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쯤 대중교통 버스에게 바라는 점이라고 해서 글을 썼습니다.
다음날쯤 마을 버스 기사로 근무 중이신 분도 따로 글을 적어주신 것을 보며
마을 버스 기사님들도 고충이 있으시구나, 구조적인 문제도 있구나 라는 것을 느꼈던 글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을 알게된 후 나름 만족하는 버스 출근길이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주 월요일 오전 시간이었습니다.
다소 출근 하는 요일이라 버스 안은 한산했습니다. 한 10시쯤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저는 15분 정도 버스를 탑니다. 전날 하체 운동을 빡세게 해서 뒷자리까지 갈 자신은 없고
입구 바로 앞 자리에 앉아서 탔습니다.
처음에는 별일 없었는데 한 중간쯤? 지나왔을 때부터 버스가 심상치 않더군요.
살짝 과속을 하는 듯 싶다가도 어쩔 때보면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조금 늦게 속도를 내시는 겁니다.
사실 마을 버스를 타다보면 보통 기사님들이 계속 보던 분들입니다.
그날 그 기사님도 보던 분이었고 이렇게 험하게 운전을 하시던 분이 아닌데 싶었습니다.
예전에 버스 시간을 맞춰야 한다 이런 글이 생각나서 '혹시 배차 시간을 지키려고 그러시나? 마침 승객도 거의 안타니?'
제가 타는 버스는 중간 지점쯤에 공중 화장실이 있습니다. 정류장 바로 앞예요.
정류장 앞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없는데 차가 멈춰섭니다.
저 말고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지만 기사님께서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라며 크게 이야기하며 뛰어가십니다.
정말 빠른 걸음이었지만 매우 조심스럽게요. 그 와중에 화장실에 자리는 있으려나 걱정도 됩니다. 변기가 한개였나 두개 밖에 없거든요.
큰 거인지 작은 거인지 애매할 그쯤 기사님께서는 복귀하셨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후 버스는 매우 안정적으로 운행되었습니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요.
오늘 설사로 힘든 하루를 보냈던 저를 생각하면...저는 과연 그 기사님이었다면 버틸 수 있었을까 싶어서 글을 마무리 합니다.
큰 거든 작은 거든 초인적인 능력을 보내주신 기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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