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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1/04/18 11:58:34 |
Name |
김연아 |
Link #1 |
뇌내망상 |
Subject |
[LOL] LPL 플레이오프 패자조 결승 감상 및 결승전 예상 |
I. 간략한 패자조 결승 감상
역시 억제를 벗어난 샤오후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게임을 이끌어나가고 지배할 줄 아는 선수였습니다. 플랑드레의 컨디션이 안 좋기도 했지만, 샤오후의 장점은 라인전을 떠났을 때죠. 중국인 롤도사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모습이었죠. 여기는 예상 안이었습니다. 문제는 크라잉의 대활약이었죠. 1, 2경기는 스카웃보다 확연히 좋은 모습을 보였고, 덕분에 RNG가 쉽게 경기를 가져올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전 라인이 이기는 모습이 나온 거죠. 드디어 밍이 중체폿다운 운영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웨이는 지난 경기의 기세를 이어갔죠. 하지만, 3경기부터 스카웃이 다시 폼을 끌어올리자, 결국 미드, 원딜의 캐리로 EDG가 경기를 가져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다시 5경기에서 라인전 무난히 넘어간 샤오후의 위력이 나오며, RNG가 신승을 거두었습니다. EDG로썬 1, 2경기 때 뭔가 팀 전체가 기세가 꺾여있는 듯한 모습이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조금만 더 빨리 정상적인 모습으로 경기했다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II. 결승전 예상
탑에는 라인전 대괴수가 서식합니다. 너구리의 라인전에 비길 선수를 데려오려면 미드의 쵸비 정도가 등장해야 합니다. 잘리든 어쨌든 괴물같은 지표를 자랑합니다. RNG가 FPX를 상대할 때의 딜레마가 여기서 발생합니다. 4강 첫경기에서 FPX에게 무기력하게 패배한 걸로 증명이 되기도 했고, 또한 그 이후 경기들에서도 증명이 된 건데, RNG는 일단 샤오후가 라인전 이후 팀을 풀어줘야 됩니다. 탑의 새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까지도 나왔던 샤오후의 독특한 능력은 준수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적당히 성장한 후 적재적소에서 팀의 운영을 풀어내는 탑이었기 때문이죠. 물론 트타들고 라인전 압박하고 타워 빨리 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보통 공격적인 픽을 바탕으로 샤오후가 팀을 이끌어주는게 바탕이 되어야 웨이/밍의 운영이라든가, 갈라의 딜이 강력해지는 건데, 너구리는 그런 샤오후를 라인전부터 압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게 너구리입니다. 샤오후가 못하는게 아니라 너구리가 너무 쎄요. 공격적이든 탱커든 라인전 이후 팀 풀어주는 능력이라도 부족하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죠. RNG에게 너무 안 좋은 상대입니다.
크라잉은 스카웃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라인전이 강한 선수는 아니고, 무난히 가서 1인분 하거나, 안티캐리하거나, 컨디션 좋은 날 옛날 가락 좀 나오는 선수 정도. 되려 크라잉이 팀에 큰 보탬이 되려면 안티캐리가 되는게 좋습니다. 근데 도인비는 캐리력 자체는 가지고 있긴 한데, 본인이 라인전부터 압박하고 캐리하는 스타일은 아니죠. 그래서 안티캐리라는게 좀 무색합니다. 도인비는 라인은 신경쓰지만 일단 빨리 라인 밀고 어디론가 떠나는 선수죠. 물론 크라잉 본인이 성장하기엔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EDG 1, 2 경기 때처럼 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가 올겁니다. 근데, 도인비 폼이 지난 여름부터 봤을 때 가장 좋아보여요. 선택하는 챔프 자체부터가 괴랄한 선수라 크라잉이 창조적으로 잘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정글이나 바텀은 티안의 폼이 오른채로 유지가 되느냐, lwx가 얼마나 정신줄을 잡느냐에 따라 변수가 있어보이고, RNG 입장에선 밴픽이나 인플레이적으로 흔들어주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두팀다 뛰어난 운영을 가진 팀이지만, 방향성은 상당히 다릅니다. FPX는 기본적으로 인원이 많으면 이길 수 있다는 기조를 바탕으로 운영을 합니다. 원래 다이브 장인으로 유명한 팀이었고, 도인비의 로밍, 운영의 핵심이 비는 라인의 피해가 적을 타이밍에 다수의 인원이 가서 이득을 챙기고 내리고 온다가 기본 골조이거든요. 너구리는 이 팀 운영에 적합한 인재였습니다. 정글 보 시절에는 안 봐줘도 라인전 이기면서 탱이든 딜이든 다 해주는 선수였고, 요즘엔 팀이 봐주는 걸 바탕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FPX도 이미지와는 다르게 굉장히 잘 들이대는 팀은데, 너구리도 좀 그런 경향이 있죠 크크
RNG는 그 때 그 때 꼭 필요한 일들을 잘 해주는 보편적인 운영을 잘 하는 느낌이죠. 발풀린 웨이/밍이야 운영면에서 현재 LPL 최고의 정글/서폿 듀오이고, 샤오후는 운영면에서 오히려 탑으로 가면서 자유도와 타이밍 면에서 더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비슷하게 성장했거나 했을 때 한타 페이즈에서는 RNG가 정말 잘 합니다 웨이가 몰고 밍이 이니시하는 건 거의 미친 수준이죠.
그래서 결국 돌고돌아 너구리가 성장차이, 운영차이 낼 수 있게 샤오후를 억제할 수 있느냐가 결국 경기의 키 포인트가 될 겁니다. 혹시 샤오후가 말렸다면, 크라잉이 EDG 1, 2경기만큼 해줘야 되요. 물론 티안, lwx가 똥싸는 컨디션이면, 너구리가 샤오후를 박살을 내줘야 할 것입니다.
RNG나 FPX는 현 LPL팀들 중에서는 가장 DK를 괴롭힐만하지 않나 싶은 팀입니다. 그 이유는 크게 보면 공히 비슷한데, 1. 탑이 강하며, 2. 바텀에서 라인전 압박을 줄 수 있으며, 3. 운영능력이 뛰어나며, 4. 바텀 캐리력이 있는 팀이죠. 근데, 각론은 위에서 봤듯이 조금 다릅니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이 LPL 팀과 DK와의 경기가 올 상반기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 같습니다.
FPX 3: RNG 1
MVP: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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