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넷과 뉴스에서 가장 핫한 주제는 푸바오입니다.
푸바오 진작 떠난 줄 알았는데 오늘이었군요.

저는 뉴스로 먼저 접했습니다.
사육사분이 모친상인데도 업무 때문에 중국까지 같이 간다는 내용도 함께였죠.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죠. 근데 비자가 어쩌느니 하는 이유를 들으니 자신의 업무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푸바오를 보내는 행사가 있었고 비가 오는 데도 사람들이 와서 참석했습니다. 사육사는 푸바오를 보내는 이별문을 읽었고, 그걸 듣고 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해가 되지 않는 쪽이었습니다. 오바한다고 생각했죠. 비오는 날 왜 저기가서 한번 만져보지도 못한 곰을 보고 울까
인터넷에는 저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여지 없이 조리 돌림을 하기 시작했죠. 거부감의 가장 큰 이유는 '꼴값한다' 라는 걸 겁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꼴값을 합니다.
저는 pgr을 좋아하는데 여기에는 내가 정말 좋아했던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이야기 또는 그때의 밈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나이 먹고 꼴값하는 거죠.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어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에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연예인이 그 게임이라도 즐기면 괜시리 관심이 갑니다. 내가 좋아하는 한화를 어떤 사람들, 연예인, 정치인이 함께 좋아하면 인정받는 욕구가 생깁니다.

하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꼴값이겠죠? 아이돌, 애니, 축구, 야구, 게임, 다른 성별, 인종 내가 좋아하지 않은 거에 몰입하는 사람들을 보면 머릿속에 꼴값한다 라는 단어만 떠오르죠.

그리고 굳이 저런 걸 이해 못 한다면서 욕을 하는 곳에서 모여있으면 나도 욕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는 법이니까요. 욕은 하고 싶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곳에 찾아가서 다른 이가 쓴 글을 보고 도파민을 얻는 거에요.
네 약간은 자기반성입니다.

결론은 누구나 꼴값하니 욕하지 말자 이런 건 아니고요. 눈치 보지 말고 몰입하자 정도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걸 누가 까내리거나 비웃어도 위축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 세상이면 시간을 좀 들여 싸워도 괜찮겠죠 뭐...

푸바오 실물로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귀엽더라고요.
힘든 세상인데 존재만으로 위안을 준다는 건 놀라운 능력이죠.
푸바오, 홍해인, 김하성, 손흥민 레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