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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17 17:14
이전 글들보다 이 글이 훨씬 낫네요.
직관적이고, (상대적으로)명료하고, 무리한 도약도 없고, (동의 여부를 떠나)느슨하지만 결론도 있고, 흄st. 같지도 않고 비트겐슈타인스럽지도 않은 그런 글.
25/06/17 17:36
[오늘날 전통과 종교는 약화되고, 취향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치를 전통이나 종교가 짊어지는 부분이 줄어들다보니, 취향에 많은 부하가 걸리는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말 공감되는 글입니다. 현대는 개인에게 너무나 많은 책임을 주고있어요. 이러니 사람들이 미쳐서 종교나 극단주의에 빠지는거 아닌가 싶어요
25/06/17 17:38
'제가 뭘 좋아하는 것 같아요.' 라고 해봤자
뭐 그딴걸 좋아하냐는 식의 반응을 주로 받다보니 제가 저 자신도 불신하게 되고 이게 내가 좋아하는 느낌인지 인식하는 것도 서툴어지게 되고 하다보니 모르는 것 같네요.
25/06/17 17:49
3. 비난의 철학 부분이 너무 마음아프게 읽히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네요.
특히 이 부분, [세상에 온갖 가치있는 것들에 안 좋은 점을 찾아내어 그것을 집요하게 공격해대고 그 결과 그 전체에 안 좋은 이미지를 씌우는 것입니다. 조금 더 단순하게 말하자면, 세상에 온갖 가치있는 것들을 모욕하고 모함하는 것입니다.] 제가 평소에 느끼고 있던 것을 이렇게 글로 완벽하게 정리해주시다니.. 정말 좋은 글입니다.
25/06/17 18:19
(수정됨) 교육도 문제죠. 20~30년 어마어마한 돈을 써서 교육을 시켜놨더니 사회에서 별로 쓰이지도 않고 자리는 적고 낙오자 대량생산.. 막상 직장에 들어가도 아 쉬벌 이게 아니었네 깨닫지만 지나간 세월은 어쩔..그렇게 이도저도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들이 몇십만이던가요? 좋아하는게 태어날때부터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본인 스스로 노력해서 알아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한국은 그런걸 전혀 도와주는 사회가 아니죠. 솔직히 말하면 그냥 체육활동, 동아리활동 열심히 시키고 법률, 경제지식만 알려주고 니네가 필요한건 알아서 공부하고 살아라했을때 더 행복하게 살수 있는 애들이 훨씬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25/06/17 18:47
취향에 대한 담론으로 돈을 말씀 주셨는데, 이에 대해 저도 고민해본적 있습니다
브루뒤외의 구별짓기라는 책에서는 취향이 돈 뿐아니라 학력자본, 사회적자본으로 구조화된 구조(정확한 뜻은 모르겠습니다, 경험이 편견을 강화시킨다 정도??)를 만든다라고 주장하는데 저는 여기서 깊은 동감을 했었습니다. 어찌보면 취향이 계급을 나누는 기준이 되는 것인데, 이 취향은 상대방과 나를 나누는 강한 베타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때 상대방에게 정말 그 취향을 향유하고 있는지 떠보는 행위를 하는데 그 향유하고 있는 자연스러움이 아비투스라는 행위라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해석하고 받아드리기엔 현대사회에서는 취향을 통해 계급투쟁을 하고 있는것 같더라고요 현대 사회는 평균적인 중산층의 삶이 이전보다 물질적으론 풍요롭지 않아졌지만, 더 자본주의화가 심화된, 일종의 빈부격차가 강해진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교육의 수준도 높아지고 귀족의 문화를 대중들은 더 접할 기회는 많아졌지만, 이전보다 더 실행하기 어려운 사회가 온 것이 현대인들의 좌절감을 더 크게 만들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더 베타성을 띄게 만드는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5/06/17 19:14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대부분의 사람은 평범한 재능과 적성을 갖고 있고, 뭔가 좋아해서 몰입하려면 그만큼 에너지를 쏟아야하는데 그러고 싶어하지도 않고.
25/06/17 19:22
동기부여와 어울리지 않는 '편함'에서 나오신 것 같아서 좀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입니다.
잘 아는 것(또는 깊게 생각한 것)에 대해 쓰셔서 그런 건지 지난 시리즈들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좋은 글 같네요
25/06/17 19:54
한없이 자유로워서 그래요.
자유라는 것은 억압이라는 이름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기대감일 뿐이라, 그 기대감을 반복적으로 느끼기 위해 과거엔 억압이라 인식하지 않던 것들을 스스로 억압으로 인식하고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자유를 획득하며 따라온 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무한책임. 자유를 느끼고자 스스로 억압을 만들어내지만 그 과정에서 실제 책임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단지 책임을 전가했다고 착각할 뿐. 이러한 억압과 책임간의 불균형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낸게 아닌가 싶습니다. 억압 없는 상태라는 건 상당한 질적 성장 뒤에야 감당할 수 있는 민주주의 같은 거거든요. 근데 20살이 되면 한없이 자유롭고 한없이 많은 책임을 가진 존재로 살아야 한다니. 뭐든 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거죠. 그러다 피곤해지게 되는거고, 그리고 다시 외부 억압을 갈망하기 시작합니다. 시험, 회사, 규칙, 명령, 정치신념... 적어도 뭘 해야 할지는 알려주니까요. 여기에 취향 같은건 사치가 되는거죠. 억압과 책임, 둘 모두로부터의 해방을 원하고 있으니까.
25/06/18 11:18
좋아한다라는 말을 욕구로 치환한다면 메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이 좋은 가이드가 될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생리(육체) -> 안전(소유) -> 사회(인간관계) -> 존중(성취) -> 자아실현 순이죠.
근데 생각해보면, 21세기 들어서 3단계 이상의 욕구를 추구하는 것을 위선적이라 하고, 도파민을 끝없이 추구하는 것이 트랜드가 된 느낌입니다. 사실 도파만이야말로 리얼 생리적 욕구죠. 즉, 1단계 수준에서 만족해 버리는 겁니다. 돈을 추구하는 것도 2단계 수준에 가깝고요.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 자체가 별로 자랑스럽지 않은 시대다 보니, 이미 2단계의 욕구를 다 충족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갈 길을 잃은 거라 봅니다.
25/06/18 12:43
(수정됨) 글 내용을 떠나 단순 대화에서 좋아하는게 뭔지 모르겠다 말이 나오는건 눈치나 면박을 주는 것에 대한 방어적 기제가 들어가서 그걸 "잘 해야" 혹은 "돈을 많이 써야" "아니면 대중적이기라도 해야" 좋아할 권리도 생기는 느낌이라 나만 그렇게 알고 살지 남에게 말하긴 부담스러운 심리가 반영되는게 있다고 봅니다.
25/06/18 19:13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분명히 더 선호하고 아닌 취향은 있을겁니다. 좋아한다고 단언하기에는 애매한 수준일 뿐이죠.
스마트폰이 생필품이 되고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노출되는 자극들도 강해지며 도파민 역치가 크게 올라간 탓에, 개개인의 스트라이크존이 크게 좁아지고 취향의 파편화가 심화되었다고 봅니다. 지금 소비는 하지만 좋아한다기에는 애매하다는 컨텐츠들도 10-20년 전 시대상이었다면 눈을 빛내며 열광했을 것들 많을걸요. 끊임없는 도파민경쟁으로 계속 감가가 발생하다보니 차별성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영역이 아니면 계속 가치가 떨어집니다. 취향의 소모품화 혹은 유통기한이라고 할까요. 쏙 마음에 드는 평생취향은 점점 찾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25/06/19 09:06
글 내용에 대해서 공감합니다
더불어 이전에 쓰신 글에 비해 이번글에 발전하신것 같아보여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GPT 대화문은 제발 올리지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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