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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1/06 22:32:58
Name 간옹손건미축
Subject [일반]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벌써 3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2024년 11월 10일, 저희 가족에게는 평범한 일요일이었습니다. 이날은 아이와 함께 경기도 안성으로 놀러 갔었습니다. 지난 여름에 방문했던 곳이 가을이 되면 단풍으로 뒤덮여 더욱 아름다울 것 같아 다시 찾게 된 것입니다. 아이와 즐거운 시간도 보낸 후, 해가 지기 전에 집으로 다시 길을 재촉했습니다. 

시골길이었기에 도로는 비교적 한적했고 40-50km 속도로 2차선 도로를 주행했습니다. 출발한지 30분쯤 지났을까, 한 차량이 반대 차선이 아닌 제가 주행하는 차선으로 역주행하며 제쪽으로 속도를 내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순간, 본능적으로 차량 속도를 줄였고 동시에 경적을 두번 울렸습니다. 차가 멈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았고 그대로 저희 차량과 정면 충돌을 하고 말았습니다. 

충격은 컸고, 사고 순간 정신을 살짝 잃었지만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렸고, 아이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차에서 내려 뒷좌석 문을 열고 카시트에 있는 아이를 꺼내 안전한 장소로 옮겼고, 이후 다시 차로 돌아가 와이프를 부축해 아이 옆으로 옮겼습니다. 와이프는 이마에 피가 흥건했고 아이도 충격을 받아 계속 울고 있었습니다. 와이프와 아이가 안전하다고 생각되니 그제서야 제가 다친게 느껴졌는지 고통이 몰려왔습니다. 서있기가 매우 힘들어서 112에 신고하고 그 자리에 누워버리고 말았습니다 . 그 와중에 뒤에서 오던 차량 운전사분이 119에 신고를 해주시고 차량 통제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사고 이후로 저희 가족에게는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오른쪽 손목 골절, 갈비뼈 골절로 각각 전치 8주, 전치 6주라는 무거운 판정을 받았고, 와이프와 아이는 다행스럽게도 전치 2주라는 가벼운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속눈썹이 찟어져서 수술을 했고, 사고 이후로는 아빠 우리 왜 사고 났어? 아빠 손은 왜 다친거야? 안성에서 차가 왜 우리에게 왔어? 등 사고 전에는 하지 않던 말을 빈번하게 꺼내고 있어 마음이 매우 아픕니다. 아직 5살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하는게 제 탓인거 같아 하루 빨리 심리 치료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오른쪽 손목을 다친 저는 약 한달간 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지금은 퇴원하여 깁스를 풀었지만 오른쪽 손목에 보조기를 차고 있어 오른손을 사용하는게 상당히 힘듭니다. 가장 힘든 것은 먹는 것입니다. 왼손을 사용하지만 오른손만큼은 편하지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왼손에 모든 것을 의지하다보니 모든 것이 느려지게 됩니다. 6주간 깁스를 하다보니 손가락이 굳어서 계속 움직이는 연습을 하고 (아프기는 하지만) 손목을 사용하는 것은 아직 염두도 못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게임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아이와 운전하고 놀러가는 보통의 하루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겠습니다. 재활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가해자의 태도입니다. 사고가 난 이후로 사과한다는 전화는 단 한번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도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간 이후, 경찰이 사과 전화 하라고 해서 전화했다고 한게 가장 화가 납니다. 사고 당시에는 감기약을 먹어 졸음 운전을 했다라고 저에게도 그리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말했는데, 경찰 조사에서는 밤새 자신의 아내를 간병하느라 졸음 운전을 했다라고 저에게 말해 더욱 빡쳤습니다. 그래서 엄벌을 원한다고 조사 담당 형사님께 요청을 하였습니다. 이후로도 사고 관련하여 단 한번의 연락도 없고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 변호사를 선임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도 아닌 분이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형사조정제도라는 것이 있어 참석하라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아마도 가해자는 변호사와 함께 출두하거나 변호사만 출두할 것이라고 보여지는데 이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사고는 하루였을 뿐이지만 여파는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도 하루 빨리 회복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셨고 차가 폐차를 할 정도로 큰 사고였지만, 이 정도로만 다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말씀 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사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쉽지 않지만, 노력을 하고 있으니 꼭 건강을 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중구난방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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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블루
25/01/06 22:38
수정 아이콘
세상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가족분들도 본인도 너무 힘드실텐데 모든 일이 순리대로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25/01/06 22:41
수정 아이콘
허허...저런 미친...인생은 실전임을 꼭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족 여러분과 간손미님의 쾌유를 기원하겠습니다
flowater
25/01/06 22:55
수정 아이콘
에휴 빠른 시간내에 완쾌 하시길 바랍니다. 골절이면 일상이 제대로 안되니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겠네요.
如是我聞
25/01/06 23:05
수정 아이콘
후유증없이 완쾌하시길 빌겠습니다.
형사뿐만이 아니라 민사도 조져버리셔야 주변에 그런 사람이 줄어듭니다. 저희를 위해서도 꼭.
쉐도우포스
25/01/06 23:11
수정 아이콘
어서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글을 읽는 동안 제가 빡쳐서 화가 가라앉지가 않았는데 심신의 평화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25/01/06 23:15
수정 아이콘
일단 더 큰 부상이 아니셔서 다행입니다.

회복 잘 되시길 바라고 후처리도 원만히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25/01/06 23:21
수정 아이콘
우선 본인과 가족의 무사쾌유를 기원합니다.
친지가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원만하게 합의되는게
아니라면 비용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변호사를 쓰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보험회사에 지원가능한 범위를 물어보시길
분명 피해자인데 대응하다가 더 스트레스 받더라는..
건강하세요
25/01/06 23:54
수정 아이콘
글쓴이님과 가족 분들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형사조정은 형사합의를 위한 과정인데 합의 안하셔도 민사 청구 가능합니다. 다만 형사합의가 되면 형량을 낮출 수 있어 민사 청구로 받을 수 있는 위자료보다는 더 큰 금액을 제시할겁니다.
사실 우리나라 법원은 위자료를 굉장히 짜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저는 의뢰인분들께 가급적이면 형사합의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설득하기는 합니다만... 형사합의 해도 이런 경우는 최소 벌금형이 나오니 전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실형 가능성이 있다면 1심 선고까지 기다리고 그 뒤에 합의를 시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아무튼 형사조정 가기 전에 변호사 상담이라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구요.
제가 잘 아는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느낌인데 형사조정위원들은 적어도 법조인은 아닌것같습니다(이 부분 선발절차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들 얘기 너무 귀담아듣지마세요.
타츠야
25/01/07 00:03
수정 아이콘
아이고 큰 일 겪으셨네요.
가족 모두의 쾌유를 빕니다. 올 한해 무엇보다 가정에 건강이 있기를.
이혜리
25/01/07 00:06
수정 아이콘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합니다.
교통사고 합의금으로 팔자 피려고 한다, 한 몫 단단히 챙기려고 한다.
근데 그러면 안됩니까??
보험료 상승의 원인? 12대 중과실로 피해를 입었다면 진짜 가해자 집 기둥 뽑아버려도 됩니다.
엄벌탄원서 열심히 넣고, 공탁하든 말든 형사합의금 원하는 바에서 50% 할증해서 요구하시고, 집유 나오든 말든 일단 세게 나가세요.
쾌차하세요, 젊었을 때야 뼈부러지면 더 단단하게 붙고 하는데, 나이 들어서 뼈 부러지면 잘 낫지도 않고, 재활도 정말 오래 걸립니다.
25/01/07 00:14
수정 아이콘
쾌유를 빕니다.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저도 말씀 올리면, 형사조정제도에 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간옹손건미축님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없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축소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위 건강하세요님의 말씀처럼 형사조정을 통해 더 많은 합의금을 받는다면 금전적으로 이득일 수 있으나, 가해자의 태도에 분노하시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으신다면 금전으로 조금 더 이득을 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우선, 이러한 내용들(위와 같이 생생히 정리주신 내용)을 엄벌을 원하는 탄원서로 경찰(또는 송치된 경우 검찰)에 서면으로 제출하시기를 바랍니다. 생생한 피해에 대한 탄원이 담긴 사건과 단순히 처벌을 원한다는 건조한 문구가 담긴 사건은 담당자 입장에서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양날의 검(가족들의 사생활 노출 등)이 되는 부분도 있어서 추천드리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만, 이슈화되어서 언론에 보도되는 등으로 더 커지게 되면 수사기관 내 결재 담당자가 보다 높은 직급으로 될 수 있고, 더 사건을 신경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까지 할 것은 아니라고 보이고, 현재 겪고 있는 트라우마와 힘든 점들을 탄원서로 제출하여 가해자가 더 뉘우치게 하는 것이 마음을 풀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합니다.
가해자 입장을 비호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마 위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이 (결코 법률적으로 현명한 방법은 아닙니다만)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방어하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오인하여 겁먹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그 가해자분도 좋은 변호사를 만났다면 감기약을 먹어서 졸음운전을 했다라는 불리한 진술은 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럭키비키
25/01/07 00:34
수정 아이콘
저도 오른손목에 염증있어서 주마다 물리치료 받고있는데 고통이 훨씬 심하시겠네요. 교통사고피해는 나만 법규준수한다고 안당하는게 아니라 상대방도 지켜야하는데 쾌유를 빕니다.
Zakk WyldE
25/01/07 02: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욕설(벌점 4점)
Zakk WyldE
25/01/07 08:42
수정 아이콘
저도 모르게 욕을 써서 삭제 됐네요.

글쓴 분과 가족분들도 후유증 없이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25/01/07 08:54
수정 아이콘
진짜 저런놈은 오체분시를 해도 시원찮은 놈입니다.
가족분들 쾌유하시길...
25/01/07 09:30
수정 아이콘
본인과 가족분들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가해자는 응분의 처분을 받기를 바랍니다.
다리기
25/01/07 12:07
수정 아이콘
아.. 아이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가해자 태도에 화 나네요.

가해자는 태도에 걸맞는 엄벌 받길 기원합니다.
글쓴분과 가족분들 빠르게 일상 회복하시길..
25/01/07 15:44
수정 아이콘
감기약을 먹었건 밤을 샜건 졸음 운전이고, 졸음 운전을 인정했고, 뭐 빡치실거 까지야 있겠습니까. 힘드셨겠지만... 암튼 가족분들도 크게 안 다치셔서 다행이에요. 쾌차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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