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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13 00:55:07
Name 하늘달리기
Subject [일반] 검찰을 위한 변명
2003년, 2004년쯤 모든 정치권과 맞짱을 뜨면서 대통령 측근을 구속하고 차떼기를 잡아내던,
그야말로 정의로운 검찰의 모습에 온국민이 찬사를 보내고 검찰 팬클럽이 창설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2008년 이후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고, 그때의 그 정의로운 검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검사들은 박봉에 자비로 수사비를 충당하면서 야근을 밥먹듯이 하며 일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명숙 전 총리 사건으로 검찰은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편의상 '한명숙' 등 이름으로 지칭하겠습니다)
심지어 검찰과 같은 편(?)이었던 조중동에서도 무죄 판결 이후에는 검찰과 한명숙을 동시에 까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한나라당의 열혈안티이지만, 잠시 검찰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되면서
이번 한명숙 사건 수사로 검찰이 이만큼이나 욕을 먹어야 하는가 라는 점을 느꼈습니다.

수사 과정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별도의 사건을 수사하던 중 대한통운이 발행한 의문의 수표가 나오고,
조사해 보니 그 수표가 전 대한통운 대표인 곽영욱이 회사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발행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따라서 곽영욱을 횡령으로 입건하고 금융거래내역을 살피던 중 2006년에 5만달러를 환전한 사실이 밝혀지고,
곽영욱이 대한통운 대표 퇴임 후 한전의 자회사인 남동발전의 사장으로 임명되었는데
남동발전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남동발전 노조에서 한명숙과의 친분으로 낙하산 취임을 했다고 반발했던 사실과
정세균 산자부장관 퇴임 즈음에 곽영욱이 총리 공관에서 한명숙, 곽영욱과 오찬을 한 사실도 알게 됩니다.
정세균과 곽영욱은 친분관계가 전혀 없었는데 왜 곽영욱이 그 자리에 있었을까,
곽영욱이 석탄공사 사장 취임을 위해 로비를 하려고 그 자리에 참가했으며
석탄공사 사장 탈락 이후 보상의 의미로 남동발전 사장에 임명된 것은 아닐까,
한명숙의 아들이 유학 중이었는데 한명숙의 다른 환전 기록이 없으니 위 5만달러가 유학비용으로 사용된 것이 아닐까,
이렇게 의문을 가지면서 시작된 수사가 시작됩니다.

수사를 진행하다 보니 한명숙의 진술과 다른 말이 나옵니다.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하는데 90-100타 정도의 실력이 있다는 말도 있고,
아들이 미국에서 친지의 집 또는 기숙사 생활을 해서 생활비가 많이 들지 않았다고 하는데
아들 미니홈피 대문을 보니 집을 얻어서 이사하는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이쯤되면 수사기관으로서는 뭔가 구린 것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수사를 계속 진행하게 되고,
결국은 기소를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특수부 수사 방식을 생각해 보면 위와 같은 수사는 지극히 당연한 수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위 수사가 무리하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뇌물죄나 금융범죄와 같은 은밀한 범죄들은 작은 단서에서부터 의심을 품고 수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잡아낼 수가 없습니다.
한명숙에 대한 정치 탄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만약 '한명숙'의 자리에 '이상득'이나 '이동관' 정도의 이름이 있었다면
오히려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한다고 칭찬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검찰이 정권 실세를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
어쩌면 이번 사건은 정상적으로 시작된 수사가 정치 문제로 비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검찰이 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 이번 수사를 기획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검찰이 한명숙을 수사하지 않았을 경우 한명숙이 과연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되었을까요?
이번 수사는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한명숙이 유죄라면 본전이고 무죄라면 치명적인 결과가 되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무죄 판결로, 전 총리이기는 했지만 총선에서도 낙선했던 한명숙의 인지도는 이전보다 급상승하고
어떤 설문조사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 있다는 결과도 나왔더군요.

이런 점 때문에 검찰에서도 항소를 하고 새롭게 불법 정치자금 수수 수사에 착수하는 등 목숨을 걸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명숙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날이면 특수2부 검사들과 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검사장, 법무부장관에 이르기까지
수사 라인이 모두 옷을 벗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검찰에서 나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불법 정치자금 수사는 무리한 수사라는 이유로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많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어떤 단서를 가지고 수사가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으므로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판결선고 전날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보면 억지로 흠집내기 수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은 있습니다.)

이번 수사에서 문제가 되는 점이라면 곽영욱의 진술과 정황증거에만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입니다.
곽영욱에게 가혹한 수사였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부분은 의문이 가는 점이 있습니다.
곽영욱은 위협적인 분위기에서 진술을 강요당했다고 했지만,
피의자신문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가족과 변호사와 충분한 상담 끝에 진술을 하게 되었으며,
게다가 사안의 특수성 때문에 이번 수사의 피의자신문은 전 과정이 영상녹화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진술이 자꾸 번복되었을까요.
저는 이 부분에서 곽영욱이 자신에 대한 형을 줄이기 위해 검찰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결과 곽영욱은 증권거래법위반 혐의는 내사 단계에서 종결되고 횡령 부분도 일정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되는 이익을 얻었습니다.
결국 검찰이 곽영욱의 입에 놀아났다는 이야기인데, 검찰이 악의로 한명숙에 대한 수사를 했다는 쪽보다는
노련한 사업가인 곽영욱의 변설에 특수부 검사들이 당했다는 쪽이 더 타당한 것 같습니다.
특수부 검사들도 엘리트만 모아놓은 사람들이지만, 그들도 수사기관이기에 피의자가 유죄라는 전제 하에 수사를 하게 되고,
그런 예단과 편견이 그들의 눈을 가려서 곽영욱의 진술에서 헛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요.

결과적으로 이 사건을 정치쟁점화해서 가장 큰 이득을 본 쪽은 한명숙과 민주당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명숙이 뇌물을 받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민주당 측에서 무죄 판결이 가져올 이득을 계산하고 이 사건을 일부러 정치 탄압으로 몰고 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면 민주당 측에서는 정말 오래간만에 제대로 언론 플레이를 한 게 되겠지요.

검찰이 빈약한 증거를 가지고 기소에 이른 점, 계속해서 피의사실을 공표한 점 등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이번 수사는 대한민국 검사라면 당연히 열정을 갖고 달려들었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사정의 칼날은 돈과 권세와 상관없이 공평하게 휘둘러져야 하겠지만,
돈과 권세가 있는 곳에 칼을 휘두르지 않는 것을 탓해야 하지,
의심이 가는 부분에 칼을 휘두른다는 이유로 검찰을 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PGR의 특성상 많은 비판이 있을 것 같네요 ;;
부디 '이런 MB빠 같으니!!' 라는 근거없는 비난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강조드리지만 전 한나라당의 열혈안티세력입니다 -_-;; (옛날에 '저그전메카닉'이란 닉넴으로 써놓은 글들이 그 근거입니다. )
이 글을 쓴 것은 검찰이 몇가지 잘못한 점으로 지나치게 욕을 먹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입니다.
열심히 수사하는 검사들의 의지를 국민들이 꺾어서야 되겠습니까.
야당에 대한 수사에도 국민들이 응원을 보내고,
거기에 용기를 얻은 검사들이 (물론 가능성이 희박하겠지만) 정권 실세에도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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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raxia
10/04/13 00:58
수정 아이콘
BBK나 공성진 4억원(더 늘어났다가 이제는 줄었나요?) 수수혐의에 한명숙 털기 열정의 반 만이라도 쏟아부었으면 어땠을지요?
10/04/13 01:06
수정 아이콘
이 사건을 정치쟁점화해서 가장 이득을 본 게 한명숙 측이라...;;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1년이 채 안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고, 언론에 수사상황을 실시간으로 흘리면 이미 피수사자는 사회적으로 죄인입니다.
얼마전 검찰이 몇년을 '구형'했다는 글을 제목만 보고 유죄판결로 확정된줄 알았다고 하는 PGR분들도 많으셨습니다.
젊은 분들도 착각하기 쉬운데, 하물며 나이드신 분들은 수사가 진행된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마음속으로 한명숙 전 총리를 죄인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얼마전 나모씨가 "법적 무죄라도 도덕적으로는 유죄"라고 한 게 이번 수사의 목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아마 노무현대통령의 희생이 없었으면, 이미 한명숙총리는 서울시장 후보에서 out of 안중이 되었을겁니다.
작년 그 사건의 기억이 아직 남아있기에 되레 정치적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검사가 수사를 개시하고 수사과정이 낱낱이 언론에 질질 흘려진다는 사실'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생각을 하셨으면 합니다...
10/04/13 01:07
수정 아이콘
인과관계를 뒤집어서 생각하신듯 합니다.
민주당과 한명숙 전총리가 반사이익을 보게 된건, 검찰의 무리한 수사 및 재판청구가 원인입니다.
10/04/13 01:07
수정 아이콘
민주당의 언론플레이라.. 그저 씨익 웃고 말지요. 그리고 다른 사안들에도 수사의 잣대가 공정했으면 또 모를까.. 한명숙 의혹 보다 훨씬 굵직하고 뚜렷하고 심각한 의혹들엔 왜 그런 칼을 휘두르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정권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집권층의 의혹들에 대해 지금 하듯이 그렇게 철저한 수사를 하고 처벌 의지를 보이면 응원하겠습니다.
블루레인코트
10/04/13 01:11
수정 아이콘
전 한명숙 전 총리의 말에서도 좀 앞뒤가 안맞는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골프와 관련한 사항에서는 진술시에는 치지 못한다고 했다가 그게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죠. 왜 이런 거짓말을 했는지 의아합니다. 진실은 저 너머로~~

그렇지만, 어느 한쪽을 옹호하라고 한다면 한명숙 전총리 측이 좀 더 신빙성이 있어보이네요. 이 사건보다 더 굵직하고 증거가 확실한 자료가 지천인데, 그런것들은 유야무야 넘어가고, 증거도 확실하지 않은 이런 사건에 사활을 거는 자체가 권력의 노예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기소를 무리하게 진행한 것은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흠집내기의 의도가 있었다는 것에 한표 던집니다.
독수리의습격
10/04/13 01:17
수정 아이콘
일단 당장의 여론조사를 보고 한명숙측이 이득을 얻었다 그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마 한나라당측에서는 선거기간 내내 저 얘기를 계속 반복할텐데, 그러면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는 수치입니다.
민주당의 언론플레이라고 하셨는데 이번 공판 내내 민주당의 존재감은 0에 수렴했다고 보는지라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공판 내내 한명숙씨 혼자 싸운 것이나 다름 없고, 민주당은 공판 끝나니까 겨우 성명 내고 뒷북치고 있는 꼴이었죠

그런데 정말 윗분 말씀대로 왜 한명숙씨가 왜 중간에 진술을 바꿨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왜 책잡힐 일을 스스로 했던건지는 의문
마음이
10/04/13 01:21
수정 아이콘
이래서 그런소릴듣는구나라는 생각이드네요 다른말로 궤변이라고합니다 이번수사가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나 파악하고 오시길
10/04/13 01:23
수정 아이콘
공감되는 쪽도 있고 안 되는 쪽도 있지만,
이런 글은 개인적으로 환영합니다.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네요.

다만 민주당 언론 플레이는 말이 좀 안 되는 부분이죠.
물론 판결 뒤에야 그걸 당연히 써먹겠지만 재판중에 한명숙 씨를 옹호하다가
유죄판결이 되어버리면 다른 후보들까지 타격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사건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얻은 만큼이나
기성층에겐 이미 뇌물을 받은 이미지가 되어버린 게 한명숙 전 총리입니다.

민주당 언론 플레이는 약간 말이 안 되는 거 같고
다른 부분에선 새로운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10/04/13 01:29
수정 아이콘
작년 12월 중순에 딴지일보에 한명숙 전 총리 사건 담당 검사에 관한 기사가 난 적이 있지요...
(나중에 오마이에서 출처 표시안하고 거의 그대로 가져다 써서 욕 좀 먹었다죠 -0-;)

기사 링크 합니다. http://www.ddanzi.com/news/7087.html

읽어보시고 그래도 정상적으로 수사했다고 생각하시면 뭐..;
원해랑
10/04/13 01:35
수정 아이콘
균형잡힌 의견 교환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글은 좋습니다.
다만 '저는 검찰이 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 이번 수사를 기획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씀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힘듭니다.
아주 작은 단서에서 수사를 시작한다는 것?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까지 그 과정에서 행해온 작태와 앞으로 하려고 하는 망나니 짓꺼리를 보자면
그저 흠집이나 흠씬 내보자 라는 의도가 아주 매우 담뿍 담겨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 와중에 숭고한 열정과 열의를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허비할 수 밖에 없었던 몇몇 분들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아만자
10/04/13 01:37
수정 아이콘
빈약한 증거를 가지고 기소에 이른 점, 계속해서 피의사실을 공표한 점 등을 봤을 때 불순한 목적으로 수사를 한다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그 '열정'을 칭찬할 수가 있나요.
10/04/13 01:47
수정 아이콘
검찰이 [한명숙을 수사했다]고 욕한다기 보다는 [한명숙만 수사하니]까 욕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을 텐데요.

여당의 몇몇 인물도 똑같이 집요한 수사를 했다면 누가 욕을 하겠습니까. 오히려 칭송을 하지.
적울린 네마리
10/04/13 01:56
수정 아이콘
'정의구현'은 저럴때 쓰는 말이 아닙니다.
과거 송광수 검찰총장시절때 처럼 그 사정의 칼날은 권력의 심장부를 향할 때 "정의"란 말이 어울립니다.

대한통운의 시작부터 '보복'이란 소리가 나왔고...
검찰의 수사권을 볼 때 단순히 곽사장의 말로만 그 유능하다는 특수부 검찰이 움직이진 않았죠.
신빙성없는 첩보에 의존하다 보니 삽질의 연속이었을 뿐...

한명숙 전 총리는 무슨 성인군자도 아니고 관료이자 정치인일 뿐입니다.
그런 칼날을 정의구현을 위해 전 국회의원에게 들이대면 과연 살아남을 사람이나 있을 까요?
박영선의원 말처럼 법무장관부터 골프접대로 옷 벗어야죠..

검찰은 능력은 한계가 있고 그 칼날을 어디에 조준하냐가 문제의 핵심이라 봅니다.
정권시작후 내각은 물론이거니와 사위부터 시작한 사돈기업은 그 칼날을 잘도 피해가면서...
(같은 사안에 사위만 쏙~ 빠져나간 꼴도 우습고..)
어느 순간 언플의 달인이 된 검찰을 보면서 과연?? 정의 어쩌구를 입에 담을 수나 있을런지..
10/04/13 01:57
수정 아이콘
검찰의 공정한 수사의 잣대는 어느당에 관련된 인사가 아닐경우에만 엄격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욕을 먹는거지, 검찰이 수사한게 '한명숙 전 총리'였기 때문에 그렇게 욕을 먹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검찰이 공판 과정중에 보여주었던 추잡한? 한심한 작태들때문에 욕을 먹는거죠. 건들면 안되는 사람을 건드려서 그런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털어도 먼지 안 나는 사람을 털었을 때의 그런 열정을 -그 인사의 아들 미니홈피까지도 뒤지는 끈기있는 수사같은- 다른 사건들에도 공평하게 발휘함으로 나라의 기틀을 바로 세우고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검찰이 되기를 바라는건 너무 큰 소망일까요.
토스희망봉사
10/04/13 02:04
수정 아이콘
검사 숫자를 더 늘리고 권한을 대폭 축소해서 경찰이나 민간으로 넘겨야죠
한국은 선진구에 비해 검사,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의 숫자가 굉장히 부족한데도 권력이라는 허상에 젖어 그 수를 늘리는데 너무 소극적 입니다
변호사 숫자도 어지간한 선진국은 거의 인구 1 명당 600~700 명인데 반해 한국은 5 ~ 6 천명당 1 명꼴이구요
The xian
10/04/13 02:12
수정 아이콘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뇌물죄나 금융범죄와 같은 은밀한 범죄들은 작은 단서에서부터 의심을 품고 수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잡아낼 수가 없습니다.

-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런 '작은 단서'에서 수사를 시작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더라도 물증을 찾아내지 못하고, 진술까지 번복되는 상황에서 너무 곁다리에 치중했습니다. 그리고 검찰이 정황증거에만 지나치게 의존했다고 하셨는데 이건 좀 곤란하다고 봅니다. 정황증거 정도나 되면 말을 안 하죠. 상식적, 논리적으로 볼 때 거의 대부분 정황 축에도 못 드는 것들을 가지고 마치 돈을 받은 게 사실인 것처럼 말하니 검찰이 욕을 먹는 겁니다. 오죽하면 시간을 달리는 검찰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미니홈피 관련 소식이 세상에 공개되자 사람들 중 다섯에 넷 혹은 넷에 셋 정도가 하는 말이 '저게 호화생활이면 나도 상류층이다' 더군요.

거기에 피의사실 공표라든지 별건수사라든지 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고 신사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런 행동으로 전직 대통령 서거 빌미를 제공했으면 깨우쳐야 하는데 그런 학습능력조차 없는 것이 지금 검찰 아닙니까. 자신들이 공표한 원칙을 자신들이 어기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욕을 먹어도 쌉니다.


한명숙에 대한 정치 탄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만약 '한명숙'의 자리에 '이상득'이나 '이동관' 정도의 이름이 있었다면
오히려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한다고 칭찬하지 않았을까요?

- 지금 '한명숙'의 자리에 준하는 자리에 지난 몇 년 간 '정몽준', '공성진', '조현준', '이상득', '이동관' 등등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 대한 의혹이 퍼지거나, 위반사례가 드러났을 때 수사를 했는지 안 했는지, 수사를 했다면 강도가 어땠는지 생각해 보시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0/04/13 02:13
수정 아이콘
검찰이 어떤 의도로 한명숙 전총리에 대한 불법자금 수사를 시작했는지, 그런 거야 당연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검찰이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좋지 않은 시기에, 좋지 않은 대상에 대해서, 좋지 않은 과정을 거쳐, 재판에서 졌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이면 지금, 왜 하필이면 한명숙 전총리를 대상으로, 왜 하필이면 진술에만 의존하여 수사를 강행하고 기소하는 무리를 한 것일까요?

이유는 모릅니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검찰은 여러모로 무리수를 둔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10/04/13 02:20
수정 아이콘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는 건 참 좋고 흥미로운 일이지만
인과 관계가 뒤집힌 거 같고. 이런 걸 두고 표적 수사라고 하죠.
뭐야 요건!!
10/04/13 04:12
수정 아이콘
대개 뇌물죄는 현찰박치기, 대가성 증명 모호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명확한 증거가 아닌 정황적증거..뇌물 준 사람의 증언으로
잡아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죠...외국도 마찬가지죠...
(특히나 현찰이 간걸 증명했다 쳐도..완벽한 대가성 증명은 자백빼고는 거의 불가죠..)

수사 논리과정이 잘못되진 않았지만.. 수사목적이 상당히 오해받을 시점에 서둘러했기때문에..욕 얻어 먹을만 하죠...
검찰내부에서도 시간을 갖고 하면 100% 잡아 넣을수 있는 왕건 사건인데.. 시간에 쫓겨서 망했다는 애기가 대다수죠...

검찰도 무모했지만..한명숙총리님도 그다지 잘한것 없죠..
차라리 한명숙님이 야당연합들의 이익을 먼저생각한다면..포기하는것이 ..깔끔할듯 싶네요..
그러면 최후의 승자는 딴날당인가... (-_-);;
(그런데 서울시장은 십몇년째..찍을 인물이 없군요...휴우~~)
이적집단초전
10/04/13 07:45
수정 아이콘
의도적 피의자 혐의 사실 유포. 그것도 하나식 언론에 흘려 계속 메인에 유지하게 하는 수법. 심지어 의도된 조작과 유언비어를 흘리는 수법.

전형적인 조중동 수법입니다. 검찰에서는 언론에서 어떻게 다룰 지 알고 그에 맞춰 흘린겁니다. 이건 수사활동이 아닌 정치활동이고 이 시점에서는 사실상의 선거운동입니다. 이건 정의감에서, 공명심에서(이건 일부분 맞군요, 곧 출세하실테니) 나온 행동도 아닙니다. 그냥 정치, 그것도 선거운동을 한 것 뿐이지요. '톤'이나 '분위기'를 믿지말고 '팩트'를 믿으세요. 그분들 머리속은 정의감으로 충만 해 있습니다. 진짜로요. 심지어 가스통 할배들도 사실은 애국심과 정의감에서 그런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건 검찰의 자기세뇌지요.

분명한건 검찰은 수사를 하기 위해 조사를 하는게 아니라는 것지이요.
[사설] 2006년 12월 20일 한 前 총리 점심 상대·저녁 상대
<a href=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4/12/2010041202089.html
target=_blank>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4/12/2010041202089.html
</a>
이런 사설을 만들어 주기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루크레티아
10/04/13 07:59
수정 아이콘
균형잡힌 시각으로 보시려고 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이 사안은 인간적으로 쉽게만 설명하면 중학생도 억지라고 말할 수준의 사안이었습니다. 날마다 새로운 증거라는 것들이 등장하는데 도무지 그 증거들이 이전의 증거들과 뭔가 관련이라도 되어 있어야지요...무슨 놈의 정황 증거가 시시때때로 바뀌나요...(앞뒤가 맞지도 않는 정황 증거에 '정황'이라는 말을 붙여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happyend
10/04/13 08:37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습니다.
그런데, 모든 현상에는 배후에 드러나지 않은 본질이 있는 법이듯이, 이번 공판도 그러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습니다.
현정부가 태생부터 도덕적으로 개운하지 못하고, 촛불시위 등으로 너무 정치적으로 몰렸습니다. 그래서 검찰을 직접 법무장관이 장악하고 정치화했습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시면, 현정부들어서 그것도 촛불시위 이후 검찰은 지나치게 현정부 옹호적이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가장 확실한 예가 '미네르바사건'이죠. 네티즌들의 놀이터가 심판대위에 올랐으니까요.
반사이익을 얻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은 그런점에서 금도를 벗어났습니다.물론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하고,뇌물죄는 엄중 처벌해야 합니다.하지만 청와대 비서실이 성상납을 비롯한 수많은 이권관련 팩트가 터져나와서 사건이 '인지'되어도 꿈쩍 하지 않는 검찰이 죽은 권력에 앞장선것은 검찰주변사람은 다 아는 '출세지향적인 행태'때문입니다.
과거 조선시대에도 정의감에 불타는 아전이나 관리는 오로지 먹을게 있기 때문이었지요.사회정의?음....
더군다나 현정부들어서 대한통운을 비롯해 이른바 호남계 그룹을 음으로 양으로 털었습니다.이번 사건에서의 본질은
"전주고 출신은 다불어!"라고 말했다는 검사의 말이 핵심입니다.
불특정을 가장한 특정인을 노리고 수사가 진행되었다는 것이죠.
말씀하신대로 인지한 사건을 어떻게 그냥 흘리는가라고 했을때 물론 100%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현재 검찰이 음으로 양으로 인지한 정치인 관련사건은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조용히 처리하거나 대부분 더 큰 건을 위해 묵히거나 대부분 힘의 논리에 의해 묻힙니다.
그런데도 특정 정치인들에 대해서만은 수사 인지단계에서부터 신문에 대서특필 생중계하는 것부터가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설령 검사들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고, 공명심따윈 없었다고 가정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수사과정은 법정에서 낱낱히 드러났습니다. 지병이 있고, 나이든 횡령범죄자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도록 검찰은 당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왜냐하면 진짜 범죄를 묵인하는 댓가로 다른 것을 얻으려다 당한거죠.즉,무능한 겁니다.

어느쪽도 검찰은 옹호되지 못합니다.
다다다닥
10/04/13 08:41
수정 아이콘
민주당의 언론플레이라 생각하신다면 조금 무섭습니다..;;
세미기픈
10/04/13 08:41
수정 아이콘
글만 써놓고 댓글에 대한 의견은 없군요.
벤카슬러
10/04/13 08:57
수정 아이콘
견찰이 한명숙 전 총리나 이광재 의원 수사와 함께 효성그룹 비리나 BBK사건, 삼성그룹 비리의혹 수사 등도 같이 했다면
적어도 견찰이란 소리는 안 들었을 겁니다.

결국 상부에는 찍히기 싫고 자기들 출세하고 싶어서 위에 잘 보일 건수만 찾아서 수사하는 것이란 말이죠 -_-;;;
10/04/13 08:58
수정 아이콘
제목 그대로 '변명'이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느낌 밖엔 들지 않네요.
이번 사건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는 그다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다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정보가 부족해서 검찰을 욕하는게 아니라는 거죠.
공판 과정에서 있었던 언론에 혐의 흘리기나 흠집내기만 봐도 검찰이 '정의'라는 단어와 몇십광년은 떨어진 곳에 있다는 건 알 수 있지 않나요?
higher templar
10/04/13 09:17
수정 아이콘
한명숙 수사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증거가 충분하여 재판에 이길정도 까지 몰래 수사했어야지요. 말도 안되는 허접한 정황만 가지고 전국에 한명숙 뇌물~ 하면서 떠들고 다닌게 현명한 짓인지...
똘이아버지
10/04/13 09:19
수정 아이콘
또 다른 한총리의 아들이 어떤 상장 주식을 가지고 큰 돈을 벌었던 일에 대해서 검찰이 어떤 조사를 했는지 보면, 아 뒤에는 말 안합니다. 그 아들은 소득이 거의 없는 상태였는데 시세 차익이, 아 뒤에는 말 안합니다. 그런데 미공개 주식 정보를 가지고 돈을, 아 뒤에는 말 안합니다.
똘이아버지
10/04/13 09:20
수정 아이콘
아들 미니 홈페이지까지 조사해서 증거로 삼을려고 했으면 BBK 명함은, 아 뒤에는 말 안합니다.
10/04/13 09:27
수정 아이콘
근거도 없이 잘못했다고 몰아붙이는 건 도저히 실드칠 여지가 없지 말입니다.
한명숙 전 총리 수사나 천안함 북한 탓 하는 거나..
제리와 톰
10/04/13 09:33
수정 아이콘
검찰이 해야 할 일 가운데 죄를 저지른 사람을 기소하고 구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지요.
또한 죄가 추정된다면 어떠한 수사를 통해서라도 그 개인의 죄를 밝혀내도록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검찰의 본분일 겁니다.

A와 B라는 사회적 집단군에 각각 a1과 b1이라는 개인이 속해 있다고 했을때 a1이나 b1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추정되는 경우 검찰은 모두에게 동등한 입장에서 수사에 임해야 할 겁니다.(검찰의 공정성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a1과 b1의 수사가 각각 불공정하게 되고 이를 통해 그들이 속해 있는 집단군인 A와 B에게 불이익을 초래하게 된다면 이러한 경우, 검찰은 사회적으로 편파 수사라는 비난을 면하기가 어렵습니다.

한명숙이라는 a1에게 범죄의 혐의가 포착되어 검찰이 수사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은 -지나치게 전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 검찰의 본래 임무이니 뭐라 말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그 사안이 법원에서 무죄로 판결된 한명숙 개인의 뇌물 수수 혐의에 그치지 않고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서의 한명숙의 대선 자금을 조사하겠다고 한다면 (대선 자금에 있어서) 의심을 피해갈 수 없는 타 당의 대선 주자들이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명박 현 대통령이나 박근혜 씨, 혹은 정동영 씨 같은 경우 말이지요.

이번에야말로 검찰이 사법 본연의 공평성을 전제로 하여 이왕 시작한거 한명숙씨 뿐만 아니라 이명박, 박근혜씨에게도 공평한 대선 자금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위의 발제자께서 말씀하신 검찰의 눈부신 수사 능력과 열의에 찬사를 보낼 의향이 충분히 있습니다.
싼달아박
10/04/13 09:52
수정 아이콘
검찰조사에 시기는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대선 3일 앞두고 유력후보 조사한다고 특검 통과된 것이 불과 몇 년전입니다.
4EverNalrA
10/04/13 10:24
수정 아이콘
전 검찰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번 일 통해서, 한명숙 동정론 및 한명숙 깔권리를 만들어 줬잖아요.
한명숙 의원은 당선에 긍정적 영향 받았습니다.
검찰덕분에.


지난 대선을 쭉 보면 말이죠.


초원복집사건은 김영삼 후보에게 타격을 입혔고
비자금 흠집내기는 김대중 후보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혔죠.
정몽준의 막판 배신은 노무현 후보에게 타격을 입혔고
BBK 역시 이명박 후보에게 커다란 데미지를 입혔죠.


유권자들은 검찰의 한명숙 흠집내기를 일단 기억 하고 있을겁니다.
우리가 BBK 폭로를 분명히 기억하는것 처럼요


그러나 폭로는 당선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부 유권자들은 이미 한명숙을 못마땅하게 보기 시작했죠.
그러나 그것을 채권(깔 권리, 탄핵 i.e촛불집회 등)으로 간주하고,
일단 한명숙을 당선시켜놓고 언제든지 깔 권리를 행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10/04/13 10:25
수정 아이콘
검찰이 빈약한 증거를 가지고 기소에 이른 점, 계속해서 피의사실을 공표한 점 등만으로도 비판받아 마땅하고요 굳이 변명해줄 필요는 없을꺼 같습니다.어제 뉴스 보니까 또 새 수사 시작한거 같던데요. 그것도 할만해서 한걸까요. 사실 알고보면 수사할만 했다... 사실 알고보면 의도는 괜찮았다... 머 이런식으로 변명하다 보면 세상에 비판받을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결과가 이렇게 나온이상 의도 자체도 애초에 타겟하나 정해놓고 정치적 의도로 수사 시작한거 아니냐.. 라는 이야기를 들을수밖에 없고요. 거기에 굳이 아니야 애초엔 그런건 아니였어.. 라고 일반인들이 이해해줘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공업셔틀
10/04/13 10:27
수정 아이콘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유도했고 순진한 한나라당+(당시)민주당 의원들이 거기 넘어간거죠.
그냥 글을 쭉 읽다가 갑자기 이게 생각나버렸습니다.
칠상이
10/04/13 10:45
수정 아이콘
흠..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민주당 출입 기자입니다.
이번 재판 과정에서 민주당의 대응은 나름 잘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취한 전략은 검찰은 욕하고 법원엔 고개숙이기 전략입니다. 언론엔 잘 보도되진 않았지만;;; 민주당은 매일 있는 아침 회의 때마다 대표든, 원내대표든, 정책위의장이든, 최고위원이든 한명은 꼭 검찰개혁 이야길 계속합니다. 그러다가 재판에 돌입하면서는 입을 닫습니다. 그게 맞습니다. 거기서 한명숙은 무죄요..라고 계속 떠드는 건 판사도 인간인지라 판사를 자극하는 것밖에 안됩니다. 조용히 고개숙이고 재판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현명한 판단기대합니다 자세를 취합니다. 그러다가 곽영욱의 진술이 뒤집히고는 다시 검찰을 비판합니다. 선고일 약 2,3주전부터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무죄가 유력하다는 분석 혹은 판단 혹은 정보가 흘러다닙니다. 여기서부터 민주당은 아예 아무 말도 안합니다. 언론 통제(?)도 합니다. 한명숙 무죄나올 경우 민주당이 좋다, 한명숙 서울시장도 가능하다 등의 기사가 안나갔으면 좋겠단 부탁 아닌 부탁도 합니다. 판사에게 정치적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는 것이지요. 그래도 가끔 그런 기사가 나오면 바로 대변인 등이 아직 재판결과 속단할 수 없다. 무죄가 나오면 좋겠지만 9일이 돼봐야안다 등의 멘트만 합니다. 기자들도(언론의 성향을 떠나서) 대체로 이런 민주당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9일 선고 하루이틀전까진 거의 민주당발 기사는 안나가게 됩니다. 재판이 시작하면서는 민주당의 전략은 철저하게 판사가 재판을 법리적으로 판단하게 하도록 한 것입니다. 정치적인 이슈로 들어오게 되면(안 들어올 수 없지만) 될수록 판사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볼때 한명숙 재판 과정에서 민주당은 오랜만에(?) 제대로 판을 짠 건 맞다고 봅니다.
흠..민주당 출입을 오래하다보니 참, 친구들과 만나도 민주당을 변호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고는 이젠 여길 떠나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만날 진보신당도 '개량'이라고 뭐라 그러던 저였는데;;쩝..
forangel
10/04/13 11:08
수정 아이콘
60대이상 고연령층분들 상당수에게 이미 한명숙은 기분나쁜x, 왠지 못되게 생긴x으로 찍혀있다는걸 모르시는듯하군요.
그리고 그분들은 선거 결과를 70%이상 좌우합니다.
거의 몇달동안 이루어진 부정적인 헤드카피는 결과,진실과는 상관없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더펄이
10/04/13 11:10
수정 아이콘
강아지와 꽃은 어떤 관계가 있다. 아직 증거가 안 나왔을 따름이다.
10/04/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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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다른 것을 느끼셨군요. 제가 검찰실무수습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검찰은 자기최면 비슷한 것에 쉽게 빠진다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단서를 발견하고 의문이 생겨서 수사를 하는 것은 좋습니다.
의문의 5만 달러 수표, 낙하산 취임, 곽영욱이 오찬에 참석한 사실을 발견하고 아 혹시 뇌물수수 사건이 있는가 하고 의심해서 수사를 시작하는 것은 좋다는 말입니다. 검찰은 이 때 곽영욱이 대한통운에서 5만 달러를 횡령하여 한명숙에게 교부하고 낙하산 사장이 되었다고 범죄사실을 대략적으로 정해 두고 수사에 착수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증거를 수집하게 되지요.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이 수사는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구미에 맞는 증거가 뒤진다고 딱딱 나오는게 아니란 말이지요.

예컨대 이 사건에서는 뇌물공여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는 공여자인 곽영욱의 진술 뿐인데, 그 진술은 10만 달러, 안 줬다, 3만 달러, 5만 달러 등등으로 요동을 칩니다. 원하는 만큼 증거가 수집되지 않는 거에요. 검사도 사법연수원에서 형사재판을 할 때의 증거판단에 대해 배우니까 이런 판이라면 공소유지가 어렵겠다는 감은 잡힐 겁니다. 이미 조직에 매몰된 지 수십년 지난 분들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실제로 딱가리 짓을 하는 젊은 검사들이라면 분명히 감이 옵니다. 수사 하루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최근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 입증을 어느 정도 빡세게 요구하는 것이 추세인지는 검찰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곽영욱의 진술과 같이 오락가락하는 진술이 공판에서 어느 정도의 증거력이 있다고 판단될 것인지도요. 그거 몰랐다고 하면 공소유지에 관한 자료수집과 분석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소립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검찰의 문제가 드러납니다. 곽영욱의 진술만 가지고는 공소유지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감이 스멀스멀 들면, 우선 곽영욱의 진술에 부합하는 다른 증거를 찾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녹록치 않습니다. 뇌물수수사건의 성격상 당연합니다. 그러면 검찰은, 십중팔구는 백방으로 다른 증거를 찾기보다는 공여자를 족칩니다. 그래서 원하는 형태로 진술을 다듬어 둔 다음에 -이 다음이 문제인데요- 자기최면에 빠져버립니다. '곽영욱이 좀 오락가락하긴 했지만 어쨌건 돈을 줬다는 건 일관되다, 그러니 증거는 충분하고 공소제기 할 수 있다'고요.

왜??? '곽영욱이 낙하산 사장이 되려고 한명숙에게 5만 달러를 줬다'는 범죄사실을 세워두고 실컷 수사판을 벌였는데, 뒤져보니 도저히 공소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는 것은 '자존심상'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한번 칼을 뽑았으면 잘라야 된다'는 이 생각이 자꾸 무리수를 두게 만드는 겁니다. 어, 수사하다보니까 곽영욱 진술도 오락가락하고 낙하산 사장 노리고 뇌물 준거 같지는 않아 하는 판단은 절대로 안하는 거에요. 수사의 대전제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고, 나머지 증거-오락가락하는 곽영욱의 진술-가지고 공소제기를 하려니 검찰도 폼이 영 아니죠. 그렇다고 어차피 지는 공소제기다 하고 생각하고 공판에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자존심상. 그러면 그 다음은 자기최면입니다. '공여자의 진술이 다 그런거지' '시기와 장소와 액수와 전달방법이 왔다갔다 하는 것은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 '어쨌든 주긴 줬다는 거잖아'. 물론 주장의 객관성은 이미 바닥으로 떨어져 있지만. 시기와 장소와 액수와 전달방법이 전부 오락가락인데 그게 사소한가요.

검찰이 무리한 공소제기를 해놓고 자기최면에 빠지는 것이야 그 특유의 자존심을 고려하면 이해 못할 바 아닙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곧죽어도 수사의 대전제가 애초에 틀렸다고는 생각할 수 없고, 인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법원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합니다. 믿고, 믿고, 믿으면 그것이 사실이 되는 것입니다. 곽영욱의 진술이 실제로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오락가락했지만, 아무튼 돈을 줬다는 것은 일관되다고 믿으면 검찰에게는 곽영욱의 진술은 일관된 진술입니다. 그러니 그걸 안 믿은 법원이 이상해지는 것이지요.

검찰은 스스로의 주장에 매몰되면 안 됩니다. 적어도 공판에 있어 공소사실은 검찰이 입증해야 할 주장이지 객관적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데 검찰은 수사를 개시하면서부터 공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이라고 자기최면을 걸어 버리고, 거기에 대한 비판은 전부 '이상한 놈' '뭘 모르는 놈'이라고 공허하게 외치고 있으니 이토록 욕을 먹는 것입니다. 피고인이 자백하는 사건은 쉽습니다. 무죄를 다투는 사건은 어렵습니다. 검찰은 어려운 사건을 억지로 쉽게 만드려고 하지 말고, 어려운 그 상태대로 좀더 정치하고 스마트하게 수사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양정인
10/04/13 12:19
수정 아이콘
진술과 정황증거'만' 가지고 공소했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죠.
확실한 물적증거를 찾았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납득을 해주죠.
언제 죽을지 모를 노인네의 '진술' 과 정말 추리소설과 비슷한 '정황증거' 를 가지고
5만달러를 어마어마한 초능력을 가지지 않는 이상 절대 숨길 수 없는 상황에 끼워맞추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이번 기소에 검찰이 얼마나 무능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일선 검사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이런 류의 일 대부분은 윗대가리들의 압박, 지시 등으로 밑의 사람들이 고생하는 것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그런 류의 인간들 때문에 그 조직에 속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욕' 을 먹는 것도 감수해야 합니다.
대통령 앞에서 당당하게 소신을 밝히던 평검사들이 지금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현직 대통령 앞에서 당당히 자신의 소신을 말하던 평검사들이 주요요직에 예전의 그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올라가길 바랄뿐입니다.
10/04/13 12:59
수정 아이콘
형사소송법 제 246조 및 동법 제 247조가 각 공소제기의 검사독점과 기소편의주의를 규정하고 있는 바, 2007년의 형사소송법 개정이 강조하는 검사의 당사자적 지위에 비추어 볼 때에 유죄를 만들어내는 능력, 즉 실체진실의 발견에 접근하는 능력은 검사에게 있어 당연히 요구되어야 할 능력이고, 이는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할 것이나, 단지 검사는 준사법기관으로서 형사절차의 구현에 있어 객관의무를 지는 자이므로 적정절차의 원리, 나아가 헌법상 기본권보호의 이념에 의해 그 권한의 행사가 제한되는 것입니다.

매우 원론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나열한 이유는, 우리 검찰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 아니라 옹호하려는 게 맞습니다. 공소유지를 위해 악착같이 수사했다고 전국민적인 비난을 한몸에 받을 이유는 검찰에게 없습니다. 한명숙씨와 대척점에 서는 다른 정치인들에 대한 공소제기내지는 수사개시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평등원칙 위반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한명숙씨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유일하게 수사검사가 비난받을 수 있는 부분은 피고인을 형사절차로부터 조기해방시키지 아니하였다는 점일 터인데, 그렇다고 해서 정치인의 경우 내사종결처분해서 일을 공론화시키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므로(어차피 그렇게 하면 또 밀행수사했다고 욕을 잔뜩 들을 것이므로) 검찰의 이 사건 공소유지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거나 현저히 부당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p.s : 표적수사에 대해서는...할 말이 없습니다.
웰빙소고기
10/04/13 14:11
수정 아이콘
판님// 판... 판렐루야! 법에 관한 지식까지 섭렵하신 건가요?ㅠㅠ
Minkypapa
10/04/13 16:16
수정 아이콘
지금 한국에서 검찰이라는 집단은 거의 합법적 조폭에 가깝습니다. 특히 정치관련에선 말이죠.
조폭은 다른 조직 눈치를 보는데, 여긴 오직 해바라기입니다. 게다가 일단 총장부터 깨끗하지 않으니..
하늘달리기
10/04/13 22:40
수정 아이콘
막 퇴근해서 보니 저도 본문도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네요 ;; (글 써놓고 도망간 거 아닙니다. 다만 퇴근이 늦었을 뿐 ;;)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글에도 나와 있듯이 이번 수사가 없었다고 해서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시장이 되었겠는가 하는 의문 때문입니다.
요즘 서울 시민들의 투표성향을 봤을 때 무난히 선거를 하게 되면 한나라당이 당선될 가능성이 훨씬 높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검찰이 유죄면 본전 무죄면 개쪽박인 이 사건에 왜 뛰어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검사 분들께 여쭤도 보고 이런저런 생각도 해 본 끝에, 이번 수사가 선거를 앞둔 기획수사라기보다는
정권의 반대세력 죽이기 청사진, 검사 개인의 공명심, 그리고 뭔가 꺼림칙한 걸 발견했을 때 수사의 욕구가 차오르는 검사들의 본능
등등 여러 요소가 섞여서 시작하게 된 수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요소는 많은 분들이 언급해 주셔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 수사 본능에 대해 강조하면서 글을 쓴다는 것이
무리하게 검찰을 옹호하는 글로 비춰진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 글솜씨를 탓할 수밖에 ;;

뭐 어쨌든 이런 시각으로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읽어주셨으면 하고 쓴 글인데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제 글의 요지는 결국 한명숙 털듯이 이상득과 이동관 같은 사람들도 탈탈 털어내는 검찰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생각이 다른 분들이 이 글로 인해 기분이 상하셨다면 정중하게 사과를 드립니다.
roaddogg
10/04/14 01:40
수정 아이콘
금일 재판정에 나가다 보니, 벌써 1인시위 하는 뉴라이트 회원분이 보이시더군요.
원래 그 자리는 늘 '황우석 팬클럽'이 1인시위를 하던 자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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