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커리어로나, 더 나아가 대중음악사적으로, 밥 딜런이 어쿠스틱이 아닌 일렉 기타를 들고 등장했던 시기는 굉장히 중요하고 강렬한 시기로 뽑을 수 있을 겁니다. 당연하게도, 이 시기를 다루는 영화가 이번에 등장했습니다. <컴플리트 언노운>은 1961년, 뉴욕으로 올라온 밥 딜런이 1965년의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일렉 기타를 들고 등장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컴플리트 언노운>의 초반부에서 두드러지는 건 시대적 배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전반부는 밥 딜런이 어떻게 시대를 노래하는 가수가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쿠바 미사일 위기, JFK의 암살, 인권 운동들을 다루면서, 포크 가수로서의 밥 딜런, 시대를 노래하는 가수로서의 밥 딜런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후반부는 밥 딜런이 어떻게 '규정된' 시선에서 벗어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반항아 내지 반골로서의 밥 딜런을 보여주는 그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이 두 가지가 충분히 다뤄지느냐, 혹은 충분히 매끄럽게 연결되느냐는 약간 갈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가지 모두를 어느 정도 다루고 있지만, 충분히 다루고 있느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거든요.
영화의 최대 강점은 영화 전체적으로 깔린 음악과, 실화, 연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는 노래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들어본 노래들, 실화 바탕으로써, 어떤 의미와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는 이야기, 그리고 충실한 연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솔직히 밥 딜런을 잘 모르지만, 충분히 즐길만한 음악과 상황에 대해서는 들어봤었으니까요.
p.s. 별개로 저는 <인사이드 르윈>의 엔딩이 자꾸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