지. 그 말이 머리를 때리더군요. 그리고 귀신보이는 건 게네들 아는척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아는 척 할 수록 게네는 자꾸 너한테 붙는다고.

그래서 지금까지 안보는 연습을 하며 살아왔고 충분이 안보이게 되었습니다. 신경을 안쓰게 되었다고 해야 할지.. 자기가 쓰는 책인지 논문에 제 이름하고 사진 올려도 되냐고 해서 그러라고 하고 그 이후로는 연락이 안되었는데.. 아무튼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대망의 군에서 귀신 본 이야기를 시작하죠. 별거 아니라 실망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우리 부대에는 탄약고 귀신이 있다더군요. 근데 없더라고요. 제가 볼 때는.
아무튼 귀신 청정구역 부대에 다니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는데, 제가 병장이었을 때 불침번을 서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평화로운 불침번이었습니다. 그닥 졸렵지도 않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불침번을 서고 있었는데, 갑자기 등골이 싸한 느낌이 들면서 어지럽고 답답해 지더군요. 그게 전 뭔지 잘 압니다. 귀신 볼 징조죠.

아.. 오랜만이네 하면서 부사수에게 말했습니다.

"야 지금 귀신왔다."
부사수가 김뱅장 뭔소리야 웃더군요 뭔소리냐고. 저하고 짬차이 1개월밖에 안되는 애라.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근데 제 동기 머리 위에 귀신이 있더군요. 형체는 남자였고 몸 색이 시커매서 잘 안보였지만 애를 밟고있는겁니다. 군대라서 귀신도 남자에 은엄폐를 하고 있는건지. 그래서 제가 부사수에게 말했습니다.

"야, 지금 양병장 머리위에 귀신있어. 넌 안보이냐?"
"뭔소리야. 아무것도 없구만. 기분 이상하니 그만해."

하더군요.

그래서 저리 꺼지라고 욕좀 해주고 손을 휘저으니 부사수가 미친놈 보듯 봤겠죠 뭐. 뒤는 안봤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서 아침에 점호하느라 모여있는데 동기 양병장이 저한테 그러는겁니다.

"아 나 어제 자는데 새벽에 가위눌려 죽는줄 알았잖아. 좀 깨워주지 그랬냐."

전 정말 신기해서

"나 어제 니 머리 위에서 귀신봤어. 내가 쫒아줬다니까. 못들었어?"

했더니

"몰라 니 목소리는 조그맣게 들리던데. 뻥치지마 무슨 귀신이야."

했습니다. 전 억울해서 부사수한테 야 내가 어제 귀신봤댔지?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부사수는 동기 둘이 놀리느라 뻥치는 줄 알았는지 그냥 무덤덤해 보였고 동기는 무서워 하더군요. 다음부턴 깨워달라고.

그게 다입니다. 뭐 스팩터클한 건 아니라 죄송합니다..

제가 일일히 구구절절하게 설명 드리는 건, 혹시 주위에 제가 겪었던 과거를 겪는 사람이나 아이가 있다면, 꼭 이 말을 전해 주시란 겁니다.

넌 미친게 아니다. 그렇다고 니가 보이는게 정상은 아니다.
그리고 니가 보는게 너한테는 현실이라고 해서 그게 이 세상에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게 진짜 귀신이건 니 정신상의 문제건 간에 딱 하나 확실한 건
그게 보인다고 니가 그걸 계속 보려고 하는 이상 그것에 휘둘리게 되고 힘들고, 니가 그걸 재밋어 하는 이상 그것들도 널 재밋어 한다.
니 스스로 그게 보인다고 계속 생각하고 그게 반복되다 보면 사람들이 널 이상하게 보게 만드는건 둘째치고
니 스스로 니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걸 보는 게 니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면 왠만하면 부정해라.
안보는 건 분명 된다. 모든건 마음에 달렸다.
라구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4/05/03 00:02
수정 아이콘
귀신은 왜 보이는 사람만 보일까요 저는 한번도 본 적이 없네요. 봐도 그냥 개인이 만들어낸 환각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14/05/03 00:04
수정 아이콘
제목 보자마자 기담 소재다! 라고 반응한 후 글을 읽고 나니 죄송스럽습니다.
고생 많으셨겠습니다.
adagietto
14/05/03 00:22
수정 아이콘
너무 놀라운 경험들을 하셨네요..
책이나 티비에서만 듣던 얘기를 직접 겪으신 분께 들으니 완전 신기합니다..
뭐랄까..
정말 고생 많으셨네요.
글 너무 재밌었습니다.감사해요^^
Sempre Libera
14/05/03 00:57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가위에 눌려보고싶은(?) 귀신을 보고 싶기도 하지만
겁이 많아서 그런지 저에게는 이런현상이 안나타나더군요.. 흐흐;;
정말 이런 현상들을 겪는 분들이 있다는것에 놀라고 글이나 댓글들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혼자 고민하셨을걸 생각하니 안타깝네요 ㅠ_ㅠ 정말로 고생하셨어요.
닉부이치치
14/05/03 01:27
수정 아이콘
오우 식스센스가 여기있네요
저도 정말 헛것이라고 생각되는걸 뚜렷이 본 기억이 있어서 절대 실없는소리로 듣지않습니다
단지 그런게 존재할지언정 별건 아니라는거죠
minimandu
14/05/03 02:49
수정 아이콘
필력이 좋으시네요.
실제로 겪은 일을 나열하셔서 그런지 글에서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살면서 그 흔한 가위한번 안눌려본 사람인데도 글을 읽으면서 왠지 오싹해지네요.
카서스
14/05/03 03:25
수정 아이콘
어렸을적에 귀신을 본적이 있습니다.
5살이였는데 어떤분 제사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할아버지 집 안방에 친척들 20명 정도가 모여서 제사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인지 매우 더워서 한살터울이던 사촌형과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려고 방 구석으로 가서 창문을 열었습니다.
창문턱은 매우 낮아서 어린이가 앉아도 너머가 보일 정도의 높이였고 그곳에 앉아 대문쪽을 봤는데 그곳에 번쩍번쩍 빛나는 파란줄로 중절모를 쓴 어른의 윤곽이 보이더군요.
순간 저와 사촌형은 놀라서 창문을 꽝 닫았고 놀란 어른들이 왜냐고 물어보면서 창문을 다시 열었는데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 뒤로 본적은 없지만 어렸을때 놀랐었습니다.그런데 이런귀신은 들어본적이 없어서...
이런 유형의 귀신도 있나요?
메피스토
14/05/03 09:08
수정 아이콘
글쎄요. 근데, 아무튼 귀신이 보인다는 것에서 공통점인건, 그냥 헛것이 보일 때는 뭐지? 하며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확인한단 겁니다.
근데, 뭐 귀신을 봤다고 말하는 상황은 보자마자 이게 이세상 게 아니라는 확신같은게 든다는 차이인것 같습니다. 카서스님도 어렸을 적이지만 보시자 마자 뭔가 엄청난 위화감 같은게 드셨기에 그러셨을텐데, 그거 말고 무언가 잘못 본 상황도 겪어보셨으니 아시겠지만, 그 두개는 확연이 다릅니다.

빛나는 중절모는 본 적은 없고요.. 뭔가를 그렇게 해석하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이 본 것들도 그런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카서스
14/05/03 11:42
수정 아이콘
묘사가 잘못된거같아 다시적어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중절모를 쓴 어른의 윤곽선이 있었는데 알맹이가 없는형태 였습니다. 뒷배경이 그대로 보이고 단지 외곽선만 있는...
14/05/03 05:07
수정 아이콘
저는 궁금한 것이, 이렇게 귀신이 보이는 분들 두 명 이상이 같은 공간에 있으면 모두 같은 귀신을 보실지가 궁금합니다. 같은 귀신이 여러 명에게 보인다면 진짜 존재하긴 하는구나 싶을텐데, 아니라면 그냥 개인의 뇌에서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설탕가루인형형
14/05/03 07:23
수정 아이콘
와...본문하고 댓글 모두 정말 재미있네요.
잘봤습니다~
14/05/03 07:28
수정 아이콘
그 사고 때문에 미미한 뇌손상이 일어났을 확률이 높고 그 때문에 귀신(헛것)이 보이거나 노이즈가 보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머릿속에 말이 들리거나 하는 현상은 정신분열증의 전형적인 증상이구요.
아무리 정상적이어도 뇌는 생각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하지 않습니다. 귀신도 극한의 공포를 느낄때 뇌가 환각을 일으키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지요.
무무반자르반
14/05/03 08:54
수정 아이콘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무무반자르반
14/05/03 08:53
수정 아이콘
종교도 신도 마찬가지고

귀신을 안 믿는게 전 세계 공통적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며

그 형태와 종류는 동일해야 하며 과거도 미래도 똑같은 형태이어야 할 것이다

라는 이유인데 그게 아니라 민족따라, 나라따라 시간따라 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죠

즉 믿는 만큼 보이는게 귀신입니다

저도 가위 눌려봤는데 진짜 처녀귀신이 저를 덮치더군요 덜덜...

그냥 뇌에서 나오는 일종의 환각 상태인거죠 귀신이라는게
메피스토
14/05/03 09:04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엔 무서워서 헛개 보인다는 설명을 듣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나중엔 헛게 보이는 것들과 마주쳐도 무섭지 않을 정도였는데
불침번 설 때도 지극히 평온한 상태였고, 그냥 보이는 걸로 봐서는 공포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고.

증상이 완화된걸로 봐서는 말씀하신대로 노이즈가 보이고 거기에 따른 신경 쇄약, 그리고 경증 정신분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확실하게 보이는 경우는 드물고, 거의 형태가 보이는데, 그걸 어떤 방식으로던 자주 보고 아는 모습으로 해석하려고 하는게 뇌의 경향이고
그래서 각 문화권에서 다른 모습으로 표현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소위 귀신 보는 사람들이 같은 귀신을 보냐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닌 것 같습니다.
결론은 제 판단으론 헛게 맞습니다.

그냥 재미로 보세요-
14/05/03 12:43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참치마요
14/05/03 13:04
수정 아이콘
그래서 귀신은 예쁜가요?
메피스토
14/05/03 13:36
수정 아이콘
이목구비가 없습니다 크크크 듣는 귀신 기분나빠 따라올까 무서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596 [일반] 저는 귀신을 봤었지만, 귀신이 정말 있을까요? [34] 스물다섯대째뺨9291 23/08/26 9291 1
88107 [일반] 먹고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 (데이터 아주주의) [44] 차기백수12634 20/09/15 12634 34
86231 [일반] 으아아아 집이라고 하나 사 놓은게 돈잡아먹는 귀신이다아아~. [14] 공기청정기10371 20/05/14 10371 0
85776 [일반] 귀신병법에 대하여 [28] 성상우9601 20/04/21 9601 2
78286 [일반] (강력스포)더 넌- 다 아는 귀신이구만 [19] 꿈꾸는드래곤7778 18/09/19 7778 1
76721 [일반] 너구리 귀신 이야기 [18] 맥주귀신8360 18/04/21 8360 16
74381 [일반] 반응이 귀신 같은 '그회사'와 '그정당' [55] 길갈12498 17/10/30 12498 22
67190 [일반] 어렷을적 귀신 목격담 [30] 카서스6436 16/08/24 6436 1
61904 [일반] [리뷰] 오 나의 귀신님 - 박보영의 드라마, 박보영에 의한 드라마, 박보영을 위한 드라마. [32] 어바웃타임7286 15/11/07 7286 4
55564 [일반] 우리집 냉장고에는 귀신이 산다. [43] Sheldon Cooper11458 14/12/22 11458 0
51781 [일반] 귀신이란 무엇인가? [25] 캡슐유산균9025 14/05/16 9025 0
51516 [일반] 무서움은 왜 느껴지는 것인가, 귀신은 있나, (군대경험담) [32] 파라돌6891 14/05/03 6891 0
51507 [일반] 죽음의 단계. 그리고 귀신 본 이야기. [51] 메피스토10005 14/05/02 10005 18
48397 [일반] 아라타님 글을 보고 생각난 때아닌 귀신 본 이야기 -_- [17] 로랑보두앵4096 13/12/11 4096 0
48385 [일반] [무서움+약간 19금] 너무나도 생생했던 처녀귀신 꿈 + 외모묘사 추가 [61] AraTa_Higgs8774 13/12/11 8774 0
42852 [일반] 임금이 귀신의 이치를 묻다-성녕대군 [4] 알고보면괜찮은6838 13/03/26 6838 2
38194 [일반] [드라마]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 박신혜 찬양글(스포주의) [12] 타나토노트6902 12/07/17 6902 0
30104 [일반] 공포]뜬금없는 귀신,자살 그리고 선풍기 이야기 [9] 부끄러운줄알아야지5587 11/07/05 5587 0
29632 [일반] 귀신을 보거나 느낀적이 있으신가요? [100] 쎌라비8977 11/06/09 8977 0
27546 [일반] [사진]친구에게 들은 귀신이야기(사람에 따라 혐오스러울수 있습니다) [15] 길이7221 11/03/01 7221 0
20467 [일반] <메타루> 한국에 귀신이 산다. 2009년 국내 블랙메탈 두 앨범 리뷰. [6] 탈퇴한 회원4077 10/03/23 4077 0
18858 [일반] 귀신이야기보다 더 무서운 인신매매범에 당한 이야기 [45] Anti-MAGE10547 10/01/12 10547 0
18153 [일반] [공포] 유튜브에 올라온 이 벽장귀신, 진실인가 거짓인가? [47] 하나7158 09/12/09 715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