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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12:08
케이스가 다양하니만큼 모든 케이스를 커버할 방법은 없지만
그 보호자 대안 중 하나가 '생활동반자법'입니다. 제1세계에서는 진작 시행되고 있는 법이에요. 무자녀나 상경하거나 해서 보호자 없는 노인들과 환자들이 다른 성인과 법적 보호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이요. 수십년 친구나 노인정 절친도 독거노인의 보호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죠. 물론 법이 좋건말건 동성애자가 이 법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지성급 격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어서 통과는 불투명하지만요.
24/07/21 12:11
그런 형태의 보호자는 자기결정능력 없는 환자를 무한히 부양하겠다는 결정을 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사회적 압박으로.. 그게 과연 전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유지 가능한 것인가? 에 대해 생각해야한다는 거죠.
24/07/21 12:23
물론 제 말이 전문가이신 글쓴이께서 말씀하신 의료시스템이나 초고령자의 건강 차원의 해결책은 아니며 근본적인 원인인 저출산은 해결할 수 없지요.
다만 부모를 요양원에 맡기고 명절 때나 요양원에 방문할 수 있는 먼 거리의 자녀보다 현실적인 케어를 해서(물론 부양의무는 훨씬 적으니 책무감은 더 낮겠지만요) 가정이나 이웃같은 지역커뮤니티 차원에서 초기의 의료시스템의 부담을 덜어갈 수 있겠죠. 물론 말씀하신 결국 자기결정능력 없는 환자는 발생하겠고 그에 대한 대처는 현행법 하의 보호자와 큰 차이는 없겠으나 노인들의 자기결정능력 없이 요양원에 1년에 360일동안 혼자 있어야 하는 시기를 늦추거나 자기의 연명치료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미리 전달할 다른 통로가 생긴다고 봅니다. 그러면 약간이나마 재정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노인당사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24/07/21 12:26
나를 위해 남은 생 수년에서 수십년을 말기암이나 중증치매 병수발 드는데 바쳐줄 친구를 보유한 사람들이 유의미할 만큼 존재할지 회의적입니다.
아니 그렇게까지 하라는 건 아니고…! 가 되면 그냥 현상황 방치랑 아무 차이 없는 거죠. 짐을 떠넘기는 대상이 환자의 배우자/자녀인가 생활동반자인가의 차이일 뿐. 이와는 별개로 시민결합 제도는 저도 찬성합니다.
24/07/21 12:31
맞습니다. 그리고 답변은 위에 단 대댓글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추가하자면 이 해법은 사회적 비용부담도 거의 없고 안락사에 따르는 극심한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논쟁이나 반강요된 자살 등 케이스를 거의 고려할 필요없는 코스트 없이 소소한 효과를 볼 대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4/07/21 12:41
말씀의 취지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소소함이 너무 소소하지 않을까요?
일부 독거 노인의 '배우자' 자리에 '생활동반자'가 들어갈 뿐 현 상황이랑 똑같은 상황이 될텐데요. 사회적 비용이 정말 없을까요? 저는 그게 개인에게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전가되고 있을 뿐이라고 봐서요. 환자 주변의 개인에게 얼마나 언제까지 비용을 전가할 수 있을까요? 그걸로 과연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논쟁이 사라질까요? 시민결합도 동성결혼도 찬성하지만 그게 이 문제의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실제로 둘다 합법인 서구권에 이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고요.
24/07/21 12:46
(수정됨) 글 마무리처럼 뭐라도 다양하게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하여 적어보았습니다.
사실 댓글은 다른 PGR에서 활발히 논의되었던 안락사 주제의 글에서처럼 안락사나 연명치료 중단이 자의적이냐 그걸 어떻게 파악하냐 등으로 갈것으로 보여서 다른 이야기를 해본 거에요. 결국 어느 안락사 논의도 안락사를 쉽게 허용해주면 타의적 자살이 만연하고 어렵게 하면 보호자들이 지금의 의사를 밝히기 힘든 부모를 대신해서 온갖 증빙서류를 작성하면서 적극적으로 안락사시키는데 동참해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을 벗어날 수가 없으니까요. 사실 그 둘은 결국 비슷하고요.
24/07/21 12:51
'타의적 자살'이란 비극이겠죠. 그러나, 냉소적으로 비칠수도 있는 말입니다만, 지금 한국사회에서 우리가 사는 삶 자체에 타의적이지 않은 부분이 얼마나 있는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타의적 자살'이란 건 어떤 의미에서 '타의적 삶'이라는 동전의 뒷면과도 같습니다.
24/07/21 12:53
희망 없는 연명치료는 삶이 아니라 비-죽음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타의적 언데드'죠. '타의적 자살'이 그보다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4/07/21 12:46
아래 글에 다른 분이 달아주신 댓글인데, 인간이 너무 오래 살게 된 게 문제의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끝낼지 각자 개인이 젊어서부터 조금씩 생각해둬야 한다고 봐요. https://www.dogdrip.net/546380360 (여기 유게에도 올라왔었는데 이미지 캡처로 올라와서 못찾겠더군요) 저는 이 폴란드 할아버지 보면서 영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24/07/21 12:48
전쟁을 모든 병사가 다 죽을때까지 쏟아부어서 하지는 않습니다. 죽음과의 싸움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것을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는것도 의사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제 나름의 결론입니다.
24/07/21 13:39
참 아이러니한 문제에요. 글쓴 분같은 좋은 의료인들이 계셔서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병에 대해 더 해박해지니까 동시에 수명이 늘어난 사람들의 노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네요. 저는 부모님은 최선을 다해서 모신 후에 저는 늙어서 존엄사를 택하고싶네요.
24/07/21 14:19
저랑 비슷한 생각이신거 같네요
부모님은 건강하게 오래사셨으면 하는데 저는 70후반쯤 몸 아플때쯤 되면 안락사 하고 싶거든요 70후반이면 해볼거 다해본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하고싶은 새로운거를 할 나이도 아니고 건강하게 살고싶지거지 오래살고싶은건 아니라
24/07/21 15:11
나이가 들수록 삶과 생에 대해서 염세적으로 바라봐야 할 시대인거 같아요. 저도 그러려고 하고있고 그게 다행히도 제 생각과도 맞아 떨어지네요
저도 정신이 건강할때의 준비된 죽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24/07/21 15:55
존엄사는 개인의 자유를 사회가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인데, 한국에서는 죽음을 보는 시선이 논리를 떠나 감성의 영역이라 논의 자체가 힘들겁니다.
아무리 불치병, 의사2인 이상의 소견 등의 현실적인 제약 조건을 말해도 이미 사람들은 등떠밀어 존엄사당하는 얘기만 하고 있으니 별 수 없죠. 몇년 내로 존엄사 가능한 국가로 편도 존엄사여행패키지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 24/07/21 15:59
(수정됨) 노후에 가장 빨리 맞이할 재앙은 치매같은데 차츰 제 기억력이 떨어져서 걱정이네요.
오래 살고 싶은데 주위에 피해주기도 싫은 복잡한 마음입니다
+ 24/07/21 16:33
(수정됨) 노년의료 분야도 더 전문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의료는 고장난 환자를 고쳐서 갱생시킨다는 개념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쳐서 멀쩡하게 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 아닌 노인 의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가고 봅니다. 정신의학이 전문분야로 발전하게 된 것처럼, 소아과라는 전문의료분야가 있는 것처럼, 신체의 회복을 전제로 하지 않는, 궁극적으로 노년의 삶과 죽음의 질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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