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만화 등을 좋아했지만 갈수록 덜 즐기게 되는 40대 아재인데, 최근 어쩌다 체인소맨과 귀멸의 칼날을 봤고 보고 생각한 것들.
참고로 체인소맨은 애니 + 레제편만 봤고, 귀칼은 앞에꺼 하나도 안보고 무한성만 딱 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 체인소 맨 - 밤의 악마
전 밤(night)의 악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 밤의 악마면 개쌘거 아닌가? 총의 악마보다도 더 쎌지도?" 라는 생각이 언듯 들었습니다. 물론 다들 아시다시피 밤(night)가 아니라 밤(bomb)의 악마이니 애초에 쓸데 없는 생각이죠.
그건 그렇고 밤(night)의 악마라고 그렇게 쎌까?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럴거 같진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먼저 밤은 달이라는 무자비한 여왕님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또, 인간들이 등불이나 촛불로써 낮의 일부를 밤 속으로 끌어들였기에 밤의 일부는 추방되어 약화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한 정설들을 차용하여 생각해볼때 밤이 총보다 더 큰 두려움을 줄 지는 모르겠습니다.
* 어둠의 악마
제가 처음 밤의 악마를 총의 악마보다 더 쎌꺼라고 생각한건 정확하게는 어둠의 이미지를 떠올렸기 떄문입니다. 그렇다면 달이나 빛의 간섭이 없는 어둠의 악마라면 어떨까요? 모르긴 몰라도 총의 악마는 "따위" 정도겠죠. 사람들이 가지는 두려움이 그 악마의 파워에 연관된다는 설정에 따르면 사실 체인소의 악마 나부랭이는 어둠의 악마에 비하면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 이상의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또 어둠의 악마 뿐만 아니라 죽음의 악마 이런게 나오면? 그냥 답이 없어지죠. 대항마로 빛의 천사, 생명의 천사 이런게 나오지 않는 한은 상대가 안될겁니다. 체인소 맨이라는 작품이 어디로 나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천사의 개입 없이는 희망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 만화가 어디로 나아가는지는 좀 궁금해졌는데, 이게 완결이 안났더라고요? 그래서 포기.
* 사무라이 소드의 악마?
그냥 칼의 악마가 아니라 사무라이 소드의 악마라고? 그렇게 분류를 해버리면... 버터 나이프의 악마는 꽤나 귀여울것 같습니다. 그럼 총의 악마는 왜 에이케이포리세븐의 악마, 에무 십육의 악마 이렇게 안나뉘고 총의 악마로 묶였을까요? 작가가 딱히 설정 덕후 쪽은 아닌가...
아 상위 악마도 있고 하위 악마도 있는 시스템일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깐 칼의 악마는 따로 있고 그 휘하에 사무라이 소드 악마가 있는 개념이라는거죠. 마찬가지로 총의 악마의 오른팔이 에이케이포리세븐의 악마가 되는거죠. 루거 p08의 악마 이런 분들은 은퇴하신 OB쯤 되는거고요.
* 전투력이 없는 악마
아마 소년만화의 특성상 무기, 혹은 전투력을 가진 물건의 악마가 주로 등장하는거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생활에는 사실 전투력은 없지만 끔찍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악마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직장인들을 괴롭히는 출근의 악마, 대다수 남성들에게 절망감만을 심어주는 탈모의 악마, 명절 연휴가 되면 더더욱 기승을 부리는 비만의 악마 등이 있겠습니다. 어쩌면 직접적인 전투력을 발휘하는 악마들 보다 이런 악마들이 사회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진 않을까요? 퇴근의 천사, 풍성의 천사, 슬렌더의 천사 이런 천사들의 강림이 절실합니다.
* 귀멸의 칼날, 천하의 둔재 아카자
아카자가 나름 동네에서 주먹 좀 쓴다고, 어린애 일때 성인 몇명을 맨손으로 때려눕혔니 하지만 그야말로 범부, 아니 나아가 최악의 재능을 가진 몸치의 둔재라는건 이미 충분히 보여준거 같습니다. 100여년간 오직 강함만을 추구해왔고, 혈귀의 온갖 스탯빨, 특성빨 다 받아놓고도, 이제 호흡에 입문한지 몇년 안된 10대 소년 둘한테 이리 썰리고 저리 썰리는건, 변명의 여지가 없겠죠.
근데 이렇게 해석하려면 지독한 몸치 아카자한테 두들겨맞던 동네 사람들은....? 지하 밑에 심연 있다고 몸이 아예 안움직이는 사람들인가? 이 렇게 해석해서는 모순이 생겨나서 안될 것 같습니다.
* 모든 것은 필요에 의해 생겨난다
귀살대는 이 악물고 해야됩니다. 여기 저기 좀 썰려도 다시 착착 잘만 붙는 혈귀들이랑은 다르게 손가락 하나만 날아가도, 아니 어디 타박상만 심하게 입어도 리타이어 이고, 전투 중 리타이어는 곧 죽음입니다. 그러니깐 대부분은 이미 다 뒤졌고 20대까지 살아남은 몇몇 애들은 세상에 없을 극한의 온몸비틀기를 통해 바늘구멍보다 더 작은 확률을 통과해낸 엑기스 그 자체란 말이죠. 친구한테 물어보니 큰어르신인가 뭔가 하는 애가 23살이라던데... 그러니깐 이쪽 세계관은 10대 후반까지 살아남으면 상위 0.01% 쯤 되는거죠.
반면에 혈귀들은 어떻습니까? 아카자가 수주랑 텐지로 한테 몇번 썰렸습니까? 순수하게 무력 대 무력으로 붙은거라면 열두번쯤 졌을겁니다. 풍주랑 부채미친놈은 어떻습니까. 격투에서 체급 차이가 얼마나 큰데, 150짜리 조그마한 여자애한테 도대체 몇번을 찔리는겁니까. 그런데 전투 장면을 다시 복기해보면, 찔리면 얼굴 빨개졌다가 크헤헤 웃으면서 다시 달려들어서 또 찔리고의 무한 반복 입니다. 왠지 불닭 먹고 아이 매워 하면서 또 생각나서 끓이게 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러니깐 매운맛에 중독된 정도이지 심각한 위협 혹은 고통이 아니라는거죠.
혈귀 애들 꼬라지를 보자면 혈귀 상태는 일종의 아드레날린이 펑펑 도는 상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깐 딱히 아프지도 않고, 썰리면 다시 붙이면 되고 이게 은근히 쾌감도 있는거 같습니다. 때문에 피하지 못하는게 아니라 피할 필요가 없는거죠. 일반 인간 기준에서 승부, 무예 이런걸로 판단하려고 하니 아카자 약하다느니 이상한 소리를 하는겁니다. 그냥 생물체 대 생물체의 관점에서 보자면 아카자와 부채미친놈은 딱히 피해를 본 적이 없고 그냥 재미있었을 뿐이니 그들의 압승입니다.
* 귀칼은 정통 무협이다.
주인공의 가족이 어떤 악에게 죽임을 당하고, 주인공이 무공을 익혀 강해져서 복수를 한다? 이거 완전 무협이잖아요. 내용적으로 봐도 그렇고, 호흡법 역시 무공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니깐 물의 호흡 제1형 이라고 말하지만, 매화검법 제1초 매화난무! 라고 바꿔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거죠. 무한성에서 텐지로가 아카자를 썬 방법은 자연체의 경지 같은거라고 생각하면 크게 다르지 않고요.
내공이 없지 않느냐? 할 수도 있는데 보면 드래곤볼에서 표현되는 기 개념을 어느정도 차용해오는 것 같아서 역시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귀칼은 뱀파이어물이다.
혈귀를 뱀파이어로 단어를 바꿔도 뭐 별반 달라지나? 싶습니다. 세세한 설정이야 작품마다 달라지는게 당연한거고.. 사실 귀칼 줄거리를 처음 들었을때 떠오른건 무협지 보다도 월야환담이였거든요. 그런데 아쉬운건 뱀파이어 물의 국룰 반인반뱀(?)이 안보이는거 같더라고요. 월야환담은 물론이오, 미국의 블레이드를 생각해도, 조금 다르지만 기생수 같은걸 생각해도 반인반뱀이 주요인물인건 국룰인거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무한성 보다보니 총 들고 다니는 애가 하나 있더란 말이죠. 소드오프샷건 종류인거 같던데, 다들 칼 들고 다니는 세계관에서 굳이 총 들고 다니는거 보면, 갱플랭크 아니면 한세건이 떠오른단 말이죠. 게다가 소드오프샷건? 더블배럴? 어 이거 완전 비스트...? 얘 정체를 제가 잘 모릅니다만, 반인반뱀이길 빕니다. 국룰은 지켜야죠.
* 뱀파이어 + 무협?
이 재미있는걸 왜 우리는 못 써먹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뱀파이어가 나오는 무협은 꽤 있었을껀데..? 엘프가 나오는 전통 무협도 있는데 뱀파이어 나오는 전통무협이 없을리가...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떠오르는건 특공무림? 어... 분명히 무협이고, 뱀파이어도 나오긴 하는데, 거긴 예수님도 나오시지 않던가.. 그리고 "권상우도 가슴 크잖아" 이런 드립을 날리는 조구호가 주인공인데 애초에 전통 무협이 아니잖아.. 있을거 같긴 한데 정작 뱀파이어가 나오는 전통무협은 딱히 떠오르는게 없네요.
* 오래간만에 생각난 월야환담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 귀칼 줄거리 듣고 제일 먼저 떠올린 작품은 월야환담이였습니다. 제가 월야환담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었고, 진짜로 꽤나 매력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실사화는 여러가지 문제로 거의 불가능할거 같고, 애니화 되면 상당히 매력 있을 작품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싸이키델릭문을 빨고 녹아내리는 달, 파멸을 향해 질주하는 한세건 등 아 누가 애니화 좀 해주면 좋겠네요.
"울어봐, 울어서 네 순수를 증명해봐."
"X신아, 난 인간일때도 울어본 적이 없어."
See U Next night.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귀칼은 앞에 봤던 사람과도 평가가 비슷하신데요 크크.
아카자는 혈귀술 뽑기에 실패했다는 드립이 있죠. 이건 버프기도 공격기도 탐지기도 아닌 만능형이라...
무협에 뱀파이어가 안 나오는건 혈강시나 고독과 이미지가 겹쳐서도 있지만 나온다해도 객잔에서 파이트, 마차 습격전, 장강 수로채에서 수상전 등등 주요 장면에 등장 못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